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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검전설 2부 깨어나는 전설 086 - 133








 제  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86             관련자료:없음  [21383]


 보낸이:홍성호  (오래아내)  2000-02-08 04:27  조회:1000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8 6   )



== 제 2장 1막 < 피빛 달 아래에서. > ==


---------------------------------------------------------------------



마녀가 레아드를 올려다보며 미소를 지었다.


『인질로서의 가치는 충분 했군.』


"론!!"


외눈박이 괴물에게 안겨서 동굴 안으로 들어서는 론은 밝은 동굴의 내벽


안으로 레아드와 마녀를 볼 수 있었다. 레아드는 무슨 힘에 갇혔는지, 공


중에 떠 있었고, 그 아래로 마녀가 서 있었다.


자신을 잡고 있는 외눈박이 녀석의 팔이 느슨해지자 론은 재빨리 녀석의


팔에서 아래로 내려왔다. 그리고 둘에게로 걸어갔다.


론이 외쳤다.


"네 말대로 왔으니까 레아드는 풀어줘!"


그녀가 냉소했다.


『풀어준다고 한적은 없는데?』


"쪼잔하게 굴기냐?"


『훗.』


론의 말에 마녀가 피식 웃더니 손을 가볍게 내 저었다.


투웅.


그녀의 손동작과 함께 레아드를 가두고 있던 원형의 감옥이 순식간에 사라


졌다. 레아드는 갑자기 바닥이 사라지자 그대로 땅에 나뒹구를 뻔 했지만,


간신히 몸에 균형을 잡아 땅에 착지를 할 수 있었다. 레아드가 재빨리 앞


으로 달려서 론에게 다가갔다.


론은 자신의 옆에 서는 레아드를 보며 반갑게 웃었다.


"몸 괜찮아?"


"괜찮기는 한데.... 너 정말로 오면 어떡해?"


"안 왔으면 어쩌려고 했는데?"


론의 물음에 대답이 궁해진 레아드는 입을 다물고 말았다. 그때, 둘의 앞


으로 마녀가 다가오더니 말했다.


『재회의 기쁨을 방해해서 미안하지만, 비하랄트가 깨어나기 전에 내 일을


  끝내고 싶으니 그만 거기서 끝내주면 고맙겠군.』


그녀가 몸을 동굴 안쪽으로 돌렸다.


『따라와라.』


둘이 따라 오는지 조차 확인을 안 하고 그녀는 성큼 앞으로 나아갔다. 뒤


에서 그런 그녀를 바라보던 레아드와 론은 넌지시 동굴 입구 쪽을 보았다.


어느새 몰려왔는지 외눈박이 괴물들이 열댓마리가 서 있었다.


론이 길게 신음소릴 냈다.


"으음, 도망은 무리겠군."


"바보, 수도 없으면서 왜 온거야?"


레아드의 핀잔에 론이 뒷머릴 긁적이면서 투덜거렸다.


"정말 너무하네. 난 목숨 걸고 왔는데 말야. 감사의 키스 정도는 아니라도


 고맙다라는 말 정도는 바란다고."


"하나도 안 고마워! 정말 무슨 수 없어?"


론이 고개를 저었다.


"현재로서는.."


"도대체 왜 온거야?"


론이 정색을 하며 되물었다.


"그럼 오지 말라고? 만약에 반대였으면, 레아드는 오지 않았단 말이야?"


"그.. 그건.."


읔, 레아드가 그대로 입을 다물고 말았다. 그 얼굴에서 대답을 얻은 론이


싱긋 웃더니 레아드의 등을 가볍게 밀었다.


"자자, 그만하고 가자구. 어떻게든 되겠지."


"하지만.."


"비하랄트가 그랬잖아. 마녀는 인내심이 없어서 기다리는걸 못한다고."


『누가 마녀라는거냐?』


갑자기 귓가를 때리는 마녀의 음성에 론과 레아드가 화들짝 놀랐다. 그 순


간 둘의 주위로 빛이 생기더니 단숨에 둘을 삼켜버렸다. 놀라서 눈을 감은


레아드가 요란한 기계음에 슬쩍 눈을 떠보니 어느새 주위의 풍경이 완전히


바뀌어 있었다.


온통 흰색의 알 수 없는 물질로 만들어진 거대한 원형의 홀. 도대체 뭘로


만들었는지 벽은 반짝반짝거렸다. 어렴풋이 보기엔 아주 깨끗하게 닦아놓


은 강철 같기도 했다. 홀은 커다란 이층 집 하나가 통째로 들어설 만큼 컸


는데 주위로 여러개의 복잡한 선과 도형들이 일정한 궤적을 그리며 날아다


녔다. 누가 봐도 어엿한 마도사의 연구실 풍경.


그 가운데 그녀가 서 있었다.


"휘유, 대단한걸. 비하랄트의 작업실은 여기엔 비교도 못 하겠어."


무언가 커다란 원형의 구체를 만지작 거리던 마녀가 론의 말에 냉소를 지


었다.


『녀석은 일부러 작업실 같은걸 만들 필요가 없으니까 그런거다.』


"어째서?"


『그 커다란 몸 안에 겨우 내장들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거냐?』


론이 놀라서 되물었다.


"몸 안에 작업실이 있단 말이야?"


『도대체 아는게 뭔지 궁금하군. 됐다. 준비가 끝났으니 거기 위에 올라


  가라.』


그녀가 연구실 중앙에 있는 마법진을 가리켰다. 레아드가 살짝 론의 소매


를 잡아 당겼지만, 론은 그걸 무시하고 앞으로 나아갔다.


"근데, 준비라니? 무슨 준비?"


『네 몸을 조사하는거다. 내가 쓰기에 적합한지를 조사하는거지.』


"별로 쓸모 없을텐데."


『그건 내가 판단해. 올라가라.』


론은 두말 없이 그녀의 말대로 마법진 위로 올라섰다. 레아드가 뒤에서 걱


정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론은 의외로 담담했다. 론이 마법진의 중앙에


서자 놀랍게도 바닥에 그려진 마법진이 빛나더니 위로 떠올랐다. 그리고는


입체적으로 둥글게 휘어지면서 론의 몸을 가운데로 맴돌기 시작했다.


론의 눈이 휘둥그래졌다.


"복합 마법진? 말도 안돼. 불가능한거 아닌가?"


『입 다물어.』


싸늘한 마녀의 말에 론은 조용히 입을 놀렸다.


"비하랄트가 분명히 이차원 적인 마법진을 수천개나 연결하는 것 보다 어


 렵다고 말했었는데, 이걸 이렇게 간단하게 만든다고?"


『이건 초보적인 단계다. 비하랄트도 간단하게 하는거니 입 닥치고 가만히


  나 있어.』


더 이상 떠들면 입을 꿰매버릴 분위기여서 론은 그제서야 입을 다물었다.


그녀는 자신의 앞에 떠 있는 검은색 구체를 만지작 거렸다. 그 안으로 여


러가지 복잡한 글자와 도형들이 마구 생겨났다가 사라져갔다.


『시작한다.』


구체가 하얗게 변색이 되면서 그녀가 나직하게 말했다.


부우웅.


론의 몸 주위를 돌던 빛의 마법진들이 갑자기 패턴을 바꾸더니 여러개로


갈라지면서 방금 전과는 비교도 안되게 복잡하게 얽히기 시작했다. 그 중


에 몇몇 빛의 가닥들이 론의 몸을 이리저리 옮겨가며 비춰댔다.


『흐음..』


그녀가 턱을 만지작 거리면서 구체를 쳐다 보았다. 레아드가 슬쩍 고개를


내밀어 그녀가 보고 있는 구체를 훔쳐 보았다. 꽤 먼거리 였지만, 레아드


는 구체에 그려진 그림을 보는데 자세하게 살쳐 볼 수가 있었다.


구체에는 아마도 론이라고 생각되는 검은색 그림자가 그려져 있었다. 간간


히 몸의 한부분이 녹색이나 붉은 색으로 색이 입혀져 있었지만, 대부분의


부분들은 전부다 검은 색이었다.


한참 동안 구체를 지켜보던 마녀가 고개를 들더니 의아한 표정으로 론을


쳐다 보았다.


『몸 안에 마력이 아예 없다니.. 무슨 수를 쓴거지? 3엘? 보통 인간 수준


  도 안되는 양이잖아?』



계속..



---------------------------------------------------------------------


절대! 필독! 입니다!


요타 1부 곧 삭제 됩니다.


이유는 묻지 마세요. 다칩니다.(누가요? 제가 말입니다. *_*;)


곧이라고는 했지만 지금 당장은 아니고..


한 며칠 걸릴거 같네요.


어쨌거나, 서두르시길(???)



 제  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87             관련자료:없음  [21576]


 보낸이:홍성호  (오래아내)  2000-02-11 04:15  조회:758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8 7   )



== 제 2장 1막 < 피빛 달 아래에서. > ==


---------------------------------------------------------------------



그녀의 말에 론은 어깨를 으쓱였다.


"글쎄요, 비하랄트가 무슨 짓을 했나보죠."


전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지만, 거짓말은 아니었다. 자신의 몸에 저주를


건 사람은 확실히 비하랄트였으니까.


마녀는 구체와 론을 번갈아 보더니 미간을 좁혔다.


『네 말대로 비하랄트가 무슨 수를 쓰긴 했어. 아니라면, 이렇게 엘이 낮


  을 수가 없을텐데.』


"당신의 몸으로 적합하진 못하겠네요."


론이 빈정거렸다. 여지껀 론이 이렇게 태연하게 굴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었다. 자신의 몸에 있던 마력들은 의식을 통해서 모조리 사라


져 버렸다. 다시 말해서 보통 인간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런 몸을


마녀가 원할리가 없었다.


입술을 잘근, 씹던 마녀가 고개를 들었다.


『깜찍한 소릴 지껄이는구나. 꼬마. 하지만, 오래 웃을 수는 없을걸? 금


  방 네 몸에 걸린 주문을 바꿔 놓을테니까.』


론이 잠시 얼굴을 굳혔지만, 다시 미소를 지었다.


"기대하죠."


자신의 몸에 걸린건 비하랄트 조차도 함부로 다루지 못했을 만큼이나, 규


모가 커다란 것이다. 그렇게 간단하게 저주를 풀 방법을 알아내지는 못할


걸?


론의 이런 예상은 금새 적중했다.


한참동안 구체를 만지작 거리던 마녀가 혀를 차며 론을 노려보았다.


『제길. 그 빌어먹을 도마뱀이..! 도대체 무슨 짓을 한거야!』


아무래도 저주를 풀 방법을 찾지 못한건지 그녀가 홧김에 소리를 질렀다.


휴우, 뒤에서 보던 레아드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마법진 안쪽에 있던


론이 슬쩍, 레아드에게 윙크를 해 보였다.


론이 마녀에게 말했다.


"조사는 다 끝난건가요? 내려가도 될까요?"


『크윽, 네 놈..!』


자신의 몸이 될 가능성만 없는 녀석이라면 당장이라도 때려 죽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마녀는 간신히 화를 억눌렀다. 그녀가 분을 삭히


면서 출구 쪽을 가리켰다.


『잠시 나가 있어라. 금방 방법을 알아낼테니까.』


"천천히 하세요. 천천히."


『......』


마녀가 무시무시한 눈으로 노려보았지만, 론은 가볍게 마법진을 빠져 나와


레아드를 데리고 작업실을 빠져 나왔다. 마녀가 보내오는 시선이 끔찍했던


지 레아드는 후다닥 작업실을 나오자마자 후아아! 크게 숨을 내쉬었다.


"무, 무서웠어."


론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


"레아드, 여긴 그녀가 일하는데 방해되니까 우린 저쪽으로 가자."


안에 있는 마녀에게 다 들으라는 듯이 론이 제법 큰 소리로 말을 했다. 레


아드는 안에서 캬악!! 마녀의 호통이 터질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녀는 비하


랄트의 말과는 다르게 인내심이 많은 모양이었다.


레아드와 론은 그 길로 동굴의 출구 쪽으로 걸어왔다. 아무래도 비하랄트


의 몸이 만들어낸 경악스러운 길이의 동굴 보다는 길이가 짧은지 금방 동


굴의 출구가 나타났다. 아까 자신들이 그녀에 의해 강제로 이동이 되었던


자리까지 온 레아드와 론은 그제서야 발걸음을 멈췄다.


"앗, 내 검."


벽 한편에 세워져 있는 자신의 검을 발견한 레아드가 후다닥, 달려가더니


검을 가져왔다. 론은 출구 쪽을 살펴 보았다. 아직도 외눈박이 녀석들이


진을 치고 밖에 서 있었다. 강행 돌파를 하기엔 꽤 무리가 있는 숫자다.


론이 그쪽으로 다가가자 땅에 앉아 있던 녀석들이 벌떡 일어서더니 크르


릉. 날카로운 이를 드러냈다. 하지만 론은 녀석들의 행동을 싸악 무시하고


앞으로 나아갔다. 설마 죽이겠어? 하는 마음에서였다.


과연 녀석들은 론이 바로 앞까지 다가왔는데도 공격을 하지는 않았다. 대


신 다른게 론의 막을 막았다.


텅!


아무것도 모른채 걸어가던 론이 무언가 단단한 유리와 충돌하고는 재빨리


뒤로 물러섰다. 그나마 앞으로 나가던 발이 먼저 유리를 걷어 차서 다행이


었다. 하마터면 얼굴로 들이 받을뻔 했다.


앞에 있던 외눈박이 녀석들이 킬킬 거리며 웃자 론이 인상을 팍, 찡그리며


녀석들을 쏘아보았다.


"무슨 일이야?"


뒤에서 다가온 레아드가 물어왔다. 론이 앞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상한 벽 같은게 있어."


"벽?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만져봐. 여기.. 응. 그 쯤."


론이 레아드의 손을 잡아서 대충 자신이 걷어찼던 자리로 데려왔다. 레아


드가 조심스레 앞으로 손을 뻗어보니 과연 뭔가 차갑고 단단한 벽이 만져


졌다.


"한번..."


론이 무릎을 굽혀 벽이 있는 장소 아래에 선을 그어 놓고는 뒤로 물러났


다. 그리고는 갑자기 몸을 돌리더니 전력으로 달려서 발을 들어 그대로


벽을 후려 쳤다.


아니, 그럴려고 했다.


"으아아앗! 안돼, 론!"


갑자기 옆에 있던 레아드가 그런 론의 행동에 기겁을 하더니 벽을 걷어 차


려는 론에게 달려 들었다. 론은 론 나름대로 갑작스런 레아드의 행동에 놀


라서 방향을 틀다가 어설픈 자세로 발이 엇갈렸고, 덕분에 레아드와 론은


그대로 충돌하면서 땅에 나뒹굴었다.


"캭캭캭!!"


밖에서 안을 지켜보던 외눈박이 녀석들이 박수까지 치면서 그 커다란 입을


한껏 벌려서 웃어댔다.


"으.. 으윽."


땅을 나뒹구르는 바람에 일어난 뿌연 먼지가 땅으로 가라 앉으면서 레아드


의 몸 위로 포개진 론이 신음소릴 흘리며 일어섰다. 그나마 자신은 레아드


가 쿠션 역활을 해줘서 다치진 않았지만, 아래 깔린 레아드는 꽤 타격이


컸나보다.


자신의 아래에 레아드가 깔렸다는걸 깨달은 론이 후다닥 물러서면서 레아


드를 부축했다.


"괘, 괜찮아?"


"후캭캭!"


"닥쳐! 괜찮아, 레아드?"


"아..흐윽."


옆구리를 잡으며 레아드가 어정쩡한 자세로 일어섰다. 눈에는 한웅큼 눈물


이 그렁그렁 달려있었다. 론이 어쩔줄 몰라하며 레아드를 부축했다. 론의


도움으로 일어선 레아드가 간신히 입을 열었다.


"너, 너무해. 아무리 그래도 날 걷어 차다니."


"그게.. 그게 아니라, 레아드가 갑자기 앞으로 달려들어서... 도대체 왜


 그런거야?"


"다 론 때문이잖아."


"나?"


레아드가 론을 노려보며 말했다.


"저 벽은 충격을 받으면 이상한 빛을 만든단 말야. 그 빛에 맞으면 굉장히


 아프다구."


"정말? 그러면 미리 말을 해주지."


"말할 기회도 안줬잖아!"


레아드의 윽박에 론은 그냥 입을 다물고 말았다. 그 모습을 보며 외눈박이


녀석들이 또한번 웃음을 터뜨렸다. 으윽, 저 자식들을 그냥....


어쨌거나, 출구로는 도저히 빠져 나갈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둘은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왔다. 어느새 밖의 해는 정오를 지나서 오후 느즈막한


시간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계속..



 제  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88             관련자료:없음  [21577]


 보낸이:홍성호  (오래아내)  2000-02-11 04:15  조회:722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8 8   )



== 제 2장 1막 < 피빛 달 아래에서. > ==


---------------------------------------------------------------------



"흐아.."


털썩, 동굴 벽에 기대 앉으며 레아드는 길게 한숨을 터뜨렸다. 론은 레아


드를 한방 찬게 정말로 미안한지 시종 레아드의 모습 하나 하나에 신경을


쓰는 모양이었다. 레아드가 아무 의미도 없이 내쉰 한숨 소리에 론이 깜


짝 놀라면서 레아드를 살펴 보았다.


앞에서 그림자를 드리우며 자신을 내려다보는 론을 발견한 레아드가 의아


해서 물었다.


"왜 그래?"


"응? 아, 아냐."


"여기 앉아."


레아드가 자기 옆을 툭, 손으로 치자 론은 두말 없이 레아드가 가리킨 자


리에 앉았다. 멀리서 외눈박이들이 무슨 재미거리라도 생겼는지 이쪽을 보


고 있는게 보였다. 둘은 가만히 앉아서 반대편 벽을 바라 보았다.


그러기를 한참, 레아드가 갑자기 다시 한번 한숨을 터뜨렸다.


"헤유.. 큰일인데.."


고개를 론 쪽으로 돌리며 레아드가 물었다.


"정말로 무슨 수가 없는거야?"


"지금으로서는. 없어."


"정말 아무 생각도 없이 온거구나? 기네아씨가 잘도 보내줬네."


사실은 기네아의 가슴 한복판에 검을 찔러 놓고 온거야... 라는 말을 하려


다가 론은 그만두었다.


"비하랄트가 그렇게 고생해서 만든 저주라니까, 마.... 아니, 그녀가 아무


 리 대단하다고 해도 저주를 푸는 방법을 알아내는데 며칠은 걸릴거라고


 생각해. 그 전에 무슨 수가 생기겠지. 가능하면 그 안에 비하랄트가 깨어


 났으면 좋겠지만."


"바크라도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레아드가 천장을 보며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론이 미간을 좁히며 레아드에


게 되물었다.


"그거... 내가 바크보다 미덥지 못하다는 뜻 이야?"


"응? 아냐, 무슨 바보 같은 소리야? 비교할걸 비교해."


그러니까 아니란거야, 맞다는거야? 론이 가만히 쳐다보자 레아드가 자신의


검을 들었다.


"바크는 요루타를 다룰 줄 알잖아. 녀석이라도 있으면 조금은 그녀를 상대


 할 수 있을거 같다는 소리야."


아, 그런 뜻이었나? 론이 다시 시선을 앞으로 보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기야 성검이라면 왠만큼 상대가 될 수도 있겠다."


성검의 힘을 본 것은 딱 한번이지만, 그 힘이란건 정말로 경악스러운 정도


였다. 봉인이 된 상태에서도 저만한 힘을 내다니... 도대체 봉인이 없었을


때의 힘은 얼마나 엄청나다는거야?


고작 인간의 몸으로 그 정도의 힘을 다룬 엘더란 녀석에게 경의를 표하며


론은 가볍게 한숨을 토해냈다. 그나저나, 정말로 무슨 수를 내지 않으면


이대로 몸을 빼앗기던지 레아드랑 함께 황천에 가버리게 된다.


반대편 벽을 멍하니 보면서 머리 속으로 가지가지 생각들을 굴려보던 론은


아무리 생각을 해 보아도 좋은 수가 생각이 나지 않자, 고개를 저어버렸다.


그러다가 옆에서 레아드가 아직까지도 검을 세운채로 뚫어지게 검을 노려


보고 있는걸 알아채고는 의아한 표정으로 레아드에게 물었다.


"뭐 하는거야?"


"말 시키지 마. 집중하는 중이니까."


"뭐 하는건데?"


"으으으으음~"


대답은 하지 않고, 레아드가 길게 신음소릴 내면서 뚫어지게 검을 노려보


았다. 그 뜨거운 시선에 검이 몸둘바를 몰라하며 붉게 달아 오를지도 몰랐


지만, 원래 붉은 색이니 정말로 달아오르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론은 레


아드의 갑작스런 행동에 영문을 몰라서 가만히 그 모습을 지켜 볼 수밖에


없었다. 그나저나 집중을 한다고 애를 쓰는게 꽤 귀엽다.


"하우우..."


한참을 그렇게 애쓰다가 레아드가 한숨을 터뜨리며 검을 떨궜다. 그제서야


말할 기회가 생긴 론이 물었다.


"도대체 뭘 한거야?"


"계약 한거야."


벽에 등을 기대며 몸을 핀 레아드가 투덜거리는 투로 말을 했다.


"계약? 설마, 검과의 계약을 말하는거야? 바크가 했던거?"


"응. 나도 될까 해서 해봤는데... 아무래도 안되네. 이 녀석, 건방지게도


 검 주제에 까다롭잖아."


"그러니까 성검이지. 그리고 내가 알기로 성검은 엘더의 피가 흐르지 않으


 면 소용 없어."


"그거야 나도 잘 알지. 그냥 한번 해본거야."


이래뵈도 전설 매니아다. 모를리가 없는 레아드였다.


"성검의 힘이라도 사용 할 수 있으면 좋을까..해서 해봤는데, 안되네. 바


 크 처럼 무슨 말이 들려오거나 하진 않아."


레아드가 들고 있기도 귀찮은지 검을 땅에 내려 놓았다. 론이 싱긋, 미소


를 지었다.


"너무 걱정하지마. 무슨 수가 생기겠지."


"그러면 나도 좋겠는데.."


터억, 벽에 머리를 기대며 레아드가 한탄을 했다. 차가운 벽의 냉기가 등


을 통해서 찌르르 올라왔다. 머리가 시원해지는 기분. 눈을 감고 그 청량


감을 즐기던 레아드가 문득 눈을 뜨더니 론에게 말했다.


"참, 론도 해봐."


"뭘? 벽에 기대는거?"


"무슨 바보 같은 소리야, 계약 말야. 계약."


론은 레아드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곧 피식 웃었다.


"해도 소용 없을걸. 우리 집안엔 엘더의 피는 조금도 섞이지 않았다고."


"그래도 모르잖아. 천년이면... 에... 삼십대인가? 하여간, 엘더의 후손이


 엄청나게 많을텐데 그 중에 한명 정도하고는.."


"가능한 이야기지만, 펠을 이어가는 사람은 핏줄을 굉장히 중요시해. 결혼


 을 하려면 먼저 상대방의 부모만이 아니라, 선조의 선조까지 조사를 한다


 는 뜻이지. 특히 엘더의 피는 그 중에 최악으로 쳐."


"어째서?"


론이 손가락 하나를 치켜 세우며 대답했다.


"엘더는 마법을 봉인한 녀석이잖아. 미도의 사람들은 엘더를 엄청나게 싫


 어 한다구. 그래서 외부에 나가서 결혼을 하게 되면 다시는 미도에 들어


 오지도 못해. 피를 흐릴까봐."


뭐든지 죽이 척척 맞는 미도 사람들이구만.. 레아드가 잠시 고민고민 하더


니 검을 론에게 내밀었다.


"그래도 해봐. 또 모르니까."


"안된다니까 그러네."


"그럼 다른 수 있어?"


레아드의 당찬 물음에 론이 머뭇거리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없긴 하지만..."


"그러면 해보라고. 우리가 지금 이거저거 가릴 때가 아니잖아."


"아아, 알았어. 알았다구."


뒷머릴 긁적이면서 론은 레아드가 건네준 검을 받아 들었다. 레아드가 열


을 내는 바람에 검의 손잡이는 꽤 따끈따끈했다.


검을 쥐는 순간에 '혹시?'라는 등의 기대감이 조금 생긴건 사실이지만, 검


을 쥐자 그런 기대는 맥이 빠지듯 사라지고 말았다. 말은 커녕 아무런 느


낌도 없었던 것이다.


"이것 봐, 아무 일도...."


론이 옆으로 고개를 돌려서 레아드에게 말을 하다가 그대로 입을 다물었


다.


"레아....드?"


광활하게 펼쳐진 어둠의 공간이 론의 시야를 가득 채웠다. 론은 황급히 사


방을 둘러 보았다. 자신의 몸을 제외하고는 모든것이 암흑.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계속..



---------------------------------------------------------------------



앗. 거기.


바크는 검과의 계약 같은건 하지 않았는데?


버그~~~아냐?


...라고 생각하시는 분. 혹은 분들. 칭찬해 드리겠습니다. ^^;;


생각하신대로 바크는 검과의 계약 같은건 하지 않았습니다.


단, 그건 통신판의 이야기고.. 사실, 책에서 계약하는 씬이


나와요. 그래봤자, 겨우 몇줄이지만..


마음 같아서는 통신판 요타랑 책판 요타를 따로 쓰고 싶지만,


(마음 같아서 입니다. 마음 같아서. 그냥.. 마음 같아서는..)


사정이 그리 안되니 책판 내용을 따라가게 된겁니다. ^^;


워낙 많이 뜯어 고치는 바람에 이런 부분이 몇개 더 있네요.


그때마다 설명 해 드리겠습니다.


아님 책방에서 빌려 봐주세요오~


(많이 바꼈다구요~)



그럼. ^^



 제  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89             관련자료:있음  [21578]


 보낸이:홍성호  (오래아내)  2000-02-11 04:15  조회:849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8 9   )



== 제 2장 1막 < 피빛 달 아래에서. > ==


---------------------------------------------------------------------



"레아드!?"


론은 엉겹결에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어둠이 만들어낸 공간이 얼마나 넓


은건지 론이 지른 소리는 끝없이 퍼져 나가기만 할 뿐, 다시 메아리 쳐서


돌아오지는 않았다.


"뭐가... 어떻게 된거야?"


론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반향, 균형. 그리고 현실감 까지 아득해


질 정도의 어둠 속에서 론은 간신히 넘어지지 않고 설 수 있었다. 보이는


게 모두 어둠 뿐이니 자신이 눈을 뜨고 있는건지 아닌지도 알 수가 없었


다. 이 와중에서 자신의 몸은 확실하게 보인다니...


"설마."


이게 검과의 계약인가? 요루타가 자신과의 계약을 원한거였나? 론은 당황


해서 자신의 주위를 둘러 보았다. 어느새 손에 쥐고 있었던 검이 사라진


것이었다.


그렇다면.... 여긴 검의 의식 안?


파아아앗!


론이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를 깨닫는 순간, 지평선이라고 불러도 될 만큼


이나 저 멀리서 하나의 빛줄기가 나타났다. 처음엔 점으로 보이던 그 빛은


점차 옆으로 길게 늘어나더니 마치, 태양이 지평선 사이로 나타나 듯이 엄


청난 빛을 뿜으며 론의 시야를 가득 채웠다.


"크윽!?"


빛의 노도가 밀려오며 론의 몸을 단숨에 삼켰다. 주위가 하얗게 물들어가


고, 론의 몸은 그 빛에 묻히면서 사그라 들었다.



째각, 째각, 째각.


단조로운 시계소리가 울려퍼진다.


커튼을 통해 들어오는 은은한 빛이 방안을 밝게 비추었다. 하얗고, 세련되


게 만들어진 테이블 위로 붉고 투명한 차가 하얀 김을 올려 보내었다.


어딘지 모르게, 현실감이 결여된 공간. 론이 정신을 차리고 처음 본 것은


난생 처음보는 그런 장소였다. 론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어느 저택의 방이라고 생각되는 곳. 커다란 창문을 통해 꽃 향내를 가득


담은 바람이 방 안으로 흘러 들어왔다. 그 바람에 날리며 흐린 갈색 머리


가 흔들렸다.


"제가 대신 사죄를 한다고 해도.... 분명 받아주지 않겠죠."


어디선가 들려오는 음성. 론은 고개를 들었다. 테이블 앞의 의자에 앉아있


는 한 여인이 보였다. 창에서 들어오는 빛으로 인해 그녀의 얼굴은 잘 보


이지 않았다. 대신 론은 그녀의 품 안에 안겨있는 두 아기를 볼 수가 있었


다. 검은 머리와 갈색 머리의 아기들이었다.


"당신이 사죄를 할 이유는 없습니다. 난 당신에게 지은 빚도, 원한도 없으


 니까요."


방의 입구 쪽에서 또다른 음성이 들려왔다. 론의 시선이 그쪽으로 가다가


중간에서 덜컥 멈춰졌다.


'레아드!?'


빛이 머물지 않는 입구에 서 있는건 분명 레아드였다. 아니, 레아드가 아


니다. 론이 다시 그를 살펴 보았다. 분명 레아드와 닮긴 했지만, 자세히


살펴 보면 지금의 레아드 보다는 어딘가 성숙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무엇


보다도 아득해질 정도로 슬픔을 담고 있는 눈이 레아드의 활기찬 눈과는


너무나도 달랐다.


그가 말했다.


"당신도 그의 운명에 휘말린 피해자일 뿐입니다. 나와 같은."


여인이 외쳤다.


"아니에요! 전 결코 불행하지 않습니다."


"나도 그러길 바래요. 당신만은 행복해졌으면 합니다. 우리들을 대신해서.


 그리고 나를 위해서라도.."


"엘더 님.."


론이 고개를 돌려 레아드와 닮은 그를 쳐다 보았다. 엘더..라고? 이런 녀


석이 엘더라고?


론은 믿을 수가 없다는 눈으로 그를 보았다. 마녀가 레아드를 보고 엘더라


고 착각을 한건 레아드가 성검을 들고 있었기 때문만이 아닌 것이었다. 엘


더가 레아드와 이렇게 닮은 녀석이었다니...


그나저나, 론은 그제서야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가 있었다.


이건 검의 기억이다. 검이 예전에 보아온 기억을 자신에게 보여주는 것이


었다.


그가, 엘더가 말했다.


"아이를 가지셨다고 들었습니다. 그 아이들이죠?"


여인이 흠칫, 놀라며 품에 안고 있는 아이들을 더욱 품 속 깊이 안았다.


엘더는 잠시 두 아이들을 살펴보더니 차갑게 말했다.


"한명은 당신의 아이군요."


여인이 경악해서 외쳤다.


"엘더 님, 제발!!"


"그리고 나머지 한명은 그의 아이입니다."


"아직, 아직 어디디 어린 아이입니다! 제발 목숨만은..!"


엘더는 조용히 손을 뻗었다. 그러자 여인의 품 안에 있던 갈색 머리의 아


이가 빛과 함께 사라졌다. 여인이 깜짝 놀라서 비명을 지르는 바람에 그녀


의 품 안에 있던 한 아이가 울음을 터뜨렸다.


"당신을 닮았군요."


어느새 엘더의 품 안으로 갈색 머리의 아이가 안겨져 있었다. 아이는 형제


의 울음 소리에도 불구하고 엘더를 보더니 천진한 웃음을 지으며 손을 뻗


었다.


여인이 엘더를 향해 울부짖었다.


"엘더 님, 부디 자비를...! 제발 그 아이는..!"


엘더는 고개를 가로젓더니 그녀에게 차갑게 말했다.


"당신에게 그 아이를 남겨주는 걸로 모든건 끝내기로 하죠."


"엘더 님!"


"다시는 볼 일이 없을 겁니다. 부디, 행복하시길."


아이를 뺏어가면서 잘도 그런 말을 하는 녀석이었다. 엘더는 그 뒤로 몸을


돌려서 방을 나갔고, 그 뒤를 이어 처연한 여인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


다. 론은 잠시 방에 남아서 그런 여인을 바라보다가 곧, 고개를 돌려서 문


을 나섰다.


"......"


문 안에선 평범한 복도의 풍경이 보였지만, 문을 나서자 론은 단숨에 원래


있었던 어둠의 공간으로 다시 돌아왔다. 여인의 울음소리가 아련하게 귓가


를 맴도는거 같았지만, 시간이 흐르자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게 되었다.


론은 입을 다문채로 곰곰히 생각을 해보았다. 무슨 장면이었을까... 검이


괜히 자신에게 보여준건 아닐거라고 생각했다. 엘더가 아이 하나를 빼앗아


가는게 자신과 무슨 상관이 있다는거지?


"슬슬 내 차례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늦었구나."


갑작스레 들려온 여인의 음성에 론이 고개를 돌렸다. 어두웠던 주위가 조


금씩 밝아지더니 어떤 동굴 안의 풍경으로 변했다. 동굴 역시 어둡긴 마찬


가지 였지만, 론이 방금 전까지 있었던 곳에 비하면 눈이 부실 만큼이나


빛이 넘치고 있어서 론은 동굴 안을 자세하게 살펴 볼 수가 있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건 아이를 품에 안고 있는 엘더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


의 앞으로는.


'비하랄트?'


분명 비하랄트였다. 노인이 아닌, 성숙한 여인의 모습이었다. 그제서야 론


은 자신이 있는 곳을 깨달을 수 있었다. 동굴이 아니다. 이곳은 웅크리고


있는 비하랄트의 본체 아래의 공간이었다.


엘더가 있으니 대략 천년 전이라고 예상되는 때에도 비하랄타는 여전히 냉


담했다. 그녀의 말에 엘더가 조용히 왼손으로 검을 들었다. 눈부시게 빛나


는 성검, 요루타였다. 검의 날은 붉은색이 아닌, 투명할 정도로 밝은 백색


이었다.


엘더가 말했다.


"제가 당신을 공격한다면... 저와 싸우시겠습니까."


비하랄트가 코웃음을 쳤다.


"네 녀석이 날 이길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는거냐?"


엘더가 밋밋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제 실력으로는 당신의 주문 하나 막지 못한다는걸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


 까. 그 커다란 손톱으로 절 치기만 해도 죽어버릴겁니다."


"잘 아는구나."


비하랄트가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다가 그녀가 갑자기 서글픈 인상을


짓더니 한숨을 토해냈다.


"하지만, 내가 무슨 얼굴로 널 공격하겠느냐. 나쁜 아이구나 넌..."


"저도 잘 압니다."


비하랄트는 선선히 고개를 젓더니 엘더에게 말했다.


"네가 공격한다면 나로서는 막아낼 이유가 없겠지. 나 하나가 죽어서 네


 원한이 조금이나마 덜어진다면 그렇게 하거라."



계속..



 제  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90             관련자료:없음  [21759]


 보낸이:홍성호  (오래아내)  2000-02-14 05:18  조회:470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9 0   )



== 제 2장 1막 < 피빛 달 아래에서. > ==


---------------------------------------------------------------------



엘더가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당신 하나를 죽인다고 제가 용서를 할거 같습니까?"


비하랄트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가 천천히 고개를 들며 엘더에게


물었다.


"그래서, 그 분은..?"


"요루타에 봉인했습니다."


"리진은?"


엘더가 피식, 웃었다.


"그를 시켜서 죽이려고 했지만, 육체만 없앨 수 있었습니다. 의지는 도망


 을 가버렸더군요."


"스승님이 놓아주신거군. 그래, 리진을 그리 한 뒤에 스승님을 봉인한거


 냐? 그 검에?"


"예."


비하랄트는 고개를 내저었다.


비하랄트는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문득, 그녀의 시선이 엘더가 안고 있는


아이에게 갔다. 비하랄트의 눈이 날카롭게 변했다.


"그 아이는.... 설마, 스승님의?"


"예. 그 사람의 아이입니다."


"죽일 참이냐?"


"그럴 생각입니다."


조금의 머뭇거림도 없이 엘더가 대답했다. 비하랄트는 잠시 생각을 하는


눈치더니 갑자기 엘더에게 손을 뻗었다.


"그 분이 네게 지은 죄가 아무리 크다 한들... 그 아이가 그 업보를 업어


 야 할 이유는 없어. 아이를 이리 넘겨라."


"그의 자식이란 이유 하나만으로 이 아이는 평생을 고통 속에서 살아야 할


 텐데요? 차라리 지금 제가 죽이는게 이 아이를 위해서 더 좋을지 모르죠."


"괘변이다. 그렇다고 죄도 없는 아이를 죽일 참인거냐?"


비하랄트가 내민 손으로 마력이 모이면서 그녀의 손이 빛나기 시작했다.


엘더는 묵묵히 그런 그녀를 바라보다가 문득,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그만 두시죠."


"아이를"


"아이는 죽이지 않을겁니다."


엘더가 비하랄트의 말을 끊으며 말을 계속 이어갔다.


"제가 아무리 그에 대한 원한으로 이성을 잃었다고는 해도, 이런 아이까지


 죽일 정도로 미치진 않았습니다. 더구나, 이 아이의 삶이란 것은 고통.


 바로 그것이겠죠. 차라리 죽이지 않는게 저의 작은 복수가 될겁니다."


"어쩔... 생각인거냐?"


엘더가 아이를 앞으로 내밀었다. 아이는 어떤 힘에 의해서 엘더의 손을 떠


나 허공을 날더니 비하랄트에게 옮겨졌다.


엘더가 말했다.


"비하랄트. 당신은 죽이지 않겠습니다. 대신, 떠나주십시오."


"떠나?"


"대륙 동쪽으로 사십일을 가면 조그만 섬 하나가 나옵니다. 제가 그 곳에


 작은 문명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리진에게 들었다. 결계로 섬 하나를 둘러쳤다고 하더구나."


"아이를 데리고 그 섬에 가주십시오."


"아이는?"


"당신의 품에 재우십시오. 언젠가는 깨울때가 오겠죠."


비하랄트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물었다.


"이제부터는 어쩔 생각이냐."


"멈추겠습니다."


"이 세계를?"


엘더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 나갈 수 없다면, 다시는 이런 바보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세상


 에 존재하는 모든 마력을 없애버릴 겁니다. 멸망 시킬 수 없다면, 시간의


 흐름 속에 묶어 둘 겁니다."


"그 검이라면.... 가능하겠지."


엘더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이젠 떠나십시오. 그가 만들어낸 시대의 조각들을 모두 처리 한 뒤에 저


 도 따르겠습니다."


"인간이... 될 생각이구나."


"인간이 사는 세상에 살기 위해선 저도 인간이 되야 할테니까요. 이별입니


 다. 비하랄트."


비하랄트는 측은한 눈으로 엘더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두말 하지않고 몸을


돌렸다. 그녀의 몸이 어둠 속으로 사라지자, 동굴.. 아니, 비하랄트의 몸


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땅이 드러나고, 그 사이로 검게 빛나는 비늘이 모습을 드러낸다.


".....!"


땅을 뒤흔드는 엄청난 진동에 론의 몸이 공중으로 튕겨 나갔다. 언뜻, 보


이는 시야의 모든 것이 비하랄트의 몸 뿐이었다. 검게 빛나는 비늘이 태양


에 번쩍번쩍거렸다.


캬아아아아아악-!!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의 고음의 울음소리가 울려퍼지면서 론은 세상이 그


대로 하늘로 치솟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반으로 갈라진 산이 아래에 있던


론을 향해 그대로 떨어져 내려왔다.


그 엄청난 기세에 론은 눈을 감으며 두 팔로 그것을 막아보려는 헛된 행동


을 해보였지만, 산은 단숨에 론을 내리 누르고, 땅과 충돌하면서 수억의


조각들로 산산히 깨어졌다.


그리고 정적이 이어졌다.



그는 웃고 있었다.


밝은 미소도, 측은한 연민의 미소도, 강자의 힘있는 미소도 아니었다. 단


지 조용한 미소였다.


언제부터인가, 론은 그를 마주하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몸 조차 보이지 않았지만, 론은 그


가 저곳에 있다는걸 알았고, 그가 웃고 있다는걸 알았다.


론이 자리하고 있는 이 어둠이 바로 그였다. 눈 앞으로 보이는 모든것이


그의 모습이었고, 존재였다.


그가 말했다.



계속..



 제  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91             관련자료:없음  [21760]


 보낸이:홍성호  (오래아내)  2000-02-14 05:18  조회:449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9 1   )



== 제 2장 1막 < 피빛 달 아래에서. > ==


---------------------------------------------------------------------



"환상을 찾아 온걸 환영하지. 짧은 여행이었지만, 즐거웠는가?"


담담한 사나이의 음성이 어둠 속에서 울려 퍼졌다. 론은 자신도 모르게 자


신의 주먹이 쥐어지는걸 느꼈다. 론은 그가 누군지 알 수 있었다.


"당신이 날 검 안으로 끌여들인건가?"


론의 음성은 바닥에 가라 앉을 듯 나직했고, 얼어 붙을 정도로 차가웠다.


그가 대꾸했다.


"지금의 난 네 도움이 필요하거든. 그래서 불러온거다."


"내 도움?"


그가 말했다.


"나를 불러라."


어둠이 갈라지면서 빛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 사이로 그의 음성이 연이


어 들려왔다.


"내 이름을 불러라. 그럼, 난 검 밖으로 나갈 수 있게된다."


론이 어리둥절 하더니 차갑게 냉소했다.


"미안하지만, 난 당신의 이름 같은건 몰라."


그가 다시 한번 미소를 지었다. 어둠과 빛. 두개의 전혀 다른 존재들이 눈


을 가렸지만, 론은 알 수 있었다. 녀석은 웃고 있었다.


"아니, 넌 이미 알고 있다."


그가 자신에 찬 어투로 말했다. 론은 더더욱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비하랄트나 리진의 대화. 그리고 검 안에서 보아온 과거의 환상들 속에서


아무도 그의 이름을 말한적은 없었다.


론이 역시 생각해봐도 모르겠다고 말을 하려는데 그가 먼저 말했다.


"내 이름을 불러라. 그러면, 날 보게 될거다."


"이봐, 난 당신의..!"


론의 외침이 어둠을 가르는 빛 속으로 묻혀졌다. 순간, 엄청난 빛이 쏟아


지면서 론을 휩쓴 것이었다. 론은 정신이 아득하게 멀어지면서 자신의 몸


이 위로 떠 오르는걸 느꼈다.


빛이 터지면서 론은 기어이 정신을 잃었다.



".....!"


론은 퍼득,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동시에 머리가 깨어지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고통은 단숨에 론을 현실의 바닥으로 내려 주었다. 론은 주위를


돌아보았다. 검 안에 들어가있던 시간이 며칠이나 된 것 처럼 동굴의 풍


경이 이질적으로 낯설었다. 그래, 이곳은 마녀의 동굴이다. 론은 자신이


원래의 세계로 돌아왔다는걸 알게 되었다.


"레아드?"


도대체 얼마나 검 안에 있었던거지? 레아드가 땅에 업드린채로 있었다.


잠 자는건가? 하지만 잠을 잔다고 하기엔 뭔가 어설픈 자세다. 더구나 몸


이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갑자기 레아드가 작게 신음소릴 흘렸다.


론이 조심스레 레아드를 다시 불러보았다.


"레아드? 무슨.."


"흑흑흑.."


"엑? 우는거야?"


론이 깜짝 놀라서 레아드에게 다가갔다. 그나저나 머리 되게 아픈걸.


일이 잘못 되기라도 한건가? 론은 황급히 레아드의 어깨를 잡아 일으켰다.


레아드가 자신의 이마를 잡으며 천천히 일어섰다.


론이 황급히 물었다.


"어떻게 된거야? 마녀가 다녀가기라도 한거야? 무슨 일 일었어?"


"......"


어쩐지 레아드가 이쪽을 가증스럽다는 듯 노려본다. 찔끔... 론이 다시 되


물었다.


"무슨... 일"


"이 망할 난봉꾼!!"


난데없이 레아드가 론에게 노호성을 터뜨렸다. 깜짝 놀란 론이 입도 못 여


는데 레아드가 그런 론에게 마구 화를 내었다.


"어떻게 너가! 그럴수가!! 있어! 뭐? 어떻게 된거야? 마녀가 다녀가? 다녀


 가긴 누가 다녀가! 니 주먹만 날아다녔잖아!"


"내 주먹? 주먹이 어때서..."


그러면서 론이 자신의 오른손을 들어 보였다. 그러다 뜨아, 하는 표정으로


바뀌었다. 주먹이 뭔가를 엄청나게 세게 후려 쳤는지 왕창 까져있었다. 서


서설마...


"내가 레아드...를?"


"멋진 펀치였지.. 나 아니었으면 턱이 박살 났을 정도로."


"어, 어쩌다가?"


레아드가 끓어 오르는 화를 삭히면서 설명했다.


"뭘 어쩌다가야? 검을 잡더니 론이 픽, 쓰러지기에 놀라서 널 흔들었는데.


 갑자기 너가 주먹을 들어서 날 후려쳤다고."


"얼마나 기절해 있었는데?"


"나? 너?"


"두... 둘다."


레아드가 잠시 이마를 어루 만지면서 생각해보더니 대답했다.


"넌 일분 정도 정신을 잃고 있었고, 난 오분 정도로 끙끙거렸지."


일분이라.. 며칠은 지난줄 알았는데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나저나, 레아드


가 화가 무척이나 난 모양이었다. 레아드가 투덜거렸다.


"너 정말 나 좋아하긴 하는거야? 그런데 걷어차고, 주먹으로 얼굴까지 치


 다니."


"미, 미안. 내가 죽을 죄를.."


"다음 번엔 칼로 찌를까봐 겁나네. 아, 아니구나. 이건 벌써 당했지."


론이 할말 없다는 듯 입을 다물고 말았다. 한참을 투덜거리던 레아드가 그


제서야 화가 풀렸는지 론에게 힐끔, 고개를 돌렸다.


"그나저나, 어떻게 된거야? 갑자기 정신을 잃어서 놀랐었어."


"응? 아아.. 그게."


레아드가 바싹, 이쪽으로 다가오면서 반짝이는 눈으로 물었다.


"설마, 검하고 계약을 맺은거야?"


"그게..말이지.."


검의 안으로 들어가긴 했지만, 그게 계약을 위한건 아니었다. 물론, 계약


같은건 맺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계약은 맺지도 않았는데 안에서 보게된


영상들을 레아드에게 설명을 하자니, 자신도 이해를 못하는데 어떻게 설


명을 해야할지 아득해졌다. 결국 론이 고개를 저었다.


"그냥.."


"그냥?"


"그냥 검을 잡는데 현기증이 나더라구. 갑자기 세상이 어두워져서 놀라서


 일어나보니까 레아드는.. 땅에 업드려 있고 내 주먹은 왕창 나가있었지."


"그러면.. 계약은?"


"못했지. 내가 말했잖아, 내 몸엔 엘더의 피 같은건 안 흐른다고."


끄응. 레아드가 입술을 잘근, 깨물면서 아쉬움의 표현을 했다. 론이 갑자


기 정신을 잃기에 꽤 기대를 했었나보다. 레아드가 아쉬움의 한숨을 푸욱,


내쉬면서 투덜거렸다.


"갑자기 화가 다시 나려고 하네. 그럼, 뭐야. 내가 한방 맞은게 계약하고


 는 상관도 없는 가벼운 현기증 때문이었단 말이야?"


"하..하하. 미안."


두손이 발이 되도록 빌면서 론이 레아드에게 사과를 했다.


밖으로 통하는 통로나 찾아보겠다며 일어서는 레아드를 보며 론은 복잡한


기분에 휩쌓였다. 레아드 때문이 아니라, 검 안에서 보아온 영상들 때문이


었다.


- 내 이름을 불러라..


그럼 날 보게 될거다. 라고?


"쳇."


론은 그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느새 멀리 앞서나간 레아드가 빨리 오라고


손짓을 하고 있었다. 녀석의 말을 머리 속에서 지우면서 론은 앞으로 달려


나갔다.


그래, 내 아버지는 죽었다. 술만 먹다가 말이야.



계속..



 제  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92             관련자료:없음  [21761]


 보낸이:홍성호  (오래아내)  2000-02-14 05:18  조회:453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9 2   )



== 제 2장 1막 < 피빛 달 아래에서. > ==


---------------------------------------------------------------------



"뭐 있어?"


"아니. 전혀."


레아드가 고개를 저으며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규모로 보자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거대한 동굴이긴 하지만, 비하랄트가 있는 곳에 비하자면


초라할 정도로 작다. 자연적으로 만들어질 법도 할 만한 크기라서 둘은


혹시 하는 마음에 근처에 있을지도 모르는 작은 통로를 찾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이 동굴은 자연적으로 생긴게 아니라 마녀가 자신의


주문으로 만들어낸 모양이다. 통로는 커녕 동굴의 벽엔 조그만 틈새 조


차 없었다.


"아무래도 비하랄트가 깨어나기 전까지 그녀가 내 몸속의 저주를 풀 방법


 을 찾지 못하기를 빌 수밖에 없겠군."


"만약에 찾으면?"


"난리나는거지."


둘이 서로를 보더니 푸욱, 한숨을 터뜨렸다.


레아드가 벽에 등을 기대며 바닥에 앉았다.


"그러고보니 궁금한걸."


"뭐가?"


"마.... 그 여자 말야. 자기 스승이란 사람한테 되게 화가 나 있잖아."


"응. 그랬어."


"왜 그런걸까?"


자뭇 궁금하다는 듯 레아드가 물었다. 론은 그 이유를 알고 있었다. 엘더


의 말에 의하면 그녀의 스승이 엘더의 부탁으로 그녀를 죽였다고 한다. 하


지만, 그녀는 자신의 별명 답게 몸을 버리고 정신만이 도망을 쳐서 지금까


지 저렇게 목숨...이 아닌, 존재를 연명하고 있는 것이다. 화가 날만도 하


지.


모든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론이었지만, 일단은 고개를 저었다.


"글쎄.. 왜 그런걸까?"


"그 스승이라는 사람이 할머니만 예뻐하고 그녀는 미워했나봐. 아니라면


 스승한테 그렇게 원한을 품을리가 있겠어."


어느 소설이나 전설에 나옴직한 이야기를 끌어 들이며 레아드가 그럴싸한


가정을 세워보았다.


"하지만, 그녀의 실력이 비하랄트보다 좋잖아. 그건 아닐걸."


"우움, 그러면 혹시 이건 아닐까. 할머니가 자기보다 뛰어난 그녀의 실력


 을 시기해서 스승과 그녀의 사이를 이간질.."


아예 소설 쓰기를 작정을 했는지 레아드가 별별 이상한 가정들을 세워 보


았다. 진실을 모른다면 맞장구를 쳐줬겠지만, 이미 론은 앞뒤 사정 다 아


는 상태. 씁쓸한 표정으로 레아드를 봐줄 수 밖에 없었다.


레아드의 거창한 가정이 끝날 무렵, 론이 그만 하라고 말을 하려다가 덜컥


행동을 멈췄다. 레아드도 거의 동시에 입을 다물었다.


동굴 안을 가득 채우는 싸늘한 마력의 기운을 느낀 것이었다. 둘의 느낌이


거짓이 아니란걸 보여주듯 그 뒤를 이어 마녀의 음성이 들려왔다.


『비하랄트의 실력이 나보다 밑이긴 하지만, 그녀가 특별히 날 시기할 만


  큼 재능이 없었던건 아니었다. 어리숙한 생각이구나.』


어느새 공간 속에서 나타난 그녀의 희미하고 빛나는 몸이 둘의 앞에 멈춰


졌다. 레아드는 자신의 말이 그녀에게 다 들렸다는걸 깨닫고는 얼굴이 하


얗게 질려버렸다. 론이 나서면서 말했다.


"무슨 일이십니까. 아직, 조사가 끝나지 않았을텐데요."


『자신하는군. 그 만큼 비하랄트의 주문을 믿는거겠지?』


"그녀가 꽤 오랜시간 동안 준비한 주문이라는건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렇게 쉽게 풀수 없다는 것도요. 조사가 끝나지 않았을텐데 여기엔 무슨


 일로"


『조사는 끝났다.』


그녀의 간단하고 단호한 말에 론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무, 무슨? 벌


써 끝냈다고?


그녀가 미간을 좁히며 뒷 말을 이었다.


『비하랄트가 네 몸에 재밌는 짓을 해놨더군. 마력을 시간의 흐름 속에 묶


  어버렸어. 시간이 흐르지 않으면 마력도 흐르지 않는 법. 당연히 네 몸


  에서 마력이 느껴질리가 없지.』


론은 그녀의 말에 금방 생각 할 수 있었다. 엘더가 마지막에 남긴 말이었


다. 세상의 마력들을 시간의 흐름 속에 묶어 버린다는...


비하랄트는 엘더가 세상에 했던 일을 자신의 몸속에다 똑같이 해놓은 건


가?


『어느 정도 풀기 어려운 주문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런걸 네 몸속에 걸어


  놨다니... 그 녀석 머리는 도대체가 이해 할 수가 없어.』


"풀 수.. 없는겁니까?"


론의 물음에 마녀가 입술을 잘근, 깨물면서 말했다.


『푸는 방법이야 쉽지. 멈춘 시간의 흐름을 다시 돌려 놓으면 되니까. 하


  지만, 그 순간 여지껀 멈춰졌던 시간들이 한꺼번에 원래의 상태로 돌아


  가면서 넌 재도 남지 않을거다. 천년이란 시간을 한번에 맛봐야 할테니


  까.』


"당신은 못 푼단 말이군요?"


자신의 몸에 걸린 저주를 풀지 못한다는 말에 론이 화색을 띄며 말했다.


하지만 마녀의 대답은 엉뚱했다.


『나만이 아니라, 그 누구도 풀지 못해. 비하랄트라 할지라도 이건 어쩌지


  못한단 말이다. 푸는 순간 넌 죽게돼.』


론의 얼굴이 단숨에 굳어졌다. 무, 무슨 소리야?


마녀가 차갑게 말했다.


『네 얼굴을 보니 너도 몰랐던거 같군. 비하랄트가 무슨 거짓말을 해서 널


  속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이름을 걸고 확신하지. 비하랄트가 아니라,


  녀석의 스승이 와도 이건 어쩌지 못해.』


"마, 말도 안돼. 비하랄트는 분명.."


더듬거리며 론이 말을 하자, 그녀가 짜증난다는 얼굴로 되물었다.


『도대체가, 녀석이 말해 준 것 중에 진실이 뭐 하나라도 있는거냐?』


상당한 설득력을 가지는 그녀의 말에 론은 입을 다물고 말았다. 그녀의 말


대로였다. 비하랄트는 여지껀 자신에게 모든걸 숨기고, 거짓말을 하고 있


었다. 출생에서부터 자신의 삶. 그 모두가 비하랄트가 만들어낸 거짓된 세


상에서 일어난 일들이었다.


비하랄트가 자신에게 뭔가 숨기고 있었다는 것은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


다. 하지만, 막상 진실을 알아보니 그건 모르는 것보다 더욱 좋지 못한 것


들 뿐이었다.


모든 것이 전부 다.


론은 속으로 실소를 터뜨리고 말았다. 비하랄트가 원하는걸 깨달았기 때문


이었다. 모두... 그런 이유였다. 자신의 존재는... 가치는 겨우 그 정도.


그녀가 싸늘하게 말했다.


『몸은 사용하지 못하게 되었으니, 대신 네 목숨을 가져가야겠다.』


옆에서 잠자코 돌아가는 분위기를 살피던 레아드가 마녀의 말에 깜짝 놀라


서 들고 있던 검을 황급히 치켜 들었다. 하지만, 론의 의외로 담담한 표정


이었다.


"그만두는게 좋을걸."


『흥, 믿고 있는거라도 있는거냐? 비하랄트가 봉인을 풀려면 적어도 삼일


  은 걸려.』


"그러니까 그만두라는거다."


『뭐?』


론이 이어 말했다.


"당신이 내게 말했지? 비하랄트가 뭐든걸 꾸몄다고. 그 말대로야. 나도 참


 바보 같이 속았지만, 당신 역시 그녀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날 뿐이야. 지


 금 이 상황도 모두 그녀가 꾸민것들 뿐이지."


그녀가 잠시 놀란 표정을 짓더니 곧, 차갑게 돌변했다.


『겨우 한다는 말이 그거냐? 살아남고 싶다면 엎드려서 빌어도 모자를 판


  에 그런 깜찍한 소릴 하다니. 우습구나.』


그녀가 손을 치켜 들더니 단숨에 마력을 모았다.


『가능하면 괴롭게 죽어가거라. 나 또한 최대한 노력하지. 세상에 존재하


  는 최고의 고통은 맛보게 해주마.』


"경고했어. 그만둬."


론이 지지 않고 싸늘하게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손을 치켜 들더니 론과


레아드에게 차갑게 내뱉었다.


『죽어랏!!』



계속...



 제  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93             관련자료:없음  [21762]


 보낸이:홍성호  (오래아내)  2000-02-14 05:18  조회:447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9 3   )



== 제 2장 1막 < 피빛 달 아래에서. > ==


---------------------------------------------------------------------



그녀의 손이 삽시간에 파랗게 타오르더니 단숨에 론의 주위를 불꽃으로 물


들였다. 순간, 레아드가 달려들더니 론을 밀쳐냈다.


"아악!"


론이 밀려나고, 그 자리에서 대신 불꽃에 맞은 레아드가 처참한 비명을 지


르며 나가 떨어졌다. 고통을 각오하고 마녀를 노려보던 론은 갑작스런 레


아드의 행동에 깜짝 놀라서 땅에 쓰러진 레아드에게 달려갔다.


"레아드!"


"으.. 으윽..!"


그녀의 주문은 정령이랄지라도 상당한 고통을 주는건지, 레아드는 정신을


잃고는 깨어나질 못했다. 레아드가 고통에 찬 신음을 흘리자 론이 고개를


들어 그녀를 노려보았다.


"너, 이 자식..!"


『흥, 눈물나는 장면이군. 그렇게 사이 좋게 죽고 싶다면, 그 소원. 못들


  어 줄 것도 없지. 방금 전은 간단한 맛보기였다. 지금 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해주지.』


레아드를 땅에 눕혀놓고 그 앞에 선 론이 소리쳤다.


"그만둬! 비하랄트의 손에 농락당하다 죽고 싶은거냐!"


『아직도 그 소리냐? 내 봉인은 완벽해. 땅 속에 묻힌 녀석이 무슨 흉계를


  꾸민다고 계속 헛소리를 지껄이는거냐?』


"바보 같은! 비하랄트는"


『닥쳐!』


콰앙!


더 이상 론의 말이 듣기도 싫은지 그녀가 단숨에 마력을 터뜨렸다. 레아드


와 론의 몸이 그 강렬한 마력의 폭풍에 휩쓸리면서 동굴의 벽까지 나가 떨


어졌다. 직격으로 맞은 것도 아닌데, 론은 속이 울컥 뒤집히면서 피를 토


해냈다. 몸이 부서지는 듯한 고통에 론이 길게 신음소릴 내었다.


어느새 론의 앞까지 다가온 그녀가 손가락을 튕기자 론의 몸이 서서히 허


공으로 떠 올랐다. 론을 마력으로 붙잡아 자신의 앞에 세운 그녀가 날카로


운 손톱을 세우더니 론의 볼을 쓰다듬었다.


『자아, 어디서부터 시작을 해줄까. 네 몸안을 하나하나 구경시켜주지.』


"그.. 그만둬.."


『그래, 귀부터 할까? 예쁘게 생긴 귀구나.』


"머저리 같은.. 자식."


귀가 잘리는 공포는 조금도 모르는지 론이 힘겹게 소녀를 노려보며 욕지꺼


리를 내뱉았다. 그녀는 론이 앞으로 펼쳐질 고통을 겁내서 자신을 욕하는


거라고 생각을 했다가, 그게 아니라는걸 깨달았는지 미간을 좁혔다.


『아직도 그 소리냐? 계속 비하랄트 운운하고 있는거냐?』


"속고.. 있는거야. 당신이나.. 나나."


『흥. 계속 지껄여 보시지.』


그녀가 날카로운 손톱을 세워서 론의 귀를 잡았다. 단숨에 칼같이 날이 선


그녀의 손톱이 론의 귀를 꿰뚫었다. 그녀는 그대로 론의 귀를 잡아 뜯으려


다가 문득 론의 얼굴을 보았다. 마녀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론의 얼굴은 공포의 찌들지도, 고통에 일그러지지도 않아 있었다. 그녀는


론의 눈에서 자신을 측은하게 보는 그런 빛을 읽었다. 순간, 그녀가 왼손


을 들더니 그대로 론의 뺨을 후려쳤다.


『이 건방진 놈! 어딜 감히!!』


"큭... 불쌍한 놈이야. 우리 둘다.."


『닥쳐!』


쾅! 그녀의 외침에 론의 몸이 뒤로 날아가더니 커다란 소리와 함께 동굴의


벽과 충돌하면서 바닥으로 나가 떨어졌다. 론이 거칠게 기침을 하더니 피


를 잔뜩 쏟아 내었다. 하지만, 그런 론의 얼굴에서는 조금도 고통이나 공


포의 빛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그게 마녀를 더욱 미치게 만들었다.


『...그래..』


손을 세우고 론에게 다가오던 마녀가 갑자기 그 자리에 멈추더니 고개를


돌려서 한쪽에 쓰러져 있는 레아드를 쳐다 보았다.


그녀의 시선을 읽은 론이 땅에 쓰러진채 다급하게 외쳤다.


"그... 그만둬!"


『호오, 그래. 이제서야 그런 얼굴을 짓는구나.』


"레아드를 건드리면 죽여버릴테다!"


『그래그래. 그래야지.』


론의 반응이 무척이나 흡족한지 그녀가 미소를 지으며 레아드에게 다가갔


다. 동시에 론의 몸이 공중으로 떠 오르면서 벽에 세워졌다. 잘 보라는 마


녀의 배려였다.


론이 악을 써대며 외쳤다.


"하지 마! 네가 원하는건 나잖아!"


『내가 원하는건 고통스런 네 얼굴이다. 하지만, 넌 겨우 그런 미친 소리


  밖에 하질 않으니 대신 이 아이가 고생을 해주는 수 밖에. 기대나 해.


  난 정령을 괴롭히는 방법에 대해서 꽤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으니까.』


그녀의 손에서 작은 마력의 구가 생겨났다.


『이건 내 마력의 결정체다. 단순히 마력 덩어리인 정령의 몸 안에 넣으면


  내 마력이 이 아이의 마력을 흡수하려고 미친듯이 날뛰겠지. 볼만 할거


  야. 인간으로 치자면 몸 속에서 수천마리의 벌레들이 날뛰는 기분일테니


  까.』


"......"


『흥, 말도 못하는거냐? 그럼 지켜 보기나 해라.』


그녀가 미소를 지으며 구를 레아드에게 넣으려고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그때, 론이 나직하게 입을 열어서 말했다.


"멈춰.."


『훗, 늦었어.』


그녀가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뒤에 이어진 론의 말에 그녀의 미소가 지


워졌다.


"원한에 미쳐서 머리가 돌아가지도 않는거냐. 멈추라고 말했잖아."


갑자기 론이 고개를 들면서 거칠게 말을 했다. 마녀는 론의 음성이 떨리지


않고 있다는걸 느꼈는지 잠시 행동을 멈추고는 론을 돌아보았다.


『뭐..라. 말했냐. 지금?』


"머리통에 든게 없으면 다른 사람 말이라도 잘 들으란 말이다."


『뭐야?』


"비하랄트가 왜 너를 무시하는지 잘 알겠다. 그렇게 멍청하니 매일 녀석에


 게 당하는거지."


『닥치지 못해!』


짝! 그녀의 노호성과 동시에 론의 고개가 옆으로 꺽였다. 단숨에 론의 왼


쪽 뺨이 붉게 달아 올랐지만, 론은 다시 마녀를 노려보며 말했다.


"비하랄트가 괜히 내 몸에 이런 저주를 걸었다고 생각하나? 녀석이 정말로


 몸도 없는 너보다 힘이 없어서 네 봉인에 그렇게 호락호락 당했다고 생각


 해? 녀석이 겨우 인간 몇만이 죽는걸 두려워해서 본체를 움직이지 않는다


 고 생각해온거냐? 내가 태어난지 벌써 십몇년이 흘렀고, 그 동안 몇번이


 나 폭주를 했었지만, 넌 어째서 지금에서야 내가 세상에 태어난걸 알아챈


 거지? 비하랄트가 일부러 너에게 알려준게 아니고 뭐란 말이야!"


말이 길어지면서 론의 음성은 어느새 외침으로 변해있었다.


"녀석이 바란게 바로 이거잖아! 비하랄트가 천년간 모두를 속여온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거야?!"


론이 잠시 입을 다물고 한껏 숨을 들이마시더니 앞으로 외쳤다.


"모두 녀석을 깨우기 위한 연기였단 말이다!!"


론의 고함 소리가 동굴 안으로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졌다.


고통과 흥분에다 고함까지 지르자 론은 세상이 하얗게 물드는 듯한 현기증


을 느꼈다. 하지만, 론은 입술을 깨물면서 정신을 잃지는 않았다.


그래, 나란 존재는 모두 가짜였었다. 비하랄트가 만들어 놓은 가짜 세상에


서 그녀가 만들어 준 길을 따라 살아왔다. 아무 것도 모른채로. 그녀가 노


리는 목적을 위해서. 녀석은 자신의 스승을 깨우기 위해서 모든걸 속여 온


것이었다.


내 존재는 그걸 위한 열쇠. 그리고 내 삶은 열쇠가 되기 위한 시간.


마녀는 론의 말에 상당히 충격을 받았는지 잠시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한


채로 얼굴을 굳히고 있었다. 그런 그녀를 향해서 론이 마지막으로 말했다.


"다시 한번 말하겠어."


론이 경고했다.


"당장에 레아드에게서 손떼. 더 이상 내 성질 건드리면 비하랄트의 계획이


 어떻든 간에 일을 저지르겠어."



계속..



 제  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94             관련자료:없음  [21763]


 보낸이:홍성호  (오래아내)  2000-02-14 05:18  조회:456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9 4   )



== 제 2장 1막 < 피빛 달 아래에서. > ==


---------------------------------------------------------------------



론의 싸늘한 경고에 마녀, 리진은 머뭇거렸다. 확실히 생각을 해보니 론


의 말 중에 맞는 구석이 있었던 것이다.


자신이 비하랄트에게 건 주문은 만약에 비하랄트가 움직이면 터지는 것이


었다. 그렇다고 비하랄트의 몸에 상처를 주는 그런 것은 아니다. 봉인이


깨지면서 일어난 폭발은 그 지역을 송두리째 날려버릴 그런 위력이었지만,


겨우 그정도로 비하랄트의 몸에 상처를 줄 수 없다는 건 리진, 그녀가


가장 잘 알고있었다.


그녀는 인질로 잡은 것이다. 그 지역을,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을.


하지만, 정말로 비하랄트가 그 인질들 때문에 몸을 움직이지 않는 것인가?


"레아드를 놔줘."


론은 더 이상 소리칠 힘도 없는지 간신히 입을 열어 말했다. 그런 론을 보


는 그녀는 고민에 빠졌다. 녀석의 말은 상당히 설득력 있는 말이었다. 그


리고 가능성이 있는 소리였다.


『하지만...』


그녀가 길게 입가를 늘여 뜨렸다.


『엘더가 봉인한 녀석을 너가 무슨 수로 깨우겠다는거지? 엘더 본인의 실


  력은 보잘 것 없는 거지만, 요루타의 마력은 나도 제어하기가 힘들 정도


  다. 그런 검 속에 갇힌 녀석을 네가 무슨 수로 깨우겠다는거냐?』


"그건.."


론이 다급하게 말을 하려는데 그녀가 먼저 말을 끝냈다.


『교섭을 결렬이다. 거짓말을 하려면 좀 더 배우고 와라. 꼬마.』


그녀가 손을 기울이더니 천천히 손 안에 있던 구슬을 레아드의 가슴 위로


떨구었다. 마치 시간이 천천이 가는 것 처럼 느릿하게 그녀의 손을 떠난


구슬은 론의 외침과 함께 레아드의 가슴 속으로 스며들었다.


터엉!


순간, 레아드의 몸이 폭발적으로 위로 튕겨져 올라왔다. 정신을 잃었던 레


아드가 단숨에 깨어나면서 비명을 질렀다.


"아, 아아아악!!"


"레아드!!"


"아아악!!"


론으로서는 난생 처음 들어보는 레아드의 비명 소리였다. 그 어떤 일이 있


어도 비명은 지르지 않던 레아드가 저렇게까지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르니,


그 고통이 얼마나 큰지는 너무나 잘 알수가 있었다. 론이 부들부들 떨리는


눈으로 레아드를 바라보다가 레아드의 몸이 다시 한번 튕겨져 올라가는 순


간 고개를 돌리면서 눈을 감고 말았다.


리진이 그런 론을 보더니 미소를 지었다.


『흥, 겨우 이 정도에서 고개를 돌리는거냐. 앞으로 몇시간. 아니, 며칠이


  고 네가 괴로워 하는 동안 점점 고통을 늘려나갈거다.』


레아드의 비명 소리가 동굴 안을 가득 메우는 사이, 론은 떨구었던 고개를


들었다. 리진은 론의 얼굴이 분노로 가득 찼을거라고 예상을 하며 즐거


이 론을 마주 보았다. 하지만, 론의 얼굴은 싸늘하기 그지 없었다.


『.....너...넌.』


리진이 그런 론의 얼굴에 잠시 당황해 했다. 론이 뿜어내는 살기에 놀라


서가 아니었다. 그녀는 이런 식으로 사람을 바라보는 사람을 알고 있었다.


"펠..."


리진의 눈이 급격하게 커졌다.


론이 리진을 노려보며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


"펠..이겠지. 네 스승이란 녀석의 이름."


『그. 그걸 네가 어떻게?』


론의 입가에 힘겨운 미소가 생겨났다. 씁쓸한 듯한 자조 섞인 미소였다.


"로느 아이리어... 펠. 그게 내 이름이니까.."


『이 녀석, 무슨 헛소리를!』


잠깐이나마 자신이 겁을 먹었다는 사실에 리진이 분노를 느끼며 손을 치


켜 들었다. 하지만 론은 그녀의 행동에 조금도 관심을 두고 있지 않았다.


론의 시선이 레아드가 떨군 검에 가 닿았다.


"귀머거리는 아니겠지.."


론이 검에게 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리진이 당황해서 재빨리 들었던


손을 내리 그었다. 퍼억! 론의 몸이 급격하게 뒤틀렸다. 하지만, 론은 신


음소리 하나 내지 않고 계속이어 말했다.


"크으.. 네 말대로.. 불렀어..들었다면.."


『이 놈, 닥쳐랏!』


다시 한번 마력이 론의 몸을 후려 쳤지만, 론은 비명 대신에 소리를 질렀


다.


"들었다면 나와라! 그게 네 이름이 맞다면... 들었다면, 나와서 저 망할


 마녀를 없애버려!"


『그 입 닥치지..』


버럭 소리를 지르던 리진의 음성이 덜컥, 중간에서 멈춰졌다. 론의 이글


거리는 시선이 검에 가 있었다. 그녀는 론의 시선을 따라 레아드 옆에 떨


어져 있는 검을 보았다. 어느새 검이 스스로 허공에 떠 있었다. 검의 손잡


이가 위쪽으로 올라서서 마치 사람 처럼 서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리진


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어, 어떻게!?』


슈우욱..


검에서 검은 색의 빛이 흘러나왔다. 빛은 너무나 검어서 빛이 닿는 부분은


모조리 암흑으로 뒤덮였다. 동굴 전체가 어둠 속으로 물들어가자 이를 갈


던 리진이 재빨리 마력을 모아 검으로 날렸다.


퍼엉.


『......!!』


강력한 그녀의 마력은 검의 근처도 가기 전에 어둠 속으로 묻혀져버렸다.


그리고 동시에 검에서 뿜어지는 빛도 사그라 들어버렸다. 얼핏 보자면, 그


녀의 일격이 제대로 먹혀들어간 것 처럼 보였지만, 어둠 사이로 드러나는


그녀의 얼굴은 하얗게 질리다 못해서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단숨에 빛


을 다 방출해버린 검이 힘을 잃은 듯 허공에서 실이 끊어진 것 처럼 땅으


로 툭, 떨어졌다. 요란스런 쇳소리가 동굴 안으로 울려 퍼졌다.


『이... 이럴리가... 이럴수는 없어.』


론은 주위를 둘러 보았다. 하지만, 새롭게 나타난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


었다. 요루타에서 나오던 검은 빛이 사라진 동굴은 아까의 풍경과 다를게


조금도 없었다.


하지만, 리진은 무언가에 놀란 아이 처럼 뒷걸음질을 치고 있었다.


'마력...?'


그제서야 론도 느낄 수가 있었다. 어느새 동굴 안으로 마녀가 아닌, 다른


누군가의 마력이 스며들고 있었다. 하지만, 론이 신경을 곤두세워야 간신


히 느낄 수 있을 정도의 극히 적은 양이었다.


『허.. 허억!』


뒷걸음을 치던 리진이 갑자기 그 자리에 멈춰섰다. 그녀의 시선이 반대


편 벽에 가 있음을 안 론은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천년... 만인가."


검 안에서 들었던 사내의 음성이었다. 론은 동굴 한쪽에 튀어나온 바위 위


에 걸터 앉아 있는 사나이. 아니, 청년을 바라 보았다. 온통 검은색으로


치장을 한 듯한 사내의 모습은 너무나 강렬하게 론에게 다가왔다. 머리 부


터 눈동자, 옷. 그리고 그가 지니고 있는 배경까지 모든것이 검었다. 그의


몸짓 하나하나에 그가 존재하는 공간이 뒤틀리며 움직이는거 같았다.


그는 조용히 주변을 돌아 보았다.


"리진."


그가 짧게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그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바위


위에서 내려왔다. 일단의 단순한 동작이었지만, 그가 움직이는 동안에 론


은 숨도 쉴 수가 없었다. 뭔가.. 뭔가 다르다. 인간이 이 정도의 압박감


을 줄 수가 있다는건가?


『크윽!』


공포에 몸이 굳었던 리진이 갑자기 이를 악물더니 재빨리 주문을 외우며


자신의 앞으로 거대한 마력의 장을 만들어냈다. 그런 마녀의 행동을 조용


히 지켜보던 그가 말했다.


"천년만에 만나 스승에게 하는 인사가 그거냐?"


그의 말에 리진이 노해서 버럭 소리를 질렀다.


『닥쳐! 어느 세상에 제자의 목을 자르는게 스승이란거냐!!』


제자의 버릇없는 말이었지만, 그는 별로 관심도 없는지 차갑게 되물었다.


"그래서. 지금 나에게 덤비겠다는건가?"


『웃기지마.』


리진은 그에게 내밀고 있던 손을 갑자기 거두더니 론 쪽으로 돌렸다.



계속..


 제  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95             관련자료:없음  [21764]


 보낸이:홍성호  (오래아내)  2000-02-14 05:19  조회:450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9 5   )



== 제 2장 1막 < 피빛 달 아래에서. > ==


---------------------------------------------------------------------



『다가오지마! 오면 이 아이를 죽일테다!』


"그만둬."


강력한 마법의 장이 자신을 향해 돌려지자 론은 마른침을 삼켰다. 리진


은 자신의 협박에도 불구하고 그가 조금도 머뭇거림 없이 다가오자 더욱


마력을 론에게 들이 밀면서 외쳤다.


『하, 한발자국만 더 다가오면 죽이겠어! 진심이다! 오지마!!』


다가오면 죽이겠다는 소리보다는, 오지 말라는 외침 쪽이 더욱 절실했다.


론은 그가 정말로 다가오는게 아닐까 그를 살펴 보았다. 정말로 마녀는 그


가 다가오면 마력을 터뜨릴 기세였다.


"....."


다행스럽게도 다가오던 그가 멈칫, 그 자리에 멈췄다. 대신에 그는 론과


마녀의 숨이 덜컥, 멈춰버릴 만큼이나 엄청난 눈으로 리진을 노려 보았


다.


파박!


싸늘한 그의 시선에 론은 눈을 감을 수가 없었다. 마력도, 살기도 아닌 그


어떤 힘이 자신과 마녀의 주위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마녀는 너무나 놀란


나머지 입을 다물지를 못했다. 만약에 그가 원한다면 마녀는 이대로 죽게


될 것이다. 론은 그것을 너무나 절실하게 알 수 있었다.


힘의 차원이란게 달랐다. 마녀도, 비하랄트도, 레아드도. 하물며 성검이


지닌 힘들 조차도 지금 그의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닐 거라는 기분이 들었


다.


그가 자신의 불쌍한 제자를 노려보며 말했다.



"그만둬라."


『그.. 그..』


"두번 말하지 않겠다."


숨을 들이 마신 그가 정말로 화가난 얼굴로 말을 이었다.


"마력을 거둬라. 아니면, 소멸시켜 버리겠다."


주변의 공기가 무섭게 죄어온다. 론은 그의 시선이 자신을 향하지 않았다


는데 너무나 안도를 할 수 있었다. 근처에 있는 것 만으로 이 정도의 압박


감을 느끼는데 직접 시선을 받는 리진의 괴로움이라는건 상상도 못할 정


도였다. 결국에 리진이 마력을 풀고 말았다.


멍해진 눈으로 그녀가 털썩,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아... 아아...』


시선 만으로 얼마나 큰 타격을 받은건지 그녀는 정신이 나가버린 모양이었


다. 잠시 그런 그녀를 바라보던 그가 문득 고개를 돌리며 입을 열었다.


"비하랄트."


"예. 찾으셨습니까."


론은 고개를 돌려서 어느새 동굴 입구로 나타난 여인을 바라 보았다. 비하


랄트가 마치, 처음 부터 그곳에 있었던 것 처럼 자연스럽게 나타났다. 론


은 별로 놀라워하지 않았다. 자신의 생각대로 그녀는 마녀의 봉인을 일부


러 당한 것 처럼 보여준건지 조금도 지친 기색이 아니었다.


당당한 걸음걸이로 그에게 다가간 비하랄트가 무릎을 꿇더니 머리를 조아


렸다.


"천년만에 뵙습니다. 펠 님."


비하랄트의 말에 그가 냉소를 지었다.


"능구렁이 같은 짓을 벌였더군."


"송구스럽습니다."


고개를 숙이는 비하랄트의 얼굴에 긴장감이 돌았다. 그는 싸늘한 눈으로


비하랄트를 내려다 보다가 손가락을 가볍게 튕겼다.


탁, 그가. 펠이 손가락을 튕기자 순간, 비하랄트의 어깨가 터지면서 그녀


의 얼굴이 단숨에 일그러졌다. 론은 비하랄트가 고통으로 얼굴색을 바꾸는


건 처음 보았다. 그런 정도였으니 그녀가 입은 타격이 얼마나 심한건지는


굳이 당해보지 않아도 알 수가 있었다.


땅에 팔을 기대고 쓰러진 비하랄트의 옆을 스쳐 지나가면서 펠이 담담하게


말했다.


"주제 넘게 나선 벌이다."


"죄, 죄송합니다.."


"녀석을 봐줘라."


"..예."


자신도 굉장한 상처를 입은 상태였지만, 비하랄트는 그의 말에 곧장 마녀


에게 다가갔다. 그 사이 그가 고개를 론 쪽으로 돌렸다. 론은 그제서야 처


음으로 그와 눈을 마주할 수 있었다.


"......"


뭐라고 표현해야 비교가 될지 모를 정도로 강렬하고, 동시에 차가운 검은


색 눈동자가 자신을 바라보자 론은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쥐었다. 쥐어진


주먹 사이로 식은땀이 베어나왔지만, 론은 그런 자신의 몸엔 신경을 쓸 겨


를이 없었다. 그가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그는 천천히 다가오더니 론의 앞에 섰다. 론보다 10CM정도 더 키가 큰 그


는 론의 바로 앞에서 조용히 론을 바라 보았다. 그의 시선에 론은 눈을 감


거나, 아니면 고개를 돌리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해야 할 말이


있었기때문이었다.


론이 간신히 입을 열었다.


"레, 레아드를."


크윽, 입을 열었지만, 빌어먹을 입이 자신의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자 론은


잠시 숨을 들이쉬었다. 그리고 다시 말했다. 여전히 입은 저 멋대로였다.


"레아드를... 치료.. 치료를..."


더 이상 말이 나오지가 않았다. 론은 입술을 깨물면서 입을 다물었다. 다


행인지 불행인지 그는 론의 말을 금방 알아 듣고는 고개를 돌려서 동굴 한


쪽에 쓰러져 있는 레아드를 바라 보았다. 그가 가볍게 손짓을 하자 레아드


의 몸에서 하얀 빛이 생겨나더니 아까 마녀가 레아드의 몸 속에 넣은 마력


의 구가 다시 레아드의 가슴 위로 나타났다. 그가 다시 한번 손짓을 하자


마력이 풍선 터지듯이 펑, 소리를 내며 사라졌다.


마녀의 마력이 완전히 사라졌는지, 그때 까지 고통스런 신음을 흘리던 레


아드의 모습이 단숨에 안정을 되찾았다. 레아드의 몸이 길게 늘어지자 그


는 고개를 다시 론 쪽으로 옮겼다.


그가 천천히 입을 열더니 말했다.


"저 아이냐."


"뭐, 아. 아니. 예?"


얼떨결에 론이 존댓말을 하고 말았다. 마음 같아서는 난데없이 튀어나온


진짜 아버지란 이 인간에게 욕이라도 한바가지 퍼붇고 네 놈 따위 내가 아


버지로 인정할거 같냐고 소리를 쳐주고 싶었지만, 상대방은 말이 아니라


그 존재로서 강력하게 론에게 말해주고 있었다.


론은 온 몸이 떨리는걸 느꼈다. 무서워서가 아니었다. 두려워서가 아니었


다. 온 몸이 이상하게 떨려왔다. 몸이 그에게 반응을 하는 것이었다. 비하


랄트가 시간의 흐름 속에 묶어버렸다는 자신의 마력들이 갑자기 몸 안에서


날뛰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가슴이 뜨거워졌다.


이게... 이게 아버지란 존재인가?


론이 입을 다문채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자, 그가 다시 물었다.


"네가 말했던 네 빛이라는 아이가. 저 아이냐."


그의 말에 론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어, 언제 자신이 그와 만난적이


있었던가? 재빨리 기억을 되돌려 보았지만, 이렇게나 엄청난 인간을 만나


고 잊어버릴 만큼이나 자신은 무모한 인간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의 입에서 나온 말도 꽤 충격적이었다. 레아드를 보고 빛이니 어


쩌니 하고 레아드에게 장난 비슷하게 말을 한 적은 있었지만, 그걸 이 사


람이 어떻게 알고 있는거야?


그가 스윽, 고개를 움직이며 쳐다보자 론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


고 말았다.


"그.. 그런데요..습니다..만은."


머리 속은 냉정하고, 많은 생각들이 오고가는데, 이상하게도 이 빌어먹을


몸뚱아리는 제정신이 아닌가 보다. 론은 자신이 말하고 나서 너무나 놀라


고 말았다.


그도 론의 말에 꽤 어리둥절해 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요습니다만은?"


친절하게 다시 말해줄 필요까지야.... 론이 당황해서 얼굴을 붉혔다. 레아


드와 바크를 제외 하고는 다른 사람 앞에서 얼굴을 붉히는게 아마도 처음


일거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리고 그런 자신에게 무척이나 불만스러운


론이었다. 도대체 머리하고 몸하고 따로 노는 기분이야!


"쿡.."


얼굴은 물론 목까지 붉게 물든 론이 고개를 숙이며 쥐구멍이라도 찾으려고


노력하는 사이, 문득 위에서 가벼운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우, 웃음 소리?


론이 놀라서 고개를 들어 그의 얼굴을 살펴 보았다. 정말로 그가 웃고 있


었다.


커다랗게 입을 벌리고 웃음을 터뜨리는 것도, 입을 다물고 킥킥거리며 웃


는 것도 아닌, 단순히 작은 미소였지만, 확실히 웃고 있었다.



계속..



PS:흐억. --; 4번 쓰다 지워서 간신히 완성.;;


    제  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96             관련자료:없음  [21765]


 보낸이:홍성호  (오래아내)  2000-02-14 05:19  조회:490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9 6   )



== 제 2장 1막 < 피빛 달 아래에서. > ==


---------------------------------------------------------------------



론은 당황한 얼굴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잠시 고개를 끄덕이더니 레아드


를 다시 바라 보았다. 그 시선이 꽤 부드럽다는데 론은 다시한번 놀라고


말았다. 그가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좋은 아이구나."


"아...예."


론이 엉겹결에 고개를 숙였다. 그 사이, 그는 론을 지나쳐 가더니 비하랄


트와 리진에게로 다가갔다. 뒤에 남겨진 론은 그가 사라지자 죽음의 사신


을 만났다가 살아난 사람 마냥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속으로는 좀 찹찹한 심정이었다. 자신은 그를 아버지라고 생각하


지 않지만, 그런 사정을 떠나서 어쨌거나 저 인간이 내가 세상에 태어난


이유 중에 반을 차지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그 쪽에서도 이쪽을 특별히 아


들 취급은 하지 않았다.


감격의 부자 상봉을 바란건 아니었지만, 역시 둘 다 별난 점이 있었다.


펠이 비하랄트의 앞에 서며 물었다.


"상태는?"


"정신이 몹시 불안정합니다."


그가 시선을 내려 땅에 뉘어진 리진을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천년간 나에 대한 원한 하나로 버텨왔을 텐데, 지금와서 이 지경이 되었


 으니 의지가 흐려질만도 하겠지. 정신체로 천년을 버텼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거다."


"몸이 없으면 곧 소멸해버릴겁니다. 제가 임시로나마 쓸만한 몸을"


그가 손을 들어 비하랄트의 말을 멈추게 했다.


"아니, 몸은 있다. 녀석을 죽인다고 목을 치긴 했지만, 엘더의 앞이어서


 눈속임을 조금 한 것 뿐이었어. 리대륙에 숨겨 두었으니, 엘더가 발견하


 지 못했다면 아직도 거기 있겠지."


"그러면 제가,"


비하랄트의 말에 그가 고개를 저었다.


"엘더가 찾지 못하도록 꽤 복잡한 주문으로 가려놨으니 너가 간다고 해도


 찾지는 못할거다. 내가 직접가야 해."


"제가 모시겠습니다."


"그래."


펠이 손을 뻗어 리진의 이마에 손을 얹었다. 그러자 리진의 몸이 밝은 빛


을 내더니 단숨에 사라졌다. 어느새 펠의 손 위로 흰색의 구가 만들어졌


다. 리진의 정신을 구 속으로 넣은 모양이었다.


펠과 비하랄트가 무슨 대화를 하는 사이, 론은 레아드에게 가서 레아드의


몸을 살펴 보고 있었다. 정령인지라 몸에 특별한 외상은 없었지만, 아까


괴로워 하던게 너무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있어서 레아드가 정신을 차리기


전까지는 아무래도 안심을 할 수가 없었다.


그때, 뒤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론이 고개를 돌려보니 비하랄트가


서 있었다.


"......."


펠을 만나고, 레아드를 돌보는 사이 가라 앉았던 마음이 비하랄트를 보는


순간 급격하게 차가워졌다. 론은 가슴 속 깊이 살기가 피어 오르는걸 느끼


며 비하랄트를 노려 보았다.


"할 말이 있다면 나중에 해라."


론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다 알고 있다는 듯 그녀가 말했다. 론이 그녀


를 노려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하나만... 묻겠어."


비하랄트가 고개를 끄덕였다. 론은 숨을 크게 들이쉬더니 그녀에게 물었다.


"아버지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어?"


펠을 말하는게 아니었다. 비하랄트는 묵묵하게 입을 다물다가 나직히 한숨


을 토해냈다.


"그래, 내가 다 말해줬었다."


"알고.. 있었다고?"


론이 고개를 숙이며 나직하게 비하랄트의 말을 되씹었다. 그래, 알고 있었


다라는 거군.. 지난 세월을 모조리 즐겁게 미화시킨다고 해도 절대로 그럴


수 없는게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었다.


자신의 기억 속의 아버지는 언제나 술을 마시고 있었다. 아주 어렸을 적엔


그의 품에 안겨 있었던 적이 몇번 있었지만, 그 뒤의 기억은 모두 곤드레


만드레 취해서 주정을 부리는 그의 모습 뿐이었다.


그는 언제나 집 안에서 술에 취해서 돌아다녔고, 간혹 자신을 보면 미친듯


이 화를 내며 두들겨 팼었다. 특히, 어머니에 관한 질문을 하면 더욱 화를


냈었다.


어렸을 적엔 그를 미워했고, 커서는 그에게 관심을 끊었었다. 하지만, 지


금 생각해보니 오히려 자신 보다 더 불쌍한게 바로 그였다.


미도에서 비하랄트의 말은 절대적이다. 설사 아이리어의 장이라고 해도 그


녀의 말을 거역할 수는 없었다. 그녀는 자신을 그에게 주면서 자식으로서


키우라고 말을 했을거다.


낳지도 않은 자식을 보며, 그 아이의 엄청난 능력을 보며 그는 고뇌했겠지.


처음엔 자식으로서 예뻐하려고 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점점 아이의 능


력이 드러나고, 주변의 부하들이 모두 아이에게 충성을 하자 그는 고립되


어 갔을거다. 비하랄트 마저 그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으니 그의 삶이란건


지옥과도 같았겠지..


"그러면...나를 낳으면서 돌아가셨다는 어머니는?"


비하랄트가 고개를 저었다.


"녀석은 결혼을 하지도 않았다."


"걸작이군...."


론이 킬킬, 자조 섞인 웃음을 터뜨리더니 갑자기 주먹을 앞으로 휘둘렀다.


비하랄트가 맞을리가 없었지만, 론은 거칠게 허공에 주먹질을 하더니 외쳤


다.


"이 악마 같은 자식! 어떻게 사람에게 그런 짓을 시켜!"


자신이 낳지 않은 아이가, 세상에 있지도 않은 엄마를 찾는다... 그는 그


런 날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론은 가슴 속이 울컥, 뒤틀리는 기분이었다.


"가만두지 않겠어... 네 놈, 반드시 후회하게 만들겠어."


론의 증오에 찬 음성에 그녀는 조용히 몸을 돌릴 뿐이었다. 그녀의 등 뒤


로 나직하게 그녀의 담담한 음성이 들려왔다.


"펠 님과 한달간 대륙에 가 있을거다. 무슨 일이 생기면 기렌을 통해서 날


 불러라."


"닥쳐! 누가 네 놈 따위에게 도움을 청할거 같아!"


"나도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란다."


그녀는 그 말을 끝으로 펠을 향해 걸어갔다. 뒤에 남겨진 론은 자신이 지


을 수 있는 가장 증오에 찬 눈으로 그녀를 노려 보았다.


"그 꼬인 성격은 여전하군."


다시 자신에게 돌아오는 비하랄트를 보며 펠이 말했다.


"변명할 꺼리 정도는 충분히 있을텐데, 그렇게 혼자 미움을 받아도 괜찮은


 거냐. 무척 저 아이를 아끼는거 같던데."


비하랄트가 은은한 미소를 지었다.


"스승님께 배운대로 행동할 뿐입니다."


"그런가.."


"이제부터 어쩌실 생각이십니까?"


펠이 고개를 동굴 입구 쪽으로 돌렸다.


"내가 깨어났으니, 슬슬 녀석이 움직이겠지. 엘더가 목숨을 걸고 만들어낸


 천년의 휴식은 끝났어."


펠의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내가 다시 이 세상에 발을 디딘 이상, 녀석의 마음대로 되게 하진 않겠


 다."


둘의 몸이 하얀 빛으로 물들어갔다. 그 사이로 펠의 음성이 대기로 울려퍼


졌다.


"역사의 재래다."



계속..



2장 1막. -피빛 달 아래에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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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하핫. 2장 1막 끝났습니다. ^^


복선을 엄청나게 깔아버렸네요. 보시는 분들이 내용 헷갈릴 정도라고 생각


됩니다. 론의 출생에서 엘더에다가 마왕(설마 펠이 요타 1부에서 나온 마


왕이란거... 눈치채지 못한분은...없겠죠. --; 설마.). 마녀에 비하랄트의


정체까지. 모두 밝혔습니다만... 워낙 단편적이고 짧막한 장면들로 넘어가


서 혼란하리라 생각됩니다.


그냥 봐주세요.


후반으로 가면 다 설명할 부분이 나오니까요.


2막부터는 하와크 편입니다. 2막도 장난 아니게 힘들거 같네요.;;



자, 계속 갑니다~ *_*



 제  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97             관련자료:없음  [21813]


 보낸이:홍성호  (오래아내)  2000-02-15 00:38  조회:71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9 7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



"어이, 거기~! 좀 더 꽉 잡아! 아니, 너 말이다! 그래! 너!"


사내들의 요란하고, 우렁찬 기합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거대한 나무 기둥


하나가 천천히 세워졌다. 레아드는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사나이들의 그 멋


진 대열에 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옆에 있는 시랑과 파유가 가


려면 차라리 자신들을 밟고 가라는 기세여서 그냥 눈을 반짝이며 지켜 볼


수 밖에 없었다.


"와아아!"


저택의 중심이 될 커다란 나무 기둥이 세워지고, 재빨리 그 옆으로 받침대


를 얹어서 기둥을 지탱하게 했다. 높이가 까마득한 기둥이 세워지자 언덕


위로 모여 있던 사오십명의 사나이들이 서로의 수고를 치하하며 환호성을


내질렀다.


저택이 불에 타서 잿더미가 되고 열흘이 지났다. 론과 레아드가 무사히 미


도로 돌아오고 나서 다음 날 부터 시작된 신저택 공사는 칠일이 지난 지금


공사의 중심이 될 주춧대를 세우기 이르렀다.


사실 공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건 삼일 전부터였고, 그 전까지는 언덕을


가득 채우고 있던 잿더미를 내다 버리는 작업들이었다. 마법이 가능했다면


좀 더 간단하게 일을 치룰 수 있었겠지만, 비하랄트가 떠난 뒤로 어쩐 일


인지 미도 전역에 흐르던 마력이 거짓말 처럼 사라졌다. 덕분에 일의 대부


분은 사람의 힘으로 직접 해야 하게 되었다.


"이제 겨우 시작을 했으니, 완공까지는 한달 정도 걸릴거 같네요."


대충 날짜를 어림잡은 시랑의 말에 레아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주


위를 한번 둘러보고는 시랑에게 물었다.


"근데, 론은? 아침부터 안 보이던데."


"론 님이요? 아까 아래 임시 본부에서 뵈었는데요."


시랑이 그러면서 언덕 아래 쪽으로 세워진 수십 개의 천막을 가리켰다. 저


택을 지을 동안 마을에서 불러 온 사나이들이 임시로 머무는 장소로 만든


것 들이었다. 그 중에서 유난히 커다란 천막에 시랑의 손끝이 머물었다.


레아드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둘에게 말했다.


"나 잠깐 론 좀 보고올게."


파우가 얼른 끼어들더니 말했다.


"설마 공사 일 하신다거나 하는거 허락 맞으시려는건 아니시겠죠?"


"헷, 알았어?"


"정말, 레아드 님!"


파유의 외침에 레아드가 재빨리 자리를 피했다. 언덕을 뛰어 내려가면서


레아드가 둘에게 손을 흔들었다.


"으이그. 정말 못말린다니까."


파유의 투정에 시랑이 피식, 웃었다.


"그래도 레아드 님이 있어서 얼마나 좋냐? 두분 다 무사히 돌아오셔서 다


 행이야."


"그야 그렇기는 하지만.. 근데 시랑. 넌 들었지?"


"뭘?"


파유가 슬쩍 시랑에게 다가면서 물었다.


"그 마녀에 대해서 말야. 론 님이 나한테는 말씀을 안해주시더라구. 마녀


 한테서 어떻게 레아드 님을 구해왔는지."


"그거? 사실 나도 못 들었어. 궁금하긴 하지만, 론 님이 말씀 하시길 꺼려


 하시는 거 같던데."


"흐음~"


두 팔을 머리 뒤로 넘기며 파유가 빙글 몸을 돌렸다. 파유의 반짝이는 금


색 머리 카락들이 불어오는 바람에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휘날렸다.


"어떻게 된 일이지?"



"론! 여기 있어?"


몇몇 천막을 뒤지던 레아드가 요란스레 소리를 질러서 론을 불렀다. 사내


들과 함께 저택의 공사를 위해 지원한 몇몇 여인과 처녀들이 지나가는 레


아드를 보며 뒤에서 미소를 지었다.


이미 미도에서 레아드는 열살바기 애들도 다 알 정도로 유명했다. 그런 자


신의 인기를 모른채 레아드는 열심히 천막 사이를 뛰어 다니며 여인네들의


훌륭한 잡담 거리가 되어 주었다. 그런 레아드가 론을 찾은건 천막들 사이


에 껴 있어서 거의 보이지도 않는 작은 천막 안에서였다. 물품을 담아두는


천막이었는데 그 안으로 론의 모습이 보였다.


"론!"


"어, 들어와."


뭔가를 하던 론이 레아드의 등장에 반갑게 미소를 지으며 손짓을 했다. 레


아드는 천막의 입구를 가린 하얀색 천을 치우며 안으로 들어왔다. 물품 창


고라서 그런지 별별 크기의 상자들이 천막 안으로 가득 쌓여 있었다. 상자


하나에 걸터 앉아 있던 론은 레아드를 보더니 옆에 와서 앉으라는 손짓을


했다.


"그렇지 않아도 사람을 보내서 부를 참이었어."


"응? 왜, 무슨 일 있어?"


론이 씨익, 웃더니 품 속으로 손을 넣었다. 레아드는 론의 행동에 의아한


얼굴을 했지만, 론의 품 안에서 나온 물건을 보고는 반갑게 외쳤다.


"그거 마법 구슬이잖아!"


"저.. 전송 구슬이야."


론이 하하.. 웃으면서 레아드의 말을 고쳐 주었다. 론의 손에 들린건 주먹


보다도 작은 투명한 구슬이었다.


"저택이 불타면서 구슬들이 다 깨져버려서 문제였는데, 마침 마을에 사는


 한 노인이 하나 가지고 있더라구. 어렸을 적에 저택 근처에서 줏은거래."


"헤에, 근데 되게 작다?"


"크기야 어떻든 이게 있으니까 연락을 할 수 있게 됐어."


"바크 한테 말이지?"


론이 미소를 지었다. 레아드가 슬쩍 다가오더니 론과 상자 하나를 두고 앉


았다. 론이 가운데 상자 위로 구슬을 올려 놓더니 손을 위로 들었다.


"레아드."


"아, 응. 나도 알아."


레아드가 빙그레 미소를 짓더니 론이 내민 손을 마주 잡았다. 비하랄트가


없으니 이런 식으로 밖에 마력을 충당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레아드


에게서 제법 마력을 얻은 론이 작게 주문을 외우더니 구슬을 쓰다듬었다.


"와아,"


천막 안이 어둡고, 구슬이 작아서 그런지 정말 '마법의 구슬'같은 분위기


를 연출해냈다. 작은 구슬에서 이윽고 빛이 흘러 나오면서 론과 레아드의


얼굴을 비췄다. 론이 싱긋 웃었다.


"금방 받을거야."


구슬의 특성상 이쪽이 연결을 한다고 해도, 상대쪽에서 받지를 않으면 말


을 할 수가 없다. 평상시의 바크는 대부분 집무실에 있어서 론이나 레아드


가 이렇게 연락을 하면 한시간도 지나지 않아서 연결을 해 주었다. 하지만


오늘은 날이 좋았는지 론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구슬의 빛이 갑자기 사


그라 들었다.


연결이 된 것이다.


"어쩐 일이야. 이렇게 빨리 연결 되기는 처음인걸."


론의 말에 레아드가 고개를 끄덕이며 씨익 웃었다.


"심심했나봐. 연락 오기를 목빠져라 기다려서 구슬 앞에만 앉아 있던거 아


 냐?"


"설마."


둘이 쓰잘떼기 없는 말 장난을 늘여 놓는 사이, 구슬에서 다시 푸르스름한


빛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 안으로 조그맣게 바크의 얼굴이 나타났다. 레아


드가 반가워서 바크에게 손을 들었다.


"야아, 바크. 되게 오랜만"


그 순간, 구슬이 깨질 정도의 커다란 소리가 천막 안을 쩌렁쩌렁하게 울렸


다. 작은 구슬에서 울려퍼지는 소리가 얼마나 컷던지 상자 위에 앉아 있던


레아드는 상자 뒤로 넘어갈 뻔 했다.


"이 망할 녀석들아! 도대체 무슨 일이 있어서 지금에서야 연락을 하는거야!


 너희들 당장 하와크로 날아 오지 않으면 모란 국왕을 협박해서 미도를 멸


 망시켜 버릴거야!"


"뭐.. 뭐?"


론의 되물음에 바크가 다시 한번 거하게 소리쳤다.


"스얀이 잡혔단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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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


이번에 요타 2부 100회 특집으로 인기 투표를 하게 되었습니다.


에.. 1부 272회에 100를 더하니.. 372회 특집이 되겠군요. --;


여튼! ^^; 하겠으니 많은 참가 부탁드리겠습니다.


참고로 200회 특집 때는 상품 준비 이벤트도 열 계획입니다.



1. 좋아하는 캐릭터.


좋아하는 순서대로 5명 적어 주세요.


1등은 5점.


2등은 4점.


3등은 3점.


4등은 2점.


5등은 1점.


입니다. 원래는 세명만 할려고 했는데..--; 그럴 경우 쥔공


녀석들만 모조리 뽑힐 가능성이 너무 높아서 다섯 명으로 했


습니다.(좋아하는 이유도 써주세요~)



2. 싫어하는 캐릭터.


싫어하는 순서대로 5명 적어 주세요.


점수는 위와 동일합니다.(싫어하는 이유도 써주세요~)


라고는 해도... 누가 1등을 하려나. --;



3. 좋아하는 장면.


가장 좋아한 장면을 적어 주세요. 이유도 써주시면 감사하겠


습니다. ^^



기한은 2월 20일 까지 입니다.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



 제  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98             관련자료:없음  [22009]


 보낸이:홍성호  (오래아내)  2000-02-17 22:40  조회:142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9 8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



"뭐, 뭐야! 스얀씨가 뭐가 어째!?"


스얀이 잡혔다는 소리에 정작 론은 가만히 있는데 레아드가 놀라서 구슬을


잡고 소리쳤다.


"레, 레아드, 잠깐! 그 구슬.."


론이 깜짝 놀라서 레아드를 말리려고 했지만, 이미 때는 늦어서 구슬이 갑


자기 밝은 빛이 내뿜더니 퍽! 하는 소리와 함께 금이 가버렸다.


"아... 이런."


론이 이마에 손을 얹으며 가볍게 한탄 소리를 내었다. 레아드는 자신이 너


무 세게 쥐어서 구슬이 깨어졌는지 두조각으로 조각난 구슬을 내려다 보다


가 넌지시 론에게 고개를 돌렸다.


"미.. 미안."


"아냐. 원래 불량품이라서 성능이 별로였어. 그랬으니 아무렇게나 들판에


 다 버린거겠지. 레아드 탓은 아냐. 별로."


별로..라는건 바꿔 말하면 어느 정도는 있다란 뜻. 레아드가 죄책감을 이


기지 못해서 고개를 숙여버렸다. 론이 뒷머릴 긁적이더니 말했다.


"그런데, 무슨 일이지? 스얀이 잡혔다니."


"그게.."


레아드가 머뭇거리면서 입을 다물었다. 론이 쓴웃음을 짓더니 레아드의 굽


혀진 등을 탁탁 쳐주었다.


"괜찮다니까. 구슬이야 나중에 기렌한테 만들어 달라고 하면 되니까 마음


 쓰지마."


"으응.."


론의 말에 레아드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금방 회복해서는 말했다.


"바크 말투로 보자면 무척 급한거 같던데."


"응. 나도 그렇게 느껴졌어. 얼핏 뒤로 보이던 대신들의 얼굴이 전부 경악


 이라고 써 있더라. 아마도 구슬을 가지고 다니면서 연락 오기를 기다렸나


 봐. 회의 중 같았는데."


"저.. 정말?"


몇초 밖에 안되는 그 짧은 시간 동안 레아드가 본거라고는 바크의 얼굴 하


나 뿐이었다. 그런데 론은 같은 시간 동안 그 외의 모든걸 확인한 모양이


다. 으음.. 검사로의 길은 아직 멀구나..


레아드가 쓸떼없는 생각을 하는 사이, 론이 상자에서 가볍게 뛰어 내려왔


다.


"근처 마을 중에 하와크까지 나갈 수 있는 이동 문이 있는지 모르겠네."


"갈거야?"


"당연하잖아. 그럼, 레아드는 여기 남을래?"


"아, 아니! 당연히 가야지."


다른 사람도 아닌 스얀이 잡혔다는데... 근데, 뭘 하다가 뭐 한테 잡혔다


는 말이지?


일단, 잡혔다라는 말에서 알 수 있는건 몸이 구속 되었다. 그리고 목숨은


아직 무사하다란 거였다.


그나저나,


"몇달만의 하와크구나."


레아드의 말에 론이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내가 말한거 다시 외워봐."


론의 자뭇 무서운 얼굴에 파유가 잔뜩 얼어서는 더듬거리며 말했다.


"처, 첫째. 기네아 님에게 이르지 않는다. 둘째.. 기네아 님에게 가까이


 가지 않는다. 셋쩨. 기네아 님에게...."


일곱개나 되는 사항들의 모두가 기네아 님에게.. 로 시작이 되었다. 공통


적으로는 론과 레아드가 하와크로 가는걸 절대 기네아에게 알리지 말라는


것이었다. 시랑이야 한번 말하면 단번에 그 외의 사실들까지 재빨리 알아


서 행동을 하지만, 파유는 제대로 말을 해놓지 않으면 일을 벌이기 때문에


론이 이런 강구책을 내놓은 것이었다.


론이 찌른 상처가 꽤 치명상이었는지, 기네아는 아직도 침대에 누운채 일


어나질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만약에 론이 하와크로 간다는걸 알게 된다


면 그 몸으로 따라 나선다고 일어날게 분명했다. 론이 이렇게 파유를 닥달


하는 것도 다 이유가 있었다.


"안 말할게요, 제발 안 말할테니 그만요!"


열번이나 론의 거듭되는 말에 파유가 질렸는지 항복 선언을 하고 말았다.


론이 그제서야 만족스런 미소를 지으며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론은 시랑에게 자신이 없는 동안의 일에 관해서 간단하게 설명을


해주고는 멀찌감치에서 기다리는 레아드에게 달려왔다.


언덕 아래서 론을 기다리던 레아드는 론이 달려오자 반갑게 웃으며 물었


다.


"다 됐어?"


"응. 이제 가기만 하면 돼."


"그나저나 아깝네. 저택 공사를 좀 더 구경하고 싶었는데."


영차영차! 사내들의 힘찬 기합성이 들려오는 공사장을 보면서 레아드가 혀


를 찼다. 론이 그런 레아드의 얼굴을 보며 미소를 짓더니 레아드의 등을


밀었다.


"자자, 우린 갈 길이 급하다구."


"아, 응."


론의 말에 레아드는 고개를 끄덕이며 론과 함께 언덕을 내려갔다. 근처 마


을까지 걸어서 간 뒤에 그곳에서 이동의 문을 통해 미도에서 가장 큰 마을


인 '슬프'까지 간다. 그리고 그곳에 있는 거대한 이동의 문을 통해서 단번


에 하와크까지 가는게 일단 정해진 루트였다.


원래 저택 아래로 삽십분 정도를 가면 마을 하나가 있었지만, 전에 저택이


불타는 바람에 임시 저택으로 사용을 하다가 마녀의 습격으로 쑥밭이 되어


버린 탓에 둘은 세시간 정도 떨어진 마을까지 걸어가게 되었다.


정오가 조금 지난 시간에 떠났기에 둘은 비하랄트가 사는 숲을 가로 질러


서 드넓게 펼쳐진 초원의 위에서 발을 멈추고는 초원 한가운데 그림 처럼


서 있는 커다란 나무 쪽으로 갔다. 점심을 먹기 위해서였다.


레아드가 예전에 미도를 구경하다 발견한 곳으로 레아드를 찾으로 돌아다


니다가 론도 이 곳에 몇번 오게 된 적이 있었다. 둘다 여기가 마음에 들었


는지 아직 점심을 먹기엔 이르지만, 두말 하지 않고 이곳에서 점심을 먹기


로 결정을 했다.


"우와, 여기서도 보이네. 저 나무."


자신이 등을 기댄 나무도 크긴 하지만, 저 멀리 숲 사이로 하늘 끝까지 뻗


어 올라간 거대한 나무를 보며 레아드가 감탄성을 내질렀다. 전에 론이 스


키토라의 공격을 피하느랴 만들어낸 나무였다. 사실 미도 어디를 가도 보


이는 나무였지만, 요즘 너무 일이 바빠서 미처 볼 겨를이 없었다.


둘은 그곳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끝내고는 다시 마을을 향해 걷기 시작했


다. 숲을 가로 지르고, 초원을 건너서 다시 숲에 들어와서야 멀리 마을의


전경이 보였다. 숲을 거닐다가 사람이 지나갈 수 있는 길을 발견하고 그


길을 따라 걷던 레아드가 문득 중얼거렸다.


"론, 나 궁금한게 있는데.."


레아드의 말에 론이 반갑다는듯 물었다.


"레아드도?"


레아드가 론을 마주보며 말했다.


"론도야? 우리 예전에 이 길 지나간 적이 있던거 같지 않아?"


"응.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참이야."


"언제였지?"


레아드가 끙끙거리면서 주변을 돌아 보았다. 확실히 낯이 익은 풍경들이지


만, 또 어떤 면에서는 낯설었다. 도대체 이유가 뭐지?


론도 생각이 나지 않는건지 고민고민을 했다. 그런 사이 둘은 숲의 끝자락.


마을의 입구에 도착을 했다. 그제서야 자신들의 의문이 풀리는 둘이었다.


레아드가 손가락을 튕기며 외쳤다.


"아하, 이 마을이었구나?"


"그 꼬마가 살던 마을이었군."


론이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어째서 숲의 길을 따라 오


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알만 했다. 분명 자신들은 그곳을 지나간 적이


있었다. 단, 그때는 한밤 중이라서 낮인 지금과는 다르게 느껴진 것이다.



계속..



ps:투표 해요! 투표!!


 제  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99             관련자료:없음  [22010]


 보낸이:홍성호  (오래아내)  2000-02-17 22:41  조회:133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9 9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



"그 꼬마들 잘 있는지 모르겠네. 유린하고 페이였지?"


겨우 며칠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워낙 지나간 나날들이 아득해질 만큼이


나 현실감이 없어서 레아드가 감회가 새롭다는 듯 중얼거렸다. 그러다 레


아드가 고개를 빙글 옆으로 돌렸다. 왠지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기 때문이


었다. 과연, 고개를 돌려 쳐다 본 곳에는 왠 꼬마 녀석이 이 쪽을 쳐다보


고 있었다. 레아드와 눈이 마주치자 녀석이 화들짝 놀랐다. 바크와 같은


검은색 머리에 키가 제법 큰 아이였다.


"레아드?"


레아드가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기만 하자, 옆에 있던 론이 넌지시 레아


드를 불렀다.


"뭐 해?"


"응? 아, 아냐."


"뭘 보던거야?"


"그냥. 저기 저 애를"


"후엔!!"


레아드가 말을 하다가 갑자기 들려온 외침에 입을 다물었다. 마을 입구 옆


에 있던 집 앞으로 왠 여자 아이가 물통을 들고 달려나왔기 때문이었다.


여자애는 검은 머리 아이에게 달려가더니 웃으면서 물통을 내밀었다.


"여기 물통 가져 왔어. 유린이 그러는데 집에서 제일 좋은거래. 후엔? 후


 엔? 뭘 보는거야?"


여자 아이가 후엔의 시선을 따라 마을 입구 쪽을 보았다. 하지만, 시선이


가 닿은 곳은 바로 자신의 앞이었다. 어느새 레아드와 론이 둘에게 다가온


것이다. 레아드가 슬쩍, 허리를 굽혀서 여자애와 눈높이를 맞추더니 싱긋


미소를 지었다.


"너, 페이지? 발은 이제 괜찮아?"


"예? 예?"


페이가 어리둥절 하다가, 문득 론에게 시선이 닿더니 얼굴이 하얗게 질려


버렸다. 페이가 후다닥 뒤로 물러서다가 후엔의 등 뒤로 숨었다.


"페, 펠 님!?"


론이 페이의 반응에 어리둥절 하더니, 곧 피식 웃었다.


"뭐야, 숨기려고 했는데 이미 다 알아버린건가."


"정말. 어떻게 안 거지?"


레아드의 말에 론이 못말린다는 표정을 지으며 레아드를 탓했다.


"레아드 때문이잖아. 그때 마을 사람들 앞에서 내 이름을 불렀었어."


"엣, 그랬어?"


레아드와 론이 장난스런 말을 주고 받는 사이, 둘의 앞에 선 페이와 후엔


은 점점 석화가 되어가는 중이었다. 아무래도 자신들의 앞에 서 있는 사람


이 미도 최고의 권력자라는게 아이들에겐 감당할 수 없는 충격으로 다가온


모양이다.


론에게 장난스런 말대꾸를 하다가 문득, 레아드가 아이들에게 시선을 돌렸


다. 한 녀석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었다.


"유린은?"


레아드의 물음에 페이는 잔뜩 위축이 되어서는 대답을 못했고, 대신 앞에


있던 남자애가 대답을 했다.


"유, 유린은.. 지금 벌을 받는라고 창고 청소 중..이에요. 아니, 입니다."


남자애가 마지막에 자신의 말을 황급히 줏어 담고는 고쳤다. 레아드는 그


런 아이를 보면서 은근히 미소를 지었다. 이 애들, 나이 답지 않게 모두


조숙하다. 근데, 그 점이 오히려 더 귀여웠다. 레아드가 싱글 웃으며 후엔


에게 물었다.


"너가 후엔이지?"


"예? 아, 예.."


"유린이 너 되게 좋아하더라."


"예... 예!?"


레아드의 말에 거의 무의식 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던 후엔이 고개를 들더니


그대로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그리고는 조심스레 레아드를 살펴 보았다.


설마 이 사람은 좋아한다라는 뜻을 반대로 알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의


심스런 눈이었다. 레아드가 아하하, 웃더니 후엔의 어깨를 탁탁. 쳐주었


다.


옆에 있던 론이 물었다.


"고기 잡으러 가는거니?"


"예..예."


페이는 등 뒤로 숨어서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으니 애꿎은 후엔이 레아드


나 론의 질문을 답해야 했다. 후엔의 대답에 레아드가 싱긋 웃었다.


"잘해봐. 유린도 없고. 찬스네."


"레, 레아드."


열살이 겨우 넘은 애들한테 그게 할 소리야.. 론의 말에 레아드가 실실 웃


었다. 론은 더 이상 애들을 잡아두면 페이가 압박감에 기절을 해버릴거 같


아서 그 쯤에서 둘에게 그만 가보라고 허락을 해주었다. 페이와 후엔이 꾸


벅 고개를 깊숙하게 숙여 보이더니 후다닥 마을 입구 밖으로 달려갔다.


둘의 모습이 숲 안으로 사라질 때까지 어린애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레아


드가 이윽고 고개를 돌렸다.


"좋을 때다."


론이 미소를 지으며 마을 안쪽을 가리켰다.


"늦겠어. 저녁 전에는 바크한테 가야지."


"응."


둘은 곧이어 마을 안으로 들어갔다. 마을 사람들이 한창 자신들의 일을 할


시간들이어서 마을 안은 꽤 한산했다. 다행스럽게도 마을 입구에서 광장까


지는 겨우 이삼분 거리여서 둘은 애들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만나지 않


고 광장에 도착 할 수가 있었다.


마을 중앙으로 세워진 제단을 보며 론이 투덜거렸다.


"나중에 시간이 되면 전부 대륙까지 이동이 가능하게 개조시켜 버려야겠


 어. 미도 밖으로 나가기가 이렇게나 불편해서야..."


레아드가 의아해서 되물었다.


"그러다 애들이 하와크나 모란으로 날아가면 어쩌려고?"


레아드의 날카로운 지적에 론이 잠시 입을 다물고 말았다. 확실히.. 유린


정도의 녀석이면 그런 과감한 행동을 벌일만도 하지. 론이 떨떠름한 표정


으로 말했다.


"아..안하는게 좋겠다. 그거.."


"그렇지?"


레아드가 싱긋 웃었다.


둘은 마을 광장 중심에 위치한 제단에 올라섰다. 멀리 마을 광장으로 들어


오는 입구 쪽에서 몇몇 사람들이 이쪽을 보더니 뭐라 떠드는게 들렸다. 펠


이란게 다 알려졌는데 남아서 곤란한 일을 당하는게 싫은지 론은 재빨리


레아드를 잡아서 제단 위로 끌어 올렸다.


"레아드. 준비해, 간다."


"론도 참 어지간히 시끄러운거 싫어하네."


"그럼 바꿔볼래?"


"절대 사양."


레아드가 단호하게 말했다. 론이 미소를 지으면서 한 손은 제단에. 그리고


나머지 한 손은 레아드에게 내밀었다. 레아드가 손을 마주 잡아주자 순식


간에 론의 몸으로 마력이 흘러들어왔다.


마을 간의 이동을 위해서 만들어진 제단의 위로는 미도에 있는 모든 마을


의 이름들이 돌 위에 적혀 있다. 자신이 가고 싶은 곳을 손가락으로 가리


키고 주문을 외우면 그곳으로 이동이 되는 구조였다. 재빨리 돌 위에서 자


신들의 중간 목적지인 '슬프'를 찾아낸 론이 글자 위로 손가락을 얹었다.


그리고 레아드의 몸을 통해서 얻은 마력으로 주문을 외웠다.


"슬프로."


론이 짧막하게 외쳤다. 순간, 둘의 몸 주위로 밝은 빛이 생겨나더니 단숨


에 둘의 몸을 감쌌다. 공간이 늘어나고, 시간이 무한으로 퍼져나간다. 그


리고 그 사이로 둘의 몸이 던져졌다.


빛이 터지면서 마을 사람들의 시야에서 둘의 모습이 사라졌다.



계속...



 제  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00            관련자료:없음  [22011]


 보낸이:홍성호  (오래아내)  2000-02-17 22:41  조회:132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00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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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의 지붕이라고 할 수 있는 카네즈 산맥 보다도 더 북쪽에 위치한 미도


이어서 그런지 하와크에 도착을 하니 레아드는 단숨에 한 여름의 이글거리


는 태양 아래로 뛰쳐 나온 끔찍한 기분을 만끽 할 수 있었다. 뭐, 뭐야.


미도는 방금 전 까지 한산하기 그지 없었는데 이 뜨거운 열기는?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하와크는 너무 더워."


론이 투덜거렸다. 미도는 최북단. 하와크는 대륙의 최남단. 기후 상으로


극과 극이니 론이 이렇게 투덜거리는 것도 당연한 것이었다. 론은 미도 태


생이니까.


겨우 오월 초인데 숨이 텁텁 막힐 만큼이나 더웠다. 레아드가 후우, 한숨


을 내쉬며 주위를 둘러 보았다. 슬프에서 커다란 이동 문을 통해서 론과


레아드가 도착 한 곳은 넬신 근처의 한 작은 마을이었다. 마을 사람들에게


멋진 구경거리를 제공 한 덕분에 대낮에 나타난 귀신으로 오해를 받아 도


망쳐 나오는 작은 소동이 있었지만, 둘은 저녁이 되기 전에 예정대로 하와


크의 수도인 넬신의 문턱에 다다를 수 있었다.


그나저나, 덥기는 정말 덥다.


"나. 난 하와크 태생인데.. 왜 이렇게 더운거지? 미도에 그렇게 오래 있지


 도 않았는데."


레아드가 너무 열이 올랐는지 붉게 달아오른 뺨을 차가운 검의 옆날에 대


었다. 아아, 기분 좋아. 성검이 이름 값을 하는지 이 더운 날에도 불구하


고 서늘할 정도의 냉기로 레아드의 더위를 조금이나마 식혀 주었다.


"....."


레아드의 모습을 보며 피식, 웃은 론이 고개를 돌려 하늘을 올려다 보았


다. 너무나 푸르게 펼쳐진 하늘엔 구름 하나 없었다. 단지 덩그랗게 자리


한 태양이 무시무시한 빛을 뿌려대고 있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겨우 오월 초다. 아무리 더워봤자 땀을 조금 흘리는 정도


야 하는데, 지금 레아드와 론은 땀을 비오듯 쏟아 내었다. 미도의 선선한


기후에 익숙해져 있어서 둘만 이러는 거라면 문제가 없었겠지만, 땅에서


지글지글 올라오는 아지랭이가 그게 아니란걸 말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


건 넬신의 성 문을 통과하면서 더욱 분명해졌다.


"후우, 제길, 이러다가 전부 일사병으로 쓰러지는거 아냐?"


성 문 앞을 지키는 수도의 병사들이 보기에도 안쓰러울 정도로 땀을 쏟아


내고 있었다. 하기야, 보기에도 무척이나 더울거 같았다. 이런 날에 그늘


도 아닌, 태양이 정면으로 비추는 장소에서 무장을 하고 서 있어야 하다니


.. 레아드는 고개를 돌렸다. 성 문을 오가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 대부분이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론이 말했다.


"뭔가 잘못된거 같은데. 겨우 오월에 이런 더위라니... 한여름이라도 이


 정도로 덥지는 않겠어."


"미도는 시원했는데.."


"미도는 비하랄트의 결계가 쳐져 있으니 다른 지역과는 좀 달라. 하와크가


 이 지경이니 모란이나 라하트 쪽에도 난리가 났겠군."


둘은 성 문을 지나서 길게 뻗은 중앙 대로로 방향을 잡았다. 대로의 끝에


는 그림과 같은 거대한 성과, 그 가운데로 하늘을 향해 치솟은 탑 하나가


보였다.


대로를 가로 질러 걸으면서 레아드는 주변을 돌아 보았다. 냉기가 술술 흘


러나오는 얼음집에서 몇몇 사나이들이 실랑이를 벌이는게 보였다.


"얼음? 없다니까. 왜 자꾸 묻는거요?"


"저기 있는게 얼음이 아니고 도대체 뭐요? 돈은 줄테니까 제발 팔아주쇼.


 우리 마님이 지금 더위로 졸도해 있다구."


"아, 글쎄 마님이고 공작 부인이고 없다면 없는줄 아쇼."


"저기 있는건 장식품이야! 돈은 준다는데 왜 그러는 거야!"


"이건 성으로 보내야 할 물건이란 말이외다! 곧 성에서 사람이 나와서 가


 져갈건데 댁이 중간에서 가로 채겠다는 거요?"


장사꾼의 호통에 얼음을 사로 왔던 사나이는 꿀먹은 벙어리 신세가 되고


말았다. 레아드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사태가 꽤 심각하긴 한가보다.


얼음을 파는 집 외에도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었다. 론이 그런 사람들을 보


며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건 바크나 나도 예측하지 못했던 일인걸. 사람들의 문제야 어떻게 처리


 가 가능했지만, 난데없이 폭염이라니..."


자연의 변덕을 인간이 어떻게 해볼 수는 없다. 사람들의 아우성을 뒤로하


고 레아드와 론은 넬신의 앞에 당도를 했다. 성 앞에서 경비를 서는 병사


들이 레아드와 론을 보더니 의외로 바싹 얼어서 단숨에 자세를 바로 했다.


그 중에 가장 높아 보이는 사나이가 론의 앞에 서더니 말했다.


"로느 아이리어 재무 대신이십니까?"


"그렇기는 한데.."


"폐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서둘러 주십시오."


론이 힐끔 뒤를 돌아 보았다. 레아드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투로 어깨를 으


쓱였다. 얼마나 급했으면 바크가 사람을 시켜서 마중까지 보낸걸까. 사태


가 꽤 나쁘다는 생각을 하며 둘은 사나이의 뒤를 따라 궁 안으로 들어갔


다. 엄청나게 긴 성의 정원을 걸어서 끝내 도착한 궁 안으로 또다시 긴 복


도가 펼쳐졌다. 미도에 가기 전까지 한달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궁안에서


살았던 레아드이기에 레아드는 담담한 표정이었다. 그러던 레아드의 얼굴


이 무언가를 발견하더니 대번에 밝아졌다.


"켈프힌 님!"


두개의 복도가 연결되는 부근에서 다른 복도를 따라 걸어오던 한 노대신을


발견한 레아드가 손을 들어 흔들면서 그를 불렀다. 그가 고개를 들더니 이


쪽을 쳐다 보았다. 론이 손을 흔들고 있는 레아드를 보면서 잠시 뭐라 충


고를 해주려다가 그냥 그만 두었다. 대신 론은 켈프힌이 다가오자 고개를


슬쩍 숙였다.


"재상을 뵙습니다."


"오랜만에 재무 대신의 얼굴을 보게 되었군요.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다가온 켈프힌이 세월의 격이 보이는 풍성한 미소를 지었다. 론과 레아드


는 옆에서 사정없이 당황해하는 병사를 놔두고 켈프힌에게 미소를 지었다.


론이 대답했다.


"그간 제 영지에만 있어서 나라 일에는 소흘했습니다. 오랫만에 와보니 무


 척 덥군요."


켈프힌이 안색을 조금 굳히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지 않아도 그 일로 지금 폐하가 대신들을 부르셨습니다. 그리고 또..


 아니, 이건 폐하게 직접 듣는게 좋겠군요."


더위 말고 또 다른 일이 있는건가? 론은 잠시 생각을 해보다가 자신들이


하와크에 오게 된 직접적인 이유. 즉, 스얀이 납치를 당했다는 대목을 생


각해 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한명이 늘어나서 병사를 포함해 넷은 복도를 따라 궁의 내부로 들어갔다.


복도의 끝에는 화려의 극치를 보여 주는 듯한, 장엄한 홀이 모습을 드러


냈다. 거기를 가로 질러서 거대한 문을 열고 들어가자 그제서야 본격적으


로 실용성 있는 궁의 안이었다.


궁 안쪽에 들어서자마자 많은 궁내부원들이 돌아다니는게 보였다. 뭔가 굉


장히 바쁜 일이라도 터졌나 보다. 그네들은 켈프힌을 보자 모두들 동작을


멈추고는 고개를 속였다.


병사는 그 쯤에서 자신의 역활이 끝났다고 생각을 했는지 문 밖에서 발을


멈췄고, 일행은 문 안쪽으로 들어섰다. 몇몇 궁내부원들이 다가오더니 말


했다.


"이쪽입니다."


그들의 안내로 셋은 원형으로 생긴 궁의 바깥 건물을 따라서 걸었다. 몇번


거닐던 곳이긴 하지만, 오랜만이라서 그런지 레아드가 주위를 돌아 보았다.


곧 일행은 감청색의 단단하고 고풍스러워 보이는 나무 문 앞에 당도 할 수


있었다. 어느새 켈프힌의 얼굴로 긴장의 빛이 드러나고 있었다. 켈프힌은


조용히 문에 손을 얹었다. 거대한 문이 스르륵, 가볍게 뒤로 밀려났다.


레아드는 슬쩍 론의 어깨 너머로 문 안을 살펴 보았다. 거대한 테이블이


길게 펼쳐져 있었고, 그 사이사이로 많은 대신들이 앉아 있는게 보였다.


아무래도 회의 중인가 보다. 갑자기 문이 열려서 그들은 모두 문 쪽을 보


았다. 켈프힌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말이 더위를 먹어 쓰러져서 걸어오느라 늦었습니다."


"어서 와 앉으시죠. 지금 막 시작했습니다."


"와, 바.....크."


문 안쪽에서 들려온 바크의 음성에 레아드가 거의 반사적으로 입을 열었다


가 순식간에 자신에게 쏠리는 시선에 천천히 입을 다물고 말았다. 바크는


테이블 끝 쪽에 앉아 있어서 문 바로 앞에 서 있는 켈프힌 밖에 보이지 않


았던 모양이다. 안에서 갑자기 우당탕, 의자가 뒤로 넘어지는 소리가 들리


더니 쿵쿵, 발소리가 울려퍼졌다.


"레아드?"


갑자기 문 앞으로 바크의 모습이 나타났다. 무척 고급스러우면서도, 무게


감 있는 흰색과 검은색의 조화로운 옷을 입고 있는 바크의 모습에 레아드


는 한순간 입을 열려다가 머뭇거렸다. 그 사이 론이 고개를 슬쩍 숙였다.


"폐하를 뵙습니다."


"아, 재무 대신도 같이 오셨군."


바크가 켈프힌의 옆에 서 있는 론을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레


아드를 포함한 셋에게 말했다.


"안으로 들어오시죠."


"아, 저기. 저는 이만.."


뒤돌아 서는 레아드의 뒷덜미을 덥썩, 바크가 잡았다.


"너도 포함이야. 레아드."


"하지만"


"어명."


바크의 짧막한 말에 레아드는 입을 다물고 말았다. 예로부터 국가권력엔


너무나도 약한 레아드였다. 바크가 재상과 재무 대신의 등장으로 기립을


한 대신들에게 밝게 소리쳤다.


"자, 다 도착했으니 이제 회의를 시작하도록 하지."



계속...



ps:드뎌 100회..네요. -- 소감은 이렇습니다.


   투표해줘어어어어어~~요.


   계속 갑니다. *_*


 제  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01            관련자료:없음  [22012]


 보낸이:홍성호  (오래아내)  2000-02-17 22:42  조회:126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01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



20m는 될법한 긴 테이블의 가장 끝에 앉은 바크는 자신의 옆으로 론을, 그


리고 반대편엔 켈프힌을 앉혔다. 레아드는 관계자가 아닌 관계로 론의 뒤


에 서 있게 되었다. 덕분에 대신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게 되버린 레아드


가 얼굴을 새빨갛게 붉혔다.


바크가 말했다.


"방금 말했지만, 지금 하와크를 덥친 폭염은 커다란 문제 거리요. 열흘 전


 부터 일어난 이 이상 기후는 살인적인 더위로 대륙 전체로 퍼져 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이미 하와크에서만 더위로 죽은 이가 백의 자리에 이르고


 있소. 이런 이상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를 찾아내는 것도 급하지만, 일단,


 지금 상황에 대한 대비책이 더 시급하오. 좋은 의견이 있다면 말해주시


 오."


바크가 회의를 진행하는건 처음 보는지라 레아드는 거침 없이 나오는 바크


의 말에 진정 감동을 해버린 얼굴이었다. 흠흠, 바크가 입을 벌리는 레아


드에게 입 다물라는 무언의 눈빛을 보내고는 대신 일동을 돌아보았다. 한


대신이 말했다.


"현재 하와크에서 맹위를 떨치는 이 더위는 이제 겨우 시작 단계입니다.


 그런데, 앞으로 닥칠 여름을 대비해서 필요한 물품들이 상인들과 귀족들


 의 손에 의해서 전부 동이 난 상태입니다. 한시라도 급히 이에 대한 대책


 을 마련해야 합니다."


"물론이오. 하지만, 겨우 얼음 몇 조각으로 하와크 전체 백성을 구할 수는


 없소. 좀 더 확실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다른 대신이 말했다.


"수도 근처에는 사람들이 더위를 식힐 만한 장소가 없습니다. 사냥터에는


 룰란 호수가 있으니 잠시 백성들에게 사냥터를 개방 하시는게 좋을 듯 싶


 십니다. 그리하면 백성들이 폐하의 높은 덕을 칭송할 것입니다."


"그리 하도록 하죠. 하지만, 만약에 이 더위가 계속 된다면 호수랄지라도


 말라 버리고 말겁니다. 수도의 백성들이야 어떻게 버틸 수는 있다고 해도


 호수도, 강도 없는 지역의 백성들은 수가 없습니다. 그들에 대한 대책은


 없습니까? 그럼.. 재무 대신?"


바크가 론을 지명하며 물었다. 론은 열흘 전부터 이런 더위가 시작 되었다


는 말에 잠시 생각에 빠졌다가 바크의 부름에 퍼득 정신을 차렸다. 바크가


다시 물었다.


"무슨 수가 없겠소?"


"비를 내려봄이 어떻습니까."


바크가 눈쌀을 찌푸렸다.


"기우제를 하자는 말이오?"


론이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는 슬쩍 뒤에 서 있는 레아드의 검을 가리키며


말했다.


"말 그대로 비를 내리게 하자는 말입니다."


"오오! 그런 수가!"


"과연!"


옆의 대신들이 론의 대답에 탁! 무릎을 치며 외쳤다. 애초에 자연의 힘이


란 인간이 어쩔 수 있는게 아니다. 하지만 성검이라면?


바크는 잠시 론을 지그시 쳐다보더니 물었다.


"그게 가능한가?"


"성검은 폐하께서 사용하기 나름대로 힘을 발휘할 것입니다. 조금의 도움


 이 있다면 하와크.. 아니, 전 대륙에 비를 내리는 것도 가능 할 것입니


 다. 이 기회에 모란의 국왕에게서 십년간 하와크에 대한 욕심을 버리겠다


 는 각서를 받아 두는 것도 좋겠지요."


"가능하단 말이지?"


"가능할겁니다."


론이 고개를 끄덕였다. 열흘간 속수 무책으로 살인적인 더위에 당하기만


하던 대신들은 죽었다 살아났다는 표정들이었다. 하지만, 바크는 그리 탐


탁치 않은 얼굴로 물었다.


"언제 시작 할 수 있겠나?"


"곧 준비를 하겠습니다. 며칠이면 가능하리라 봅니다."


"그럼 부탁하네."


"예."


론이 고개를 속였다. 바크는 골치를 썩히던 문제 하나가 말끔히 사라졌는


데도 불구하고 차가운 얼굴이었다. 바크가 탁탁, 준비해온 종이를 정리해


서 옆에다 놓고는 대신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그럼, 다음 문제로 넘어가지."


다음 문제? 레아드가 바크의 얼굴을 살펴 보았다. 갑자기 바크가 시선을


돌리더니 레아드를 쳐다 보았다. 깜짝 놀란 레아드가 황급히 시선을 아래


로 떨궜다.


바크가 말했다.


"다들 알겠지만, 사개월 전부터 시작한 포르 나이트 말살 정책은 지금 막


 바지에 들어서고 있소."


"뭐, 뭐!?"


레아드가 깜작 놀라서 고개를 들어 바크를 쳐다 보았다. 하지만, 바크는


레아드에게 시선 하나 주지 않은채 연이어 말했다.


"지금까지 하와크 전역에서 130여 명의 포르 나이트를 포획, 제거를 했소.


 남은 녀석들이 아직 있으리라 생각되지만, 이미 회생의 힘을 잃었으니 장


 기적으로 녀석들의 움직임을 봉하면 십년이 안되서 대륙에서 포르 나이트


 는 완전히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론은 자신의 머리 뒤에 눈이 없는게 너무나 다행이라고 생각을 했다. 바로


뒤에서 레아드가 자신을 무시무시한 눈으로 노려 보고 있을거라는 생각이


드니 손에서 식은땀이 흐를 정도였다. 그나저나, 바크 녀석.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았다.


"아직 포르 나이트의 총 장인 폰을 잡지는 못했지만, 곧 그의 행방을 알아


 낼 수 있을 것입니다. 모두 각자의 영지에 관해서 충분히 신경을 쓰고,


 녀 석들의 움직임이라면 그 어떤 것이던 긴장을 늦추지 마시오."


폰의 이름이 나오면서 론은 주변의 공기가 싸늘하게 가라 앉는 기분이었


다. 화.. 화를 내려면 바크한테 내라구. 어째서 나만 노려보는 거야..


론이 죽음에 가까운 살기를 느낄려는 순간, 바크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럼, 오늘 회의는 이쯤에서 끝내도록 하죠. 재무 대신 덕분에 생각보다


 일이 쉽게 끝나서 다행이군. 다들 수고했소."


바크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숙였다. 곧, 문이 열리면서 대신들이 하나둘씩


문 밖으로 빠져 나갔다. 잠시 시간이 흐르자 커다란 회의실에는 바크와 론.


그리고 레아드 밖에 남지 않게 되었다. 바크가 몸을 깊숙히 의자에 묻으면


서 등을 꽂꽂이 세우고 자신을 쳐다 보고 있는 레아드에게 말했다.


"변명하진 않겠어. 때릴려면 때리고 욕을 하려면 욕해."


퍼억!


레아드가 들고 있던 성검이 화려하게 공중으로 비산하더니 단숨에 테이블


위에 꽂혔다. 론의 바로 앞이었다. 론이 마른침을 삼키며 조심스레 고개를


돌려서 레아드의 눈치를 살폈다.


"레..레아드. 미안, 사실은"


"입 다물어."


"응."


레아드가 정말로 화가 났다는걸 재빨리 눈치챈 론이 재빨리 입을 다물었


다. 레아드는 한참 동안 바크를 노려 보았지만, 바크는 굳이 레아드와 눈


을 마주하진 않았다. 조용히 테이블을 바라보던 바크가 나직하게 말했다.


"난.."


"비겁한 자식."


단숨에 레아드가 토하듯이 말을 내뱉았다. 론은 깜짝 놀라서 바크에게 고


개를 돌렸다. 하지만 바크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비겁한거 나도 알아."


"날 미도에 보내고 한다는 짓이 겨우 이거였어?"


"포르 나이트는 네가 겨우라고 할 만큼 그렇게 무른 녀석들이 아냐."


바크가 지지 않고 레아드에게 대꾸했다. 울컥, 레아드가 이를 악물더니 문


앞을 지나가던 궁내부원들이 깜짝 놀랄 만큼이나 크게 소리쳤다.


"그렇다고 지금에 와서 손바닥 뒤집 듯이 그 사람들을 죽이는거야!? 너도


 한 때는 포르 나이트였잖아!"


레아드의 고함 소리가 방 안을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론은 갑자기 방 안의


분위기가 싸늘해지자 어깨를 움츠렸다. 바크가 조용히 레아드의 말을 듣더


니 대답했다.


"였었지. 지금은 아냐. 아니, 아닌 정도가 아니라 그들의 적이지. 지금의


 난 한 나라의 왕이야. 나라를 다스릴 의무가 있어. 공공연하게 청탁 살인


 이 성행하는걸 그냥 보고 놔두라는거야? 귀족들이 저렇게 힘을 가지게 된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포르 나이트 때문이란건 레아드 너도 모르는 바는


 아닐텐데. 방해가 되는 자는 의뢰를 해서 죽인다. 그런걸 바라는 녀석도


 문제지만, 그런게 가능한 세상도 문제야."


"그렇다고."


레아드가 무슨 말을 할지 너무나 잘 알고 있는지 바크가 중간에 레아드의


말을 끊어 버리면서 소리쳤다.


"죽이는건 너무 하다고? 녀석들이 죽여 온 사람들의 수가 몇명이나 될 거


 같아? 알켜줄까? 삼백명 정도의 포르 나이트가 지난 사십년간 죽여온 사


 람의 수는 삼만을 넘는다구!"



계속..



 제  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02            관련자료:없음  [22013]


 보낸이:홍성호  (오래아내)  2000-02-17 22:42  조회:131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02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



방 안으로 갑자기 정적이 내려 앉았다. 어차피 말을 하는건 레아드와 바크


였고, 바크는 레아드의 말에 대답을 하는 중이어서 레아드가 입을 다물자,


방 안은 그대로 침묵 속으로 빠져 들었다.


론은 나직하게 속으로 한 숨을 내쉬었다. 자신이 생각을 해 봐도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었다. 레아드와 바크. 그리고 자신은 분명 몇개월간 포르


나이트라는 이름 하에 그들이 하는 일들을 맡아 해왔다.


론이 이상하게 생각하는건 그 일의 종류였다. 론이 알기로 포르 나이트의


주된 일거리는 두말 할 것도 없이 암살이다. 때로는 암살이라기 보다는 살


육에 가까운 만행도 저지르지만, 전자나 후자나 사람을 죽인다는데는 동일


하다. 하지만, 몇개월간 자신들에게 주어진 일이란 것은 그런 암살이나 살


인과는 너무나 동 떨어진 것이었다.


그들이 준 임무에서 레아드가 가장 치를 떤게 겨우 도둑질 한번이었으니,


론이 이런 의심을 가지는 것도 당연했다.


바크도 이런 론의 생각과 똑같은 생각을 했는지 레아드에게 넌지시 말했다.


"레아드. 폰이 무슨 생각으로 우리한테 사라만다나, 지네를 잡는 그런 일


 을 시켰는지는 모르겠지만, 녀석들의 원래 일은 살인이야. 너도 그건 잘


 알고 있을거야. 너가 포르 나이트였고, 살인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다른


 녀석들까지 그렇다고는 생각하지마."


"....."


"포르 나이트는 강해. 설사 나라고 해도 아무 때나 녀석들을 이렇게 공격


 할 수는 없지. 이번에 녀석들이 틈을 보여서 기회라고 생각했던거야. 지


 금이 아니라면 포르 나이트라는 집단을 없앨 방법이 없었거든."


"호란...씨는?"


레아드가 나직하게 물었다. 바크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죽었어."


레아드는 눈을 꾸욱, 감았다. 바크는 레아드가 사람을 거의 사귀지 않고,


그리고 한번 사귄 사람은 그 사람이 설사 무슨 짓을 한다고 해도 믿는다


는걸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레아드가 호란을 무척 따른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호란은 죽었어. 하지만, 나 때문에 죽은건 아냐."


바크의 말에 레아드가 눈을 뜨더니 바크를 쳐다 보았다. 아무래도 이쪽 때


문에 죽었다고 생각을 했나보다. 바크가 씁쓸하게 웃더니 말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호란을 포함한 하와크 전 지역의 지부장이


 모조리 죽임을 당했어. 내가 보기엔 암살 당한거 같아."


"누가.. 그런 짓을?"


"포르 나이트의 지부장을 넷이나 죽일 만큼 대단한 실력을 가진 어느 녀석


 이 원한을 품고 그런 짓을 했는지, 아니면 포르 나이트 내부에서 분열이


 일어났는지. 나도 이유는 모르지만, 어쨌거나 그 덕분에 철통 같던 포르


 나이트의 비밀스런 조직이 드러났지. 내가 말한 빈틈이란게 이거야. 시간


 이 지나면 다시 조직을 정비할테니 난 때를 놓칠 수가 없었어. 그래서 널


 미도로 보낸거였지."


바크의 말에 레아드는 묵묵히 고개를 숙였다. 어느 정도 납득을 한 모양이


다. 론은 레아드를 보면서 조금 감탄을 하고 말았다. 싫기는 해도, 바크


만큼이나 레아드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녀석도 없었다. 론이 슬쩍 고개를


들어 레아드를 보았다. 레아드가 고개를 숙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레아드


는 서 있었고, 론은 앉아 있어서 둘의 시선이 그대로 마주쳤다. 론이 싱


긋 웃었다.


"알고 있었지. 론은?"


레아드의 물음에 론은 굳이 대답은 하지 않았다. 대신 영 다른 말을 했다.


"레아드, 이렇게 아래서 올려다 보니까 더 예쁜거 같아."


론이 싱글싱글 웃었다. 레아드는 가만히 론을 내려다보다가 손을 스윽, 들


더니 론의 이마를 가볍게 툭, 쳤다. 론이 자신의 이마에 얹어진 레아드의


손을 잡으면서 바크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래서, 지금 상황은 어떤거야? 내가 빌려준 펠리어즈 라면 포르 나이트


 따위 가뿐하게 해결 할 수 있었을텐데."


"펠리어즈의 도움이 절대적이었긴 했지."


"당연하지, 네 엘리도리크 보다는 내 펠리어즈가 전통에서, 실력에서 단연


 압도적으로 위라고."


"알아. 펠리어즈가 둘 죽는 동안 엘리도리크는 여섯이 죽었으니까."


분위기를 바꿔보려고 무던히 노력을 하던 론은 바크의 무감정한 말에 단숨


에 얼굴을 굳히고 말았다. 레아드도 조금 속이 풀어지려다가 바크를 아연


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바크가 천장을 보며 한숨을 토해냈다.


"무, 무슨 일이야? 펠리어즈하고 기사들이 죽었다니?"


"그외 같이 갔던 호위병 삽십명도 토막이 났지."


"도대체 무슨 일인야!?"


너무 담담하게 이야기를 하는 바크에게 론이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바크


는 자신의 앞에 놓여진 서류들을 힐끔 보더니 말했다.


"별로 설명 할 것도 없어. 포르 나이트의 두 손과 두 발을 잘라냈으니, 이


 제 때가 무르 익었다고 생각을 했지. 머리를 자를 때가 왔다고 말야."


"폰을?"


"응. 폰을 잡으려고 기사 열명. 펠리어즈 셋을 보냈어. 사실, 아까 대신들


 에게는 폰의 위치를 모른다고 했지만, 모를리가 없잖아. 그 녀석 로아에


 있는건 레아드도 아는 사실이니까."


론이 고개를 끄덕였다. 바크가 연이어 말했다.


"기사 열명에 펠리어즈 셋이면 왠만한 포르 나이트 스무명을 상대 할 수


 있지. 그래도 안심이 안되서 특별히 실력 좋은 병사들만 백명을 뽑아서


 같이 보냈어. 당연히 폰을 잡아 올 거라고 생각했지."


엘리도리크 열명에 펠리어즈 셋이면 같은 단위로 대륙 최강을 노려봄직도


한 전력이다. 론과 레아드는 바크의 입이 다시 열리기를 기다렸다. 바크가


한숨에 가깝게 숨을 토해내며 말했다.


"삼일이 지났던가. 전보 한통이 날아왔지. 이런 내용이었어. 폰의 집을 습


 격했다. 폰을 거의 잡았었지만, 갑자기 달려든 한 검사 때문에 폰을 놓치


 고 말았다. 추격을 하는 도중 그 검사와의 싸움으로 기사가 여섯. 그리고


 펠리어즈가 둘이 죽었더라..."


"도... 도대체 어떤 자식이야?"


엘리도리크 열명에 펠리어즈 셋이면 평상시 자신이라도 버거울 만한 상대


다. 바크는 잠시 입을 다물더니 레아드를 바라 보았다. 그리고 그의 이름


을 말했다.


"녀석의 이름은 하슈바츠 로야크."


"하슈바츠... 로야크 씨?"


레아드가 믿지 못하겠다는 눈으로 되물었다. 지금으로 부터 일년 전. 바크


와 여행을 떠나게 된 동기가 되었던 로아 공작 님의 생신 때 폰의 집에서


만난적이 있었던 검사였다. 그때, 폰은 그가 포르 나이트 중에서도 아주


강한 자라고 설명을 해줬었다. 레아드가 태어나서 가장 완벽하다고 느낀


검사이기도 했다.


론은 바크와 레아드가 그 하슈바츠 로야크 라는 녀석을 아는 눈치여서 둘


에게 물었다.


"도대체 녀석이 누군데 그래?"


레아드는 입을 열지 못했다. 대신 바크가 나직하게 말을 해주었다.


"하슈바츠 로야크. 포르 나이트 최고의 실력자야."


바크가 덧붙여 말했다.


"그리고 스얀을 납치해간 녀석이기도 하지."


".....!"


레아드가 놀라서 바크에게 물었다.


"스얀 씨를... 납치했어? 그 사람이?"


"아까 말한 펠리어즈 셋 중에 한 사람이 스얀이었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까. 로야크라는 녀석이 스얀만 죽이진 않고 데려갔어."


"어, 어째서 스얀씨를?"


"스얀을 데려간건 아마도 스얀이 레아드, 너를 알고 있어서 였을거야."


론이 되물었다.


"레아드를? 레아드가 어쨌기에?"


론의 물음에 바크는 대답 대신에 자신의 앞에 놓여진 서류들을 하나씩 들


췄다. 바크가 그 중에 한장의 종이를 꺼냈다.


"어제 폰의 이름으로 내게 편지 한장이 전해졌어. 날아가던 매 한마리가


 창문에 떨구고 가더군."


"폰이? 뭐라고 써 있었는데?"


스얀이 잡혔다는 말에 앞뒤 분간이 안될 정도로 이성을 잃었는지 레아드가


다급하게 물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순식간에 사라진 이성을 도로 제


자리에 돌려 놓기에 충분했다.


바크가 편지의 내용을 요약해서 간략하게 말해주었다.


"스얀이란 여인은 지금 자신들이 데리고 있다. 안전하게 데려가고 싶다면


 삼일 후, 수도 근교의 벨버라는 마을로 와라."


"너 혼자서!?"


레아드와 론이 거의 동시에 물었다. 바크는 편지를 반으로 접더니 그 모서


리로 레아드를 가리켰다.


"레아드, 너 혼자서."



계속..


ps:마지막 경고입니다~


   이 글을 읽는 자는 곧장 go 메일로 가서


   투표하시기 바랍니다. 안그럼 저주할테야~~ t_t


   좋아하는 캐릭 5명.


   싫어하는 캐릭 5명.


   좋아하는 장면.


   이렇게 세가지 입니다.


   거듭 말하지만~


   투표해요!


 제  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03            관련자료:없음  [22285]


 보낸이:홍성호  (오래아내)  2000-02-21 18:29  조회:256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03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



"에에!?"


레아드는 바크의 손가락을 따라서 자신을 가리키더니 놀라서 외쳤다. 바크


가 고개를 끄덕였다.


"폰 할아범이 무슨 생각에선지 너만 불렀어."


"어.. 어째서 날?"


"글쎄, 그건 도리어 내가 묻고 싶은 말인걸. 레아드야 말로 뭔가 짐작가는


 거 없어?"


"전혀."


레아드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바크는 테이블 위로 두 손을 마주 잡고


는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다 론을 힐끔 보더니 물었다.


"론, 너 포르 나이트에 관해서 몇년간 조사를 했었다고 했지?"


"응."


"폰에 대해서 뭐 아는거 있어?"


론은 잠시 생각해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대단한 녀석이란거 밖에는 몰라. 과거도 모조리 의문 투성이고, 애초에


 얼굴 조차 보지 못했으니 할 말 다한거지."


"장사꾼이었대."


론의 말에 의미있게 고개를 끄덕이던 바크는 레아드가 별 것도 없다는 듯


말을 하자 레아드를 아연한 눈으로 쳐다 보았다. 론도 놀랐는지 레아드에


게 시선을 넘겼다.


레아드는 그런 둘에게 손가락 하나를 치켜 들더니 설명을 해주었다.


"젊었을 적엔 대륙을 돌아다니며 물건을 팔았었다고 했어. 그러다 우여곡


 절로 어느 산의 산적들의 두목이 되었는데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나중


 에 포르 나이트를 만들었다고 하더라."


"폰이 그랬어?"


"응."


레아드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주었고 덕분에 몇년간 포르 나이트 장의


뒤를 쫓는다고 설친 론이나, 최근에 와서 폰의 괴팍함과 그 뒤에 감춰진


실력에 놀라고 있는 바크는 맥이 빠진 눈으로 레아드를 바라 볼 수밖에


없었다. 론이 뒷머릴 긁적이면서 말했다.


"그나저나, 대단하네. 레아드가 포르 나이트의 장하고 그런 사이라니."


"어렸을 적에 나 뒷바라지 해준 사람이니까. 아마, 포르 나이트로 키우려


 고 그랬던거 같아."


"어렸을 적에? 언젠데?"


"음. 우리 부모님 돌아가시고, 바크랑 만나기 전까지. 한 2년간."


레아드는 대수롭지 않게 말을 했지만, 론은 갑자기 머슥해지고 말았다. 그


러고보니 레아드는 부모에 대한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는 편이었다. 바크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정리했다.


"어쨌던간에 폰이 널 찾는데는 이유가 있겠지. 편지는 어제 왔으니 폰이


 준 기일은 이제 겨우 이틀이야."


론이 물었다.


"그 벨버라는 마을까는 얼마나 걸리는데?"


"그렇게 멀지 않아. 말을 타면 세시간 정도면 도착 할 수 있을거야. 그럼,


 오늘은 일단 성에서 쉬고 내일 아침에 떠나도록 하자."


바크의 말에 레아드와 론은 가만히 바크를 쳐다 보았다. 레아드가 넌지시


바크의 말을 따라했다.


"떠나도록 하...자?"


론이 레아드의 말을 풀이했다.


"너도 간다는거야?"


바크가 론을 보면서 외려 이상하다는 식으로 되물었다.


"그럼 안가냐?"


"하지만, 성은 어쩌고?"


"하루 비운다고 나라가 어떻게 되지는 않아."


"그렇기야 하지만, 폐하 같이 귀한 몸이"


"말 다했으면 나가자. 저녁 아직이지?"


론의 말을 중간에서 탁, 끊으면서 바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레아드는 킥,


웃었고 론은 흠흠. 헛기침을 하면서 바크를 따라 일어났다. 저 녀석.. 새삼


스럽지도 않지만 왕이 된 뒤로는 감히 말 장난을 걸 수가 없어져 버렸다.


이것이 핏줄의 힘이란건가? 왕이나 귀족은 아무나 하는게 아니다.


바크가 앞장을 서자 레아드는 서둘러서 바크의 옆으로 따라 걸었다. 오랜


만에 만나니 할 말이 많았던 모양이다. 방금 전까지 살벌하게 냉기를 솔솔


흘리던 바크의 얼굴이 순식간에 부드러워졌다. 레아드가 뭐라 말을 하자


바크가 싱긋 미소를 지었다.


둘의 뒤를 따르면서 론은 가볍게 기지개를 켰다.



저녁 식사는 의외로 간소했다. 레아드는 그게 무척 불만이었지만, 음식 투


정은 애나 하는 거라는 바크의 한마디에 그대로 침몰하고 말았다. 저녁으


로 나온 것은 이름도 외우지 못할 만큼이나 길고 부르기도 힘들 정도로 발


음 이상한 조그만 고기 한점과 스프. 그리고 빵과 채소 조금이었다. 양이


라면 더 달라면 계속 주니까 배부를 때까지 먹었지만, 레아드는 아무래도


진수성찬을 바랬던 모양이다.


저녁이 되니 그렇게 무덥던 날씨도 한풀 꺽여서 밤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


왔다. 레아드는 오랜만에 왔으니 성이나 구경하겠다며 일찌감치 사라졌고,


론과 바크는 서로의 불편한 관계를 일단 무시하기 위해서 사람이 없는 성


앞 발코니로 나왔다. 멀리 까마득하게 아래로 궁의 정원들이 보였고, 그


앞으로 수도의 전경이 펼쳐졌다.


바크는 불어오는 밤바람에 칠흙같은 검은 머리를 쓸어 넘기고는 난간에 걸


터 앉았다. 론은 그런 바크의 옆에서 난간에 팔을 기댄 채 반짝반짝 빛나


는 수도의 전경을 바라보았다. 잠시 시원한 밤바람에 온 몸을 맡기던 바크


가 넌지시 말을 꺼냈다.


"요즘 무슨 일 있어?"


론은 바크의 갑작스런 물음에 조금도 놀라지 않으며 피식, 미소를 지었다.


눈치 빠르기는. 론이 턱을 괴면서 말했다.


"별로. 대단한건 아냐."


"그래?"


"응."


레아드라면 여기서 더 추궁해서 무슨 일인지 듣고야 말았겠지만, 바크는


론의 말에 고개를 한번 끄덕이고는 그대로 입을 다물고 말았다. 잠시 둘


사이로 정적이 내려 앉았다. 힐끔 발코니 아래를 내려다보던 론이 미소


를 지었다.


"레아드네."


"응?"


론은 난간 아래를 가리키며 말했다.


"정원에서 뛰어가고 있는데."


바크가 시선을 아래로 돌렸다. 과연 론의 말대로 레아드가 검을 들고는 어


디론가 황급히 뛰어가고 있는게 보였다.


"기사단 쪽이야. 오랫만에 왔으니 넬과 키슈한테 인사라도 하려나보지."


"싸움이나 걸지 않았으면 좋겠네."


"저 실력으로?"


바크의 반문에 론이 히죽 웃었다.


"지금 레아드라면 네 스승었던 류크와도 일대 일로 싸워서 그리 쉽게 지진


 않을걸."


"설마, 그 정도야?"


론은 대답은 하지 않고 정원 사이를 뛰어가는 레아드의 뒷모습을 바라 보


았다. 이윽고 레아드의 모습이 나무 사이로 가려지자 론이 아쉬움의 가벼


운 한숨을 내쉬었다. 옆에 있던 바크가 넌지시 말했다.


"레아드 활기차 보이더라."


"새삼스러운 사실이네."


바크가 픽, 웃더니 진짜 물어보고 싶은걸 물었다.


"고백 했냐?"


"....."


론이 이번엔 고개를 돌려서 바크를 쳐다 보았다.



계속..



 제  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04            관련자료:없음  [22286]


 보낸이:홍성호  (오래아내)  2000-02-21 18:30  조회:243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04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



론이 조심스레 물었다.


"그렇게.. 티 나냐?"


바크는 어이가 없다는 눈으로 론을 쳐다 보더니 하하. 웃었다.


"설마 모를거라고 생각한거야?"


"으음... 그 정도인가?"


조금 얼굴이 붉어지긴 했지만, 절대로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 바크가 은근


하게 미소를 지었다.


"좋다좋다 하더니 제법이네. 고백까지 하고. 그래서, 레아드는 뭐래?"


".....뭐? 뭐가?"


론이 갑자기 놀라서 되물었다. 바크가 대수롭지 않게 다시 물었다.


"그래서, 레아드가 뭐라고 대답했냐고."


"무.. 무슨."


"어, 뭐야. 그 반응은? 고백만 하고 차인거야?"


바크의 말에 론이 발끈해서 소리쳤다.


"허.. 헛소리! 레아드도 내가 좋다고 했어!"


정원 아래로 지나가던 몇몇 사람들이 고개를 들더니 이쪽을 쳐다 보았다.


론은 소리를 지르고 나서야 목소리가 너무 컷다는걸 깨달았는지 손으로 입


을 막으면서 바크를 노려 보았다. 바크는 론의 말에 잠시 생각을 해보더니


슬쩍 고개를 돌렸다. 바크가 서둘러서 자신의 입에 손을 대는게 보였다.


바크의 어깨가 가늘게 떨리는걸 본 론이 황급히 외쳤다.


"너, 너 웃는거지!?"


"크.. 큭. 아.. 아냐."


"이 자식! 웃는거 맞잖아! 웃지 마!"


"푸하하하핫!"


론이 바크의 어깨를 잡는 순간, 바크가 도저히 더 이상은 못 참겠는지 기


어이 커다랗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웃기 전에 말리려고 했지만, 이미


바크가 웃음을 터뜨려버려서 론은 으윽.. 신음을 흘리며 바크를 노려 볼


수 밖에 없었다. 바크는 한참 동안 킥킥거리리고는 한참 뒤에야 간신히 웃


음을 멈추었다. 너무 웃었는지 현기증이 일어날 정도였다.


"아~ 너무 웃었나? 머리가 빙글빙글 도네. 이렇게 웃어보기도 되게 오랜만


 이야."


"제길, 사람을 가지고 놀다니."


론의 말에 바크는 싱긋 웃으면서 난간에 몸을 기댔다. 그리고는 레아드가


있을 거라고 생각되는 기사들이 머무는 하얀색 건물을 보면서 말했다.


"레아드 녀석, 제법이네. 멋지게 퇴짜 놓을줄도 알고."


"제.. 젠장, 너!"


"하지만, 레아드가 그런 식으로 좋다고 하는건 정말로 좋다는 말이 아니잖


 아. 그냥 싫다의 반댓말 정도의 의미 랄까."


"크읏!"


론은 가증스럽다는 눈으로 바크를 노려 보았다. 바크가 히죽 웃으면서 론


의 어깨를 가볍게 쳤다.


"농담이야."


"노.. 농담으로 안 들렸어."


"물론, 진심이 조금도 안 섞였다고는 할 수 없지. 그나저나,"


바크가 휘날리는 머리카락들을 쓸어 넘겼다. 밤바람이 꽤 쌀쌀하다. 태양


이 떠 있을때는 그리도 덥건만 해가 지니까 이렇게 쌀쌀해지다니. 감기에


걸리는 사람들이 꽤 생기겠는걸...


"그나저나 뭐?"


론이 기다리지 못하고 먼저 물었다. 잠시 딴 생각에 빠졌던 바크는 론의


부름에 정신을 차리고는 대답했다.


"그나저나.. 잘 어울리다고."


"뭐?"


론이 어리둥절 해서 물었다. 바크는 불어오는 바람의 상쾌함을 맛보면서


론에게 대답했다.


"너희 둘 생각보다 잘 어울린다고. 사실은 너가 죽도록 레아드 쫓아 다니


 다가 제풀에 지쳐서 끝날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까 제법 어울려."


"저.. 정말? 정말 그렇게 보여?"


"농담이라고 말해줄까?"


바크의 심술스런 말에 론이 씨익, 웃었다.


"음. 흐음, 음흐흐. 그렇단 말이지?"


"꽤나 여러가지로 해석한다."


바크의 말에 론이 팔짱을 끼면서 헤헤. 웃었다.


"처음 들어봤거든. 어울린다는 말. 헤에, 생각보다 기분 되게 좋은데?"


"레아드가 그렇게 좋냐?"


"당연하지."


"그러면 폰은 네게 맡기면 되겠군."


바크가 그렇게 말을 끊었다. 론은 기분 좋게 웃다가 갑자기 폰의 이름이


튀어나오자 미소를 지웠다. 요즘 이게 이 녀석 말투인가? 난데없이 허를


찌르고 나온다.


론이 물었다.


"폰을 내게 맡기다니? 무슨 뜻이야 그거?"


"무슨 뜻인지 몰라서 묻는건 아니지?"


"나보고 죽이라고?"


당연히 론은 바크의 뜻을 알아채고 되물었다. 바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론


은 의아한 눈으로 바크를 쳐다 보았다. 폰을 죽이라니... 죽이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 어차피 죽일건데 그걸 지금 자신에게 말을 하는 이유를 몰라


서였다. 가벼웠던 분위기가 갑자기 바닥으로 착 가라앉았다.


"어차피 포르 나이트의 장이나 되는 녀석이니, 잡으면 처형을 시킬거 아


 냐? 지금 나한테 그걸 말하는 이유가 뭐야?"


론의 물음에 바크는 잠자코 입을 다물더니 몸을 돌렸다. 바크의 눈 아래로


수도의 장대한 전경이 들어왔다. 바크는 난간에 팔을 기대며 말했다.


"내가 귀족들 뒷마무리도 미뤄둔 채 포르 나이트를 잡을 생각을 한게 어째


 서라고 생각해?"


"기회가 와서 친거였잖아. 녀석들이 틈을 보였기 때문에."


론은 바크의 말이 끝남과 거의 동시에 대답을 했다. 하지만, 바크는 고개


를 저었다.


"사실, 포르 나이트의 부장들이 죽지 않았어도 녀석들을 칠 생각이었어."


론은 어이가 없다는 얼굴로 손을 저었다.


"뭐? 말도 안돼. 녀석들이 살아 있었다면 지금보다 몇배나 큰 희생이 나왔


 을거야."


"포르 나이트를 없애는건 순전히 내 욕심이야. 아니, 포르 나이트 따위는


 전혀 관심도 없어. 내가 없애고 싶은건 폰이야."


바크는 조용하고, 나직하게 말을 했다. 바크의 얼굴이 싸늘해지는걸 본 론


은 바크를 바라 보았다. 바크는 연이어 말했다.


"여지껀은 막연한 감이었어. 하지만, 어제 편지가 도착한 뒤에 확신을 할


 수 있었지. 폰이 레아드 혼자서 나오라고 한 말을 보고 말이야."


"뭐가..?"


"폰은 레아드가 저렇게 변한 이유를 알고 있어."


론의 표정이 단숨에 굳어졌다.


"레아드가 변한 직 후에 폰을 만난적이 있었는데, 녀석은 레아드의 변화를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예상하고 있었어. 그 당시엔 레아드가 죽었다 살아


 났다는 이유로 그냥 넘어갔는데, 나중에 생각을 해보니 폰에겐 그것 말고


 도 너무 이상한 점이 많았어."


"레아드를 키워..준거 말야?"


바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것도 포함돼. 천애고아인 레아드를 포르 나이트의 장이 손수 거둬서 키


 워줄 이유도, 필요도 없었을 텐데 어째서 그랬을까. 후계자로? 말도 안되


 는 소리지. 레아드의 성격상 불가능한 일이니까."


론이 정리했다.


"다시 말해서.. 너가 말하고 싶은게 이런거야? 폰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레아드에게 접근을 했다. 그리고 레아드가 저렇게 변화한 이유를 녀석이


 알고 있다?"


"그래."


론은 턱을 쓰다듬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죽을 이유는 충분하군.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포르 나이


 트의 장이란 녀석이 꾸미는 일이라면 레아드에게 좋을리가 없겠지."


"그것 뿐 만이 아냐."



계속..


 제  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05            관련자료:없음  [22287]


 보낸이:홍성호  (오래아내)  2000-02-21 18:30  조회:238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05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



바크는 품 속으로 손을 넣더니 이윽고 흰색의 종이 한장을 꺼내서 론에게


건네주었다. 론은 그것을 보더니 다시 바크에게 시선을 옮겼다. 종이에는


글은 안 써있고 이상한 기호와 숫자만이 가득했다.


바크가 말했다.


"이렇게 써 있는거야. 의뢰, 로아 성의 화약고를 터뜨리기 바람. 선금으로


 십만 시르피. 일이 성사되면 오십만 시르피."


"로아 성이라면, 너희 본가가 있는?"


바크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래. 너도 알다시피 레아드가 저런 모습으로 변한 날이야."


"이건 어디서?'


론의 물음에 바크는 난간을 잡았다. 바크의 손에 힘이 들어가면서 난간을


잡고 있는 손에 힘줄이 드러났다.


"삼주 전에 포르 나이트 북지부장의 저택에서 발견한거다."


론의 얼굴이 단숨에 일그러졌다.


"그 말은... 폰이?"


"그래. 전부 폰 녀석이 꾸민 일이었어. 그 하얀 늑대 녀석을 로아로 불러온


 게 바로 폰이었어. 녀석 때문에 레아드가 그렇게 된거다. 아니, 애초에 녀


 석은 레아드가 변하는걸 노리고 그런 일을 꾸몄는지도 모르지."


론이 단숨에 들고 있던 종이를 우겨뜨렸다.


"더 이상 들을 필요도 없겠군."


론은 종이를 발코니 밖으로 퉁겼다. 종이가 요란한 몸짓을 떨면서 아래로


흘러 내려갔다. 론이 몸을 돌리면서 차갑게 말했다.


"녀석이 살아야 할 이유 따위는 없겠어."



선선하다 못해 조금은 쌀쌀하기 까지 하던 밤이 지나고 서서히 수도의 위


로 태양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멀리 지평선 위로 모습을 드러내는 태양


은 시작부터 오늘 하루 동안 그가 벌일 수 많은 패악을 암시 하듯이 이글


이글 타오르고 있었다. 태양이 지평선 위로 나타나자마자 단숨에 말하기가


괴로워질 정도로 공기가 텁텁해졌다.


"짜... 짜증나."


밤새 기분 좋게 자다가 갑자기 숨이 막혀서 잠에서 깨어난 레아드는 미처


자지 못한 만큼 창 밖으로 모습을 보이는 태양을 마구 욕했다. 하지만, 그


렇다고 떠오르던 태양이 레아드의 사나운 기세에 눌려서 다시 지평선 아래


로 들어갈리 없었다. 레아드는 투덜거리면서 침대에서 내려왔다. 어느새


테이블 위로 일어날 차비가 다 되어 있었다. 잠자는 사이 다녀간건가? 테


이블 위에 올려진 은쟁반에 물을 담고 간단하게 세수를 끝낸 레아드는 옷


을 입고 밖으로 나왔다.


"어, 일어났어? 지금 깨우려고 가던 참이었는데."


맞은편 복도에서 걸어오던 론이 레아드를 발견하고는 다가왔다. 레아드는


후우, 이마 아래로 내려 온 머리카락들을 불어서 뒤로 넘기고는 론에게 물


었다.


"바크는?"


"레아드 깨워서 중앙 홀로 내려 오랬어. 아침은 나가서 먹자던데."


"에에? 성에서 안 먹어?"


레아드가 실망한 얼굴을 해보이자, 론이 웃으면서 레아드에게 설명을 해주


었다.


"성에서 먹어봐야 그리 대단한거 안 나올걸."


"궁중 요리잖아?"


"그게.. 레아드가 아는지 모르겠는데, 바크는 식사 뿐만 아니라, 대부분


 생활도 꽤 검소하게 하고 있어."


"어째서? 왕인데?"


"음, 그게... 왕이니까 그런거야."


레아드가 도대체 모르겠다는 눈으로 론을 쳐다 보았다. 론이 잠시 생각을


해보더니 정리한 생각을 말했다.


"솔직히 바크가 과소비를 해봐야... 뭐, 마음먹고 써대면 엄청나게 돈을


 쓰겠지만, 왠만해서는 그리 나라를 운영하는데 문제가 되지는 않아. 문제


 는 귀족들이지."


"귀족들?"


"응. 바크가 만약에 한번에 천명 정도를 모이게 해서 연회를 벌였다고 쳐


 봐.그러면 귀족들은 왕보다는 화려하게 연회를 치루면 눈치가 보이니까


 대충 오륙백명 정도를 부를거야. 물론, 여기서 말하는건 공작 정도나 할


 수 있는 그런 화려한 연회지. 다시 말해서, 바크가 검소하게 살면 살 수


 록 귀족들도 검소해 질 수밖에 없는거야. 왕보다도 화려하게 산다고 알려


 지면, 뒤가 켕길테니까."


"아. 그러니까, 바크가 식사를 소박하게 하면, 귀족들도 소박하게 된다는


 소리지?"


"뭐. 비슷해."


바크가 식사를 소박하게 하던 화려하게 하던, 식사 정도로 나라가 휘청거


리지는 않겠지만, 일단은 레아드를 설득 시키기 위해서 고개를 끄덕이는


론이었다. 그나저나, 바크 녀석. 의외로 깐깐하다. 아니, 원래 깐깐했나?


론은 그 깐깐한 녀석이 뭐라고 하기전에 서둘러서 레아드를 데리고 중앙


홀로 내려갔다.


궁 이층의 화려한 복도를 끝까지 가서, 층을 옮긴다란 의미로 지어졌다고


는 믿을 수 없는 장엄한 계단을 내려와서, 다시 복도를 지나 궁 중앙의 홀


에 도착을 한건 거의 몇분이 지나서였다. 하와크의 자만심이라고 해야 할


까. 궁이 지나치게 넓다.


"늦었어. 지각이야 너희들."


홀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바크가 론과 레아드를 추궁했다. 해빛이 거대한


여섯개의 기둥 사이로 장엄한 빛의 커튼을 만들며 홀 안을 비추고 있었


다. 연회를 하거나 중대한 행사가 있을 때 사용하는 홀로서 레아드는 예


전에 바크가 연회를 열었을 때 와본적이 있었던 곳이었다.


몇몇 궁내부원들이 홀의 가를 따라 조용히 지나가고 있었고, 홀의 중앙에


는 바크가 서 있었다. 홀은 소리가 잘 울리도록 설계가 되어있는지 레아드


가 가벼운 발걸음으로 걸어가는데도 발소리가 확실하게 사방으로 울려퍼졌


다. 바크에게 다가간 레아드가 한마디 했다.


"뭐 하는거야 너?"


바크는 당차게 물어오는 레아드의 물음에 반문했다.


"뭘 하다니?"


"그 옷말야."


레아드는 손가락을 들어서 바크의 머리와 옷을 가리켰다. 바크는 자신의


머리를 만져 보았다. 천의 미끈한 감촉이 느껴졌다. 이른 아침에 시녀에


게 시켜서 가져오게 한 하늘색과 흰색이 적절하게 섞인 두건이었다. 레아


드는 차마 믿기지 못하겠다는 눈으로 바크의 옷을 훑어 보았다. 어딜 봐도


거리의 깡패 녀석들 같은 복장이었다. 특히 붉은색 가죽 조끼가 압권이었


다. 바크는 자신의 몸을 한번 돌아보더니 물었다.


"이상해?"


"엄청 이상해!"


바크가 자신의 몸을 한번 더 돌아보더니 만족스럽게 웃었다.


"그럼 됐어. 제대로 입었네."


어.. 어떻게 그런 결론이 나오는거야? 바크는 손을 조끼의 왼쪽 주머니에


넣더니 뭔가를 꺼냈다. 레아드는 검은 색안경이 나올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다행스럽게도 나온건 그냥 안경이었다.


안경까지 낀 바크가 만족스럽게 미소를 지었다.


"이 정도면 다들 못 알아보겠지."


"좀 평범하게 다닐 수는 없는거냐?"


레아드의 말에 바크는 툭, 레아드의 이마를 튕기더니 씨익 웃었다.


"무슨 소리. 왕은 무슨 짓을 해도 튀어야 하는거야."


제법 설득력 있는 소리에 레아드는 불만스런 눈으로 바크를 쳐다 보았다.


뒤에서 둘의 대화를 재밌게 듣고 있던 론이 다가오더니 말했다.


"궁 뒤뜰에 말을 준비시켰어. 몰래 타고 나가기만 하면 되니까, 어서 가자.


 조금만 더 늦으면 아침이 아니라, 점심을 먹게 되겠어."


"그건 안되지."


바크가 얼른 앞장을 섰다. 레아드는 그런 바크의 행동에 전혀 부담을 갖지


않고 바크의 뒤를 따라서 종종 걸음으로 걸었다. 가면서도 바크의 옷차림


에 대해서 뭐라고 하는 모양이었다. 그런 둘의 뒤에서 론은 어이가 없다는


눈으로 바크의 뒷모습을 쳐다 보았다.


'거 참... 별난 녀석이네.'


어제 까지만 해도. 아니, 오늘 아침 까지만 해도 왕으로서 조금의 틈도 없


이 완벽한 지배자의 모습을 보여주던 녀석이 옷 하나를 갈아 입는 순간 완


전히 돌변해 버린 것이다.


"하긴, 별로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지."


론은 뒷머릴 긁적이더니 미소를 지었다.



계속...



 제  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06            관련자료:없음  [22288]


 보낸이:홍성호  (오래아내)  2000-02-21 18:30  조회:234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06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



궁성 앞 대로변의 한 식당가에서 간단하고, 한편으로는 꽤 처절한 아침 식


사를 끝낸 일행은 그 뒤로 배부른 배를 소화도 시킬겸 말을 끌고 성문까지


걷기로 했다.


중간에 레아드는 시종 옆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훔쳐 보았지만, 기


대와는 다르게 그들 중에서 그 누구도 바크에게 신경을 쓰는 사람은 없었


다. 하긴, 이렇게 더운데 다른 누구에게 신경을 쓸 여유가 어디에 있겠는


가. 더구나 바크 녀석의 행동 자체가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태평하기 그지


없어서 모르는 녀석이 봤다면, 할 일 없어서 길거리 어슬렁거리는 백수 한


녀석으로 오인되기 딱 좋았다.


"너 그렇게 먹어대고 말 타도 괜찮겠냐?"


성문 근처에 오자 바크가 옆에서 말을 끌고가는 레아드에게 물었다. 레아


드는 자뭇 자랑스럽게 말을 했다.


"헴, 이래뵈도 이 몸은 정령이라구. 밥 같은거 먹다가 채하는 일은 없단


 뜻이지."


"정말?"


"물론이야. 덧붙여서 칼을 맞아도 안죽고, 마법을 맞아도 하나도 안 아파.


 한마디로 불사신이라고나 할까. 후훗."


그게 대단한 자랑 거리가 되는거라고 생각을 했는지 레아드가 한껏 가슴을


펴보이며 말을 했다. 바크는 그런 레아드의 말에 의미있게 고개를 끄덕이


더니 말했다.


"다행이네. 그럼 밥을 안 먹어도 되겠구나? 너 앞으로 나가는 식비가 장난


 이 아니어서 고민 중이었는데, 잘 됐어. 가져나 온 돈도 별로 없는데 앞으


 로는 굶어."


"......"


레아드의 표정이 단번에 시무룩해지는걸 본 론이 옆에서 킥킥 웃음을 터뜨


렸다. 바크는 오랜만에 밖에 나온게 무척 기분이 좋은지 그 뒤로도 레아드


를 사정없이 괴롭혀 주었다.


성 밖으로 나온 일행은 수도 넬신에서 세시간 남짓 걸리는 거리에 위치한


벨버를 목적지로 잡고는 말에 올라탔다.


"자, 가자!"


오랜만에 바크가 일행의 앞에 서며 서쪽으로 끝없이 펼쳐진 평야를 향해


힘차게 소리를 지르고는 멋드러지게 말을 몰아 앞으로 내달렸다. 그 뒤를


따라 론과 레아드의 말이 먼지를 일으키며 앞으로 달려나갔다. 거대한 평


야의 위로 세개의 점이 만들어내는 먼지의 길이 성문의 앞에서 부터 서쪽


으로 길게 이어졌다.


"얏호!"


미도는 워낙 지형이 괴팍하게 이루어져 있어서 말을 타본 적이 없던 레아


드는 오랜만에 말을 타서 기분이 좋은지 길게 환호성을 내질렀다. 평야는


지평선이 보일 만큼이나 길게 펼쳐져 있고, 길은 잘 닦여져 있어서 말을


타는데 최고의 장소였다.


말이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속력으로 말을 몰아가는 일행의 귓가로 바람이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한여름의 태양을 능가하는 이글거리는 해가 머리


위에서 사정 없이 일행들을 향해 빛을 쏘아댔지만, 불어오는 바람은 그것


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듯 상쾌할 정도였다.


"야아앗!"


레아드는 달리는 말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애초에 거리와 시간이 잡혀져


있는 길이기 때문에 말이 중간에 지쳐 쓰러질 위험 부담 같은게 없기에 이


렇게 마구 달릴 수 있었다. 레아드가 기분이 좋은지 속도를 높였고, 그 옆


을 따라가던 론과 바크도 레아드를 따라서 더더욱 말의 다리를 부추겼다.


말의 다리 근육이 터질 듯이 팽팽하게 당겨졌고, 달림으로서 삶의 이유를


찾는 동물은 일행을 싣고 한없이 빠르게 평야를 가로 질렀다. 멀리 평야의


위로 보이는 하늘 사이로 일행이 외치는 기합소리가 울려퍼졌다.



벨버를 지나기 전에 나오는 작은 마을에 당도한 일행은 작은 문제거리를


안게 되었다. 벨버에서 이제 겨우 한시간도 채 안걸리는 위치에서 알게된


문제라는건 꽤 골치 아픈 것으로 일행의 발을 잠시 마을에 묶어둘 정도였


다.


- 찹찹찹..


두시간에 걸친 전력 질주에 목이 말랐는지 말들이 허겁지겁 커다란 통에


담겨진 물을 마셨다. 말이 달리다 물을 마시면 복통을 일으켜서 잘 달리지


못하게 되지만, 이곳에서 벨버까지는 겨우 한시간. 천천히 간다고 해도 두


시간도 걸리지 않는 거리여서 일행은 말이 물을 먹게 그대로 놔두었다. 더


구나 지금 일행은 말이 물을 마시던, 초원의 향기에 매료되어 탈출을 계획


하던 무슨 짓을 하는지 살펴볼 신경이 없었다.


"불탔어?"


근처 마을 주민에게서 길을 묻던 중에 알게된 사실을 레아드가 확인 해보


았다. 바크는 끄응, 팔짱을 끼고는 고개를 무겁게 끄덕였다.


"벨버가 불에 탄지 벌써 몇개월이나 지났다는걸. 반란군이 지나가다가 불


 을 질러서 모두 태워버렸데."


"그럼 지금은? 사람들이 안 살아?"


바크는 레아드의 물음에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


"지금은 그냥 잿더미래. 마을 사람들이 불에 탄 마을을 재건을 하느니 다


 른 마을이나 도시에 가서 가는게 좋겠다고 생각을 한 모양이야.그 당시


 내가 이주에 필요한 돈은 넉넉히 줬었으니까."


"돈을 줘도 문제군."


론이 옆에서 끼어들며 말을 했다. 애초에 도시에 나가고 싶어도 기본 자금


이 없어서 그냥 마을에 살던 사람들이 바크가 후하게 내려 준 돈으로 마을


을 재건하지 않고 그냥 도시로 떠난 것이었다. 돈이 거의 필요치 않는 이


런 시골 마을에서는 돈이 있으나 없으나 마찬가지지만, 일단 손에 거금이


들어오자, 아무래도 그게 있으나 없으나가 아니게 되버린 모양이다. 대부


분 젊은이들이 도시로 떠나버리자, 남게된 노인들은 도시를 재건할 힘이


없으니 다른 작은 마을들로 떠나버린다. 그리고 남겨진 마을은 그냥 그대


로 폐하로 남게된 것이었다.


"그래서, 이젠 어쩌지?"


폐허가 된 마을이라니. 전혀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 레아드와 론이 바크를


쳐다 보았다. 바크는 잠시 생각을 해보더니 대답했다.


"일단은 가보자. 폰이 모르고 있었다면 다시 연락을 하겠지만, 애초에 그


 런 장소를 원했다면 가지 않으면 안되잖아."


"폐허에서 만나자니. 꽤 악취미네."


론의 말에 레아드가 킥, 웃었다.


"원래 그 할아범 악취미였어. 사는 집도 곰팡이들이 득실거렸거든."


"참 나, 포르 나이트의 장이나 되는 녀석이 무슨 짓이야."


론이 가볍게 한탄을 했다. 레아드에게 폰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 수


록 그간 자신이 녀석을 찾아내려고 쏟아 부었던 노력이 아까워지는 기분이


었다.


"뭐, 왕인데도 저러는 녀석도 있는걸."


레아드의 말에 론은 공감이 간다는 눈으로 옆을 보았다. 바크는 자신을 쳐


다보는 둘을 마주보더니 히죽 웃었다.


"말들도 제법 쉬었을테니까, 그만 떠나자. 벨버까지는 이제 금방이야."



바크의 쾌활한 태도에 가벼운 마음으로 마을을 떠난 일행이었지만, 가벼웠


던 마음은 채 십분도 지나지 않아서 착 가라 앉았다. 마을 앞으로 길게 뻗


은 가도를 따라 걸을거라고 생각했던 레아드는 옆으로 펼쳐진 산길로 바크


가 방향을 잡자 의아해서 물었다.


"바크, 거긴 산이잖아?"


"벨버는 탄광 마을이야. 광산은 초원에 있지 않다고."


레아드는 물끄러미 산으로 휘어져 올라다가는 산길을 올려다 보았다. 중간부


터는 길인지 뭔지도 모를 만큼 수풀이 우거진게 보였다. 그걸 보면서 레아


드는 왠지 모를 불안감을 느꼈고, 그 느낌은 여지 없이 들어 맞았다.


사람들이 워낙 왕래를 하지 않다보니까 길이 완전히 수풀로 가로 막혀서


말을 타고는 도저히 갈 수가 없게 되버린 것이었다. 그렇다고 걸어서 가는


게 쉬운 길은 더더욱 아니었다.


"이.. 이게 금방이야?"


"어쩔 수 없잖아. 산 길이라도 말을 타고 오를 수 있을거라고 생각 했는데


 이리 막혀버렸다니. 화를 내려면 주소가 잘못 됐어. 나 한테 하지 말고,


 여기에 우릴 부른 폰에게 하라고."


레아드나 바크나 말로는 열심히 서로를 흉보고 간간히 폰을 욕해댔지만,


둘다 쌩쌩한 모습으로 산길을 능숙하게 올랐다. 그 뒤로 꽤 쳐진 론 만이


숨을 헐떡이면서 간신히 둘의 뒤를 쫓았다. 하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지


쉬지도 않고 끝도 없이 계속 산을 오르는 바크와 레아드는 점점 더 멀어


지기만 했다.


"응?"


레아드는 한참 산을 오르다가 뒤를 돌아보니 론이 보이지 않자 깜짝 놀라


서 황급히 그 자리에 멈춰섰다. 레아드 보다 조금 더 앞서 걷던 바크는 레


아드가 짧게 내지른 의문성에 고개를 돌렸다. 바크가 레아드에게 다가오며


물었다.


"무슨 일이야? 갑자기 소리를 다 지르고."


"론이 없어."


"론? 우리 보다 훨씬 앞으로 가지 않았어?"


레아드가 바크를 쳐다 보더니 되물었다.


"무슨 소리야, 우리 뒤에 있었잖아?"


"그랬나?"


"아, 저기 온다."



계속..



 제  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07            관련자료:없음  [22289]


 보낸이:홍성호  (오래아내)  2000-02-21 18:30  조회:231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07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



레아드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으로 론의 모습이 천천히 나타났다. 둘은 잠


시 그 자리에 서서 론이 올라오기를 기다렸지만, 나무 사이로 잠시 나타났


던 론은 무슨 일이라도 생겼는지 그 자리에서 요지부동이었다. 레아드와


바크는 서로를 한번 쳐다보더니 후다닥 산길 아래로 내달려왔다.


"론, 무슨 일이야!?"


레아드의 외침이 산 아래로 쩌렁하게 울려퍼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


하고 론은 아무런 움직임도 보여주지 않았다. 거의 길을 미끄러지면서 내


려온 바크와 레아드는 론을 가리고 있는 나무에 손을 기대며 그 반대편을


보았다. 둘의 얼굴이 묘하게 일그러졌다.


"하악.. 하악.."


"론?"


"하아아... 어, 응?"


나무에 등을 기댄 채로 숨을 거칠게 몰아쉬던 론은 레아드의 부름에 간


신히 고개를 들었다.


온통 땀으로 흠뻑 젖은 이마에 머리카락들이 늦어 붙은게 어딜봐도 산을


타다가 지쳐서 쉬어가는 사람의 모습이었다. 아닌게 아니라 지친 모습이


다. 바크가 어이가 없다는 얼굴로 물었다.


"설마 너 지쳐서 이러는건 아니겠지?"


"어떻게.. 후우, 보이는데?"


"지쳐 보인다."


"그럼 그렇게 생각해."


론도 겨우 이 정도 산길에 자신이 이렇게 맥없이 지친게 어이가 없는지 거


칠게 한숨을 내쉬었다. 바크는 고개를 들어 앞으로 남은 거리를 대략 가늠


해 보았다.


"쉬고가자. 레아드, 물통 가지고 있지?"


"응. 여기."


레아드가 건네준 물통을 바크가 론에게 건네 주었지만, 론은 물통 대신 바


크의 팔을 잡고는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됐어, 갈 수 있으니까 계속 가자."


론이 일어서려 하자 옆에서 지켜보던 레아드는 그런 론을 부축 해주었다.


하지만 바크는 가만히 론을 쳐다만 보더니 스윽 손을 들어서 론을 한번


툭 찔렀다. 론이 그대로 허무하게 나무에 등을 기대며 다시 쓰러졌다. 다


리가 풀려버린 거였다.


바크는 허리에 두 손을 얹으면서 말했다.


"나야말로 됐네. 무리해서 갈 정도고 급하지 않아. 더구나, 가기도 전에


 힘을 다 빼면 어쩌겠다는거야. 몸이 안 좋으면 안 좋다고 말을 했었야지.


 어쨌거나, 지금은 쉬어!"


바크가 결론지어 외쳤다. 론은 바크의 말에 대답을 할 여력도 없는건지 꾸


벅 고개를 끄덕이고는 레아드가 내미는 물통을 받아 들었다. 바크는 아직


쉴 생각이 없는건지 고개를 들어 주변을 돌아보았다.


"레아드, 여기서 잠시 론하고 있어."


"응, 뭐 하게?"


"근처 좀 돌아보고 올게. 지리 알아둬서 나쁠건 없으니까."


"아, 응. 알았어."


바크는 그 길로 휘적휘적 산길을 타고 위로 다시 올라갔다. 동화책에서 나


오는 그런 약해빠진 왕이 보기 좋은건 아니지만, 저렇게 산길을 능숙하게


탈 수 있는 왕도 그리 보기 좋은건 아니었다. 론은 이제 제법 숨이 잡혔는


지 크게 한숨을 한번 내쉬고는 더 이상 거칠게 숨을 쉬지 않았다. 론이 고


개를 들어 물통을 레아드에게 다시 건네주었다.


"나 한심하지?"


물통을 받아서 허리춤에 끼고는 레아드가 싱긋 웃었다.


"조금."


"역시..."


"아하하, 농담이야. 산 타는건 원래 힘들잖아. 중간에 쉬어가는건 당연한


 거야."


"바크는.."


"그 녀석은 제외. 원래 바크는 산 잘 탄다구. 다 내 덕이랄까.."


어렸을 적에 하루가 멀다하고 산으로, 들로, 강으로 끌고 다녔으니 익숙해


지지 않을 수가 없었겠지.


론이 나무 기둥에 등을 길게 기대며 나직하게 한숨을 토해냈다.


"망할... 체력에는 자신 있다고 생각했는데.."


"평소에 수련 안 했지?"


"할 필요가 없었으니까."


사실은 검도 제대로 익힌 적이 없었다. 상대방의 움직임이 짜증이 날 만큼


이나 느리게 보이는데 무슨 검술이 필요한가. 틈을 노려서 공격을 하기만


하면 죽죽 나가 뻗으니 특별히 검술이나 기술을 배울 필요가 없었다.


레아드가 론의 옆에 앉으며 말했다.


"론, 앞으로 검 정도는 배워야겠어. 그럼 체력도 늘테고."


"검이라."


론이 슬쩍 자신의 허리춤에 차여져 있는 검을 만졌다. 힘이 완전히 없어지


면서 몸의 움직임은 말 할 수도 없을 정도로 느려졌고, 눈도 상당히 나빠


졌지만, 그래도 여지껀의 경험으로 그럭저럭 왠만한 검사 이상의 실력은


가질 수 있게 해주었다. 하지만, 그것도 왠만큼이지 그 이상이라면 도저히


수가 없다. 기네아의 경우 녀석이 움직이는게 아예 보이지도 않았을 정도


니까. 대륙에 기네아 정도의 검사가 많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론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갑자기 레아드를 쳐다 보았다.


"레아드가 알켜줄래?"


"뭐, 내가?"


"레아드 한테라면 수준도 적당하고 괜찮을거 같은데."


레아드의 입술이 비죽 속았다.


"내 검술은 다른 사람들하고 너무 달라서 배우기 힘들텐데... 근데, 무슨


 뜻이야, 내 수준 정도면 적당하다니? 내 실력이 형편 없으니까 배우기 딱


 좋다는거야?"


론이 두 손을 저으며 대꾸했다.


"무슨 소리. 지금 레아드는 류크하고 싸워도 지지 않을 실력이라고. 내가


 장담하지."


류크.. 류크.. 잠시 생각을 해보던 레아드는 적기사 류크를 떠올리고는 어


이가 없다는 눈으로 론을 쳐다 보았다. 자신과 바크. 그리고 힘이 있었을


당시의 론. 이렇게 셋이 덤비고도 이기지 못했던 상대였는데.


딱.


레아드가 손을 들더니 단숨에 론의 이마를 내리 쳤다.


"바보, 아부를 하려면 적당히 하라구. 그렇게 말도 안되게 하면 오히려 놀


 리는거 같단말야."


론이 히죽 웃었다. 레아드의 엄청난 괴력에, 요즘와서 특히 그 성장이 눈


부신 몸놀림. 그리고 애초에 타고난 마력이라면 류크와 대등하게 싸우는


것도 그리 무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레아드는 론의 말이 단순한 아부라


고 생각을 해버렸나 보다. 론은 굳이 변명은 하지 않고 그냥 밋밋하게 미


소를 지었다. 그때 나무 사이로 바크가 나타났다.


"잡담하는거 보니 충분히 쉬었나보네."


다가오는 바크에게 레아드가 물었다.


"벌써 오는거야? 근처에 별로 살펴볼게 없었나보네?"


바크가 고개를 저었다.


"아냐. 마을을 찾아서 돌아온거야."


그리고는 론을 보더니 손을 뻗었다. 론은 바크의 손을 잡고는 나무 등치에


서 일어섰다. 바크가 자신들이 계속 가야 할 산길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산 정상에 광산이 있는데, 난 광산 바로 아래에 마을이 있을거라고 생각


 을 했거든. 근데 생각보다 마을이 훨씬 아래에 있더라. 여기만 올라가면


 반대편으로 커다란 분지가 나와. 마을은 거기에 있어."


"하마터면 헛고생만 할 뻔 했네."


"뭐, 론 덕분이라고 하자. 여기만 지나 가면 되니까 괜찮겠지?"


바크의 물음에 론이 말짱한 모습으로 일어섰다.


"앞장서기나 해."



계속..



 제  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08            관련자료:없음  [22290]


 보낸이:홍성호  (오래아내)  2000-02-21 18:31  조회:232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08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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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크의 말대로 마을은 오분 정도 산길을 오르자 펼쳐지는 분지 위로 모


습을 드러냈다. 마을이라고는 해도 새카맣게 타버린 뒤에 그 위로 시간이


내려준 축복의 기운을 담아 풀과 꽃들이 돋아나 있어서 모르는 사람이 봤


다면 고대의 무슨 유적이라고 착각을 할 만도 했다.


꽤 커다란 분지 위로 지여진 마을은 대충 백여명 정도가 살아갈만한 조그


만 마을이었다. 반란군 녀석들이 지나가다가 불을 질렀다고는 하지만, 바


크는 그게 말도 안된다고 생각을 했는지 주변을 돌아보았다.


"근처에 산적 떼가 있는건가?"


론이 바크의 옆에 서며 동감을 표했다.


"아마도 산적. 아니면, 그 당시 반란군에서 떨거져나온 탈영병 녀석들이


 한 짓일거야. 십만이나 되는 군대가 무슨 흥이 난다고 이런 험한 산을


 올라와서 이런 콩알만한 마을을 덥치겠어?"


"나중에 이 지역 조사 한번 해야겠군. 레아드, 뭔가 보여?"


레아드는 손을 일자로 펴서 이마에 대고 아래로 펼쳐진 마을을 살펴보았


다.


"사람 모습은 안 보여. 하지만, 벽 뒤는 여기서 안 보이니까, 왔을 지도


 모르겠어."


"일단 내려가자."


바크가 허리 춤의 검을 조금 뽑아 놓고는 말했다. 론도 품 속에서 단검 하


나를 꺼내서 손에 쥐었다. 그 이름도 드높은 포르 나이트의 장을 만나러


가는 것이다. 어디서 암살자가 튀어 나올지도 모르니 일행은 바싹 긴장을


하며 분지를 타고 내려가기 시작했다.


"....."


분지의 맨 아래 바닥까지 내려온 일행은 조심스럽게 주위를 둘러 보았다.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잠시 돌아가는 분위기를 살펴보던 바크는 근처


에 아무도 없다는걸 확신했는지 뽑아 놓았던, 검을 다시 안으로 넣고는 마


을에 쩌렁쩌렁하게 울려퍼질 만큼 큰 소리로 외쳤다.


"어어이~! 포오온!"


분지 안이라서 그런지 바크의 목소리가 사방으로 메아리 치면서 울려퍼졌


다. 레아드는 바크의 외침이 끝나고 귀를 기울여 보았지만, 어디서도 대꾸


의 외침이나 반응은 돌아오지 않았다. 론이 어깨를 으쓱이고는 둘에게 말


했다.


"아직 도착을 안했나본데?"


"아니면, 아예 이 곳으로 오지 않을 작정이던지. 어쨌거나, 기다리기로 하


 자. 저녁 때도 슬슬 되었고, 분지는 다른 곳보다 해가 일찍 떨어지니까


 레아드는 근처에서 나뭇 가지라도 줏어와."


"응."


레아드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서둘러 분지의 가를 돌면서 나뭇 가지들을 줏


기 시작했다. 바크와 론은 그 사이, 모닥불 지필 준비를 끝내고는 가져 온


소량의 음식을 펼쳐 놓았다. 보통 마을이라면 마을 여관이라도 들어가서


시간을 때우겠지만, 이런 폐허 위에서 멍하니 사람을 기다리는건 정말이지


괴롭기 짝이 없는 일이었다. 바크와 론은 금방 야영지를 만들어 내었고,


그때쯤에 레아드가 품안에 가득 나뭇가지들을 들고 왔다.


"이 정도면 되지?"


"충분해."


이미 이런 사태를 예측이라도 한 사람 처럼 바크는 품 속에서 부싯돌을 꺼


냈다. 금방 모닥불이 만들어졌고, 그 위로 나무 꼬챙이에 꽂힌 기름진 고


기들이 올려졌다. 누가 본다면 '원래 목적이 놀러온거야?'라는 등의 말을


할 만도 했다.


바크의 말대로 분지에서 해는 금방 떨어진다. 아직도 고개를 들면 파란 하


늘이 보이는데 갑자기 해는 산 뒤로 넘어가는 것이다. 덕분에 해는 안 보


이는데 하늘은 온통 붉거나, 더 나아가 푸른 하늘까지도 볼 수가 있다. 해


가 산사이로 넘어가자 순식간에 일행은 어두운 그림자 사이에 묻혀졌다.


모닥불을 일찍 안 폈다면 꽤 당황할뻔 했다.


"말을 끌고오지 못한게 아쉽네. 거기에 주전자도 있었는데."


산 아래 나무에 묶어둔 말들을 생각하면서 레아드가 중얼거렸다.


"주전자는 둘째로 친다 해도, 물이 별로 없어. 가져온건 겨우 물통 두개


 뿐이니까 아껴서 마시자. 근처에서 냇가 같은건 못 봤으니까, 물이 떨어


 지기라도 하면 꽤 고달파질거야."


"뭐, 그렇게 오래 있을거도 아니잖아."


론의 말에 바크가 글쎄. 하는 얼굴을 했다.


"다른 녀석도 아닌 그 폰의 일이야. 일이 어떻게 돌아갈지 예측을 못하겠


 다니까. 그 녀석은.."


바크가 살풋, 눈가를 찡그렸다. 아마도 바크는 폰의 일이라면 무조건 기분


이 나빠지는 모양이었다. 하기야, 자신이 레아드에 대해 모르는 어떤 사실


을 녀석은 알고 있고, 그게 그리 좋은 목적이 아닌란걸 아는 이상, 기분이


좋을리가 없었다. 더구나, 최근에 와서 하얀 이리를 로아에 불러 놓은것이


녀석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폰에 대한 의심과 악감정이 더욱 심해졌다.


"하암."


뜨겁게 지글거리는 고기 한점을 후우, 불어보던 레아드가 입을 벌리고는


재빨리 고기를 입 안으로 넣었다.


모닥불을 지핀지 거의 한시간. 산 사이로 넘어간 해는 분지 밖에서도 보이


지 않게 되었는지 어느새 하늘이 붉은 주황색에서 검게 물들어갔다. 밤 하


늘 사이로 일행이 만들어낸 모닥불이 일으키는 하얀 연기가 하나의 길을


만들어내며 하늘로 치솟았다.


폰이 멀리서도 알아 볼 수 있는 표식이었다.


"안오네."


꽤 시간이 흘렀다고 느껴지는지 레아드가 주변을 돌아보았다. 횅한 폐허


외에는 그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가만히 모닥불을 지켜보던 론은 문득


고개를 들어 바크에게 물었다.


"저, 바크."


"응?"


"그 하슈바츠 로야크라는 녀석 말인데, 그 녀석도 폰과 함께 오겠지?"


모닥불을 뒤집어 섞으면서 바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다 잡은 폰을 마지막에 구해간 녀석이니까. 아마 여기에도 같이 오지 않


 을까."


"흐음..."


"왜 그래?"


론이 턱을 괴면서 모닥불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펠리어즈 둘에 엘리도리크 여섯이라... 과연, 평범한 인간이 상대 할 수


 있는건가? 더구나 그 펠리어즈 둘은 기네아와 거의 필적할 실력을 가진


 녀석들인데. 설사 류크라도 그 둘이면 충분히 상대를 할 수 있을 정도니


 까. 그런데, 그 둘을 죽이고 기사까지 여섯을 죽였다고?"


론이 어이가 없다는듯 고개를 저었다.


"불가능한 소리야."


"돌아온... 기사들이 하는 말에 따르면."


바크가 넌지시 입을 열자 론과 레아드는 바크를 쳐다 보았다. 론은 개인적


인 의문에. 그리고 레아드는 로야크의 그 엄청난 실력이 궁금해서였다. 바


크는 손을 뒤집는 듯 대수롭지 않게 말을 이었다.


"별거 없다더군. 무슨 이상한 기술을 쓰는 것도 아니고, 엄청난 괴력을 가


 진 것도 아니라고 하더라. 공격을 하면 다 피해버리고 틈을 보이면, 공격


 을 당했을 뿐이래."


"그건... 마치."


"그래, 너 같지."


바크가 론을 가리켰다.


"애초에 힘의 차이가 압도적이면 검술이고 뭐고 필요가 없는거야."


"그 정도로 강한 녀석인가..."


"뭐, 그렇다고는 해도 성검이 있으니까 어떻게든 되겠지."


"검 하나 믿고 온거야?"


바크가 손을 들더니 론의 이마를 가볍게 튕겼다.


"사실 히든 카드는 네 녀석이었는데, 산길 하나 제대로 오르지 못하는 꼴


 을 보니 사용하긴 다 그른 모양이더라."


"체엣."


론이 중얼중얼 입 속으로 뭐라 투덜거렸다. 바크는 피식 웃으며 그런 론


에게 장난스럽게 대꾸를 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레아드가 바크와 론의 사이


로 손을 들이 밀었다. 조용히 하라는 신호였다. 바크와 론은 레아드의 갑


작스런 행동에 쥐죽은듯 입을 다물었다. 순식간에 주위는 모닥불이 타오르


는 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게 되었다.


가만히 귀를 기울여보던 레아드가 마을 중앙 쪽을 보았다.


"발자국 소리야."



계속..


 제  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09            관련자료:없음  [22292]


 보낸이:홍성호  (오래아내)  2000-02-21 19:03  조회:233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09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



론과 바크는 레아드가 노려보는 쪽으로 시선을 돌렸지만, 어둠만이 깔린


그곳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도, 들려오지도 않았다. 하지만, 잠시 시간을


두고 기다리자 과연 레아드의 말대로 작게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곧 어


둠 속에서 무언가가 움직이더니 모닥불의 불빛 사이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이 등장함과 동시에 일행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기다리던 녀석


들이 도착을 한 것이다.


"폰."


바크는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한 노인을 향해 작게 그의 이름을 읊었


다. 폰이 나타나고, 그 뒤를 이어 그의 뒤에서 거대한 그림자가 나타났다.


거의 류크와 대등할 정도의 키와 몸을 가진 사나이였다. 얼핏 보기에도 강


해보이는 그의 이름은 레아드가 불렀다.


"로야크.. 씨?"


오랜만에 만났지만, 레아드는 확실하게 그의 얼굴을 기억하고 있었다. 하


슈바츠 로야크. 정말로 그였다.


폰과 로야크는 모닥불에서 열걸음 정도 떨어진 곳에서 걸음을 멈췄다. 론


은 품 속으로 손을 넣어서 단검 하나를 꺼내두었다. 바크 역시 검을 완전


히 검집에서 빼내었다. 언제라도 공격을 하겠다는 론과 바크의 모습에 폰


은 무표정한 얼굴로 일행을 돌아보았다. 그런 그의 눈이 레아드에게 가는


순간, 폰의 얼굴에 미소가 어려졌다.


"네가 레아드구나. 과연, 들은대로 예쁘장하게 변했구나. 1년만에 만나는


 건데 이리 냉대를 할 참이냐."


폰의 말에 레아드는 머뭇거렸다. 어딜 봐도 그 곰팡내 가득한 집에서 검이


나 수리하던 그 할아범이었다. 포르 나이트의 장이라는건 알고 있었지만,


레아드는 그런 그에게서 단 한번도 위엄이라던가 카리스마를 느껴 본적이


없었다. 그냥 평범하고, 그래서 편했던 할아범이었다.


폰의 말에 레아드는 잠시 생각을 해보다가 그의 곁에 스얀이 없다는걸 알


아 채고는 물었다.


"스얀 씨는 어디에 있는거죠?"


"스얀? 아아, 로야크가 잡아온 그 여자 애말이냐. 걱정마라, 죽이지 않았


 으니까. 이 아래 마을에 여관이 하나 있는데 거기에 재워 놓고 왔다. 내


 려갈 때 데려가려무나."


의외로 친근감있게 말을 하는 폰의 모습에 론도 무척이나 당황한 얼굴이었


다. 레아드에게 실없는 늙은이로, 그리고 바크에겐 정신나간 늙은이로 설


명을 들어왔지만, 론은 둘의 말을 대부분 믿지 않았었다. 명색이 포르 나


이트의 장이다. 대륙에서 엘리도리크와 펠리어즈. 이 조직과 어깨를 나란


히 하는 엄청난 집단의 장이란 녀석이 이 둘의 말대로 그리 웃기지도 않은


늙은이일까..


하지만, 정말로 만나보니 실없긴 실없는 인간이었다.


폰은 바크와 론을 보더니 히죽, 웃었다.


"레아드 혼자서 오라고 했었는데, 친구가 걱정이 되서 같이 온겐가. 하긴,


 어렸을 때부터 친하긴 했지. 그리고.. 로느 아이리어 군? 아니, 펠이라고


 불러야 할까."


레아드는 놀란 눈으로 폰을 바라 보았다. 하지만, 론 자신은 의외로 전혀


놀란 얼굴이 아니었다. 자신이 녀석을 조사 했을 만큼, 녀석도 자신을 조


사한건 당연한 일이었다. 단지, 자신은 녀석의 그림자도 발견을 못했지만,


저쪽에선 완전히 알아냈다는게 문제지만..


폰이 넌지시 말을 이었다.


"자네의 펠리어즈는 정말로 멋진 녀석들이더군. 덕분에 내 아이들이 반항


 한번 제대로 못하고 모조리 목이 잘렸어.


"전통의 차이라고 해두지."


"과연."


폰이 클클. 가래가 끓는 듯한 웃음을 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뭐, 좋겠지. 어쨌거나 이젠 필요도 없는 녀석들이었으니까. 내 대신 처리


 를 해준걸 감사하게 생각해야겠군."


"잡소리는 그 쯤에서 그만둬."


바크가 론과 폰의 대화를 중도에서 끊으며 끼어들었다. 바크는 폰을 노려


보며 말했다.


"스얀이 무사하다면 더 이상 네 놈과 잡담을 할 이유 같은건 없어."


"호오, 매섭군. 매서워."


"하지만.."


바크가 살기가 흘러나오는 눈으로 폰에게 말했다.


"네 놈과는 마무리 할게 한가지 있다."


폰이 히죽, 웃었다.


"알아챈 모양이군."


바크가 검을 앞으로 드리밀며 소리쳤다.


"그 하얀 이리에게 로아에서 화약고를 터뜨리게 시킨게 바로 네 놈이지?"


"뭐, 뭐?!"


레아드가 바크의 말에 깜짝 놀라서 폰을 쳐다 보았다. 폰은 여유로운 표정


으로 바크의 살기 넘치는 시선을 받아 내었다.


"이미 다 알고 있는듯 하니, 굳이 대답을 할 필요는 없겠군."


바크가 외쳤다.


"어째서지? 어째서 로아의 화약고를 터뜨린거지?! 그런다고 당신에게 이득


 이 되는 일이 있나?"


"허허허, 돈이나 권력이라도 노리고 그런 일을 했을거라고 생각 하는건가.


 아직 어리군. 아니면, 생각은 했는데 감히 거기까지는 말을 하지 못하는


 거냐?"


바크가 이를 악물면서 쥐어짜 듯이 겨우 입을 열었다.


"그러면... 레아드를..."


폰이 쾌히 바크의 뒷말을 이었다.


"그래. 레아드의 각성을 위해서였다. 사실, 화약고가 터지면서 일어난 충


 격으로 각성하기를 바랬지만, 영 이상한 이유로 각성이 되었더군. 뭐, 내


 가 바라는건 이루어졌으니 별로 상관은 없었지."


레아드는 아연한 눈으로 폰을 바라만 보았다. 설마 폰이 로아의 화약고를


터뜨리려 했었던 그 의문의 장본인인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었다. 더구나


그렇게 한 이유가 자신 때문이라니?


"어째서지?"


여지껀 가만히 듣고만 있던 론이 앞으로 나서며 물었다.


"레아드의 변화가 네 놈에게 무슨 이득이 된다고 그런 짓을 한거지?"


폰이 너털 웃음을 터뜨리더니 론에게 시선을 돌렸다.


"무슨 이득이 되냐고? 허헛. 우습군. 마력의 땅에 사는 네가 그걸 몰라서


 묻는건가?"


론은 입술을 일그러뜨렸다. 도대체 녀석이 자신에 대해 어디까지 알아낸


건지 궁금해질 정도였다. 론은 폰의 말을 잠시 곱씹어 보았다. 레아드를


이용해서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몸 안의 마력이 엄청나니 그걸 이용을 한


다면 고대의 상위 마도사 수준의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론에


게는 그 정도 이득은 아무런 흥미도 끌지 못하는 것이었다. 비하랄트를 매


일 보아오던 론에게 겨우 상위 마도사 정도 수준의 힘은 무의미한 것이었


다. 하지만... 분명 보통 인간에겐 그 정도 힘도 무한의 힘에 가깝게 느껴


지겠지.


론이 물었다.


"레아드 몸 속에 흐르는 마력을 이용할 참인거냐?"


론의 말에 폰은 입을 다물더니 론을 가만히 쳐다 보았다. 그러다 어이가


없다는 투로 입을 열었다.


"겨우 생각해낸게 그거냐? 아니면, 알면서도 말을 하지 않는게냐. 아니,


 그 얼굴은 아무래도 정말 모른다는 얼굴이군."


"무슨 헛소리야?"


"모른다면 내 말해주지. 레아드가. 아니, 저 것이 뭘 의미하는지 말이다."


레아드를 가리키며 '것'이라는 말을 한 폰은 잠시 말을 멈추고는 일행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잠시 후, 그가 나직하게 숨을 들이마시더니 입을 열었


다.


처음 나온 그의 말은 레아드가 여지껀 수도 없이 읽어온 전설이나 신화의


말머리에 항상 등장하는 구절였다.


"고대에 로무라는 마물이 있었다."


로무, 어디의 누가 만들어냈는지 모르는 최악의 변종. 론이 가진 변종 도


감에서 당당하게 최악의 변종 1위로 지정되어 있는 녀석은 무한의 입과 무


한의 식욕으로 세상의 모든 것을 먹어치우는 그런 괴물이었다. 갑자기 신


화의 한구절이 나오자 바크와 론은 폰을 말 없이 가만히 쳐다 보았다. 폰


의 말이 계속 이어졌다.


"세상을 먹어치우고, 끝없이 먹어치우는 마물의 힘에 인간은 절망을 했지.


 그 어떤 마력도, 마법도, 힘도 통하지 않는 마물은 전 대륙을 자신의 몸


 안으로 먹어치우면서 그 존재 자체를 세상으로 바뀌어갔다. 하늘이, 땅이,


 바다가 로무에게 먹히고, 그리고 로무로 변했다. 로무의 그런 폭주는 며


 칠이고 이어졌고, 수만년 동안 고도의 문명을 누려온 인간의 대부분이 로


 무에게 먹히고 말았다. 인류는 멸망 직전까지 내몰렸지."


그리고 엘더가 나타났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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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끈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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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10            관련자료:없음  [22498]


 보낸이:홍성호  (오래아내)  2000-02-24 18:09  조회:482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10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



폰이 지금 말하고 있는건 하와크의 어린 아이라면 누굴 잡고 물어봐도 시


작부터 끝까지 줄줄 외울 정도로 많이 알려진 전설이었다. 하와크의 건국


신화이기도 하니 레아드나 론, 그리고 바크가 모를리가 없었다. 하지만,


폰은 자뭇 심각한 얼굴로 말을 계속 이었다.


"신은 엘더에게 성검 요루타를 주었고, 그때까지 인류의 적이었던 마왕과


 마녀에게 엘더를 도울 것을 명했다. 엘더는 그들의 도움으로 기어이 로무


 를 검으로 봉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엘더는 다시는 로무와 같은 존재가


 나타나지 않도록 검으로 마왕과 마녀까지도 봉인을 시켜버렸지. 그리고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마력까지도 봉인을 시켰다. 바야흐로 인류의 위치


 가 신에서 인간이라는 최하의 바닥까지 내동댕이 쳐지는 사건이었다."


엘더를 평하는 사람들은 두부류다. 평화를 내려준 그에게 감사를 하는 사


람. 그리고 고도의 문명을 바라며 엘더를 인류의 악으로 보는 사람. 류크


가 이에 속했다. 그리고 폰도 이 쪽에 속하는 모양이었다.


폰은 연이어 말했다.


"세상의 모든 힘을 봉인시켜버린 엘더는 그 스스로도 신의 힘을 포기하기


 에 이른다. 이런 조그만 섬에 하와크라는 작은 나라를 만들고, 그는 인간


 이 되었지. 하지만, 모든걸 예측하고 일을 벌였던 엘더 조차도 감히 상상


 도 못했던 일이 터졌다."


폰의 눈이 이채롭게 빛났다.


"세상의 흐름 속에 묶어두었던 로무가 결계를 파괴한 것이다."


"...!!"


일행은 놀란 눈으로 폰을 바라 보았다. 전해지는 전설에는 나오지 않는 구


절이었다. 전설에는 엘더는 하와크란 나라를 건국 한 뒤에 왕으로서 훌륭


하게 나라를 다스리며 행복하게 살아갔다고 전해졌다. 하지만, 폰의 입에


서 나오는 이야기는 전해지는 전설을 완전히 뒤집는 것이었다.


"로무는 다시 세상을 먹어치우기 시작했지. 하지만, 대부분의 몸이 봉인


 된 상태였기 때문에 엘더는 어렵사리 다시 로무를 봉인을 할 수 있었다."


폰의 입가에 미소가 서렸다.


"하지만, 봉인을 해도, 해도, 로무는 그때마다 다시 결계를 풀고 세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제서야 엘더는 깨달았지. 자신의 힘으로, 성검의 힘


 으로 로무를 완전히 봉인시키는건 불가능하다는걸 말이야. 그래서 엘더는


 고민을 하다가 결국 자신의 오랜 친구였던 전설의 드래곤을 찾아가게 된다."


론의 목이 한번 크게 울렸다.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킨 것이었다.


"한번 일어서면 하늘을 뒤덮고, 하늘로 날아 오르면 대륙이 진동했다는 그


 런 엄청난 드래곤이었지. 엘더는 그 현명한 드래곤과 오랜시간 이야기를


 한 끝에 한가지 방법을 만들어냈다."


폰이 고개를 들더니 레아드를 지그시 바라 보았다.


"로무를 완전히 봉인에서 풀어주는 것이다. 단, 인간의 육신 속에서."


바크와 론의 눈이 단번에 부릅떠졌다. 폰은 그런 둘의 표정이 무척 마음에


들었는지 담숨에 말을 이었다.


"엘더는 로무와 계약을 했지. 인간의 육신을 통해 세상을 나온다면 자신은


 더 이상 너에게 관여를 하지 않겠다고 말이야. 로무는 쾌히 승락을 했다.


 하지만, 엘더는 거기에 조건을 달았지. 십칠년간 자신에게 시간을 달라는


 말이었다. 십칠년간은 로무가 인간의 육신 속에서 나오지 말라는 조건이


 었지. 엘더가 자신이 새로운 세계를 만들 때까지만 기다려 달라는 말을 하


 자 로무는 엘더의 조건까지도 승락을 하고 말았다. 십칠년의 세월이야 별


 게 아니라고 생각을 했겠지."


"속았군.."


론의 말에 폰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건 엘더의 속임수였다. 로무는 그 다음 해, 인간으로 태어났다.


 하지만 인간이었기 때문에 아무런 힘도 없었지. 로무가 십육년을 살고 봉


 인을 풀기 일년이 남았을 때, 엘더의 부탁으로 드래곤은 인간의 몸에 갇


 힌 로무를 죽여버렸다. 몇년 후에 로무가 다시 태어났지만, 그때마다 드


 래곤은 로무를 계속 죽였지. 천년이 지나는 시간동안, 계속해서 죽이고


 또 죽였다. 엘더는 늙어서 죽었지만, 드래곤은 그 뒤로도 로무가 태어날


 때마다 죽였지."


론은 자신의 손이 미미하게 떨리는걸 느꼈다. 폰은 거기서 잠시 말을 멈추


더니 그윽한 눈으로 레아드를 바라보았다.


"벌써, 십칠년이나 지났구나."


폰은 미소를 지었다.


"애기였던 레아드를 그 어두웠던 동굴 안에서 발견한게 말이다."


그는 조용히 고개를 들어 밤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바크와 론은 차마 말


을 하지도 못할 만큼이나 충격을 받은 얼굴이었다. 레아드도 상당한 충격


이었는지 더듬거리면서 폰에게 겨우 말을 했다.


"하.. 하지만.."


"뭐냐, 레아드."


"하지만.. 우리 가족은? 어머니는?"


"이런 상황에서 굳이 물어볼 필요는 없지 않더냐. 넌 양자였다."


폰은 싸늘하게 말을 했고, 레아드가 그의 말에 고개를 도리질하며 소리쳤


다.


"거.. 거짓말!"


폰은 잔인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십칠년전 동굴에서 너와. 그리고 너에 대한 이야기가 써 있는 책을 발견


 한 나는 재빨리 너를 데리고 동굴에서 나왔다. 그리고 그날 밤에 근처 도


 시에서 너와 똑같은 나이의 아기를 훔쳐와서 그 동굴 안에 놓아두었지.


 그리고 난 삼일이 지난 후에 그 동굴에 다시 가 보았다. 아이는 무언가 엄청


 난 것에 깔린 듯이 거의 흔적도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로 참혹하게 죽어


 있었다. 동물이나 사람이 그런 짓을 할 수는 없었지. 그걸 본 나는 책에


 적힌 내용을 확신하게 되었다. 널 죽이러 온 것은 거기에 적혀있는 바로


 그 드래곤이었어. 아마도 로무는 어릴 적엔 아무런 힘이 없기 때문에


 드래곤은 너와 그 아이를 구별하지 못했겠지. 난 아이가 없어서 고민을


 하던 한 부부에게 너를 양자로 삼아 달라고 부탁을 했다. 너가 십칠년이


 지나는 동안 무사히 크기를 바라면서. 그 부부는 내 제안을 쾌히 승락을


 했지. 난 너의 성장을 옆에서 지켜 보기 위해서 로아에 집을 짓고 거기


 서 살았다. 하지만, 네 양부모가 산적떼에게 죽임을 당하게 된 것은 나로


 서도 무척 당황스런 일이었어. 화김에 녀석들을 모두 죽여버리긴 했지만,


 넌 부모를 잃은 충격으로 자폐증을 앓았지. 내가 널 데려와 키우기는 했


 지만 네 증상은 점점 더 깊어지기만 했다."


거기까지 말한 폰은 바크를 쳐다 보았다. 그의 입가에 흡족한 미소가 생겨


났다.


"그러던 중에 넌 바크를 만나고, 그리고 다시 활력을 되찾았지. 그리고 엘


 빈과 함께 살면서 아주 건강해지더구나. 지금 생각을 하자면 모두에게 감


 사라도 하고 싶어지는군. 이렇게 건강하게 성장해서 내 앞에 서 있다니.


 그것도 열일곱살의 나이로 말이야."


폰이 탐욕스러운 눈으로 레아드의 몸을 바라 보았다. 바크는 이를 악물면


서 레아드의 앞을 막아섰다. 바크는 폰을 노려 보았다.


"그래서, 뭐야. 네 말대로라면 로무가 다시 깨어난다는거 아냐? 세상을 멸


 망시키기라고 하겠다는거냐!"


"크크크크."


폰이 고개를 저으며 웃음소릴 내었다.


"바크야, 바크야. 생각을 하려면 좀 그럴싸한 생각을 하거라. 내가 세상을 멸망 시


 킬 정도로 이 세상을 싫어하는 사람 처럼 보이더냐? 난 세상을 사랑하고,


 이런 세상에서 미여터지도록 뭉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존중하는 사


 람이다."


"그렇다면... 네가 바라는건 도대체 뭐야?"


"지배다."


바크의 물음이 채 끝나기도 전에 폰이 대답을 했다.


"단지 인간만이 아닌, 세상의 모든걸 지배 한다. 로무의 힘이라면 엘더가


 만들어 놓은 이런 종이짝 같은 세상 따위 단숨에 부셔버릴 수 있다. 그리


 고 엘더가 봉인 시켰던 그 모든 것을 다시 풀어낼 수도 있겠지. 다시한번


 고대의 초문명이 시작되는 것이다. 내 지배 하에서."


"바보 같은..! 신이라도 되겠다는 소리냐?"


폰이 코웃음을 쳤다.


"신 따위로 만족할성 싶으냐. 로무는 파괴와 창조의 힘을 모두 가지고 있


 다. 난 절대의 존재, 신 이상의 의지가 되어 세상을 지켜볼 것이다!"


폰이 품 속으로 손을 넣었다. 곧이어 그의 손으로 손바닥 만한 작은 책이


꺼내졌다. 아마도 그가 레아드와 함께 발견을 했다는 그 책인 모양이었다.


책에서 푸르스름한 빛이 흘러나와 폰의 손을 타고 아래로 흘러내렸다. 폰


이 책을 들어보이더니 레아드를 가리켰다.


"자아, 레아드! 내 덕분에 십칠년간을 살게 되었으니, 이제 그 보답을 하


 거라. 네 몸으로, 네 의지로, 네 존재로서!!"


책이 빛나면서 갑자기 두개로 펼쳐지더니 책의 종이들이 차르르륵, 펼쳐지


기 시작했다. 그리고 동시에 사방에서 하얀 빛이 생겨나면서 주위가 한순


간에 대낮처럼 밝아졌다.


"크윽! 제길, 그만둬!!"


론이 앞으로 달려가면서 단검을 폰에게 던졌다.


타앙!


론이 던진 단검은 폰의 이마에 닿기 직전에 무언가에 튕겨서 하늘로 치솟


았다. 론은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자신의 단검을 중간에서 막아낸 사나이를


노려 보았다.


시종 침묵으로 일관을 하던 사나이. 하슈바츠 로야크가 검을 뽑은 채로 폰


의 옆에 서 있었다.



계속..



ps:인기 투표 25일 밤 12시 까지 입니다~~


   아직 하지 않으신 분들은 투표 해 주세요~ ^^


 제  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11            관련자료:없음  [22499]


 보낸이:홍성호  (오래아내)  2000-02-24 18:09  조회:443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11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



"후하하하하하핫! 자아, 변해라! 그리고 나와 함께 하는 것이다!!"


폰이 광소를 터뜨리며 손에 든 책을 펼쳤다. 책은 계속에서 차르륵, 펼쳐


졌고, 그에 따라 주위의 빛은 점점 더 강렬해 졌다. 론이 이를 악물더니


다시 품 속으로 손을 넣었다. 네개의 단검이 단숨에 론의 품 안에서 나왔


다.


"닥쳐!"


론이 단숨에 네개의 단검을 한번에 폰을 향해서 던졌다. 장검술은 힘이 없


는 관계로 잘 하지 못하지만, 단검의 경우는 힘과는 상관이 없으니 예전의


실력 그대로였다. 이마와 목. 간과 심장을 노린 네개의 단검은 쏜살 같이


폰을 향해 날아갔다. 그중 하나라도 맞는다면 그대로 즉사였다. 하지만,


론이 날린 단검들은 거의 동시에 울려퍼진 네번의 충돌음과 함께 무위로


돌아가고 말았다.


"의식을 방해할 수는 없다."


처음으로 하슈바츠 로야크가 입을 열었다. 네개의 단검을 단지 검집 하나


로 튕겨버린 그의 실력에 론은 할 말을 잃었다. 그 순간, 론의 뒤에서 바


크가 달려나가더니 들고 있던 검을 앞으로 뿌렸다.


"인슈린, 슈카!"


전쟁에서 용병들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기술 세가지 중에 두번째. 슈카인


돌격 찌르기가 단숨에 바크의 손에서 펼쳐졌다. 달려오던 속도에 범상치


않은 찌르기 실력이 더해지면서 누가 봐도 갈채를 던질만한 깨끗하고 파


괴력 넘치는 일격이 로야크를 향해 터져나갔다.


하지만, 로야크는 예상했던대로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 슬쩍 검집을


들더니 자신의 목을 향해 날아오던 바크의 검날을 슬쩍 쳐서 방향을 바꿨


다. 바크의 검은 로야크의 목 바로 옆을 스치듯 지나갔고, 그 바람에 바크


의 온몸이 로야크의 앞으로 노출되었다. 로야크가 원한다면 단숨에 바크를


죽일 수도 있는 그런 상황이었다.


퍼억!


로야크는 검집을 잡은 손으로 바크의 배를 후려 쳤다. 바크의 몸은 실이


끊어진 인형 처럼 허공을 날아 뒤로 나가 떨어졌다. 아득해지는 정신을 간


신이 휘어잡아 정신을 잃지 않은 바크는 그 대가로 피를 토하고 말았다.


"아악!"


그 순간이었다. 폰이 들고 있던 책에서 난데없이 파란색 빛이 터지면서 단


숨에 레아드에게 날아가 레아드의 몸을 휘어 감았다. 마치 푹풍우가 치는


날에 치는 번개와 같은 그 빛은 레아드를 사정없이 난타했다. 레아드의 비


명 소리가 폐허 위로 퍼져 나갔다.


그 소리가 크면 클수록 폰은 더욱 더 광소를 터뜨렸다.


"크하하하하핫! 그래, 고통스러워 해라! 변화는 고통스러운 법, 그게 크면


 클수록 돌아오는 대가는 더더욱 커지는 거다! 자아, 변해라! 로무가 되어


 그 무한의 힘을 내게 다오!"


"아아아아악!!"


"크아하하하하핫!!"


"그만 둬!!!"


배를 맞은 덕에 온몸에 힘이 빠졌던 바크가 어디서 오는 힘인지도 모를 힘


으로 벌떡 일어서더니 책에서 레아드에게로 뻗어가는 빛을 향해 내달렸다.


중간에서 검으로 막을 생각이었다.


파바박.


순간, 바크의 앞으로 검은 그림자가 나타나더니 단숨에 바크의 얼굴을 후


려 쳤다. 바크의 몸이 다시 한번 허공을 날아 나가 떨어졌다. 로야크였다.


론 역시 로야크에게 무모한 저항을 했지만, 로야크의 주먹에 두어번 맞고


는 바크와 함께 땅에 나뒹굴렀다.


쓰러진 둘을 보며 로야크가 말했다.


"의식을 방해할 수는 없다."


할 줄 아는 말은 그것 뿐인지 그말을 끝으로 로야크는 담담히 폰과 레아드


를 바라 보았다. 폰이 시작한 의식은 절정에 다다랐는지 레아드의 비명이


거대한 분지 안으로 끝없이 울려퍼졌다. 그리고 그 사이사이로 폰의 광소


가 뒤따랐다.


"크.. 크윽... 멈.춰.. 제발.."


론이 비틀거리면서 일어섰다. 하지만 말과는 다르게 자신은 의식을 멈추게


할 힘이 없었다. 다리는 당장이라도 풀릴 것만 같이 후들거렸고, 손은 주


먹도 쥘 수 없을 만큼이나 힘이 안들어갔다. 하지만, 론은 떨리는 다리로


앞으로 걸어갔다. 바로 앞으로 레아드를 향해 뻗어가는 빛이 보였다. 론이


힘겹게 손을 들어 그 빛을 맨 몸으로 막으려는 순간, 로야크가 손을 뻗더


니 론의 팔목을 움켜 쥐었다.


"보통 인간이 닿으면 죽게 된다. 죽을 생각인건가."


"미안...하지만.. 난 보통 사람이 아냐!"


론이 나머지 한 손을 들어 로야크의 턱을 올려쳤다.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


지만, 극히 희박한 우연이 맞아 떨어졌는지 론의 주먹은 사정없이 로야크


의 턱을 올려쳤다. 하지만, 그것 뿐. 로야크는 전혀 타격을 입지 않았다.


로야크는 론의 팔목을 잡은 손을 당기더니 단숨을 앞으로 뿌려서 론을 땅


으로 내동댕이 쳤다.


"금방 끝난다. 기다려라."


"멈...춰... 멈추라..고.."


로야크의 말 따위는 들리지도 않는지 론은 그 몸에도 불구하고 다시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뒤 쪽에 바크도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그때였다.


차마 듣기가 괴로워서 귀를 막고 싶을 정도로 커다란 레아드의 비명이 사


방으로 울려퍼졌다.


"아아아아아악!!"


"레아드!!"


일어서던 론이 황급히 레아드를 보며 외쳤다. 순간, 하얀 빛이 론과 바크


의 시야를 가득 채웠다. 폰이 들고 있던 책에서 거대한 하얀 빛줄기가 생겨나


더니 푸른색 빛의 길을 따라서 레아드의 몸으로 이동이 된 것이다. 레아드


는 하얀 빛에 몸이 닿자 너무나 고통스러운 나머지 미친 듯이 몸을 요동을


쳤지만, 파란 빛의 속박이 너무나 강한지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레아드~!!"


론과 바크가 거의 동시에 일어서며 레아드에게 달려가는 순간, 빛은 완전


히 레아드의 몸을 삼켰다. 그리고 빛의 폭발이 일어나면서 거대한 분지가


완전히 빛으로 물들었다. 세상이 하얗게 물들고, 그리고 분지에서 일어난


빛의 기둥이 하늘 끝가지 솟아 올랐다. 대륙 어디에 있건 똑똑히 보일 만


큼이나 거대하고 밝게 빛나는 빛이었다.


세상이 빛으로 변하고, 빛이 세상으로 변하면서 모든것이 하얗게 변해간


다. 몸도, 마음도, 존재도, 의지도...


"레아드!!!"


론의 외침이 빛의 사이로 잠깐동안 울려 퍼졌다가, 곧이어 빛에 묻히면서


사라지고 말았다.



"시작 됐군."


광활하게 펼쳐진 푸른색의 세계. 오직 세상은 검은 하늘과 푸른 바다. 그


둘 만이 모든 것인양 세상의 끝에서 끝까지 둘이 맞닿아 있었다.


하늘 위, 구름 조차 존재하지 않는 하늘에서 펠은 고개를 돌렸다. 멀리 그


가 떠나 온 작은 섬에서 일어난 빛의 기둥이 실 같이 희미하게 보이고 있


었다.


빛의 기둥은 끝없이 하늘 위를 향해 치솟았다.


"어쩌시겠습니까."


옆에 있던 비하랄트가 그에게 물어왔다. 그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기둥에


서부터 고개를 돌렸다.


"애초에 녀석이 움직일거라고 생각을 했었잖은가. 그게 조금 앞당겨졌다고


 당황할 필요는 없겠지."


"하지만..."


비하랄트는 머뭇거리다가 결국 입을 열었다.


"론은... 그 아이는 어쩌시렵니까."


펠은 조용히 비하랄트를 보더니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간 정이 많이 든 모양이군."


"천년간 제 품에서 키워 온 아이니까요."


"그런가."


그는 다시 고개를 돌려 빛의 기둥을 보았다. 어느새 그 장대한 막이 끝나


가는지 빛의 기둥은 아래서 부터 위로 서서히 빛이 사라져 가고 있었다.


그는 몸을 돌려서 다시 리 대륙을 향해 몸을 바람에 실었다.


"걱정 할 거 없어. 자신의 길을 가로 막는다면, 그게 설사 신의 벽이라도


 뛰어 넘은 녀석이니까."


"예?"


비하랄트는 그의 말 뜻을 알아 듣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굳이 그 말을


설명할 필요를 못 느꼈는지 바람에 실은 몸을 앞으로 날렸다. 그의 몸이


순식간에 공간에 녹아들며 비하랄트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비하랄트는 잠


시 고개를 돌려 그녀의 본체가 잠든 섬을 바라보다가 씁쓸하게 고개를 저


었다.


"울지나 않았으면 좋겠군.."


그녀의 몸이 공간으로 사라졌다.



계속..



 제  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12            관련자료:없음  [22500]


 보낸이:홍성호  (오래아내)  2000-02-24 18:09  조회:440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12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



끝도 없이 이어질 것 같았던 빛의 향연은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끝이 났


다. 분지 아래서부터 빛이 사라지더니 점점 위로 사라져갔다.


빛의 폭풍에 휘말려서 폐가에 충돌하며 그 밑에 널브러져 있던 론은 힘들


게 고개를 들었다. 분지 중앙으로 폰과 로야크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 앞으로 레아드의 몸이 허공에 떠 있는게 보였다. 론의 눈이 삽시간에


커졌다.


휘이익.


갑자기 허공에 있던 레아드의 몸이 옆으로 기울더니 맹렬하게 땅으로 떨어


졌다. 그리고 그 사이로 눈부시게 휘날리는 붉은색 머리카락들이 론의 시


야를 못 박은 듯이 붙잡았다. 어느새 레아드의 머리카락들이 다시 자라난


것이었다.


"후하하하하핫!"


폰은 아직까지도 광소를 내지르고 있었다. 론은 아예 움직일 힘이 없는지


간신히 고개만 들어서 녀석을 노려 보았다. 너무나 장대한 빛의 향연이어


서 그런지 빛이 사라지고 난 다음의 분지는 너무나 어둡고, 조용했다.


신을 능가하는 힘. 그것을 얻은건가..?


론은 조용히 폰을 바라 보았다. 특별히 그의 외모에 달라진 것은 없었다.


하물며 마력이나 다른 힘 같은게 느껴지지도 않았다. 론은 그게 이상했고,


그리고 폰 자신도 머지않아 그것을 깨달았다.


"크하..하..."


웃음을 터뜨리던 폰은 갑자기 웃음을 멈췄다. 폰이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갑자기 책을 뒤적뒤적거리더니 자신이 찾는 페이지를 찾았는지 그것


을 재빨리 읽어 보았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손을 들어 주먹을 쥐어 보았


다. 그의 얼굴이 흙빛으로 변했다.


"이... 이럴리가."


폰이 쥐었던 손을 다시 펴 보이더니 크게 소리쳤다. 어딜 보나 자신의 몸


속에 있어야 할 힘을 사용하는 몸동작이었다. 폰은 연이어 팔을 휘둘러 보


았으나 그의 손에선 강대한 힘의 마력이 분출되기는 커녕, 빛 하나 생겨나


지 않았다. 폰의 얼굴이 급속도로 일그러졌다.


그가 들고 있던 책을 두 손으로 쥐면서 그것을 미친듯이 쥐어짰다. 그의


분노한 음성이 분지 사이로 울려퍼졌다.


"힘은.. 힘은 어디에 있는거야! 내 힘은!"


책은 지식을 전해주지만 어디까지나 객관적이다. 다시 말해서 대답을 해주


거나 하진 않았다. 폰이 갑자기 들고 있던 책을 땅으로 내던지더니 발로


마구 밟았다.


그 모습을 보며 론은 속으로 싱겁게 웃을 수 있었다. 녀석은 아무래도 그


힘이란 것을 얻지 못한 모양이다.


론은 몸에 힘을 주어 천천히 일어섰다. 다 타버리고 남은 기둥의 도움으로


간신히 몸을 대지 위로 일으킨 론은 조용히 땅에 쓰러진 레아드를 바라보


았다. 론의 발이 힘겹게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갔다.


"왜 그러지, 폰? 힘은 얻지 못한거냐?"


어느새 반대편에서 일어난 바크가 마구 발악을 하는 폰을 향해 냉소를 지


으며 말했다. 폰은 무섭게 이글거리는 눈으로 바크와 론을 노려 보았다.


바크의 말이 뒤에 이어졌다.


"아무래도 네가 한 이야기는 거짓이었나보군."


"닥쳐라! 이 놈!!"


"불쌍한 놈. 십칠년의 고생이 헛게 되버렸구나."


폰의 얼굴이 일그러지다 못해서 그의 목과 이마로 혈관이 튀어 나올 지경


이었다. 바크의 말대로 그는 지난 십칠년을 레아드를 위해서 쏟아 부었고,


그걸 위해서 자신이 평생을 노력해 만든 포르 나이트가 괴멸되는 일 따위


엔 신경도 쓰지 않았다.


하지만, 정작 믿었던 로무의 힘이란 것은 없었다.


"이... 이렇게 되면 모조리 죽여버리겠다!!"


폰이 고함을 지르더니 로야크를 향해 손을 뻗었다. 론은 재빨리 품 속으


로 손을 넣어 마지막 남은 단검을 꺼냈다. 그리고 바크는 어느새 집어든


성검, 요루타를 들었다. 아무리 로야크가 상상도 못할 만큼이나 세다고 해


도 마력도 없는 이 세상에 사는 일개 인간이다. 대량의 마력을 얻어 맞는


다면 로야크가 아니라 로야크 보다 수백배나 강한 인간이라도 죽을 수 밖


에 없는 것이다.


폰이 광소를 터뜨리며 론과 바크에게 외쳤다.


"네 놈들만 없으면 하와크는 나의 것이다! 너희들을 죽인 뒤에 모든 것을


 내가 가지리라!"


"흥, 신의 위치에서 왕으로 추락한거냐. 꼴사납군."


"닥쳐!"


론의 말에 폰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그는 론을 가리키며 외쳤다.


"자아, 로야크! 저 놈을 지금 당장 죽...!"


폰의 말에 로야크는 묵묵히 검을 뽑아 들었다. 그 바람에 론과 바크는 바


싹 긴장하면서 자신들의 검을 치켜 들었다. 하지만, 로야크가 갑자기 한


행동은 둘의 표정을 경악으로 바꿔버렸다.


푸욱!


로야크의 길고 두꺼운 검이 단숨에 뻗어 나가더니 폰의 심장을 그대로 꿰


뚫어 버린 것이었다. 검이 폰의 등을 비집고 들어가더니 가슴을 뚫고 나왔


다. 동시에 시뻘건 핏줄기가 폰의 몸에서 밖으로 분출되었다. 폰은 차마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로야크를 노려 보았다.


"네... 네가... 네 놈이..."


"....."


"어째.. 어째서.."


폰의 물음에 로야크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필요가 없어진 사냥개는 죽인다. 이게 당신의 신조 아니었소."


"그..게.. 크허억..! 무.. 무슨..?"


피를 쏟아낸 폰의 몸이 휘청 거리더니 땅으로 널브러졌다. 그의 눈에서 급


속도로 생명의 빛이 꺼져갔다.


로야크는 폰의 마지막 물음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대신 검을 들더


니 단숨에 그의 목을 내리 쳤다. 다시 한번 피분수가 치솟으면서 폰의 목


이 대굴, 그의 목에서 떨거져 나왔다.


"......"


론과 바크는 갑작스럽게 일어난 상황에 할 말을 잃었는지 아연한 눈으로


로야크를 바라 볼 수밖에 없었다. 갑자기 폰을 죽이다니... 도대체 무슨


일인지 짐작 조차 할 수가 없었다.


로야크는 자신의 검에 묻은 피를 검을 휘둘러서 땅으로 뿌린 후에 무표정


한 눈으로 목과 분리가 된 폰의 얼굴을 바라 보았다. 잠시 후, 로야크는


검을 검집에 넣은 후에 일행을 향해 몸을 돌렸다.


로야크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 스얀이란 아가씨는 폰의 말대로 이 아랫마을에 잘 모셔놨으니 안심해


 도 좋을거다."


바크가 두근거리는 가슴을 간신히 진정시키며 물었다.


"폰은.. 폰은 어째서 죽인거지?"


로야크는 힐끔 폰을 내려다 보더니 대답했다.


"쓸모가 없는 사냥개는 죽인다. 그 뿐이다."


"폰이 네 주인 아니었나?"


상황으로 보자면 사냥개가 주인을 물어죽인 꼴이다. 로야크는 바크의 말에


처음으로 생각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 사냥개는 나였지. 그러면 주인이 별 매력이 없는 자여서 죽였다


 고 해두지."


그리 말한 그는 조용히 몸을 돌렸다. 그리고 등 뒤로 말했다.


"그리고 폰이 말했던, 저 붉은 머리의 아이가 로무라는 말은 사실이다. 폰


 이 저 아이를 발견한게 가을이라고 했으니, 십칠년이 차려면 이제 겨우


 몇달 밖에 남지 않았군."


"사실...이라고?"


"로무가 깨어난다면 이런 대륙 따위는 하루 아침에 사라지겠지. 잘들 생각


 해서 행동해라."


로야크가 천천히 발을 옮기자, 뒤에 있던 바크가 다급하게 외쳤다.


"네 놈, 도대체 정체가 뭐냐!?"


로야크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묵묵히 분지를 따라 발을 옮길 뿐이었다.


바크에겐 성검이 있었지만, 바크는 그의 걸음을 멈추게 할 수는 없었다.


곧 로야크가 분지 너머로 사라졌다.


"레아드!"


그가 사라진 직후, 바크는 론이 지른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는 서둘러 론이


부축을 하고 있는 레아드를 향해 달려갔다. 어느새 레아드의 머리가 예전


과 같이 치렁치렁하게 길어져서 레아드의 온 몸을 덮고 있었다. 바크는 론


의 옆에 무릎을 꿇고 앉은 뒤에 레아드를 살펴 보았다. 머리가 길어진거


외에는 달라진 모습은 없었다.


"레아드! 정신 차려봐, 레아드!"


론의 외침이 분지 사이로 메아리 쳐서 울려퍼졌지만, 정신을 잃은 레아드는


일어날 줄을 몰랐다. 밤이 되면서 쌀쌀해진 밤바람이 일행을 향해 거친 소리


를 지르며 불어왔다.



계속..


 제  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13            관련자료:없음  [22501]


 보낸이:홍성호  (오래아내)  2000-02-24 18:09  조회:464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13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



로야크의 말대로 아래 마을 여관에서 정신을 잃고 침대에 뉘어져 있는 스


얀을 발견한 일행은 레아드를 그 옆에 뉘어 놓고는 여관에서 하루 밤을 머


물렀다. 그리고 다음 날, 일행은 정신을 차린 스얀과 함께 수도로 돌아왔


다.


배를 맞은건 시퍼렇게 멍이 들긴 했지만, 남들에게 보이지가 않아서 괜찮


았다. 하지만 얼굴을 맞았던 탓에 입술이 터져서 바크는 성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대신들에게 둘러 쌓이고 말았다.


이틀간 꽤 피곤한 일들의 연속이어서 한번 눈을 부라려서 대신들을 돌려보


낸 바크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론을 보고는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성의 거대한 복도. 거대한 창문 사이사이로 들어오는 뜨거운 햇빛이 복도


를 따듯하게 데워준다.


바크가 론에게 물었다.


"레아드는?"


론이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


"침대에 뉘어놨어. 맥은 정상으로 뛰던걸. 뭐, 정령이니 그런게 상관이 있


 는지는 모르겠지만.."


"심각하군."


"그래.."


둘은 잠시 창 밖을 바라보다가 동시에 한숨을 내쉬었다. 바크가 연이어 론


에게 물었다.


"그건 그렇고 너가 말했던 그.. 초대 펠이라고 했던가?"


"응."


"그 사람, 정말로 레아드의 몸을 고쳐 줄 수는 있는거지?"


차마 자신의 아버지라는 말은 하지 못하고, 고대에 살았던 굉장한 능력자


로서 머나먼 자신의 선조뻘이라고 펠을 소개했던 론이었다. 론은 고개를


끄덕였다.


"능력 하나로 치면 내가 아는 사람 중에서 최고야. 아마 가능할걸. 엘더


 보다 훨씬 능력있는 사람이니까."


"과장이 아니길 바란다."


"과장 아냐."


그 사람의 제자인 비하랄트나 리진 조차도 엘더와 비교도 할 수 없는 능력


의 소유자 들이다. 그런 그들의 스승이니 엘더가 건 봉인 정도는 쉽게 풀


어낼 수 있겠지.


로야크가 말했던 가을 까지는 아직도 몇개월 정도가 남아있다. 비하랄트가


한달 뒤에 돌아온다고 했으니 시간은 충분하다.


"그건 그렇다고 치고..."


바크는 창 턱에 몸을 기대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차마 상상도


하기 싫다는 어투로 말했다.


"도대체 뭐라고 설명을 해야 하는거지..."


론이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면 죽으려고 할거야."


바크는 다시 한번 한숨을 터뜨렸다.


"난감하군."


화창한 햇살이 뜨겁게 성을 달구는 정오였다.



"으으으음."


레아드는 숨이 막히는걸 느꼈다. 누군가 목을 죄는 느낌에 레아드는 몸을


비틀어 보았지만, 가위라도 눌린 듯이 몸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더구


나 숨을 쉬는게 너무나 힘들었다.


'짜... 짜증나.'


몸은 안 움직여지고, 숨은 쉬기 불편하고.. 어쩐지 마구 짜증이 밀려온다.


더 이상 잠 자는건 포기를 해야 하는 상황에 밀린 레아드는 덕분에 졸려운


눈을 억지로 뜨면서 잠에서 깨어날 수 밖에 없었다.


눈을 뜨자마자 시야에 들어온건 화려하기 짝이 없는 거대한 천장과 반쯤


열려있는 창문 사이로 들어오는 바람. 그리고 그것에 휘날리는 백색의 커


튼이었다. 참 보기 아름다운 모습들이지만, 거기에 섭씨 30도 정도를 추가


해주면 단숨에 지옥으로 변해 버린다.


"흐.. 흐아.."


침대에서 뒤적거리던 레아드는 온 몸이 땀에 젖었다는걸 깨닫고는 한숨을


내쉬며 뒷머릴 긁적였다. 풍성한 뒷머리가 만져졌지만, 워낙 익숙한 느낌


이어서 레아드는 미처 자신의 머리가 다시 자라났다는걸 깨닫지 못했다.


침대에서 뭉기적 거리다 결국에 레아드는 더 이상 있다가는 땀에 쩔어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침대에서 내려왔다. 테이블 위로 물이 담겨 있


는 주전자가 보였다. 레아드는 그것을 들고는 창 문을 열고 발코니로


나갔다. 그리고 고개를 난간 밖으로 향하게 한 뒤에 주전자의 물을 그


대로 머리 위로 쏟아 부었다.


머리 속이 말끔해지는 기분에 레아드는 온 몸을 떨면서 기분 좋은 소리를


질렀다.


"후아아~! 이제야 살거 같네."


물에 젖은 얼굴을 대충 옷으로 닦아낸 레아드는 뜨거운 태양을 한번 쏘아


보고는 다시 발코니 안쪽의 방으로 들어왔다. 그러다가 문득 그 자리에 멈


춰섰다.


'.....?'


레아드는 의아한 눈으로 주위를 한번 돌아 보았다. 어딜 봐도 화려라는 글


자들이 빼곡이 써 있는 듯한 왕궁의 방. 분명히 넬신에 있는 바크의 궁이


었다.


레아드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는 잠시 이마를 만지작거리면서 기억


을 되짚어 보았다. 자신이 어제 이 방에서 잤던가? 대답은 아니오였다. 분


명히 자신은 스얀 씨를 구하러 벨버라는 산 위의 마을에.....


"어떻게 된거지?"


벨버라는 마을에 도착하고 모닥불을 켜고 앉은 뒤에... 그 뒤에...


"엣?"


생각이 나질 않았다. 도대체 어떻게 된거지? 레아드는 곰곰히 기억을 다시


되짚어 보았지만, 역시 그 뒤의 일은 생각이 나지 않았다. 언뜻 폰 할아범


을 봤던거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자세히 기억에 남아 있지가 않아서


그게 사실인지, 아니면 자신의 기분 탓인지 구별 할 수가 없었다. 한참을


생각하던 레아드는 벅벅 뒷머릴 긁었다. 그리고는 문 쪽을 향해서 앞으로


걸어갔다.


"뭐, 바크나 론한테 물어보면 무슨 일-악!!"


쿠당탕!!


심드렁한 표정으로 앞으로 걸어가던 레아드가 무슨 일인지 그대로 앞으로


나가 떨어졌다. 누군가 발을 덥썩 잡더니 잡아 당긴 것이다. 꽤 아픈 자세


로 넘어진 탓에 레아드는 마음껏 괴로워 하면서 바닥을 데굴데굴 구르다가


신경질적으로 벌떡 일어섰다.


"도.. 도대체 어떤 자식이야!!"


레아드가 흉흉한 눈으로 사방을 노려 보았다. 하지만, 자신 외에는 방에


아무도 없었다. 레아드는 의아한 눈으로 뭔가에 걸려서 아팠던 자신의 발


목 쪽을 쳐다 보았다. 그러다 환한 표정을 지었다. 발목에 붉은 실들이 잔


뜩 묶여 있었던 것이었다. 이거에 걸려서 넘어졌었군? 레아드가 별거 아니


라는 표정으로 손을 뻗어서 붉은 실들을 풀어냈다.


"......."


몸을 숙여서 발목을 잡고 있는 붉은 실들을 풀어내던 레아드의 동작이 한


순간, 그대로 멈춰졌다.


레아드는 손안에 한웅큼이나 잡혀있는 붉은 실들을 가만히 쳐다 보았다.


어디선가.. 아니, 예전에 매일 봐오던 녀석들이다. 그 중에 몇가닥을 집어


서 레아드는 슬쩍 당겨 보았다. 끔찍하게도 머리에서 신호가 왔다.


"뭐, 뭐야! 도대체! 이게!!"


후다다닥! 레아드가 황급히 일어서더니 벽 한쪽에 걸려있는 커다란 거울


앞으로 달려갔다. 거울의 앞에 서는 순간, 레아드는 그대로 얼어버리고 말


았다. 화려하게 허공으로 비산했던 머리카락들이 자신이 달리다 멈춰서자


허공에 붉은 수를 놓듯이 펄럭이더니 서서히 자신의 몸 주위로 내려 앉고


있었다. 그 장엄한 광경에 레아드는 할 말을 잃고는 멍하니 거울 반대편의


자신을 쳐다 보았다. 그쪽에서도 너무 황당했는지 참 바보 같은 표정을 짓


고 있었다.


머리가 다시 자랐다?


"하지만, 어떻게?"


이렇게 긴 머리가 하루 아침에 다시 자라 나다니... 말도 안돼.


레아드는 한참을 거울을 쳐다 보고 있다가 손을 올려서 머리를 만져 보았


다. 혹시 론이 붙인게 아닐까.. 하는 황당한 생각에서 였는데, 머리 카락


들은 확실하게 자신의 머리에서 부터 나와 있었다. 그렇다면 내 머리 카락


들이 맞다는 소린데... 도대체 어떻게 된거지?


이렇게 거울만 봐서는 해답이 나오지 않는다고 느꼈는지 레아드는 서둘러


서 문 밖으로 나가려 했다.


"......."


레아드는 문득 그 자리에 멈춰섰다. 그리고 이해를 하지 못하겠다는 눈으


로 거울을 다시 쳐다 보았다. 뭔가... 뭔가.. 이게?


레아드는 거울로 다가가더니 손을 뻗었다. 거울 속으로 보이는 자신의 몸


에 평소에는 보지 못했던게 보였다.


레아드는 도저히 믿지 못하겠다는 눈으로 거울을 쳐다 보다가 고개를 내리


더니 자신의 가슴을 보았다.


"...뭐.뭐..뭐..."


차마 입을 열지는 못하고 레아드는 대신 행동으로 했다. 후다닥! 레아드가


상의를 풀어 해치더니 단숨에 상의를 벗어 던졌다.


그 순간이었다.


"레아드! 지금 깨어났다는 말 듣고...."


벌컥, 문이 열렸고 그 사이로 론이 나타났다. 론은 웃으면서 문을 열었다


가 문 안으로 보이는 광경에 그대로 할 말을 잃고 말았다. 레아드가 상의


를 벗은 채로 자신을 바라 보고 있었다.


하얗게 물든 피부가 창살로 들어오는 빛에 의해 빛이 났다. 갸날프긴 했지


만, 레아드의 무수한 노력의 대가로 그간 붙었던 근육들이 어디로 다 사라


졌는지 부드럽고 매끈하기 그지 없는 우유빛 등이 론의 시야를 가득 채웠


다.


"나.. 나.."


뭐라 형용 할 수도 없는 어려운 표정으로 론을 바라보던 레아드가 문득 울


상을 짓더니 그대로 정신을 잃고는 뒤로 넘어갔다.


꼬로록...


"으, 으앗, 레아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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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하. 드뎌 변했네요.;


뭐... 새삼스럽진 않으시리라 믿습니다. 워낙 많은 분들이 예측을


하고 계신거라. ^^


자, 계속 갑니다~



 제  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14            관련자료:없음  [22502]


 보낸이:홍성호  (오래아내)  2000-02-24 18:12  조회:455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14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



"어쩐지~"


초록 머리의 궁내부원 중 하나인 시녀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 분이 오시면 궁이 밝아지는 기분 아니니?"


옆에 있던 검은 머리의 시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나도 그렇게 느꼈어."


그 옆에 있던 금발의 시녀가 맞장구를 쳤다.


"너도니? 나도 그런거 같았는데."


궁중의 복도. 일거리가 없는 한산한 오후를 틈타서 복도의 한켠에서 말문


을 튼 소녀들은 서로를 보며 은근한 미소를 지었다. 초록 머리 소녀가 말


했다.


"예전부터 생각하던건데 레아드 님이 오시면 폐하 얼굴이 달라지시는거 같


 아. 기사 님들도 그렇고."


레아드의 이름이 별로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라는 듯, 나머지 소녀들이 고


개를 끄덕여 주었다.


금발 머리의 소녀가 뒷 말을 이었다.


"그게 그럴 것도 요전에 로아에서 온 애가 그러는데, 폐하와 레아드 님은


 어렸을 적부터 소꼽친구셨대."


"정말!?"


"그렇다니까. 생각해봐, 영족이셨던 폐하와 평민이었던 레아드 님을."


"우와~ 로멘틱해."


뭐가 로멘틱한지는 모르겠지만, 그녀들은 잠시 황홀한 표정을 지어 주었


다. 그러다 검은 머리의 시녀가 문득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갑작스런 행


동에 나머지 두 소녀가 그녀를 쳐다 보았다.


"무슨 일이야?"


"응? 아, 아냐. 그냥.. 무슨 소리가 들려서."


"소리? 엣, 설마 누가 오는건.."


"아, 안돼! 나 이번에 걸리면 부장한테 죽는다고!"


"나도야!"


"잠깐잠깐! 발소리 아니었으니까 호들갑 좀 떨지마!"


검은 머리 소녀가 두 소녀가 마구 요란을 떨자 손을 저으면서 그녀들을 말


렸다. 그리고는 귀를 기울여 보더니 의아한 표정으로 두 소녀에게 물었다.


"너희들 요즘 누구 죽었다는 소문 들었니?"


"죽다니 누가 죽었다는거야?"


"소문 들었어? 못 들었어?"


"못들었어."


검은 머리 소녀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상하네."


"왜 그러는데? 뭐 때문에 그래?"


두 소녀의 물음에 그녀가 팔짱을 끼면서 턱으로 복도 저편을 가리켰다. 그


녀가 자신도 이해 할 수가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누가 우는걸. 그것도 아주 목놓아서 우는거 같아."


"에? 누가 운다는거야?"


"그걸 알면 내가 너희한테 물어 봤겠니?"


그녀의 말에 나머지 두 소녀는 입을 다물고 말았다. 세 소녀는 복도를 타


고 어디선가 희미하게 들려오는 소리에 의아해 했지만, 곧 자신들의 일을


찾아 복도 반대편으로 사라졌다.



"흑흑..흐으윽."


한참을 울었는지 레아드는 잠시 쉬는 시간으로 눈물을 펑펑 흘리며 흐느끼


기만 했다. 그 옆에서 안절부절 못하는 론은 시종 레아드의 옆에서 레아드


를 어쩌지를 못해서 당황해 했고, 그 앞쪽의 책상에 앉아 있는 바크는 레


아드의 울음이 조금 그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레아드는 여기서 끝낼 생각이 없는지 기어이 다시 한번 울음을 터


뜨리고 말았다. 근처를 지나가던 시녀의 말대로 그야말로 목놓아 마음껏


울어 버렸다.


"으아아앙! 흑흑.. 누나.. 흑.. 흑.. 우앙..!"


"레.. 레아드."


"흑흑흑.. 나.. 나.. 으허엉... 누나아!!"


차마 말을 잇지 못하며 레아드는 자지러질 듯이 울어버렸다. 이 나이에 이


렇게 아이 처럼 울수 있다는게 꽤 놀랍고 신선하긴 했지만, 지금 론에겐


그걸 감상하거나 즐긴다는 기분은 조금도 없었다.


"으어어엉!"


레아드가 기어이 왈칵, 몸을 테이블 위로 엎더니 마음껏 소리를 지르며 울


어버렸다. 바크는 서류에 싸인을 하다가 힐끔 눈을 올려서 레아드와 그 옆


에서 어쩔줄을 몰라하고 있는 론을 쳐다 보았다.


으이그... 그 정도 울었으면 좀 진정 될 때도 되었을텐데...


'하긴.. 나라도 꽤 충격이었긴 하겠다.'


속으로는 그리 생각을 했지만, 머리에선 충분히 레아드의 심정이 이해가


가는 바크였다. 하루 아침에 여자가 되어버렸으니 djEjgrp 울지 않을 수가


있는가.


바크는 힐끔 다시 시선을 옮겨 레아드를 쳐다 보았다. 언제나와 마찬가지


로 왠만한 미녀 기죽이는 얼굴이었지만, 이젠 조금 사정이 달라져 버렸다.


레아드는 정말로 여자가 되버린 것이다.


폰이 무슨 짓을 벌인건지 이젠, 녀석이 죽어버려서 알 수가 없게 되었지


만, 녀석이 한 결과는 지금 바크의 앞에 그 모습을 당당하게 드러내고 있


었다.


"흐으윽.. 누나.. 엘빈 누나.. 우아앙!"


아까부터 누나누나 거리기에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엘빈 누나를 찾고 있


는 모양이다. 레아드가 왜 엘빈 누나를 찾고 있는지 바크는 도통 이해를


할 수가 없었지만, 사실 어떻게 이해를 하겠는가. 난데없이 하루 아침에


남자에서 여자로 성이 바뀌어 버린 녀석의 심정을...


'그나저나...'


바크도 조금은 불만이었다.


하루 아침에 여자가 되어 버렸으니 그 심적 충격이 얼마나 큰지는 충분히


이해 할 수가 있다. 우는 것도 이해 한다.


근데..


왜 하필 내 집무실에서 우는거야?


"레아드."


마음껏 우는 레아드를 가만히 지켜보던 바크는 무슨 수를 써야 겠다고 생


각을 했는지 레아드의 이름을 불렀다. 꽤 쌀쌀한 어조여서 론은 바크가 무


슨 욕을 할까 걱정스런 눈으로 이쪽을 쳐다 보았다. 바크는 바크 나름대로


그런 론을 보고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으이그, 이 화상아. 원래 너가


달래야 할거 아냐.


레아드가 부름에도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자 이번엔 바크가 좀 더 소리를


높여서 불렀다.


"야, 레아드!"


"흑흑.. 으흑.."


"....!"


자신의 말이 완전히 씹혀버리자 바크는 갑자기 자리에서 벌컥, 일어섰다.


그리고는 뚜벅뚜벅 카펫이 깔려있는 바닥을 걸어서 테이블에 엎어져서 울


고 있는 레아드에게 다가왔다. 론이 옆에서 적당히 하라고 말을 하려 했지


만 바크는 손을 들어서 론의 말을 먼저 막아 버렸다. 그리고는 조금 거친


감이 있는 손동작으로 레아드의 목덜미를 잡더니 그대로 잡아 올렸다.


"흑흑.."


'.......'


반항할 힘도 없는지 레아드는 그대로 바크의 손에 들려졌다. 바크는 자신


의 앞으로 드러난 레아드의 얼굴을 보자마자 삿대질을 하면서 입을 열려고


했다. 하지만, 입이 벌어지기만 했을 뿐, 그 안에서 혼을 낸다거나 하는


말이 나오지는 못했다. 얼굴 전체가 온통 눈물 범벅이 되어있는 레아드의


모습에 바크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힐끔 본 녀석의 소매도 눈물에 젖어


서 축축할 지경이었다. 정령이라서 그런가? 눈물샘이 마르지도 않는 모양


이다.


바크는 레아드가 이 지경이니 화를 내려다가 조금 머쓱해졌지만, 지금 하


지 않으면 이 녀석 오늘이고 내일이고 평생 울거 같아서 바크는 흠, 헛기


침을 하면서 마음을 굳게 잡더니 레아드에게 소리쳤다.


"그만 울어! 운다고 상황이 좋아지는건 아니잖아!"


"하.. 하지만.. 우욱.. 윽..윽.."


"그만 그치지 못해?"


"윽윽..."


바크의 호통에 레아드는 입을 다물긴 했지만, 여전히 입 속에선 울음 소리


가 울려 퍼졌다. 아무래도 레아드 본인도 터져 나오는 울음을 주체 하지 못하


는 모양이었다.


바크는 잡고 있던 레아드의 뒷덜미를 놔주었다. 레아드는 두 주먹을 쥐면


서 어떻하든 울음을 그쳐 보려고 노력은 해 보았지만, 감겨진 눈에선 하염


없이 눈물이 쏟아졌다.



계속..



 제  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15            관련자료:없음  [22503]


 보낸이:홍성호  (오래아내)  2000-02-24 18:12  조회:480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15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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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이그... 미칠 노릇이네.'


바크는 자신의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는걸 알고는 속으로 투덜거렸다. 원래


라면 그대로 레아드의 머리를 후려 쳐서라도 울음을 그치게 만들겠지만,


조금 복잡한 기분에 바크는 차마 주먹을 들지 못했다. 그래도.. 여자다.


여자를 어떻게 때려?


'젠장..'


이런 생각을 한다는거 자체가 레아드를 무시하는 거겠지만, 일단 여자로


보이니 마구잡이로 대할 수가 없었다. 바크는 팔짱을 낀채로 후우, 화김


에 한숨을 내쉬었다. 레아드는 아직도 흐느끼는 중이었다. 가만히 레아드


의 얼굴을 지켜보던 바크는 문득 손을 들더니 자신의 소매로 레아드의 얼


굴을 닦아 주었다.


"작작 좀 울어. 얼굴이 이게 뭐야?"


"그.. 그치만..그치만.. 흐윽.."


"그만 좀 하라구..."


어쩐지 바크의 음성도 꽤 낮아졌다. 레아드는 여전히 눈물을 흘렸지만, 바


크는 더이상 화를 낼 기분이 아닌지 조용히 레아드의 눈가를 닦아 주었다.


그러면서 바크는 조심스레 레아드의 얼굴을 살펴보았다. 여지껀 짜증나게


울기만 해대서 몰랐었는데 지금 이렇게 가까이서 보니까 레아드의 모습이


확실히 변해 있었다. 여지껀 다른 녀석들이 레아드를 보고 얼굴이 예쁘다,


몸이 갸냘프다 라고는 해도 바크의 눈에는 어딜 보나 남자 자식이었는데,


지금은 정반대였다. 어딜 봐도 완벽하게 여성이었다.


얼굴의 생김새도, 몸의 윤곽도, 풍겨오는 향기까지.


레아드의 얼굴을 닦아주던 바크는 문득 시선을 느끼고 고개를 돌렸다. 론


이 자신을 가만히 쳐다 보고 있었다. 갑자기 온 몸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아.. 이..이건."


그제서야 자신이 꽤 당치도 않은 짓을 하고 있다란걸 깨달은 바크가 흠흠


헛기침을 하며 레아드의 얼굴에서 손을 떼었다.


"....."


조금 얼굴이 붉어져 버렸다.


레아드가 보통 남자애였다면 이런 행동을 했을까? 갑자기 머리 속으로 떠


오른 의문에 바크는 할 말이 없었다.


어쨌거나 레아드의 울음은 꽤 잦아져서 이젠 조용한 흐느낌 정도로 바뀌어


져 있었다. 그제서야 말이 먹힐거라고 판단했는지 론이 입을 열었다.


"레아드."


"흐윽.."


"레아드. 들어봐, 갑자기 몸이 변해서 놀란건 이해를 하겠지만, 평생 이런


 몸으로 살지는 않아도 돼."


"..흑...거짓말.."


"정말이야. 한달만 참으면 원래의 몸으로 돌아 갈 수 있어."


한달이라는 시간이 꽤 현실성 있게 들렸는지 레아드는 쿨쩍거리더니 잠시


흐느낌을 멈췄다. 아직도 눈물은 멈추지 않았지만, 이야기를 들어보겠다는


레아드의 행동에 론은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레아드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너무 우는 바람에 목이 다 쉬어버린 모


양이다.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어?"


"응. 한달만 참으면 돼."


"어떻게..?"


"에... 그건.."


펠을 설명을 하자니 이야기가 너무 복잡해지는 기분에 론은 잠시 머뭇거렸


다. 근데, 그게 레아드에겐 론이 거짓말을 하다가 말문이 막힌걸로 보여졌


나보다. 레아드가 갑자기 테이블로 다시 엎어지면서 소리쳤다.


"것 봐! 다시는 돌아 갈 수 없는거야, 우아아앙!"


"......"


바크가 슬쩍 론을 쳐다 보더니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간신히 진정 시켜


놓은걸 꼴좋게 해놨다는 바크의 무언의 비난에 론은 불만스런 표정으로 바


크를 쳐다 보았다. 그러다 한숨을 내쉬더니 울고있는 레아드에게 말했다.


"레아드. 레아드. 내 말 좀 들어보라니까. 나 그렇게 못 믿는거야?"


레아드가 슬쩍 고개를 들었다. 그 틈을 타서 론이 재빨리 설명했다.


"한 달. 한 달만 기다려줘. 비하랄트가 돌아오면 원래대로 돌아 갈 수 있


 을거야. 내가 약속할게. 아니, 맹세할게."


"...정..말..?"


론의 의지가 꽤 확고해 보였는지 레아드가 물어왔다. 론은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물론이지!"


"흑.. 약속..해야..흐윽.. 돼?"


"응."


그제서야 레아드의 얼굴이 조금 펴졌다. 바크는 휴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


며 자신의 책상으로 돌아갔다. 론은 아까 바크가 했던 행동이 무척이나 부


러웠던지 이번엔 자신이 소매로 레아드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레아드의 안색이 확, 굳어졌다.


"우아아아아앙~!"


난데없이 레아드가 다시 울음을 터뜨려 버렸다. 론은 깜짝 놀라서 레아드


의 얼굴에 대고 있던 손을 재빨리 치웠다. 무.. 무슨 일이지? 론이 놀란


사이 책상에 앉아서 다시 서류를 뒤적거리던 바크가 턱을 괴더니 맹렬하게


울고 있는 레아드에게 물었다.


"이번엔 또 무슨 일인데 그런거야?"


"흑흑흑흑흑..."


"말을 해, 말을. 그렇게 울기만 하면 도와줄 수가 없잖아!"


"우욱..흑...흑... 실..."


레아드의 마지막 말이 울음과는 상관 없는 단어임을 깨달은 바크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실?"


레아드가 흑흑, 울며 말을 이었다.


"화..장실.. 가고 싶어...흑흑.. 아아앙."


"......."


론과 바크가 동시에 얼어 붙어서 점점 하얗게 빛이 바래졌다. 바크도 이번


건 꽤나 충격이었는지 잠시 입을 벌린채로 다물지를 못했다. 간신히 정신


을 차린 론이 문 밖을 향해서 소리쳤다.


"스야아아안!!!"



저녁 노을이 지고 태양이 산 사이로 사라지면서 무더웠던 하루는 점점 막


바지로 치달아 간다. 하루 종일 한여름의 무더위를 넘어서는 폭염에 수도


의 사람들은 거의 죽다시피 하면서 지내다가 날이 저물자 그제서야 살겠는


지 밖으로 한두명씩 기어나오기 시작했다.


이런 더위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른다면 모두들 불만으로 머리가 터져 버


렸겠지만, 이미 궁에선 성검의 힘으로 비를 내리겠다는 통보를 나라 전체


에 해놓은 상태여서 사람들은 묵묵히 궁에서 연락이 오기를 기다렸다. 이


정도 더위는 그런 진귀한 광경을 볼 수 있는 대가로는 턱없이 값이 싸다는


생각이었나 보다. 사나이들은 밤이 되면 낮 동안 흘린 땀을 보충하려는 생


각인지 펍으로, 펍으로 모여들었다.


그들은 수도 중앙 대광장에 하루가 다르게 완공이 되어가는 커다란 제단을


보며 곧 있을 그들의 국왕이 할 그 위대한 일에 미리 찬사를 보냈다. 바야


흐로 인간이 기후를 다스리게 되는 그 장엄한 자리에 자신들이 같이 자리


할 수 있다는데 그들은 수도의 주민으로서 굉장한 자부심을 느꼈고 그와


함께 자신들에게 돌아 온 이 엄청난 행운에 감사를 했다.


비가 오기 전까지는 수도의 모든 기능이 정지가 된 상태여서 수도는 낮


동안 유령 마을 처럼 쥐죽은 듯 조용하다가 밤이 되면 축제 분위기가 되


었다.


폭죽이 터지거나 요란한 광대나 음악단의 음악 소리가 울려퍼지는 그런 대


규모의 축제는 아니지만, 사람들은 펍에, 여관에 모여서 한 손에는 술잔을


들고, 다른 한손에는 적당한 이야기꺼리를 쥐은채로 웃고, 마시고, 떠들었


다.


수도의 저녁은 그렇게 시작이 되었다.



계속...



 제  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16            관련자료:없음  [22685]


 보낸이:홍성호  (오래아내)  2000-02-27 19:08  조회:214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16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



거의 하루를 울던 레아드는 저녁이 되서야 눈물을 그쳤다. 원래는 정오 쯤


에 울음을 그칠 수가 있었지만, 화장실을 다녀 온 후에 뭐가 그리 서글픈


지 펑펑 울어대서 론이나 바크는 도저히 레아드를 말릴 수가 없었다. 사실


은 그럴 생각도 없었다. 어떻게 말리겠는가..


"....."


하루 종일 울기만 해서 머리가 울리고 정신이 없는지 레아드는 선선한 바


람이 불어오는 발코니에 앉아서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맡겼다. 다시 자나


난 긴 머리카락들이 한올한올 바람의 손길을 따라 허공으로 비산해갔다.


"바크는?"


레아드가 뒤에서 들려오는 발자국 소리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물었다. 론


은 레아드의 갑작스런 물음에 조용히 발코니로 나오더니 난간에 걸터 앉았


다. 레아드는 발코니에 앉아 무릎을 모아서 끌어 안고 있어서 레아드는 론


을 올려다 보았다.


론이 손으로 안쪽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여러가지로 바쁘데. 며칠 뒤에 비를 내리게 한다고 해도 이미 나온 피해


 액이 상당하니까.. 그거 처리하는게 꽤 골치아프겠지."


레아드는 론의 말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더니 무릎 위에 턱을 괴었다. 어


쩐지 무척이나 애처로운 모습이었다. 론이 흠, 헛기침을 하더니 넌지시 레


아드에게 물었다.


"이제 괜찮아?"


"응.. 이젠 진정됐어."


론이 싱긋 미소를 지었다.


"다행이네. 아깐 정말로 어떻게 되는 줄 알았어."


"하아아~"


푸욱, 레아드가 무릎 사이로 아예 얼굴을 묻어 버렸다. 아무리 생각을 해


도 앞으로의 나날들이 걱정이 되는 모양이다. 론은 잠시 난간 위에서 수도


쪽을 바라 보았다. 멀리 수도 광장 쪽에서 대낮같이 밝은 빛이 흘러나오는


게 보인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제단을 공사 중인 모양이었다. 그 쪽을 보


던 론이 문득 고개를 돌려서 손을 뻗더니 아래로 숙여진 레아드의 뒷목을


툭툭, 건드렸다. 나 좀 보라는 론의 행동에 레아드는 고개를 스윽, 들었다.


순간, 론이 손을 길게 뻗더니 레아드의 손을 잡아서 단숨에 끌어 당겼다.


"웃차."


레아드를 자신이 있던 난간 위에 앉게 한 론은 이번엔 자신이 난간 위에서


내려 오더니 레아드의 앞에 섰다. 그리고는 슬쩍 레아드의 허리에 팔을 두


르고는 싱글싱글 웃으며 레아드를 올려다 보았다.


레아드는 론이 무슨 짓을 하는지 가만히 쳐다 보고 있다가 넌지시 물었다.


"뭐 하는거야?"


"응? 아, 별거 아냐. 그냥 이렇게 해보고 싶더라구."


"바보."


레아드가 손을 들더니 론의 이마를 꽁, 내리 쳤다. 론은 미소를 지으면서


레아드에게 말했다.


"그렇게 걱정하지 마. 어차피 한 달이 지나면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잖아.


 이왕 이렇게 된거 특이한 경험 한번 한다고 생각하고 즐기라구. 생각해봐


 , 세상에 갑자기 성별이 바뀌는 사람은 거의 없잖아? 원래대로 돌아 갈


 수 있는걸 아는데 뭐가 문제야?"


"쳇, 자기는 아니니까 그런 말을 하는거지."


"어쨌거나~"


레아드의 투덜거림을 무시하고 론이 싱글 웃으며 말을 이었다.


"즐겨. 이왕 이렇게 된거 철저하게 즐기는거야."


"즐기다니.. 뭘? 어떻게?"


레아드의 물음에 론이 이미 생각해둔게 잔뜩 있는지 고민 한번 안해보고


그대로 줄줄 외웠다.


"먼저~ 여자가 되었으니 이것 저것 입어봐야지. 치마 좋지? 스얀한테 내가


 잔득 사오라고 시킬게. 에, 그리고 이번 주에 기우제로 축제가 있는데 거


 기에 나와 함께 나가서 대회란 대회는 모조리 휩쓰는거야. 춤, 커플, 먹


 기 대회! 등등. 그리고 남자 때는 하기 그러니까.. 밤에 레아드가 잠잘때


 내가 방에 몰래 들어가서"


퍼억!


론은 레아드가 때릴거라고 생각을 하고 앞을 방비했는데 의외로 공격은 뒤


에서 왔다. 덕분에 그야말로 무방비의 상태로 뒷통수를 얻어 맞은 론의 목


이 앞으로 꺽였다. 레아드가 적절한 때에 주먹을 휘둘러준 장본인에게 미


소를 보내며 치하를 했다.


"뭐야, 바크냐?"


론이 슥슥 뒷머리를 만지작 거리면서 뒤를 돌아 보았다. 과연, 짐작대로


바크가 서 있었다. 바크는 손가락을 론의 얼굴 앞까지 드리밀며 물었다.


"밤에 몰래 들어가서, 뭐냐? 덥치기라도 하겠다는거야?"


바크의 말에 론이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이래서 왕족들은 안된다니까. 겨우 하는 생각이 그거냐?"


"에? 아니었어?"


레아드가 뒤에 물었다. 론이 싱긋 레아드에게 미소를 보내며 말했다.


"밤에 몰래 레아드가 잠자는 방에 들어가서 둘만이 카드 게임을 하는거야.


 남자 둘이서 하기는 좀 그래서 여지껀 못했었거든. 이거 무척 재밌어."


"...재밌기도 하겠다."


"그리고.. 덥치는건 비하랄트가 오기 하루 전에.."


퍼버벅! 론이 앞뒤에서 동시에 날아오는 주먹에 맞고는 하하, 웃으며 옆으


로 물러섰다. 바크는 레아드가 앉아있는 난간 옆에 등을 기대고는 목을 뒤


로 꺽어서 밤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하아, 젠장. 피곤해 죽겠군."


바크가 밤하늘을 향해 한탄을 해댔다. 옆에서 그런 바크를 지켜보던 론과


레아드는 킥킥 웃고 말았다. 입고 있는 옷은 고급스럽기 짝이 없고, 온 몸


에 '난 왕이다'라는 위엄을 덕지덕지 붙인 녀석이 하늘을 보며 저런 식으


로 짜증을 내는게 꽤 어울렸기 때문이었다. 레아드가 슬쩍 바크의 시야 위


로 얼굴을 내밀더니 물었다.


"피곤해?"


"얼굴 치워. 머리 카락 간지럽잖아."


레아드의 얼굴을 손으로 밀쳐낸 바크가 고개를 다시 내리더니 론에게 시선


을 돌렸다.


"참, 제단은 모레 정도에 완공이 된다고 하더라. 너도 슬슬 준비를 해야


 하는거 아냐?"


"모레? 그러면 난 시간 충분해."


"뭘 어떻게 하는거야? 너가 만들라는 설계도 대로 제단을 만들고는 있지만


 어떻게 성검을 사용하는지는 알려주지 않았잖아. 가능하긴 한거야?"


론이 히죽 웃었다. 어딜보나 장난을 칠 때 짓는 그런 웃음이었다. 바크가


불길한 느낌에 론을 조심스레 노려 보았다. 역시 예감은 그대로 적중해 버


렸다.


"넌 검이나 들고 제단 위에서 멋지게 폼이나 잡고 있으면 돼. 비를 내리는


 건 기렌이 다 알아서 할테니까. 괜히 제단을 중앙 광장에 만들라고 시켰


 는지 아냐? 이게 다 선전이다. 선전. 국내에선 굉장한 인기를 얻게 될 테


 고 외국으로는 두려운 존재로서 알려지겠지. 비를 내리게 할 수 있다는


 말은 반대로 홍수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말이니까. 다 쇼야. 쇼."


"그럼... 저 제단은..?"


"극적 효과를 위한 준비물 이랄까."


휘익~! 경쾌하게 날아오는 바크의 주먹을 론이 다 예측하고 있었다는 듯


가볍게 피해버렸다. 바크가 다시 한번 주먹을 휘날리며 소리쳤다.


"뭐야, 그럼 난 그냥 검만 들고 서 있으라는 말이냐!"


"그렇지. 역시 잘 이해하는군."


"이 자식!!"


바크의 주먹은 연신 밤 하늘을 갈랐다. 그 사이로 들려오는 론의 웃음소리


를 들으며 레아드는 난간에 두 팔을 기대며 위태로운 자세로 밤 하늘을 올


려다 보았다. 거대한 수도의 위로 수많은 별들이 짙은 보라빛 장막에 그득


히 걸려있다. 그 중 하나가 길게 선을 그리며 땅 어딘갈 떨어져 가는게 보


였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상쾌한 밤이었다.



계속...



 제  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17            관련자료:없음  [22686]


 보낸이:홍성호  (오래아내)  2000-02-27 19:08  조회:199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17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



다음 날 아침.


바크는 날이 바뀌어도 여전히 바빴다. 이른 아침에 몰려든 대신들에게 둘


러 쌓여서 론과 레아드의 애도를 받으며 끌려가 버린 것이다. 그리고 론도


그 뒤를 이어서 기렌을 불러야 한다며 잠시 어디론가로 사라져 버렸다. 덕


분에 오랜만에 홀로 적적한 시간을 보내야하게 된 레아드는 의외로 밝은


표정으로 성 나들이에 나섰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좋은 하루네요."


지나가는 시녀들의 인사를 받으며 레아드는 발길을 궁의 최외각에 있는 연


병장 쪽으로 돌랐다. 모란이나 하와크나 기사단이 궁 안에 있는게 특징이


다. 정원을 한참 돌아서 도착한 연병장에선 힘찬 기합성이 들려오고 있었


다.


요 몇달사이 영광의 엘리도리크는 그 명성에 피를 쏟아 부을 정도로 매서


운 기세로 반란군을 척결해 왔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곧바로 시작된 포


르 나이트 괴멸 작전에서 엘리도리크의 반수에 해당하는 열넷이 목숨을 잃


게 되었다.


매일매일 연이어 벌어지는 목숨을 건 사투에서 엘리도리크의 기사들은 깨


닫는게 많았다. 영광이니 빛이니 하면서 사람들이 칭송해 온 자신들의 그


놀라운 검술이 배를 곪으며 사람을 살인하고 금화 몇푼을 받는 자들의 검


보다도 못하다는걸 깨달았고, 격렬한 실전에서 죽이지 않는다면 죽게된다


라는걸 알게 되었다. 싸움에서 상대에 대한 아량이란 것은 실력의 차가 극


심할 경우에나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다 잡은 포르 나이트를 앞에 두고 빈


정거리다 목이 잘린 기사만 몇명이었다.


기사단의 반이 목숨을 잃었지만, 그 대가로 나머지 반 수는 바크의 말뜻을


깨달을 수 있었다. 바크는 이름 뿐인 기사는 필요 없다고 말을 했었다. 허


영 뿐인 자, 부와 명예를 노리는 자, 실력이 없는 자. 바크는 그들에게 일


찌감치 기사단을 떠나라고 경고를 했다. 하지만, 그 누구하나 기사단을 떠


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 결과가 지금의 모습이었다.


"겨우 그 정도 밖에 못하는거냐! 좀 더 빨리 움직여! 빨리! 빨리!"


키슈는 팔짱을 낀 자세로 연병장을 돌고 있는 몇몇 젊은 청년들에게 마구


소리를 질러댔다. 이번에 공백이 생겨서 새로 엘리도리크에 입단하게 된


신출내기 들이었다.


끝없는 훈련과 나라에 대한 애국으로 영광의 엘리도리크에 들어왔건만, 그


들의 앞으로 펼쳐진건 화려한 퍼레이드의 휘날리는 꽃이 아니라, 들려오는


선배의 고함과 발길질. 그리고 그 정도 밖에 못한다면 집으로 꺼지라는 협


박 뿐이었다.


하지만, 평생을 이 순간을 노리고 살아온 청년들이다. 겨우 그 정도 협박


과 고난에 고개를 숙일리가 없었다. 핏대가 뻗쳐오르고 꽉 다문 입에서 피


가 흘러 나올 만큼이나 격렬하게 그들은 앞으로 달려나갔다.


"그래, 이제야 좀 하는군."


키슈가 그제서야 마음에 들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옆으로 슬쩍 레


아드가 다가오자 그는 레아드를 보더니 반가운 기색을 지었다.


"여어, 레아드. 왠 일이냐? 너도 훈련 받고 싶어서 온거야?"


키슈의 장난스런 말에 레아드가 이상할 정도로 얼굴을 환하게 밝히면서 되


물었다.


"정말요? 저도 받아도 되요?"


으음, 키슈가 뒷머릴 긁적이면서 대꾸했다.


"나 폐하께 죽는거 보고 싶다면 해도 돼."


"그럼 할께요~"


연병장 안으로 한달음에 달려가려는 레아드의 목덜미를 재빨리 키슈가 잡


았다.


"야야, 그렇다고 정말 달려가면 어떻해?"


"해도 된다고 했잖아요."


나 폐하께 죽는거... 라는 전제 조건은 아예 무시를 해버린 모양이다. 키


슈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더니 레아드의 목덜미를 놔주었다.


"도대체 저렇게 흙에서 굴러다니고 싶냐? 누가 폐하 친구 아니랄까봐 그렇


 게 티를내냐. 티를."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언제 엘리도리크의 훈련을 받아봐요?"


"으이그.."


긁적긁적.. 머리를 한번 마구 긁어 본 키슈가 레아드의 이마를 튕겼다.


"또 심심해서 온 거구나, 폐하는?"


"일이요. 론은 어디 갔구요."


"대련이라도 시켜줄까?"


"정말요!?"


레아드의 환한 반응에 키슈가 싱긋 웃더니 손을 들어 연병장을 뛰고 있는


한 청년의 이름을 크게 불렀다.


"라캄! 지금 당장 검 들고 이리 와!"


"예!"


금발 머리의 무척 시원시원하게 생긴 귀족가의 사람으로 보이는 청년이 키


슈의 부름에 재빨리 연병장 한쪽에 새워진 검을 쥐더니 이쪽으로 달려왔


다. 그는 달려오자마자 키슈에게 경례를 하더니 힐끔 시선을 레아드 쪽으


로 돌렸다. 키슈가 가볍게 한숨을 내쉬더니 턱으로 레아드를 가리키며 말


했다.


"잠시 이 아이랑 대련 좀 해줘라."


"예!....예?"


얼떨결에 대답은 했지만, 라캄이란 청년이 의아한 표정으로 키슈를 쳐다


보았다. 키슈가 심드렁하게 다시 말했다.


"이 애랑 대련 좀 하라구. 실력은 괜찮은 편이니까 좋은 경험이 될거다."


"하지만..."


"하지만? 너 지금 하지만이라고 그랬냐?"


"아, 아닙니다!"


키슈의 무시무시한 눈길에 청년이 화들짝 놀라면서 말을 바꿨다. 하지만,


못내 이해를 하지 못한다는 표정이었다. 결국 그는 검을 들다가 레아드를


쳐다 보더니 도저히 싸우지 못하겠던지 키슈에게 말을 하고 말았다.


"부.. 부단장님! 하지 못하겠습니다!"


"뭐? 어째서?"


"소녀와 어떻게 싸우란 말입니까!"


라캄이 크게 소리를 지른 덕분에 저쪽 연병장에서 뛰고 있던 다른 청년들


이 이쪽을 쳐다 보았다. 키슈는 라캄의 말에 레아드를 힐끔 보더니 피식,


웃었다. 그리고는 라캄의 어깨를 툭툭치면서 말했다.


"아아, 그게 말이지. 이 애가 레아드라고 하는데 사실은 남자라구. 생긴건


 이렇게 예쁘장하게 생겼어도 사실은 어엿한 남자.... 어, 레아드? 야! 레


 아드! 어디 가는거야!"


"자, 잠시 일이 생겨서요! 안녕히 계세요!"


후다다다닥! 레아드가 황급하게 뒤로 돌더니 도망을 가버렸다. 키슈는 어


이가 없다는 눈으로 레아드의 뒷모습을 쳐다 보다가 어깨를 으쓱거리더니


라캄의 등을 탁, 쳤다.


"하여간 폐하고 친구들이고 다 이해를 못하겠다니까. 야, 됐다니까 그만


 돌아가서 뛰어."


"예!"


라캄은 연병장으로 돌아가려다 문득 그 자리에 멈춰섰다. 그러더니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레아드가 사라진 쪽을 바라 보았다.


'남자라고?'


그는 잠시 방금 전 보았던 레아드의 모습을 회상해 보고는 더더욱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가슴...이 나왔던거 같았는데?'



계속..



 제  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18            관련자료:없음  [22687]


 보낸이:홍성호  (오래아내)  2000-02-27 19:09  조회:199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18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



"후아, 이런. 들킬뻔 했잖아."


연병장에서 재빨리 도망 나온 레아드는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얼마나 많


이 달려왔는지 어느새 주변의 풍경이 궁 서쪽 외각의 꽃밭으로 변해 있었


다. 세이실린 장미인지 뭔지 하는 붉은색과 흰색이 적절하게 섞인 꽃들이


온통 주위에 가득 자리 잡고 있었다.


"제길, 갑자기 풀어질껀 또 뭐야. 곤란하게시리.."


레아드는 자신의 가슴 쪽을 내려다 보았다. 아침에 스얀에게 도움을 받아서


가슴을 압박하게 묶어 두었던 천이 풀어졌는지 봉긋하게 솟은 가슴이 보였


다. 잠시 그걸 내려다보던 레아드는 이마에 손을 올리면서 고개를 절래절


래 흔들었다.


"....."


그러다 레아드가 문득 주위를 한번 돌아 보았다. 궁과는 꽤 거리가 있는


곳이어서 주위엔 레아드 외엔 아무도 없었다. 레아드는 흠흠. 헛기침을 하


다가 조심스레 상의의 목단추를 풀어 보았다. 그리고는 옷을 슬쩍 들어 올


려서 그 안을 살짝 보았다.


"........."


한참을 자신의 옷 안을 지켜보던 레아드의 얼굴이 문득 새빨갛게 물들더니


식은땀이 주르륵 흘렀다.


'혀.. 혈압 오르는거 같아..'


도저히 더 못보겠던지 레아드는 단추를 다시 잠궜다. 조금... 아니, 굉장


히 한심해지는 기분이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여성의 나신을 제대로 본게


하필이면 자신의 몸이라니..


아침에 옷 갈아 입다가 기절할 뻔 한걸 생각해 낸 레아드는 지끈거리는 이


마를 내리 누르면서 자신을 이렇게 만든 폰을 마구 욕했다.


'그나저나, 로야크 씨는 어떻게 된거지?'


자신은 중간에 정신을 잃어서 기억하지 못하는 관계로 모든 상황은 론과


바크가 이야기 해 준걸로 알게 된 레아드였다. 둘의 말로는 폰은 아무런


힘도 얻지 못했으며, 그가 로야크에게 자신들을 죽이라고 말을 하는 순간


로야크가 갑자기 폰의 가슴을 검으로 뚫어 버렸다고 했다.


레아드는 로아의 그 곰팡내 가득한 검 수리소에서 만났던 로야크를 회상해


보았다. 폰은 로야크에 대해서 굉장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거 같았고, 둘


의 행동을 볼 때, 굉장히 친한 사이 같았다. 그런데 그런 로야크가 폰을


죽였다고? 레아드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었다.


레아드의 생각이 잠시 폰과 로야크에서 머물다가 곧이어 로무에게로 넘어


갔다. 레아드로서는 꽤 황당한 내용이었다. 난데없이 자기를 보고 천년전


에 세상을 멸망시킬뻔 했던 괴물이라니.


레아드로서는 '헛소리 하지마!'라고 콱 쏘아 붙여주고 싶지만, 일단 자신


의 몸을 보자면 그런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어째서 난 정령인가? 이유를


아는 녀석은 폰 뿐이었고, 녀석은 그 이유를 그렇게 설명했다. 믿을 수 밖


에 없는 것이다.


론은 한달만 지나고 비하랄트가 돌아오면 모든게 잘 될거라는 말을 해서


레아드를 안심 시켰다. 확실히 레아드가 알기에도 비하랄트의 능력은 엘더


이상이다. 본인이나 그 마녀나 둘다 엘더를 무슨 애 취급을 하는걸 직접 앞


에서 들었기 때문이다. 그걸 아는 레아드니 레아드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그리 걱정을 하지 않았다. 지금 레아드가 걱정하는건 바로 이 몸이었다.


'하아아...'


만약에 다시 남자의 몸으로 돌아가지 못한다면? 생각하기도 끔찍해서 울고


싶어질 정도였다. 30대 전에 유명한 검사로서 세상에 그 영광스런 이름을


휘날리고 멋지게 아가씨와 결혼. 애들 낳고 도란도란 살다가 손자 보고 때


되면 간다.


레아드의 전반적인 인생 설계도에 엄청난 문제가 생겨버린 거였다. 정령이


애를 낳을 수 있는지 조차가 문제였지만, 지금 레아드에겐 그쪽은 아예 고


려 대상이 아니었다.


"레아드~!"


꽃밭 한 가운데 서가지고 고민고민을 하던 레아드는 멀리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론이 꽃밭으로 오는 길목에서 손을 흔들고 있는게


보였다.


"레아드 찾는라고 성을 몇바퀴나 돌았어. 여긴 왜 온거야?"


다가오며 묻는 론의 말에 레아드는 뒷머릴 극적이더니 싱긋 웃었다.


"그냥.. 근데, 기렌 씨 부른다고 가더니 금방 왔네?"


"아, 그거? 스얀이 대신 간다고 해서 보냈어. 그나저나, 우리 나가지 않을


 래?"


"어딜? 성 밖으로?"


"응. 오는 길에 병사들한테 들었는데 오늘부터 모레까지 축제를 연다고 하


 더라. 수도의 주민들이 직접 주최하는거야."


"정말? 갈게. 갈거야."


레아드가 싱글벙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레아드는 잠시 안색을


굳히더니 론에게 물었다.


"근데 바크는? 역시 일 때문에 못 나올까?"


레아드가 실망이란 표정을 짓자 론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


"걱정마. 바크도 나온다고 했어. 어차피 내일 기우제 전 까지는 뭘 해도


 제대로 안 풀릴테니까, 아예 오늘은 쉬고 내일부터 일 처리를 한다고 하


 더라. 벌써 준비하고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거야."


론의 말에 레아드가 작게 미소를 지었다.



"또야?"


궁의 정문 밖에서 서성이며 기다리고 있던 바크를 보자마자 레아드가 차마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바크를 쳐다 보았다. 이번엔 전보다 더 심했다. 그


야말로 거리의 깡패와 같은 모습.


가, 가죽 조끼라니. 그것도 붉은 색!


"뭐가 어때서? 안 어울려?"


레아드의 뜨악스런 반응에 바크가 두 팔을 벌려보며 물었다. 바로 앞에서


정문을 지키는 병사들은 필사적으로 이 쪽을 보지 않으려는 듯 고개를 앞


으로 뻗뻗하게 들고 있었지만, 눈동자는 이쪽으로 돌아오다 못해서 눈가에


파묻힐 지경이었다. 하긴, 왕이 저런 짓을 하는 진귀한 구경을 아무 때나


할 수 있는건 아니지.


"안 어울려. 이상해. 깡패 같다구!"


바크가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제대로 입었군. 자, 가자. 슬슬 퍼레이드가 시작될거야."


도대체 깡패 같다는 말을 어떻게 해석을 하면 제대로 입었다는 결론이 나


오는 거야?


레아드는 그리 물으려다가 바크의 뒷 말에 나온 퍼레이드란 단어를 기억해


내고는 의아해서 바크에게 되물었다.


"퍼레이드? 왠 퍼레이드? 그냥 모여서 노는거 아니었어?"


"원래는 그럴 예정이었는데, 론이 이상한 짓을 꾸몄어."


"론?"


레아드가 론에게 시선을 옮겼다. 론은 레아드가 자신을 보자 씨익 웃으며


손가락 두개를 펴서 브이자를 그려 보였다.


"간단한 쇼야. 그냥 선전용이라고."


"그러시겠지."


바크가 빈정거렸지만, 론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둘의 그런 행동에 레아드


가 중간에서 물었다.


"도대체 무슨 일인데 그래? 뭘 하는거야? 응?"


바크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아아~ 시꺼시꺼. 가서 보면 될거 아냐."


"그러고보니 시작할 시간 거의 다 됐어. 서두르지 않으면 퍼레이드는 놓치


 게 될걸."


론은 품 속에서 시계를 꺼내 시간을 확인하고는 레아드와 바크에게 살짝


귀띔을 해 주었다. 레아드는 뭘 위한 퍼레이드인지는 몰라도 축제에 관련


된 거라면 물불 가리지 않고 뛰어드는 성격인지라 론의 말에 다급하게 론


과 바크의 팔을 잡았다.


"놓치면 안되지! 자, 가자."



계속..



 제  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19            관련자료:없음  [22748]


 보낸이:홍성호  (오래아내)  2000-02-28 19:12  조회:184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19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



웅성웅성.


귀로 들리는 소리는 엄청나게 크고, 종류가 수만가지도 넘었지만, 워낙 크고  많아서 결국엔 웅성


거리는 소리로 밖에 들려오지 않았다. 적어도 수만은  족히 넘어보일 정도로 수많은 사람들이 중


앙 광장으로 들어오는 거대한대로의 양쪽에 도열을 한채로 앞으로 펼쳐질  진귀한 구경거리에 대


해서 열을 내며 입을 움직이고 있었다.


대광장의 중앙에는 분수가 서 있었고, 거기서 조금  떨어진 곳에 분수보다 몇배나 거대한 제단이


세워져 있었다. 거의 다 만들어졌는지 대부분의 윤곽은 지금도 알아 볼 수가 있었다.


"우와아."


이렇게 규모가 큰 퍼레이드는 바크가 대관식을 치룰 때를 제외하고는 본적이 없어서 레아드는 입


을 다물지 못하고 주위를 마구 돌아 보았다. 그런레아드의 옆에 선 바크와 론은 앞으로 나아갈려


는 무모한 항쟁을 해보았지만 둘의 노력에 비해서  나아가는 거리는 터무니 없이 적었다. 밀리고


미는전쟁터와 같은 자리에서 론이 더 이상 참지 못하겠는지 기어이 입을 열었다.


"제길, 이렇게 되면 그걸 쓸 수 밖에."


"그거?"


바크의 되물음에 론이 갑자기 눈을  번뜩였다. 옆에 있던 레아드는 론의  그런 눈을 보더니 뭔가


생각나는게 있는지 키득 웃었다. 론은 눈을 부랴리며앞의 사람을 노려 보았다.


"응? 뭐가... 으허어헉!"


앞에 서 있던 건장한 사나이가 목  뒤에서 진득진득한 살기가 가득 묻혀진시선을  느끼고는 뒤를


돌아보다가 기겁을 하면서 옆으로 물러났다.


안 비키면 당장에 죽여버릴테다! 라는 마음 속 심정을  여실하게 나타내는론의 매서운 눈빛에 직


격을 당한 사람들은 그뒤로 몇명이나 이어졌고, 덕분에  일행은 많은 수고 하지 않고 퍼레이드를


잘 볼 수 있는 앞렬에 도착할 수가 있었다.


가장 앞렬을 가로 막고 있던 한 청년이 론의 시선에 놀라서 퍼레이드가 있을 대로변으로 나가 떨


어졌다. 그 사이 재빨리 일행은 청년의 자리를 차지해 버렸다.


바크가 론을 보더니 정말 오랜만에 칭찬을 했다.


"허, 대단한데."


"당연하지."


"방금 그거 살기였지?"


"응."


"어떻게 한거야?"


현재 직업은 왕이긴 하지만, 검술에  관심이 많은 바크였기에 순수한  학구열을 불태우며 론에게


물었다. 론이 손가락 하나를 들어보이며 말했다.


"쉬워. 바크 너도 살기 정도는 조절 할 수 있지?  난 그걸 조금 더 세분화 시켜서 살기를 한번에


터뜨리냐, 아니면 조금씩 흘리냐로 나눴거든.  지금 같은 경우는 상대방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에


살기를 한번에 터뜨려 버리 는 거야. 왠만한 들짐승 정도는  이거 한방으로 가볍게 쫓아 보낼 수


있지.


 근데 익숙해지기 전에는 안 쓰는게 좋아. 괜히 해본다고  하다가 제대로  안되면 '시비 거는 거


냐!'라고 상대 쪽에서 덤벼들테니까."


"음... 이렇겐가?"


바크는 죄도 없는 하늘을 보면서 방금 론이 말해준 대로 살기를 내보았다.


괜히 하늘을 보며 인상을 마구 찡그리는 바크를 보며 레아드가 옆에서 킥킥 웃었다. 바크는 아무


생각 없이 살기를 조절해보다가 레아드의  웃음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는  레아드를 쳐다 보았다.


레아드 뿐만 아니라 주변의사람들이 어이가 없다는 눈으로 자신을 쳐다 보고 있었다.


"우, 웃지마. 흠흠."


바크는 웃고 있는 레아드의 머리를 한번 내려 치고는 주먹으로 입을 막으며  헛기침을 두어번 했


다. 댁들 일이나 보라는 바크의 무언의 압력에 바크를 쳐다 보던  사람들은 별 실 없는 놈 다 보


겠다는 눈으로 고개를 저으며 다시 시선을 퍼레이드가 있을 대로 쪽으로 돌렸다.


"슬슬 들어오나 본데."


바크는 어색해진 분위기를 돌려 보려는지  대로 반대편으로 시선을 보내며  말했다. 과연 바크의


말대로 그쪽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대로를 타고 들려왔다. 레아드는 흥분해서 진지한 눈으


로 대로로 들어오는 입구쪽을바라보다가 문득 의아한 눈으로 고개를 돌려 론과 바크에게 물었다.


"그러고보니 우리 지금 뭘 구경하는거야? 무슨 퍼레이든지 안 말해줬잖 아."


"기우제에 사용될 화로와 깃발을 가져오는 거란다."


옆에 있던 덩치 좋은 아주머니가 레아드의 물음에  바크와 론 대신 대답을해주었다. 레아드는 헤


에. 놀라워 하다가 곧 안색을 바꿨다. 놀라워 할 필요가 있는 것들인가?


"화로하고 깃발이요? 겨우 그런거 때문에 이렇게 구경들 나온 거예요?"


"겨우 그런거라니? 세상에, 넌 저렇게 커다란 화로를 본 적이 있니?"


아주머니의 말에 레아드는 그녀가 가리키는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다가 그대로 입을 벌리고


말았다. 도대체가 어느 자식의 발상인지 보기에도 끔찍할  만큼이나 거대한 둥근 원형의 테가 커


다랗고 화려하기 짝이 없는 짐차에 올려져서 대로를  통해 대광장으로 이동 되는게 보였다. 테의


위로는 무슨 마법이라도 사용을 했는지 푸른 불길이 맹렬하게 타오르고 있었다. 그 뒤로 그런 대


형 화로가 여섯개나 더 등장했다.


"와아아아아!!"


화로의 등장에 사람들이 모두 경악을  했는지 탄성을 자아냈다. 레아드도  그런 사람들의 틈에서


벗어날 생각은 없는지 겨우 화로 정도에 뭘 구경나왔냐는 말도 잊은 듯 화로를 보며 마음껏 탄성


을 질러댔다. 바크는 팔짱을 끼고 앞을 지나가는 화로를 보면서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론의 옆


구리를 쿡, 찔렀다.


"도대체 어떻게 만든거야?"


"훗, 기업 비밀이야."


"만드는데 얼마나 들었는데?"


론이 잠시 턱을 만지작거리더니 손가락 하나를 치켜 세웠다.


"한~ 1억. 정도?"


"......"


"어이, 그런 얼굴 하지 말라구. 다 내 돈으로 만든거니까. 고마워하지는  못할 망정 그런 뭐 씹은


얼굴이냐? 섭하잖아."


론이 히죽 웃으면서 바크의 어깨를 툭툭 쳐주었다. 바크는 쓴웃음을 지으며 할 말을 잃었는지 고


개를 다시 화로 쪽으로 옮겼다. 특별히 꽃을  뿌리는 광대나 거창한 악단이 동원되지는 않았으나


화로 자체가 가지는 박력이워낙 대단해서 사람들의 흥분은  도통 가라 앉을 줄을 몰랐다. 그리고


그건화로를 이어서 나타난 깃발을 보면서 최절정에 달했다.


"우아아아아아!!"


"아.. 악취미."


고함에 가까운 탄성을 질러대는 사람들과는 다르게 바크가  손으로 얼굴을 가리면서 끄응... 신음


소릴 내었다. 무려 길이 20여  미터. 하늘로 치솟은거대한 기둥과  무게가 거의 100kg은 나갈 것


같은 비단으로 된 장대한 깃발이 무식하게  커다란 짐차에 세워진채로 대로에 그  모습을 드러냈


다. 깃은 두개로 하나는 하와크의 국기였고, 나머지 하나에는 날카롭게 빛나는  성검이 그려져 있


었다. 실을 특수한걸 썼는지 뜨거운 햇빛이 깃발에  닿자성검이 깃에서 튀어 나올 듯이 번쩍번쩍


빛을 흩뿌렸다.


"국왕 폐하 만세!!"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치밀어 오르는 애국을 도저히 주체할 수가 없었는지 누군가가 입으로 두 손


을 모아 커다랗게 소리쳤다. 그리고  그 소리가 누구의 입에서 나온건지  확인도 하기 전에 그의


심정이 사방으로 전염이 되어가듯 퍼져 나갔다. 광장이  순식간에 태양도 녹여 버릴 듯한 열광의


도가니로 빠져 들었다.


"국왕 폐하 만세!! 하와크 만세~!!"


"엘더의 축복이!!"


거기까지가 알아 들을 수 있는 말이었다. 그 뒤로는 그야말로 아비규환.


아우성이라고 밖에 해석 할 수 없는 웅성거림으로 사람들은 저마다 하와크를,  바크를, 엘더를 찬


양했다.


"........"


바크는 도저히 입이 열어지지가 않는지 묵묵히 그 자리에 선채로 자신의어깨와 등을 떠미는 민중


들의 환호성을 듣기만 했다. 감격을 했다거나 감동을 한 얼굴은 아니었다.  론의 말대로 그야말로


뭐 씹은 얼굴이었다. 그런 바크의 어깨를 론이 잡으면서 씨익 웃었다.


"쇼라니까. 쇼. 국왕은 이런 것도 할 줄 알아야 하는거야. 자, 웃으라고.


 시잉긋~"



계속...



 제  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20            관련자료:없음  [22749]


 보낸이:홍성호  (오래아내)  2000-02-28 19:12  조회:169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20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



밤이 되고 하루를 뜨겁게 달궜던 태양이 넬신의 탑 뒤로 넘어가자 사람들은  서로의 친한 이들과


함께 펍으로, 펍으로 향했다. 술을 원하는 사람은수도를 가득 채울 정도로 많았지만, 아쉽게도 그


들을 모두 수용할 만큼 수도의 펍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술은 충분했다. 가게 안이 가득 차버리


자펍의 주인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재빨리 깨닫고는 그 자리에서 즉석으로 야외 펍을 만들어 버렸


다.


술을 원하는 자에겐 술을, 먹을걸 원하는 자들에겐 먹을 것을. 수도 전체가 즐겁게 취해가는 가운


데, 날은 점점 저물어 갔고 흥겨움으로 가득찬 수도는 점점 떠들썩하게 변해갔다.


"와핫핫핫핫핫!!"


쿠당탕!! 생전 처음 보는 사내가 술을 마셨는지, 아니면 술에게 마심을 당했는지 고주망태가 되어


서는 일행의 앞으로 놓여진 테이블 위로 가볍게 테클을 하더니 충돌과 함께 뒤로 나가 떨어졌다.


무슨 이유로 그가 웃으며 테이블로 테클을 해야 했는지 잠시 일행은 땅바닥에 널브러진 사나이를


보며 심각하게 고찰을 해보았다.


"어이, 어이! 여기 주문 받아요!"


론이 바쁘게 뛰어다니는 소녀를 보며 외쳤다. 소녀는  이쪽을 보더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하고


는 먼저 주문이 있었던 곳으로 달려갔다. 아무래도그녀가  이 테이블 까지 도착을 하려면 험난한


여정을 해야 할거 같아서 론은 방금 전에 테이블 위로 멋진 테클을 하다가 날아간 사내가 남겨주


고 간술병을 집어 들었다. 소매로 병 입구를 닦아낸 론이 술병을 입으로 가져가더니 한모금 마셨


다.


"쳇, 싸구려잖아. 되게 맛있네."


".....어쩌라는거야."


론의 말에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짓던 바크는 론이 내미는 술병을  받아서 그대로 들이 마셨다.


싸구려 티가 팍팍 나는 독하고  천박한 향이 혀를 단박에 쏘아  붙였다. 바크가 눈쌀을 찌푸리며


론을 쳐다 보았다.


"괜찮군.."


"그렇지?"


레아드는 바크가 술 맛이 없어서 론을 욕할거라고 생각을 했는지 바크의 말에  의아한 표정을 지


어 보였다. 둘은 마실 때마다 싸구려네, 향이 독하네  어쩌네 하면서 금방 술 한병을 비워버렸다.


옆에서 그런 둘을 흥미롭게 지켜보던 레아드가 둘에게 물었다.


"술이 그렇게 맛있어?"


"아니, 향은 독하고 속은 쓰려. 더구나 많이 마시면 다음 날 머리가  죽을 듯이 아프고 속은 울렁


거리고 다리는 후들거리지."


단박에 돌아온 바크의 대답에 레아드는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바크에게 되물었다.


"그럼 도대체 왜 마시는건데?"


"있으니까 마시는거야."


론이 대신 대답을 했다. 바크는 술병을 들고는 그 밑으로  조금 남은 액체를 흔들어 보다가 론의


대답에 피식 미소를 지었다.


"그래, 있으니까 마시는거군."


어쩐지 론이나 바크는 그 말이 마음에 든  모양이다. 레아드 혼자서 도저히납득이 안간다는 표정


이었다. 그때 아까 불렀던 소녀가 메뉴판을 들고 다가왔다.


"죄송합니다. 손님이 워낙 많아서요."


론이 손을 내저었다.


"괜찮아요. 그리 급할거 없으니까 천천히 해요."


"예, 감사합니다. 뭘 주문하실 건가요?"


"에~ 뭘 시킬까?"


소녀가 건네준 메뉴판을 테이블 위로  펼치고는 론이 물었다. 레아드는  단숨에 메뉴판에 적혀진


음식 중에서 절반을 손으로 찝었다. 바크가 고개를끄덕였다.


"먹거리는 그 정도면 충분하겠네. 이것들 하나씩 시간두고 가져다 주세요.


 그리고 맥주 세 홉과 시드델 두 병이요."


"예. 맥주 세 홉. 시드델 두 병이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소녀가 친근감있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이더니 얼른 바 쪽으로  달려갔다. 레아드는 소녀의


뒷모습을 보다가 시선을 옮겨서 펍 안으로 가득 들어찬 사내들을 돌아 보았다. 모두들 거하게 취


했는지 이젠 누가 누구의 친구인지도 모를 만큼이나 섞여서 떠들어 대고 있었다. 당연 그들의 화


제는 오늘 본 믿을 수 없이 거대하고 화려한 화로와 깃발이었다.


"화로의 그 불꽃을 보았나? 푸른 불꽃! 어떻게 그런 색이 나올 수가 있는 거지? 내 두 눈으로 보


고도 믿을 수가 없었어!"


"허어, 이 사람. 타오르는 불길에 미드라네 씨앗을 잘게 갈아서 뿌리면  불 길이 푸르게 변한다는


간단한 상식도 없는가."


"그렇게 커다란 불길을 푸르게 만드려면 미드라네 씨앗을 삽으로 퍼다 부 어도 모자를걸세. 더구


나 우리 앞을 지나갈때 거기다 뭔가를 넣는걸 보지 도 못했잖은가."


"그건..."


"미드라네 씨앗의 액기스를 모아서 주먹만한 고체로  만든 후에 화로 안에  넣으면  삼일이 지날


동안 불길이 바다 보다도 더 푸른 불길을 만들어 내 지."


사내들의 말을 듣던 론이 그들의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물론, 그들에게 말한건 아니었다. 들려오


는 사내들의 말을 듣던 레아드가 어떻게 푸른 불길을 만들어 냈냐고 물어와서 론이 레아드에게만


들릴 정도로 작게 대답을 해준 거였다.


화로에 대한 이야기, 깃발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일 있을  기우제에 대한 이야기로


사람들의 입은 잠시도 다물어질지 몰랐다. 누군가말을 하면 맞장구를 치고 그가 다 말을 하면 또


다시 누군가가 거기에 반론을 하던지 맞장구를 쳤다.


펍 안은 도저히 맨 정신의  사람이 앉아 있을 수 없는  소란스러움으로 가득찼다. 그래서 바크와


론은 거기에 동참을 하려고 결정을 본 모양이었다.


소녀가 주문했던 술과 먹거리를 가져 오자  론과 바크는 그 중에서 가장  먹음직스럽게 반짝반짝


빛을 내는 맥주를 들었다. 레아드는 그런 둘을  번갈아 보다가 자신의 앞으로도 맥주잔이 있다는


걸 깨닫고는 조심스레 잔을 들어 올렸다.


론이 레아드를 보더니 싱긋 웃었다.


"맥주 정도는 괜찮잖아."


바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남자가 되어서 술은 좀 먹을 줄 알아야지. 오늘은 안 말릴테니까 마실 생  각 있으면 마셔도 돼.


아, 지금은 여자니까 상관 없나?"


"마실거야!"


바크의 말에 레아드가 단숨에 맥주잔을 들더니 입으로 가져갔다. 그리고는거칠게 목을 뒤로 꺽으


면서 벌컥벌컥 맥주를 들이 마시기 시작했다. 상당히  목이 따가울 텐데도 레아드는 맥주잔의 맥


주가 한방울도 남지 않을 때까지 마셔버릴 모양이었다. 그런 레아드를 보던 론과 바크가 씨익 웃


더니서로들 들고 있던 맥주를 단숨에 들이켰다.


"푸하아아아."


레아드는 맥주 한홉을 한방울도 남기지  않고 모조리 마셔버리고는 크게숨을  내쉬면서 맥주잔을


타앙! 테이블 위로 내려 놓았다. 어느새  레아드와마찬가지로 맥주잔을 비워버린 론이 잔을  내려


놓으면서 미소를 지었다.


"와, 레아드 보기보다 잘 마시네."


"흥, 이 정도 쯤이야."


"자자, 이것도 마셔봐. 무척 달고 맛있어."


레아드의 앞에 놓여진 작은 잔에 론이 시드델이란 이름의 독해보이는 술을따랐다. 맥주와는 다르


게 탐욕스럽게 빛나는 짙은 주황색 액체가 진득한 느낌으로 잔을 채웠다.


"헤에에."


레아드는 잔이 넘칠세라 조심스럽게 잔을 들더니 벽에 걸려서 반짝이며 빛을 뿌리는 램프 쪽으로


잔을 들었다. 투명한 유리잔과 그 안에 가득 채워진 주황색 액채 저편으로 벽과 램프가 일그러져


서 보였다. 또롱, 공기 방울 하나가 느릿하게 위로  올라가는게 보였다. 어딜 봐도 엄청나게 독해


보이는 술이었다. 레아드는 마실까. 생각을 해보다가 바크를 한번 쳐다 보았다.


"이거.. 마셔도 돼?"


레아드의 물음에 바크는 론과 자신의 잔에 술을 따르고는 대답했다.


"론은 마셨으면 하는거 같은데?"


"...바크, 너는?"


바크가 힐끔 론을 쳐다보더니 다시 레아드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마시지 말라고 하면 어쩔건데?"


레아드가 잠시 생각해보더니 대답했다.


"음..... 마실거야."


바크가 피식, 웃더니 앞에 있던 술 잔을 들어서 앞으로 내밀었다. 론도 익숙하게  자신의 잔을 들


어서 앞으로 내밀었다. 둘은 머뭇거리는 레아드를 쳐다 보았다. 레아드는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기


어이 작정을 했는지 술 잔을 들었다. 바크가 술 잔을 조금 위로 들어 올리며 론과 레아드에게 미


소를 지었다.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반갑더라. 둘 다 건강해 보여서 다행이야."


"쳇, 죽일 듯이 부려 먹은게 누군데 그러냐?"


론의 투덜거림에 바크는 싱긋 미소를 짓더니 잔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둘을 향해 말했다.


"내일 기우제를 위해서."



계속...



 제  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21            관련자료:없음  [22750]


 보낸이:홍성호  (오래아내)  2000-02-28 19:12  조회:165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21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



"그래서 론이 이렇게 말했어. 딸꾹!... 헤?"


말을 하다가 난데없이 나온 딸꾹질에 레아드가 멍청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런 레아드를 보며 론은 이유도 없이 뒤집어 지도록 웃음을 터뜨렸다. 바크도 론에게 그런 이상


함이 전염이 되었는지 키득거렸다. 이미 셋 다 꽤 술에 취했는지 눈들이 조금씩 풀려 있었다.


펍 안으로, 그리고 밖으로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가 않는다. 들려오는 웃음 소리, 울음 소리,


고함 소리, 싸움 소리.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소리들을 총 집합을 시켰는지 귀가  멍해질 정도로


주위는 떠들썩했다.


그런 펍의 한 가운데 위치한 테이블. 맥주는 이미 열 홉도 넘게 시켰고 꽤도수가 높은 술도 상당


수 마셔서 중간에 소녀가 돈이 있는지 확인까지 해볼 정도로  일행이 마신 술의 양은 많았다. 테


이블 위로, 아래로 널브러진술병들을 보며 레아드는 붉어진 얼굴을 흔들었다. 태어나서 몇번 술에


취한 적은 있었지만, 그 대부분은  그야말로 술을 먹고 순식간에 취해버려서잠이  들거나 했었다.


지금 처럼 천천히 취하면서 기분 좋게 떠들어 본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아...음."


"응? 뭐라고?"


"우움...."


"뭐?'


"........"


"뭐? 다시 말해봐."


정말로 기분이 좋은지 바크도 사정없이 취해서 론과 이런 식으로 해괴한대화를 해갔다. 레아드는


팔 위로 턱을 괴로는 그런 둘을 보면서 키득거렸다. 여지껀  매일 잘난 두 녀석만 봐오다가 이렇


게 형편없이 망가진 녀석들을 보니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 이게 술이 가진 매력일까. 그런 생각


을하며 레아드는 손을 뻗어서 물잔을 잡았다.


"에... 없네. 여기요오오~"


물잔에 물이 없는걸 본 레아드가 허공으로 팔을  흐느적 거리면서 소녀를 불렀다. 하지만 소녀는


왠 아저씨들과 노느라고 레아드의 말을 들을 상황이  아닌 모양이었다. 레아드는 잠시 론과 바크


를 쳐다 보다가 둘이 아직도헛소리를 지껄이고 있는걸  보고는 물잔을 들고는 일어섰다. 직접 떠


올 생각에서였다.


"우하하!"


물이 있는 바 까지는 꽤 험난한 길이었다. 땅에 쓰러진 사나이들과 굴러다니는 술병들. 그리고 이


동해 가면서 잡히는데로 안고는 쓰러지는 궁상들 까지. 레아드는 취한 상황에서도 잘도 그네들을


피해가면서 바에 도착을 했다. 슬쩍 옆을 보니 아직도 소녀가 아저씨들과 재밌게 놀고 있었다.


"제, 제발. 손님!"


"에이, 이거 왜 이래. 우리 재밌게 놀자는건데."


"손님, 이러시면 안되요!"


"어허, 글쎄 그냥 노는거라니까."


잘 놀고 있네. 그들을 보면서 물잔에 물을 따른 레아드는 흡족한  미소를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상황인지 제대로 이해도 못할 만큼이나 취해버린 거였다.


"꺄앗!"


사나이의 손을 뿌리치다가 간신히 그의 손에서 벗어난 소녀가 뒤로 물러나던 힘을 주체를 못하고


뒷걸음을 치다가 바에서 물잔에 물을 다 채우고 다시 자리로 돌아가려는 레아드와 그대로 부딪치


고 말았다. 레아드는 취한 와중에서도 넘어지는 소녀를 잡아 세웠고, 동시에 깨질 뻔한 물잔을 중


간에서 낚아 챘다. 하지만 물은 온통 바닥으로 쏟아져서 다시 채워야 하게 되었다.


"죄, 죄송합니다."


소녀가 이쪽을 보더니 사죄를 했다. 레아드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물잔에 다시 물을 따랐


다. 사실 소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 제대로 들리지도않았다. 정신이나 몸이나 어쩐지 붕 떠버린 기


분이었다. 물 마시면 좀 괜찮아 지려나?


"이거봐, 이거봐. 이 내가 이런 성의를 보이는데 정말 그러기야?"


소녀를 놓쳤던 사나이가 의자에서 일어서더니 바  쪽으로 다가왔다. 녀석의친구인지 동료인지 모


를 나머지 넷은 의자에 앉은채로 질낮은 환호성을 질러주었다.


"나도 알고보면 꽤 괜찮은 녀석이라고. 자꾸 앙탈부리면 아무리 이 나라도 화가나서......"


멋드러지게 입을 놀리던 그의 눈이 잠시 소녀에게서  소녀의 뒤편으로 넘어갔다. 묵묵히 물을 따


르던 레아드는 뜨거운 시선이 자신에게로 향했는데도전혀 느끼지 못했는지 물잔이 물이 가득차서


줄줄 넘치는데도 계속해서 물을 따랐다.


그가 앞에 있던 소녀를 휘익, 옆으로 밀치더니 레아드에게 호들갑을 떨면서 다가왔다.


"아아아~닛! 이 근처에 나도 모르는 이런 아름다운 아가씨가 있었단 말인 가?  아가씨. 물잔은 제


가 들테니 잠시 이야기나 나누지 않겠습니까?"


그가 침을 튀기며 자기 딴에는 제법  교양스럽게 말을 했다. 하지만, 레아드는 그런  그에게 시선


한번 주지 않고는 물잔을 든  채로 몸을 돌렸다. 무시를 하는게  아니라 아예 자신에게 누군가가


말을 걸어왔다는 사실 자체를몰랐던 거였다.


하지만 사내는 그런 사정은 전혀 몰랐는지 자신이 무시를 당했다고  느끼고는 서둘러서 레아드의


앞을 막았다. 레아드는 갑작스레 자신의 앞으로 뭔가가  나타나자 무방비로 그의 품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자연스레 레아드가 그의 품에 안긴 꼴이 되었다. 사나이는 호들갑을  떨면서 너무나 익


숙하게 레아드를 안았다.


"어이쿠, 아가씨. 성격이 급하시군요."


그러면서 그의 손이 슬쩍 아래로 내렸다.


"......!!"


거의 무의식으로 물잔을 들고 자리로  돌아가려던 레아드의 표정이 한  순간에 굳었다. 순식간에


술에 취해서 몽롱하던 정신이 확 깨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깨고나서 느껴지는 기분은 최악이었다. 어떤  빌어먹을 자식이 자신의 엉덩이를 만지작거


리고 있었다.


레아드는 고개를 들었다. 사나이가 레아드의 눈을 보더니 싱긋, 아름다운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


다.


"어허, 우리 이럴게 아니라 자리로 돌아가서"


퍼어억!!


아름다운 미소가 그대로 박살이 나면서 위로 떠올랐다. 한 손으로 레아드의 허리를 안고 다른 한


손으로는 엉덩이를 만지작거리던 사나이는 레아드의 주먹에 턱을 거창하게 얻어  맞고는 이빨 몇


개와 핏줄을 허공으로 휘날리며 뒤로 나가 떨어졌다.


"뭐, 뭐야!"


가만히 앉아서 동료가 이뤄낸 엄청난 쾌거를 바라보던 테이블 쪽의 넷이 갑작스런 상황에 자리에


서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 그게 화근이 되었다.


엄청나게 분노한 레아드는 그런 그들의 행동에서 녀석들이 이 빌어먹을  놈과 동료라고 결론지어


버린 거였다. 물론 레아드의 생각은  정확한 거였고,덕분에 테이블에 있던 녀석들은  비참한 꼴을


당하게 되었다.


"이 빌어먹을 계집이 어디컥!"


"어이. 그만두지쿠악!"


"자, 잠깐! 난 케엑!"


"악!"


일어서는 차례대로 그대로 턱을 날리고 면상을 후려 치고, 배를 발로 걷어차고 뒤돌려 차기로 가


슴을 날려버린 레아드의 붉은 머리카락들이 허공을맴돌면서 천천히 레아드의 몸을 중심으로 감겨


졌다. 주위에서 이를 지켜보런 사람들은 휘둥그래진 눈으로 레아드를 쳐다 보았다.


레아드가 처음의 사나이에게 다가가더니 그의 배를 퍼억! 밟아 버렸다. 그리고는 소리쳤다.


"이 저질! 감히 여자의 몸을 만져! 너 죽을래!!"


자신의 몸을 만졌다라기 보다는 감히  여자를 능멸했다는 죄가 더 컷나  보다. 평소라면 술 취한


망난이 정도로 생각하고 가볍게 턱을 한방 날리는 데서 끝냈겠지만, 감히 여자의 몸을 주물럭 거


린 녀석은 도저히 용서가 안되는 모양이었다. 술김에, 화김에 레아드는 그 뒤로 사내를 무슨 고기


다지 듯이 마구 밟아댔다.


"이 망할 계집이!!"


퍼억! 뒤에서 들려온 외침에 레아드가 고개를 돌리다가 날아온  주먹에 멋지게 왼쪽 볼을 맞으면


서 뒤로 나가 떨어졌다. 어느새 일어선 녀석의 동료들이었다. 뒤로 나가  떨어졌던 레아드는 입술


사이로 흐르는 피를 스윽 닦더니 벌떡 일어섰다.


"예쁘다예쁘다 해주니까 머리 위로 기어 오르려고 해? 너 오늘 임자 만난 줄 알아라!"


사내들은 직업이 의심스럽게도 품 속에서 하나씩 단검을  꺼내 들었다. 주먹 싸움을 하려던 레아


드는 갑자기 나온 검을 보고는 주춤거렸다. 레아드가 머뭇거리자 더욱 기가 산 사내들이 검을 앞


으로 들이 밀며 레아드에게다가왔다.


그 때였다.


"의자 필요하신 분?"



계속..



 제  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22            관련자료:없음  [22751]


 보낸이:홍성호  (오래아내)  2000-02-28 19:12  조회:164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22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



"뭐?"


콰당!


갑작스레 들려온 제의에 고개를 돌리던 한 사내가 날아온 의자에 맞아서 그대로  뒤로 나가 떨어


졌다. 의자를 멋지게 집어 던졌던 론이 손을 탁탁털면서 레아드 쪽으로 다가왔다.


"싸움을 하려면 수가 맞아야지. 1대 4는 비겁하잖아."


"이 꼬마 새끼들이!"


"그 꼬마를 상대로 넷이서 둘러쌓고 칼을 뽑아든게 너희 아냐?"


론의 빈정거림에 사내가 버럭 소리쳤다.


"죽여!"


사나이들이 손에 하나씩 쥔 단검을 매섭게 휘두르며 일행에게 달려들었다.


의자에 맞았던 사나이가 아직 정신을 못 차리는 관계로 각자 한명씩 상대하게 된 일행은 별로 어


렵지 않게 상대방의 턱이나 배를 가볍게 올려 쳐줄 수 있었다. 거의 동시에 달려들던 사나이들이


뒤로 나가 떨어졌다.


탁탁, 다시 한번 손을 털면서 론이 히죽 웃었다.


"야야, 그 실력으로 그 바닥에서 어떻게 살겠냐? 실력이 없다면 수라도 좀 많아야지."


"여기야! 여기!"


"뭐, 어떤 자식들이!!"


론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펍의 문이 박살이 나면서 한 무리의 사나이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모


두 한 손에 몽둥이 하나씩을 들고 있었는데 그 수가  얼핏 봐도 열명이 넘었다. 빈정거리던 론의


안색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바크가 허리에 손을 얹더니 중얼거렸다.


"질보다는 수로 미는 녀석들이군."


"아니, 미케루,나젠,파컬! 거기서 뭐 하는거야!?"


땅에 널브러진 세 사나이를 향해 방금 들어온 한 사나이가 물었다. 터진입술에서 흐르는 피를 닦


아내면서 미케루라 불린 갈색 머리  사나이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는 일행을  노려 보았다.


숫적으로는 저 쪽이 무려 4배나 많다. 더구나 대부분이  검이나 뭉둥이를 들고 있으니 일행이 위


축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미케루란 사내가 피가 진득하게 섞인 침을 테이블 위로 뱉더니 론을 노려보았다.


"그 나불거리는 입, 오늘 회를 쳐서 무슨 맛인지 봐주지."


론이 피식, 웃더니 손가락 하나를 펴 보이며 흔들었다.


"미안하지만 남자 자식들이랑 키스하는건 내 취향이 아냐. 미안하군, 거절 해주지."


"이 자식!!"


말로는 도저히 못 이기겠는지 그가 땅에 떨어졌던  자신의 단검을 줏어 들었다. 그리고는 만국의


공통어이자 너무나 그 뜻이 절실하게 전달이 되는몸으로 말을 하기 시작했다. 의자가 날아다니고


욕설이 터져나온다. 그리고 그 사이로 달려드는 사나이들과 일행들이 어우러졌다.


"야! 잡아! 잡아~!"


"크악!"


"이 새끼들이!"


결코 크지 않은 펍. 열몇명이 어우러져 싸움을 해대니 아무리 일행이라 할지라도 그리 보기 좋은


싸움을 할 수는 없었다. 더구나 셋 다 잔뜩 취한상태. 때린 만큼 얼굴에 생겨가는 멍도 하나씩 늘


어갔다.


콰당탕!!


"쿠학!"


"뭐야, 이 새끼!!"


레아드가 목을 잡고 집어 던졌던 사나이 하나가 다섯명의 사나이가 앉아 있던  테이블 위로 나가


떨어지면서 그 위로 놓여져있던 술이나 안주들을모조리 하늘로 날려 버렸다. 술김에 왁왁 소리를


질러대며 구경을 하던 그네들은 그게 도화선이 되었던지 테이블에 올라왔던  사내를 옆으로 밀쳐


내더니 단숨에 싸움 판으로 끼어들었다.


"죽여! 죽여!!"


"넌 또 뭐야!"


"니 삼춘이다! 어쩔래!"


달려드는 사내들. 달려가는 사내들. 날아오르는 술병들 사이로 진득한 술의 향이  펍을 가득 채운


다. 이젠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지도 모를 만큼섞여버려서 앞에 얼굴이 보이면 주먹 부터 나아


갔다. 더구나 술은 거하게취하고 심심해서 미칠듯한 몸을 배배꼬던 사람들이 펍 앞을 지나가다가


이게 왠 떡이냐며 안으로 들어와서 싸움에 가담을 해버리는 바람에 펍 안의싸움은  이젠 왜 일어


났는지, 그리고 언제 끝날지도 모를 만큼이나 복잡해지고 난잡해졌다.


"이야아아아아!!"


"우아아아아아!!"


"크아아아아아!!"


고함도 비명도 아닌 그냥 아우성 소리가 귀를 가득 채운다. 날아오는 주먹, 날아가는 턱.


수도의 밤은 이런 난잡함으로 점점 저물어 갔다. 달이 히죽거리며 웃는 음흉한 밤이다.



"나왔어?"


"아니, 아직."


"보여?"


"아직이야. 아직 안 보여."


레아드의 물음에 론은 고개를 돌렸다. 수많은 사람들이 목을 길게 빼면서 제단 쪽을 바라 보았다.


뜨거운 태양의 아래였지만, 태양의 열기 정도는 지금부터 있을 이 엄청난 의식에 비하면 아무 문


제가 되지 않는 다는 듯 사람들은 잔뜩 흥분을 하고는 제단 쪽을 바라 보았다.


질퍽한. 그야말로 질퍽하다는 말 외에는 어울리는 단어가  없을 정도로 질퍽했던 밤을 보냈던 일


행은 다음 날. 펍에서 사내들과  어우러져서 코를 골아대며 잠을 자고  있었던 자신들을 발견 해


낼 수 있었다. 론은 그 와중에서도 레아드를 찾아 그 옆에 있어서 바크를 조금 놀라게 해 주었다.


성에 돌아와서 만나는 사람마다 경악의 표정을 그려 주었던 바크와 론의 엉망이었던 얼굴은 그마


나 기렌이 치유 마법을 걸어줘서 대부분의 상처가치료가 되었다.


성은 오늘 정오에 있을 의식으로 정신이 없을 정도로 바쁜 상황이었다. 일단 왕으로 돌아온 바크


는 숙취가 제법 심한데도 불구하고 일사불란하게 일을 진행 시켜서 약속대로 정오에 의식을 시작


할 수 있게 해놓았다. 퍼레이드에서 봤던 화로와 깃발이 제단을 중심으로  설치가 되었고, 제단에


도 색색으로 멋진 그림이 그려져서 바야흐로 의식을  위한 준비는 모두 끝나게되었다. 이제 남은


건 바크가 그 위에 올라가서 성검을 들고는 멋드러지게폼을 잡는거 뿐이었다.


정오에 되기 몇시간 전부터 사람들로 가득 차버린 대광장은 기사단이 호위를 하는 가운데 국왕이


도착을 하자 열광의 도가니로 빠져 들었다. 사람들은 입을 모아 국왕의  이름을 드높이 찬양했다.


론의 지위가 재무 대신이니원한다면 론이나 레아드는 바크의 옆에 있을 수도 있었지만, 열광하는


사람들의 입장으로 보고 싶다는 레아드의 의견을 따라서 론과 레아드는  일반시민들의 틈새로 끼


어 들었다. 확실히 여기에 있으면 사람들의 기분을 너무나 잘느낄 수 있게 된다.


"와아아아아아아!!"


수도를 울리는 거대한 진동이 울려 퍼지면서 사람들이 두 손을 번쩍 들어제단  위로 올라가는 국


왕을 칭송했다. 국왕의 손에는 태양의 빛에 번쩍번쩍이며 빛이 나는 성검  요루타가 들려 있었다.


마치 그 존재 자체가 빛을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와아, 멋있다."


레아드는 검을 든 바크의 모습에 감탄을 했다. 자신의 손에  있을 때는 그냥 단순한 검인데 바크


의 손에 들어가면 저렇게 확실한  존재감으로 사람들을 압도 한다. 바크의  카리스마인가, 아니면


성검의 힘인가. 어쨌거나, 그게 뭐든간에 사람들은 바크의 등장에 환호했고, 열광했다.


제단의 가장 위로 올라간 바크는  묵묵히 고개를 들었다. 뜨겁게  빛나는 태양이 지글지글거리며


바크를 마주 노려 보았다. 바크는 검을 들어 그 끝을태양을 향하게 했다. 마치 신을 향해 검을 치


켜든 인간의 모습과도 같았다.


사람들은 숨을 죽였다. 뭔가 일어날거라는 강한 예감이 그들의 입을 다물게 만들었다.


"오...오오!!"


바크가 들고 있는 성검에서 점차 붉은 빛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론이나레아드에겐 너무나 확실


하게 느껴지는 그 강렬한 마력을 사람들도 막연하게나마  느꼈는지 그들은 전율 했다. 강력한 힘


의 파장이 단숨에 대광장 안을  가득 채워나갔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서 검에서 뿜어지는 붉은


빛이 연기와도 같이 하늘로 뻗어나갔다.


"시작한다."


론이 작게 중얼거렸다.



계속...



 제  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23            관련자료:없음  [22752]


 보낸이:홍성호  (오래아내)  2000-02-28 19:12  조회:176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23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



파아아앗!


순간, 제단을 중심으로 둥근 원형의 마법진이 거짓말 처럼  땅 위에로 그려져 나갔다. 제단 위와,


땅 아래로 복잡하게 다른 무늬를 그려가며 만들어지던  두개의 마법진이 하나는 위로 떠 오르고,


나머지 하나는 아래로 내려오면서 제단의 중간 부분  쯤에서 서로 만났다. 여러가지 무늬들이 복


잡하게 얽히면서 한 순간, 마법진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


레아드는 제단 위의 바크를 보며 말했다.


"꽤 화려한 주문이네."


"기렌이 멋 좀 부렸나보네. 하지만, 워낙 대단위 주문이니까 화려하기도  할거야. 대륙 전체에 비


를 뿌리는 거니까."


"대륙? 하와크가 아니라?"


론이 바크를 가리키며 말했다.


"난 한달 정도 좀 더 애를  태우다가 도와주라고 했는데, 죽어도 지금 같이  해야 겠다고 하더라.


쳇, 꽤 좋은 조건으로 조약을 할 수 있는 기횐데."


"도와 줄 수 있으면 도와줘야지."


"검을 들고 달려들던 도적이 벼랑에 떨어지려는데 당장에  구해 줄 필요는 없잖아. 검 버리게 하


고, 힘 좀 빼놓은 다음 구해줘도 되는데.. 뭐, 자기 고생이니까 마음대로 하라고 했어."


적어도 십년 정도는 모란이나 라하트에게서 눈을 뗄 수 있는 기회를 놓친게  론은 못내 아쉬웠나


보다. 레아드는 혀를 차는 론을 보고는 싱긋 웃으며시선을 바크에게로 돌렸다.


성검 요루타에서 뻗어 올라가는 붉은 기류는 어느새 하늘 위까지 도달해서서서히 그 주위로 퍼져


나가고 있었다. 예전에 성검을 사용 했을 때와 똑같은  광경이었다. 미리 마력을 뽑아 넣고, 거기


에 주문을 각인 시키는 방법이다.


바크는 한참 동안 성검에서 마력을 뽑아 하늘로 올려 보냈다. 그리고 그런사이 바크의 주위로 빙


글빙글 돌며 만들어지던 마법진이 완성이 되었다.


기렌이 어디선가 주문을 걸고 있는 모양이다. 레아드는 고개를 돌려서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붉


은 기운을 담은 빛이 온통 하늘을 뒤덮고 있었다.


태양이 그 위로 빛나서 수도는 온통 피빛으로  물들었다. 사람들은 붉은 일식이라도 일어난 듯한


광경에 입을 벌린채로 다물지를 못했다. 마법이 존재하지  않는 이런 시대에는 도저히 맞지 않는


그런 엄청난 광경이었다.


"진이 움직인다."


완성되어 천천히 회전을 하던 진의 한 귀퉁가 갑자기 움직임을 보였다. 그곳에 써있는 여러 고대


의 문자들이 미친듯이 회전을 하면서  서서히 하나의주문을 만들어 가기 시작했다.  글자가, 도형


이, 선들이 제각기 날뛰면서회전하더니 마법진을 이탈하기 시작했다. 그건 마치 그림 속에 그려진


그림들이 살아서 그림 밖으로 뛰쳐 나오는 그런  모습이었다.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뒤로


물러섰다.


"오... 오오오!"


글자 하나하나, 도형 하나하나가 각기  살아 있는 생명체 처럼 솟아  오르더니 바크의 몸 주위를


따라 흘렀다. 그리고 각기 하나씩 성검에서 뿜어져나오는 막대한 마력을 타고 하늘 위로 솟아 올


랐다. 붉은 강 위로 백색의물고기들이 하늘을 향해 헤엄을 치는 듯 했다.


쿠르릉...


도형들이 하늘의 끝에 도달하자 난데없이 마른 하늘에서 천둥 치는 소리가들려왔다. 바크는 조용


히 검을 내렸다. 검 끝에서 마지막으로 흘러  나왔던마력이 검을 떠나면서 기어이 희미하게 빛나


던 검의 빛이 사그라 들었다.


바크는 검을 거둔채로 이번엔 시선을 내렸다. 바크의 시야로 수만, 수십만의  사람들이 자신을 바


라보고 있는게 보였다.


바크의 시선은 계속 움직였고, 그리고 어느 지점에서 멈췄다.


"...에...엣?"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멀리서 바크를 보던 레아드는 한 순간, 바크와 시선이 마주치자 깜짝 놀라


고 말았다. 레아드 뿐만이 아니라  레아드 근처에 있던 사람들 모두  갑자기 국왕이 자신들 쪽을


보자 깜짝 놀랐다. 레아드는 조심스레 바크를 바라 보았다.  분명 바크는 자신을 보고 있었다. 레


아드는싱긋 미소를 지어 주었다.


".....!"


그리고 바크도 미소를 지어주었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절대로  아는 채를 하지 않던 녀석의 갑작


스런 행동에 레아드나 론이나 당황을 하고 말았다.


하지만 바크는 싱글 웃더니 입가에 미소를 가진 채로 시선을 다시 하늘로올렸다. 바크가 검을 다


시 하늘로 치켜 들었다.


파아아앗!!


바크의 검이 하늘로 치켜져 들리는 순간, 하늘을 가리던 빛이 한 점으로모이면서 하얀 빛 한줄기


가 하늘로 부터 땅으로 내리 떨어졌다. 빛줄기가 닿은 곳은 바크가 내민 검의  끝 부분이었다. 바


크가 그걸 보더니 단숨에 숨을 들이 마셨다. 그리고 소리쳤다.


"이 세계의 창조주이자, 우리들의 유일한 왕. 엘더의 마지막 전인으로서 성검 요루타를 들고 하늘


에 명한다!"


모두들 숨을 죽였다. 숨쉬는 소리는 커녕  눈 깜빡이는 소리 조차도 들려오지 않았다.  절대의 정


적. 그 사이로 바크의 우렁찬 음성이 대광장을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졌다.


"이 땅에 비를 내려라!!"


콰콰콰쾅!!


바크의 외침에 대답을 하듯이 하늘에서 빛이 번쩍이며 천둥 소리가 요란스럽게 울려퍼졌다. 그리


고 사람들은 볼 수 있었다.


"오오오오!!"


하늘에서 부터 검으로 이어진 빛줄기의 한편이 한짝이며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하늘 끝에서 부터 점점 아래로 빠르게 떨어져 내려왔다. 레아드는 그게 뭔지 금방


알 수 있었다. 물방울.. 아니,  빗방울이었다. 단지한방울의 비였지만, 빛줄기 안에서  그건 세상의


그 어떤 보석보다도 찬란한 빛을 흩뿌리며 땅으로  떨어져 내려왔다. 그리고 기어이 빗방울은 성


검요루타의 날카로운 검신과 맹렬하게 충돌을 했다.


타앙!


바크는 빗방울이 검의 날과 충돌하면서 수천, 수만의 조각으로 깨어지며 사라지는걸 똑똑히 보았


다. 그러다 머리에서 느껴지는 축축한 느낌에 고개를 들었다. 툭.. 투둑... 빗방울이 바크의 얼굴로


하나 둘씩 떨어져 내려왔다.


"구름..구름이다! 비구름이야!!"


사람들은 하늘을 보며 환호성을 질렀다. 과연 그들의 말 처럼 하늘에서는맹렬한 기세로 비구름이


생성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바크의 몸주위로 비가 쏟아져 내렸다. 마치 신의 장난질 처


럼 바크의 주위로만 떨어지던 빗방울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더 그 영역을 넓혀갔다. 제단이 비


에젖고, 그리고 제단 아래에 있던 화로들이 비에 맞으면서 더욱 거칠게 푸른불꽃을 뿌렸다. 그 옆


에 있던 신관들의 옷이 비에 젖으면서 무겁게 늘어졌다.


"비다!!"


기어이 비의 영역은 모여있던 군중들에게까지 뻗어 나갔다. 그리고 그 기세는  점점 더 거세졌다.


대광장, 주택지, 시장. 그리고 왕궁. 넬신이 축축한 비에 젖으면서 보름간 뜨겁게 달아올랐던 열이


점차 식어갔다. 비구름은 넬신을 지나 쳐서 점점 더 원형으로 퍼져 나갔다. 그  기세는 바크가 성


검을 통해 준비해 놓은 마력이 끝이 보일 때까지 계속 될 것이다. 그 시간은 대륙 전체가 충분히


비를 맞고도 남을 정도였다.


"와아아아아아!!"


비를 맞으면서 사람들이 환호성을 질러댄다. 바크는 묵묵히 고개를 숙였다.


차가운 빗방울이 바크의 검은 머리를 타고 흘러내렸다.  바크는 조용히 눈을 돌려서 환호하는 사


람들의 사이로 자신을 바라보는 레아드와 론을 찾아내었다. 레아드가 히죽 웃으며 브이자를 그리


는게 확실하게 보였다. 론은그 옆에서 싱글싱글 미소를 짓고 있었다.


바크는 둘을 보면서 마주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조용히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  보았다. 이젠


온통 검게 물든 구름이 시야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 너머로 있을 태양 같은건  구름에 가려서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소나기라고 불러야 할 거센


비가 바크의 몸을 내리 쳤다. 하지만, 바크는 그 빗줄기가 조금도 기분 나쁘지 않은 듯 기분 좋게


빗물에 젖어 흘러내린 앞머리를 쓸어 넘겼다.


"국왕 폐하 만세!!"


수도를 진동 시키는 거대한 함성이 울려 퍼진다.


"국왕 폐하 만세!!"


바크는 그들을 보면서 쓴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곧 밝은 미소로 바꾸면서손을  들어 백성들에게


흔들었다. 함성이 더욱 커졌다.


"만세!! 하와크 만세!!"


사람들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칭송해댔다. 바크를, 하와크를, 엘더를. 성검을. 그리고 지


금 내리는 이 멋진 빗줄기들을.


바크는 그들을 보면서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한  일이라고는 성검을 들어 올린거 밖에는 없


었지만, 론의 도움으로 비는 내리게  되었고 사람들은 너무나 즐거워한다. 결론이  좋으니 과정은


잠시 무시하기로 할까. 바크는 제단 위에서 성검을 높히 치켜 들었다. 그러자 수도가 그대로 날아


가 버릴 것만 같은 엄청난 함성이 터져 나왔다.


"와아아아아아아아!!!"



계속...



 제  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24            관련자료:없음  [22793]


 보낸이:홍성호  (오래아내)  2000-02-29 20:51  조회:168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24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



바크가 제단을 내려 오고 나서도 사람들은 너무나  즐거운지 환호성 지르는걸 멈출 줄을 몰랐다.


바크의 주위로 단숨에 기사단들이 몰려 들어서 바크를 호위했다. 한 궁중 부원이 비에 젖지 않는


천으로 된 망토를 바크에게가져왔다.


"아니, 됐네. 이렇게 기분 좋은 비를 피해서야 말이 안되지."


바크는 손을 들어 망토를 거두라고 하고는 주위를 돌아 보았다. 온통  열광의 도가니였다. 기사들


은 이런 난잡하고 복잡한 자리에서 아무래도 국왕의신변이 걱정이 되는지 바싹 긴장을 하고 있었


다. 하와크 역사상 유일무이 하다고 해도 될 정도로 수가 극소수였던, 여성 기사단장인 넬이 바크


에게 다가왔다.


"폐하, 궁으로 돌아가시지오. 이 곳은 위험합니다."


"내 나라의 수도가 가만히 서 있기에도 위험하다면 내 죄가 크군."


"폐하.."


넬이 황송하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 바크가 픽 웃더니 손을 저었다.


"아니, 농담이야. 원한 쌓인게 꽤 많으니 그만 슬슬 돌아가도록 하지. 독 이 잔뜩 묻은 화살 세례


를 받는건 질색이니까."


그리 말하면서 바크는 주위를 한번 돌아보았다.


슬슬 나타날 때가 되었는데.


"아, 오는군."


바크는 사람들 틈에서 나온 론과 레아드를 발견하고 둘에게 손을 들었다.


기사들은 재무 대신이 다가오자 옆으로 물러났다. 론이 다가오더니 깊숙하게 고개를 숙였다.


"마른 하늘에서 비를 내리게 하다니, 폐하의 끝없는 힘에 감동을 하게 되 었나이다."


레아드가 옆에서 입을 가리고는 필사적으로 웃음을 참았다. 바크는 슬쩍 뒷머릴 긁적이더니 말했


다.


"국왕 모독죄가 사형이라는건 아나?"


"총애를 받는 재무 대신인데 설마 죽이기까지 하시겠습니까."


"됐네. 뒤처리 부탁하지."


근처에 귀족들이 없는 관계로 장난질을 치며 바크가 말을 했다. 론이 제단을 보더니 물었다.


"철거..하라는 말씀이십니까?"


"그럼, 저거 그대로 세워 놓자는 말인가?"


"선전 용으로 아주 좋은 건축물이라고 생각됩니다. 더구나  저 제단을 볼  때마다 하와크의 백성


들은 폐하의 커다란 은총에"


"모레까지 치우도록."


더 이상 들을 가치도 없다는건지 바크가 싹둑,  잘라 말했다. 론은 입 속으로 저거  만드는데 2억


시르피가. 어쩌고 궁시렁 거렸지만,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아직도 그치지 않는 사람들의 환호성을 들으며 바크는 곤란하다는 표정으로  하늘을 올려다 보았


다.


"오늘 감기 걸리는 사람이 꽤 나오겠군. 모두들 비 맞으면서 축제를 열 모 양인데. 의사들은 조금


자제해 줬으면 좋겠어."


"폐하. 폐하."


레아드가 슬쩍 다가오더니 바크를 불렀다. 일단 폐하라고는 불렀지만, 부르는 어감이나 그 가벼움


으로 볼 때 오히려 '바크야~ 바크야~'쪽이 더 어울렸다. 사람 기죽이는 대신들이 근처에  없는 관


계로 이렇게 공식상에서말을 건 것이었다. 옆에 기사들이 있긴 했지만, 대부분이 젊은이들이었고,


레아드를 알고 있어서 눈쌀을 찌푸리거나 하는 자는 없는다.


"응, 왜 그래?"


레아드가 실실 웃으며 다가오더니 물었다.


"오늘 시간 있으신가요?"


바꿔 말하자면 오늘도 축제에 놀러가자는  말이었지만, 론과 바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그 뜻을


잘못 해석을 해버렸다. 넬이나 그 외 기사들이 놀라워 하는 눈으로 레아드를 쳐다 보았다. 바크는


잠시 생각을 해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미안한데, 오늘은 궁에서 연회가 있어."


레아드는 아쉽다는 표정을 짓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으음, 그러면 어쩔수 없겠네요. 축제는..."


"너도 나오는거야."


"엣?"


"론은 무조건 나와야 하는데, 너 혼자 축제로 빠질 생각이야?"


바크의 말에 레아드는 입을 다물고 말았다. 바크가 이번엔 기사들에게 고개를 돌렸다.


"모두 수고들 했어. 오늘은 연회가 있을테니 푹 쉬도록."


"옛!"


바크가 흘러내리는 앞 머리를 쓸어 넘기며 몸을 돌렸다.


"자, 돌아가지."



"에, 엣취!"


궁에 돌아와서 흠뻑 젖은 옷을 갈아 입고 방 밖으로 나오던 론이 코를 훌쩍거렸다.


"쳇, 몸이 이 꼴이니 겨우 그 정도 비에 비실비실거리냐. 감기나 안 걸렸 으면 좋겠는데."


연회용으로 번쩍번쩍거리는 옷을 입고 나온 론은 주위를 한번 돌아 보았다. 창 밖으로 비가 후득


후득 오는 암울한 분위기였지만, 사람들의 얼굴은그렇게 밝을 수가 없었다. 하긴, 단 보름만에 강


이 바닥을 보일 만큼이나엄청난 폭염에서 드디어 벗어났으니 기쁠만도 하겠지.


'그래봤자 비가 그치면 다시....'


여전히 구름 위로 태양은 이글거렸고, 아직 여름은 오지도 않았다. 지금 자신들은 어째서 이런 일


이 일어나는지는 모른채로 잠시 시간을 멈춰놓은거나 마찬가지였다.


마치 엘더 처럼.


거기까지 생각이 닿은 론이 살풋, 미간을 찡그렸다.


"제길. 싫은 녀석이 생각이 나버렸잖아."


뒷머리를 긁적거리며 론은 연회실을 향해서 복도를  거닐었다. 근처로 지나가는 여러 궁내부원들


과 각종 대신들이 론을 보자 반갑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그들에게 건성으로 고개를 끄


덕끄덕여주며 연회실로 가던론의 발길이 잠시 멈춰졌다.


앞에서 온통 검은색의 치마를 입고  있는 여인이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상의는 그녀의 육감적인


몸매를 그대로 나타내 주었고, 치마는 무슨  천으로만들어졌는지 치렁치렁하면서도 날개 처럼 쉽


게 움직였다. 고대에 있었다는 바람의 여행자. 집시들의 의상이었다.


론이 그녀에게 다가가며 물었다.


"수고 했어. 주문이 꽤 멋있더라."


"감사합니다."


기렌이 우아한 자태로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는 주위를 한번 둘러보더니 론에게 작게 속삭였다.


"스승님께 연락이 닿았습니다. 곧 돌아오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런가.."


론은 비하랄트의 얼굴이 생각이 나자 눈을 가늘게 떳다. 아무리 어렸을 시절 자신을 구타만 하던


아버지이긴 했지만, 사람의 인생을 그 따위로 엉망으로 만든 비하랄트였다. 론은  그 동굴에서 너


무나 화가 나서 비하랄트에게 죽여버릴거라고 소리를  쳤었지만, 그녀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론의


말은조금도 귀담아 듣지 않았다. 그리고 필요하면 자신을 부르라고 했었다.


'이번 일도 예측하고 있었다는거야..?'


폰의 말대로라면 엘더는 비하랄트에게  레아드. 즉, 로무의 뒤처리를  맡겼다고 했다. 비하랄트는


천년 동안 수십번도 넘게 새로 태어나는 로무를죽여왔다. 론은 레아드가 어째서 비하랄트만 보면


겁을 내는지 알게 되었다. 레아드는 무의식 속에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가 자신을 계속해서 죽인


장본인이라는 것을....


그리고 폰은 비하랄트를 속이고 동굴 속에서 레아드를 훔쳐 왔다고 했다.


정말로 비하랄트가 녀석에게 속은 걸까? 그녀가 그렇게 호락호락한 상대인가? 그녀가  너무나 하


찮게 생각하는 인간 따위의 속임수에 빠질 정도로 비하랄트는 어리숙한 녀석이 아니었다. 더구나


폰은 동굴에서 레아드 말고 이 모든 일이 적혀 있는 책도 줏었다. 그렇다면 그 책은 도대체 누가


거기다 놓아둔거냐? 레아드는?


모든게 의문 투성이었다.


"녀석은 알고 있겠지."


"예?"


론의 나직한 중얼거림에 기렌이 의아하다는 눈으로 되물었다. 론은 고개를저었다.


"아니, 별거 아냐. 기렌, 너 지금 연회장 가는거지?"


"폐하께서 꼭 나오라고 청해주셨습니다."


론은 기렌의 몸을 한번 보더니 미소를 지었다.


"옷 멋있다."


"론 님도 멋지세요."


흐응~ 론이 기렌에게 손을 내밀었다.


"아름다운 레이디를 홀로 놔둘수야 없지. 연회장까지 에스콧 해도 될까?"


"어머, 레이디라뇨. 전 론 님보다 나이가 두배나 많다구요."


"마도사잖아. 천살은 살아야지."


기렌이 입을 가리며 살풋,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론이 내민 손 위로 자신의 손을 얹었다.


사람들의 감탄스러운 시선을 받으며 둘은 연회장으로  향했다. 복도를 따라걷다가 끝에 다다르자


화려하기 짝이 없는 두개의 문이 열려진 채로  둘을맞이했다. 그 안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담소를 즐기고 있는게 보였다. 아직 시작은 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론은 연회장 안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사람들 틈에 껴 있는 레아드를 발견해 내었다. 스얀과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스얀이 이쪽을 발견하자 레아드가 고개를 돌렸다.


'잘 되겠지.'


자신을 보고 손을 흔드는 레아드를  보며 론은 그리 생각을 했다.  기렌과함께 론은 발을 앞으로


내딛었다.



계속..



 제  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25            관련자료:없음  [22794]


 보낸이:홍성호  (오래아내)  2000-02-29 20:51  조회:165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25   )



== 제 2장 2막 < 어른이 되어가는 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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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이야. 지.각."


레아드가 다가오는 론을 보더니 웃으며 말했다. 옆에 있던 스얀이 론과 기렌을 향해 깊숙히 고개


를 숙였다.


"론 님을 뵈옵니다."


"됐어, 지금은 그냥 재무 대신이라고."


스얀이 이번엔 기렌에게 웃으며 말했다.


"오랜만에 뵈요. 기렌 님."


"응. 잘 있었니?"


"예. 기렌 님은요?"


"나야 언제나 건강하지. 참, 번이 요즘 너를 못봐서 그런지 침울하더라.


 휴가라도 줘서 보내지 않으면 과로로 쓰러질거 같아. 역시, 신혼부부에게  밤을 따로 보내라는건


고문이지? 매일 밤잠을 설치는거 같던데."


스얀의 얼굴이 단번에 붉어져버렸다.


"그.. 그건.. 어휴, 주책."


"포르 나이트 일은 이제 다 끝났으니 슬슬 미도로 돌아갈 수 있을거야."


레아드가 보기엔 스얀은 엄언한 어른이지만,  기렌의 눈에는 그냥 사춘기 소녀인가  보다. 저렇게


간단히 스얀의 얼굴을 붉히게 하다니... 레아드가감동스런 눈으로 기렌을 바라  보았다. 기렌은 레


아드의 동그랗고 붉은 눈동자를 마주 보더니 생긋 웃었다.


"레아드 님. 소문 다 들었어요."


"예? 소..문이라뇨?"


"듣던데로 많이 예뻐지셨네요."


"아... 그거요?"


레아드가 자신의 몸을 내려다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기렌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몸매가 무척 예뻐요."


"그런가? 으음, 전 잘 모르겠네요.. 그냥 귀찮기만 하고."


레아드가 고개를 도리질 했다.


그때 웅성거리던 연회장이 갑자기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 아무래도 오늘의주인공이 등장을 하려


는 모양이다. 예상대로 연회장으로 들어오는 거대한  문으로 궁내부원들을 옆으로 거느린 바크가


모습을 나타냈다. 백색의 반짝이는 옷과 육중한 망토로  몸을 가린 바크는 무슨 전쟁이라도 나갈


듯한 태세였다. 옆에 있던 론이 킥, 웃었다.


"꽤나 노력하네. 저 녀석."


"우와, 옷 되게 화려하다."


"아무래도 붉은 색엔 흰색이 어울리니까."


바크가 들고 있는 붉은색의 성검을 보면서 론이 말했다. 곧, 바크는 자리를 잡더니 고개를 돌려서


연회장 안으로 가득 들어찬 사람들을 돌아 보았다. 바크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 대부분의 말들


은 레아드가 이해 할 수도 없이  빙빙 꽈져서 무슨 암호화 된  말들이었다. 그 중에 간신히 알아


들을 수 있었던 것은 아직 더위가 끝난게 아니니 앞으로 백성들을 위해 많은 수고를 바란다는 것


이었다. 그리고 바크가 마지막으로 말했다.


"모두들 수고 하셨습니다. 오늘은 마음껏 즐겨주시길."



연회가 열리면 매번 그러듯이 바크는 사람들에게 둘러 쌓였다. 하지만, 오늘  만큼은 그들에게 시


간을 그리 많이 할애하지 않았다. 인사를 대충 받던바크는 모두에게 건배를 한번 하고는 그 자리


에서 빠져나왔다.


"어디들 간거야?"


주위를 돌아 보았지만, 찾는 녀석들이 보이지 않자 바크는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면 연회


장을 돌아 다녔다. 그런 바크의 앞으로 스얀과 기렌의 모습이 보였다. 바크가 두 여인에게 다가갔


다.


담소를 즐기던 여인들은 바크가 다가오자 우아한 자태로 인사를 건넸다.


"기렌 씨? 오늘 수고 많으셨습니다. 론에게 듣던데로 높은 경지의 주문을 사용하시더군요."


"뭘요, 아직 신출내기일 뿐입니다. 스승님에 비하면 너무나 초라하죠."


"오늘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바크가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바크는 스얀에게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 론하고 레아드는?"


"잠깐 발코니에 나가셨습니다. 비오는거 보고 싶다고 하시던데요."


"그렇게 맞고서도 뭘 또 보고싶다고."


바크가 투덜거리며 여인들에게 인사를 건네고는 발코니 쪽으로 향했다.


그런 바크의 뒷모습을 보며 기렌과 스얀은 킥, 웃을 수 밖에 없었다.



후득..후득. 쏴아아아.. 수많은 빗방울들이 발코니의 앞으로 떨어져 갔다.


발코니의 위로 비를 막아주는 장식물 겸 지붕이 올려져 있어서 론과 레아드는  하늘이 흘리는 비


를 감상 하면서 조금도 젖지 않을 수 있었다. 난간에  팔을 올리고 반짝이는 수도의 전경을 바라


보며 레아드는 길게 한숨을내쉬었다.


그 옆에 있던 론이 레아드를 보며 물었다.


"왠 한숨이야?"


"응? 아, 별거 아냐. 그냥 조금.."


"조금 뭐?"


"조금... 감회가 새롭다고나 할까."


론이 히죽 웃었다.


"여자가 된거 말야?"


"바보, 아냐. 뭐, 그것도 이유가 되긴 하지만..."


"왜 그러는건데?"


레아드는 고개를 들어서 하늘을 바라 보았다. 온통  하늘을 드리우는 먹구름이 시야를 가득 채웠


다. 쿠르르릉.. 먹구름의 사이에서 한순간 밝은 빛이 번쩍였다.


레아드는 감상적인 얼굴로 말했다.


"그냥. 이것 저것 느낌이 이상해서. 바크는 왕이 되더니 잘 하고  있고, 론도 요즘 일로 바빴잖아.


재무 대신이니 펠이니."


"심심하다는 말이지?"


"아냐. 다들 변해간다는 거야."


레아드는 자신이 말해놓고 스스로가 놀라고  말았다. 레아드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다시 한번


말했다.


"그래. 다들 변하고 있구나."


론은 난간에 팔을 기대고 그 위로 턱을 얹었다.


"사람은 시간이 흐르고, 나이를 먹으면 변하기 마련이지."


"어른이 되어가는구나. 다들."


레아드가 피식, 웃었다. 론은 잠자코 레아드의 말을 들으며 난간 밖으로 주륵주륵 흐르는 비를 바


라 보았다. 물기를 가득 담은 바람이 불어와 론의머리카락들을 휘날렸다.


바크는 왕이니 나이를 먹을 수록 점점 더 바빠질 것이다.  론 역시 바크의 옆에서 녀석을 도와주


며 살아가겠지. 아니면, 미도의 지배자로서. 레아드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예전처럼 마음 편


하게 여행을 하며 곤란에 빠진 사람들을 도와주던 그런 시절을 이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모양


이다.


꿈은 꿈으로 남고, 현실은 어느새 앞으로 다가왔다. 소년의 시절은 가고 다들 어른이 되어간다.


론은 불어오는 바람에 휘날리는 머리카락들을 쓸어 넘기며 레아드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레아드


의 시선은 빗줄기 저편의 수도를 아련히 바라보고있었다.  반짝이는 수도에 어렸을 적 꿈을 담은


듯. 빗줄기에 그것들을 떠나 보내려는 듯.


"......"


조용히 흐르는 빗줄기는 매말랐던 땅을 적시고, 사람들의 마음을 적신다.


기분 좋은 비는 어느새 추억을 떠올리고 마음을 감상적으로 만들어 버린 모양이다.


레아드는 꿈을 보고, 론은 레아드를 본다. 그리고 발코니로 들어오는 입구에  기대선 채로 팔짱을


낀 바크는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바닥을 바라 보았다. 반짝이는 대리석에 자신의 얼굴이 비춰지고


있었다.


비는 계속해서 내렸다.


모든걸 흘려 버리려는 듯이..


꿈이 흘러간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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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끝났습니다...


이번 막도 꽤나 복선을 깔았네요.;


이제 복선 까는 것도 끝입니다. 이제부터는 여지껀 깔았던 복선을 풀어야겠네요.


다음 2장 3막. 내 이름은 요타.


막의 제목대로 요타 최대의 문제거리인 요타 양 등장입니다.


기분 정말로 묘합니다.;; 어떻게 써야할지 막막하군요.


우움... 머리 속으로 수백번도 넘게 그려온 장면들을 직접 글로 써야할 때 느껴지는 그 묘한 감정.


정말로 글 쓰기 잘했어~ 라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자아. 쓸떼없는 잡설은 접도록 하죠.


계속 갑시다~ 제  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26            관련자료:없음  [22795]


 보낸이:홍성호  (오래아내)  2000-02-29 20:51  조회:159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26   )



== 제 2장 3막 < 내 이름은 요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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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꾼다.


꿈을 꾼다.


꿈을 꾸고 있었다.


아름다운 꿈. 그것은 너무나 아름답고 평화스러운 꿈.


오랜 세월이 지나 색이 바랜 갈색의 세계에서 조용하게 펼쳐지는 아늑한 꿈.


물 속에서 반짝이는 하늘을 볼 때 느끼는 그 아득한 현실감 처럼 꿈은 그녀


에게 조용히 다가왔다.


어둠 속에서 비춰지는 반짝이는 한점 별 처럼.


그녀는 그 꿈을 사랑했다.


좋아했다.


동경했다.


그녀는 바랬다.


언제까지나 꿈을 꾸기를. 이 아름다운 꿈이 영원히 이어지기를.


그녀는 꿈을 꾼다.


그녀는 꿈을 꾼다...



"아우웃~ 이러언. 어제 너무 무리했나."


론은 뻑쩍한 허리를 비틀면서 가볍게 하품을 했다. 남이 보고 들으면 오해를 할만한 소지가 충분


한 행동을 하면서 복도를 거닐던  론은 길게 기지개를 켰다. 복도의  창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은


따스롭기 그지 없었다. 론은 그걸 보면서 자연의 변덕스러움에 혀를 찼다. 그 엄청난 폭염을 멈추


게 한비구름은 거의 열흘 동안 이어졌다. 그리고 모든 대륙에 충분한 양의 비를뿌린 뒤에 사라졌


다.


하지만 왠걸...


비구름이 사라진 위로 나타난건 무시무시하게 이글거리는  태양이 아니라, 주사 맞고 비틀거리는


양 마냥 비실비실한 태양이었다. 뜨겁기는 커녕 낮임에도 불구하고 조금 쌀쌀하기까지 한 날씨에


사람들은 실소를 금치 못했다. 참으로 자연의 변덕이란 위대한 것이다. 사람을 이리 엿먹일 수 있


다니 말이다.


"제길, 내 사비로 날아간 2억 시르피만 아깝잖아."


허리를 주무르면서 론은 창 밖으로 보이는 태양을 노려 보았다. 뭐,  그렇다고는 해도 이글거리는


태양보다는 저 쪽이 훨씬 좋긴하다. 땀을 흘리지않게 되었다는게  무엇보다도 만족스러웠다. 론은


아픈 허리를 계속 주무르면서 왕궁 안의 복도를 거닐었다.


"아읏... 역시 무리했나봐.."


벽에 손을 기대고 론이 잠시 숨을 몰아 쉬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허리가부서지라고 흔들어 댔으


니 아프지 않을리가 있는가. 힘이 없을 때  휘두르는 검이란건 이렇게나 사람을 고통스럽게 하는


존재였다.


- 검 배우고 싶다고 했었지? 자, 나 따라와.


라며 레아드가 검을 던져준게 어제  정오 때 였다. 얼떨결에 검을  받고 레아드의 뒤를 따라갔던


론은 레아드가 자신을 기사단이 사용하는 연병장으로  데려 왔다는걸 깨닫고는 적잖이 당황했다.


예상대로 레아드는 거기서발걸음을 멈췄다.


그 뒤로는 감히 다시 생각하기도 싫다. 애초에  검에 대한 센스가 충만한론이었기에 실전에선 그


럭저럭 제법 높은 수준의 실력을  보여줬지만, 훈련에 있어서는 기사  후보생들도 실소를 터뜨릴


만큼이나 형편 없었다. 일단체력이 없으니 뭘 해도 금방 지쳐서 쓰러지고  말았다. 나중에는 악으


로 버티면서 검을 휘둘렀지만, 어떻게 끝이 났는지는 생각이 나지 않았다. 정신을 차린건 나무 그


늘 아래 레아드의 무릎 위였다.


"읏, 제기랄. 빌어먹을 기사 놈들.. 재무 대신을 깔보다니. 어떻하던 월급 을 반으로 줄여주겠어."


구차하게 복수를 꿈꾸며 론은 아픈  허리를 주무르며 복도를 다시  걸어갔다. 지나가던 시녀들이


뒤에서 킥킥거리는게 다 들렸지만, 론은 그녀들을싸악 무시한채로 바크의  집무실로 걸어갔다. 시


급한 일들이 모두 처리가되었으니 앞으로의 일정을 상의하기 위해서였다. 뭐, 자신은 미도에 있던


이곳에 있던 그리 상관은 없었지만, 레아드는 달랐기 때문이다. 궁 안의사람들이  레아드를 잘 대


해주긴 하지만, 할 일도 없이 매일 성 안에 죽치고 있어야 하니 오죽  심심하겠는가. 이런 것들을


상의하기 위해서였다.


곧 론은 바크의 집무실 앞에 당도했다. 포르 나이트의 잔당이 아직 처리되지 않은 관계로 집무실


의 앞에는 두명의 기사들이 허리에 검을 찬 채로 서있었다.  론이 다가오자 그들이 먼저 론을 알


아보고는 고개를 숙였다.


"폐하는?


"안에 계십니다."


"전해주게."


"예."


특별히 이런 형식적인 절차를 구할 필요는 없지만, 론은 이런 점에선 의외로 꼼꼼하게 굴었다. 왕


은 왕으로서 절대적이어야 한다. 그게 론의 생각이었다. 친구란  존재는 할 수 있지만, 절대 남에


게 얕보이면 안되었다. 그래서 론은 공식상에선 언제나 바크에게 절대 고개를 들지 않았다.


"폐하, 재무 대신께서 오셨습니다."


기사가 방 안쪽으로 말을 했다. 곧 대답이 들려왔다.


"들어 오시라고 하게."


"들어 가시죠."


기사가 문을 열어주며 고개를 숙였다. 론은 그에게  답례로 슬쩍 고개를 끄덕이고는 안으로 들어


갔다.


"어서와."


아마도 미도에서 자신이 레아드에게 저런 모습으로 비춰졌겠지? 론은 서류의 벽에 갇혀서 의자에


서 일어서지도 못하는 바크를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바크는 론을 보자 반갑게 웃으며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부를려고 했었어."


"그래서 왔잖아."


론이 근처에서 의자 하나를 가져와서 그 위에 앉았다. 바크는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는 쓰고 있


던 안경을 벗었다.


"레아드는 뭐해?"


"아직 자고 있나봐. 안 일어났던데."


"그 녀석 궁이라고 너무 태만한거 아냐? 깨우지 않으면 매일 그렇게 늦 잠을 잘 생각인가."


"어제 지칠 정도로 뛰어다녔거든. 잠 자게 놔둬."


"지친건 너 아냐? 레아드는 팔팔 하던데."


론이 슬쩍 바크를 째려 보았다.


"구경 왔냐?"


"기합소리가 너무 우렁차서 지나가던 길에 잠시 보러  갔었지. 기사 녀석 들은 옆 스텐드에 앉아


서 웃기만 하고 연병장에선 너랑 레아드만 날아다 니고 있더라."


"잊어줘."


론이 입술을 일그러뜨리며 말했다. 바크는 싱겁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그래서, 생각은 해봤어?"


론이 팔짱을 끼며 의자에 깊숙히 등을 묻었다.


"대충."


"역시. 레아드는 내 보내야겠지?"


"그래야겠지."


바크의 말에 론이 동의를 했다. 바크는 들고 있던 펜을 입으로 물면서 끄응.  허리를 펴며 고개를


뒤고 꺽었다.


잠시 방 안으로 정적이 흘렀다. 바크가 입에 물고 있던 펜을 잘근잘근 씹다가 손을 들어 펜을 빼


내었다. 그리고 천장을 바라보는 상태로 중얼거렸다.


"새 재무 대신을 찾아봐야겠군.."


바크는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론은 바크의 말에 싱긋 웃었다.


"이해해줘서 고맙다."


론의 말에 바크는 손을 저었다.


"됐어."


다시 허리를 숙인 바크가 론을 보며 물었다.


"그나저나 앞으로는 뭘 할거야?"


론이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여행. 레아드하고 잔뜩 돌아다니기로 약속 했었거든. 너 덕분에 대부분 지키지 못했지만.. 지금이


라도 신나게 돌아다녀야지. 대륙을 모조리 구 경 할 때까지 돌아다닐 참이야."


"미도는?"


"알아서 돌아가겠지. 사실, 별로 신경 쓰고 싶지도 않아."


미도란 존재 자체가 비하랄트가 자신을 위해 꾸며 놓은 꿈과 같은 것. 론은 굳이 그 곳으로 돌아


가서 왕 노릇 하기는 싫었다. 바크는 론이 미도에대해 그리  탐탁치 않게 대꾸를 하자 의아한 표


정을 지어보였지만, 곧 미소를 지었다.


"여행이라. 좋은 생각이야."


바크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잘 부탁해."


론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물론이지. 맡겨만 달라고."



계속..


 제  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27            관련자료:없음  [22796]


 보낸이:홍성호  (오래아내)  2000-02-29 20:51  조회:162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27   )



== 제 2장 3막 < 내 이름은 요타. > ==


---------------------------------------------------------------------



"첫번째로 모란이 좋겠지."


론은 바크의 집무실을 나와 레아드가 있는 방으로 거닐면서 머리 속으로 대륙의  지도를 꺼내 보


았다. 머리 속으로 그려진 지도 위로 여행 경로가자연스럽게 그려졌다. 대륙을  한바퀴 도는 장대


한 여행길이었다.


"모란에서 기단을 통해 북서쪽 열세개의 공국을 지나서  아래쪽에 있는 미 탐험 지역을 통과. 그


리고 라하트를 경유해서 바후다 대 평원을 가로지르 면 다시 하와크의 영토."


몇몇 조그만 소국들을 제외하면 대륙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땅을 밟아  볼정도로 장대한 스케일의


여행 계획이었다. 정말로 실행을 하려면 넉넉히잡아서 일년은 족히 걸릴 만큼이나 긴 여행길이다.


그것도 그냥 걸어가기만 했을 때이지 구경을 하느랴고 며칠씩 머무르기라도  한다면 일년이 아니


라 몇년이고 걸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론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듯 즐겁게 콧노래까지 불면서  가벼운발걸음으로 레아드의 방


으로 향했다. 일년이면 어떻고 이년이면 어떤가.


시간 같은건 조금도 문제가 아니었다.


콧노래를 부르며 걷던 론은 어느새 레아드가 머물고  있는 귀빈실 앞에 당도했다. 어디까지나 명


목상 성검의 주인으로서 대접을 받고 있는 레아드이기에 바크가 제법  티나게 레아드에게 배려를


해준 것이었다.


론은 가볍게 문에 노크를 두어번 한 뒤에 손잡이를 돌렸다. 나무로 된 문이 시원스럽게 거침없이


열어졌다. 론은 문 안으로 들어가면서 쾌활하게 외쳤다.


"레아드~ 벌써, 정오라고. 더 자면 점심도...."


론은 말을 하다가 중도에서 입을 다물었다. 활짝  열어진 창문의 사이로 눈부시게 빛나는 햇빛과


그 빛을 받아 더욱 눈부시게 빛나는 순백의 커튼이 부드럽게 레아드의 몸을 휘감고 있었다. 창문


의 앞에 서 있던 레아드는 문이열리면서 론이 들어오자 고개를 돌렸다.


론이 문 안으로 들어오면서 뒷머릴 긁적였다.


"뭐야, 벌써 깼던거야? 내려오지 그랬어. 나 아래층에 있었는데."


론이 방 안으로 들어오면서 레아드의 붉은색 눈동자가 론의 몸을 쫓았다.


론은 방 안의 중앙에 위치한 침대에 걸처 앉으면서 밝게 웃었다.


"그것보다, 레아드. 전에 말한 여행있잖아. 그거 지금이라도 갈 생각 있으 면 가지 않을래?"


론이 싱긋 웃으며 레아드를 바라 보았다. 레아드라면 분명 이렇게 되물을 거다. 정말? 갈 수 있는


거야?


하지만 이상하게도 레아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론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레아


드에게 시선을 보냈지만, 창을 등지고 있는 레아드의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다.


론이 물었다.


"레아드? 무슨 일이야, 레아드?"


이번 역시 레아드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론은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 침대에서 일


어나 레아드에게 다가가려했다. 그때서야 레아드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넌.... 누구지?"


뭐?


론은 그 자리에 멈춰섰다. 그리고 천천히 레아드의 얼굴을 바라 보았다.


레아드의 얼굴이었다. 그리고 레아드의 밝은 목소리였다. 하지만  론의 안색은 밝지 못했다. 레아


드의 눈이 이상하리만치 차가워보였다. 아니, 차가웠다. 마치, 생전 처음 보는 사람에게 보내는 시


선 처럼.


"레...아드?"


론이 조심스럽게 레아드에게 다가가며 레아드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그뒤를 이어 나온 레아드


의 말에 론은 그 자리에 다시 멈춰 설 수 밖에 없었다.


"레아드? 그건 누구지?"


론은 안색을 무섭게 굳혔다. 그러다 론이 문득 어색하게 미소를 지었다.


"뭐... 뭐야. 레아드. 지금 장난..치는거지?"


하지만 레아드의 차가운 눈은 조금도 풀리지 않았다.


"무슨 소릴 하는지 모르겠군. 그보다 여기는 어디지?"


"레아드!"


론이 떨리는 목소리로 버럭 레아드의 이름을 불렀다.  레아드... 아니, 그녀가 론에게 시선을 돌렸


다. 론은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레아드를 쳐다보았다.


"무슨.. 무슨 소릴 하는거야? 여긴 바크의 궁이잖아. 기억.. 안나?"


"바크? 그건 또 누구지?"


삽시간에 론의 얼굴이 무섭게 굳어졌다. 장난으로 저러는게 아니었다.  정말로 진심으로 모른다는


얼굴이었다. 론은 자신의 몸이 떨린다는걸 느꼈다. 도대체.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거야? 레아드가


왜 저러는거야?


"레.. 레아드?"


론의 떨리는 음성에 그녀가 살풋 인상을 찡그렸다.


"레아드? 지금 계속해서 부르는게 날 부르는거였어?"


"그.. 그래. 레아드, 널 부른거야."


론은 조금 안심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돌아온 그녀의 대답은  론의 얼굴을 단숨에


구기는데 충분했다. 그녀가 차갑게 내뱉았다.


"내 이름은 레아드가 아냐. 누구와 날 착각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자꾸 짜 증나게 하지마. 그보다


여기가 궁이라고? 바크란 이름은 모르는데.. 도대 체 어떻게 된건지 모르겠군."


그녀는 주위를 돌아보더니 고개를 갸웃 거렸다. 그러다  그녀는 론의 시선을 느끼고는 론을 쳐다


보았다.


"무슨... 소리야?"


론이 눈을 부릅뜬 채로 레아드에게 물었다. 레아드는 론의 그런 말이나 행동이 짜증이 나는지 차


갑게 말했다.


"귀찮은 녀석이군."


"무슨 소리야!!"


순간, 론이 레아드에게 달려들었다. 단숨에  레아드의 양 어깨를 잡은 론이마구  레아드의 어깨를


흔들면서 소리쳤다.


"레아드가 아니라니..? 그럼 넌 뭐야! 뭐냐고?!"


콰앙!!


레아드의 어깨를 흔들던 론은 한 순간, 커다란 폭음과 함께 정신이  아득해지는걸 느꼈다. 그리고


곧 이어 몸을 타고 이어지는 엄청난 통증으로 몸부림쳤다. 몸이 터질 듯한 그런 고통이었다. 그런


론을 내려다 보면서 그녀가 싸늘하게 말했다.


"미친 짓도 봐주는 정도가 있어. 계속 헛소리를 해대면 죽여버린다."


자신의 어깨를 툭툭 손보며 그녀가 차갑게 외쳤다. 마력인지 그 외의 어떤힘인지 모를 것으로 론


을 단번에 날려보낸 그녀는 창으로  다가갔다. 론은 벽에 금이 갈  정도로 세게 충돌하고는 땅에


널브러진 채로 일어서지를 못했다. 그녀는 창에서 밖을 내다보다가 문득 고개를 문쪽으로 돌렸다.


방 밖으로 요란스런 발소리들이 들려왔다. 그녀는 문을 노려 보았다. 그리고동시에 콰당! 문이 부


서지면서 그 밖으로 몇몇 청년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폭음을 듣고 달려 온 기사들이었다. 그들은 방 안의 풍경에 잠시 할 말을 잃었다.


처음엔 포르 나이트라도 숨어 들어 온 줄 알고 놀라서  달려왔는데, 방 안엔 포르 나이트는 커녕


아무 것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한 사나이가땅에 널브러진 론을  발견하고는 다급히 론을


부축했다.


"대, 대신! 괜찮으십니까!?"


"으.. 으윽.."


"이봐! 어서 의원을!"


그의 말에 뒤에 있던 한 청년이 서둘러  복도 저편으로 달려갔다. 사나이는론을 돌보다가 의원이


오기 전까지는 자신이 할 일이 전혀 없다는 것을 알았는지 론을 나머지 청년들에게 넘겼다. 그리


고는 창가에 서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레아드에게 다가갔다.


"레아드 님, 어디 다치신 곳은 없으십니까?"


"......"


레아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는 레아드의  몸이 괜찮다는걸 확인 했는지 안도의 한숨


을 내쉬었다. 그리고 물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입니까. 어떻게 된건지 설명을.."


그때였다.


"피해!!"


거의 정신을 잃었던 론이 피를 토하면서 소리쳤다. 사나이는 깜짝 놀라서 고개를 돌려 론을 쳐다


보았다. 그리고 거의 동시에 몸을 옆으로 틀었다.


하지만 레아드가 조금 빨랐다.


퍼엉!!


재빨리 몸을 튼 덕분에 가슴을 맞지는 않았지만, 대신 어깨를 맞게 되었다. 사나이의 몸이 격하게


뒤틀리면서 허공으로 치솟더니 몇바퀴나 돌면서침대 위로 떨어졌다. 쾅!! 침대가 부서지면서 그의


몸이 천 위로 파묻혔다.


레아드는 자신의 일격이 실패로 끝나자 론을 노려보더니 입술을 깨물었다.


"하나 같이 전부 짜증나는 놈들 뿐이군."



계속..


 제  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28            관련자료:없음  [22797]


 보낸이:홍성호  (오래아내)  2000-02-29 20:51  조회:167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28   )



== 제 2장 2막 < 내 이름은 요타. > ==


---------------------------------------------------------------------



챠캉!


론을 부축하고 있던 청년들이 단숨에 검을 뽑아  들었다. 이번에 새로 엘리도리크로 들어온 신입


들이었다. 그들은 레아드를 몇번 궁에서 본 적은 있지만 레아드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했다. 때문


에 레아드가 한 행동만 보고단숨에 검을 든 것이었다. 론이 외쳤다.


"그.. 그만둬!!"


"하앗!!"


론의 말을 그대로 무시하면서 한 청년이 앞으로 달려 나갔다.  어딜 봐도 나무랄 곳이 없는 최고


수준의 일격이었다. 레아드는 재빨리 손을  뻗어서 청년에게 힘을 쏟아 넣으려고  했지만, 청년이


단숨에 방향을 틀자 목표를 잃고 말았다.


단숨에 레아드의 앞까지 육박한 청년이 레아드가 내민 손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목표는 손목. 그


리고 일격은 완벽했다.


파샷!


검이 그대로 레아드의 손목을 자르면서 그 위로  솟구쳤다. 론은 놀라서 비명을 지르다가 그대로


입을 다물고 말았다. 레아드의 손목을  자른 청년도갑자기 일어난 일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레아드의 잘린 손목이 연기처럼 흩어지더니 금새 다시 붙어버린 거였다. 레아드는 자신의 앞에서


놀라느랴고 온통 가슴을 내보이고 있는 청년에게 가볍게  일격을 먹였다. 청년의 몸이 아까 사나


이 처럼 허공을 날아가서 테이블 위로 떨어졌다.


"대신!"


폭음이 연이어 들려오자 아무래도 일이 심각하다고 생각했는지 그제서야 나머지 기사들이 달려왔


다. 단숨에 레아드의 방 앞으로 십수명의 기사와 궁내부원들이 도착했다. 그들을  본 레아드는 미


간을 찡그렸다.


"꾸역꾸역 잘도 몰려오는군."


"레.. 레아드."


론의 부름에 그녀가 소리쳤다.


"입 닥쳐! 난 레아드가 아냐!"


그리 소리친 그녀는 몸을 창 쪽으로  돌렸다. 그리고는 모두가 놀라서 소리를 치는  가운데 훌쩍,


창 밖으로 몸을 던졌다. 론이 땅에 몇번이나 무릎을부딪치면서 창 쪽으로 달려가더니 창 밖을 보


았다. 삼층이나 되는 높이 였는데도 불구하고 그녀는 가벼운 몸동작으로 땅에 착지를 했다.


론이 그녀를 보며 외쳤다.


"멈춰! 레아드!!"


그녀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대신 몸을 앞으로 날렸다. 그녀의 몸이 미끄러지 듯이 앞으로


나아갔다. 론은 이를 갈면서 창으로 뛰어 내리려고 했지만, 뒤에서 깜짝 놀라 달려든 기사들이 붙


잡는 바람에 소원을 이루지는 못했다. 그런 사이 레아드의 뒷모습은 점점 더 멀어졌다.


"폐.. 폐하!"


론을 창 턱에 내리 누른채로 못 움직이게 하던 한 청년  기사가 창 밖을 보면서 외쳤다. 론은 사


람들의 손에 눌린채로 시선을 옮겨서 창 밖을 보았다.


과연 그의 말대로 바크의 모습이  보였다. 어느새 밖으로 달려나간건지  바크는 달려서 레아드의


앞을 막아서고 있었다.


"네 놈은 또 뭐야?"


레아드는 눈쌀을 찡그리며 자신의 앞을 막아선 검은  머리 소년에게 물었다. 바크는 레아드의 예


상치 못한 반응에 의아한 표정을 짓더니 물었다.


"설마 몰라서 묻는거야?"


"너도 날 레아드라는 녀석하고 착각을 하고 있는거냐?"


그녀의 말에 바크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마치 레아드가 아니란 말로 들리는걸."


"제대로 들었어!"


단숨에 그녀가 손을 들더니 아래로 내리 쳤다. 콰쾅!! 그러자  그녀의 앞에서 부터 맹렬한 폭발이


일어나며 바크에게로 뻗어 나갔다. 바크는 깜짝 놀라서 옆으로 몸을 날려 폭발을 피했다. 땅에 한


바퀴 굴러서 일어선 바크는레아드를 보면서 눈을 가늘게 떳다.


"이젠 여자가 되었으니 레아니로 불러지고 싶다는 거지? 알았어, 소원이라 면 그렇게 해줄게."


"헛소리!!"


콰쾅!! 한 순간에 바크가 밟고  있는 땅 아래가 터져나갔다. 그걸  지켜보던기사들이 경악성을 내


질렀지만, 론은 폭발을 타고 위로 뛰어 오른 바크의모습을 재빨리 볼 수 있었다.


"오.. 오오!"


기사들이 놀라서 감탄성을 내질렀다. 폭발이 일어나면서 거기에 묻혔다고생각했던 자신들의 국왕


이 어느새 폭발을 이용해서 펄쩍  하늘 위로 솟아 오른거였다. 레아드가  미처 대응을 하기 전에


레아드의 앞으로 착지한 바크는 재빨리 주먹을 뒤로 갈무리하더니 단숨에 레아드의 배에 찔러 넣


었다.


"허...억!"


검에는 아무런 타격을 입지 않은 레아드이지만, 어쩐 일인지 바크의 주먹에는  반응을 보였다. 둔


틱한 타격음과 함께 레아드의 몸이 바크의 주먹에맞으면서 앞으로 굽혀졌다. 그리고는 그대로 바


크의 어깨 위로 무너졌다.


"......"


레아드를 안아 들면서 바크는 고개를  내렸다. 정신을 잃은 레아드는  고통스러운지 작게 미간을


찡그리며 신음을 흘렸다. 레아드를 바라보면서 바크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레아드가... 아니라고?'



"폐하!!"


레아드를 안아들고 바크가 궁쪽으로 다가오자 어느새 궁 앞에 모여든  기사들이 바크에게 달려갔


다. 모두들 바크의 안부를 물었지만, 바크는 그들에게는 볼 일이 없는지  묵묵히 그들을 지나쳐서


한 궁내부원의 부축을 받고있는 론에게 다가갔다. 바크가 물었다.


"어떻게 된 일이야?"


"...나도 몰라."


"모른다고?"


"그래. 모르겠어."


론이 거칠게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레아드의 방에 들어가는데 갑자기 날 모른채 하더라.  계속 자기가 레아드 가 아니라고 말을 했


어. 나도 모르고, 너도 모른다고 했지."


"어떻게 된거지?"


바크는 고개를 갸웃 거렸다. 그리고는 안고 있던 레아드를 한 기사에게 넘겨주었다.


"내 방 침대에 뉘어놔. 그리고 내가 갈 때 까지는 아무도 방 안에 얼씬거 리지 말도록."


"예."


레아드를 받아 든 기사는 고개를 숙이더니 레아드를 안고 궁 안으로 들어갔다. 바크는 모여든 사


람들에게 소동은 이제 끝났으니 그만 돌아가라고 말을 하고는 자신이 직접 론을 부축했다. 궁 안


의 홀에서 멈춰선 바크는론을 창 턱에 기대게 해주었다. 론이 끄응.. 힘겹게 창 턱에 몸을 기대며


신음성을 흘렸다.


"많이 다쳤어?"


"아니, 별거 아냐. 그냥 나가 떨어진거 뿐이야."


론이 고개를 저었다. 바크는 주위를 돌아보고는 자신들의 목소리를 들을만큼 가까이에 사람이 없


다는걸 확인했다. 바크가 작게 물었다.


"그나저나, 어떻게 된 일이야? 짐작가는거 없어?"


"짐작가는거야 너무 많지."


바크는 고개를 끄덕였다.


"로무.. 말이군."


"폰의 말이 맞다면 슬슬 징조가 나타날 시기니까."


"방금 그게 징조인가."


바크는 팔짱을 끼며 깊숙히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다 문득 생각나는게 있는지 론에게 말했다.


"그래, 폰이 가지고 있던 책이 있었지."


론이 한숨을 내 쉬며 대꾸했다.


"가져오기는 했지만, 열 수가 없었잖아. 이번에 기렌에게 물어봤는데 기렌 도  열 수가 없다고 하


더라. 강제로 열면 책이 파손된다고 했어."


"걸을 수 있겠어?"


"이젠 괜찮아."


바크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앞장서서 걸어갔다.


"되던 안되던 일단 해봐야지. 도대체 레아드가 왜 저런건지 이유를 알아야 겠어."



계속..



 제  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29            관련자료:없음  [22905]


 보낸이:홍성호  (오래아내)  2000-03-02 19:19  조회:245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29   )



== 제 2장 2막 < 내 이름은 요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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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은 죽을 당시 가지고 있던  책을 땅에 집어 던졌었다. 그리고  로야크는 책을 그대로 놔둔채로


사라졌다. 덕분에 론과 바크는 레아드의 비밀이 적혀있는 책을 가져 올 수 있었지만, 아쉽게도 책


에 봉인이 걸려 있어서 열수가 없었다. 그때 둘은 '알면 좋겠지만, 몰라도 상관없지.'라며 책을 그


냥 서랍 속에다 넣었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반드시 이유를 알아야 하는 것이다.


서재에서 책을 꺼내온 바크는 방 밖에다 절대 아무도 방해하지 말라고 경고를  하고는 론이 반대


편에 앉아 있는 테이블 위에다 책을 올려 놓았다.


"좋아."


바크가 먼저 책을 들더니 이곳 저곳을 살펴 보았다. 그냥 열려고 해보았지만 책은 무슨 접착제로


붙이기라도 한 듯이 떨어지지가 않았다. 한번은 론이  힘을 줘서 책을 펴보려다가 책에서 갑자기


빛이 뿜어지면서 맹렬하게마력의 반응을 보여서 그 뒤로는  힘을 주는 짓은 삼가하게 되었다. 바


크는여러가지 방법으로 책을 살펴 보다가 결국 방법을 알아내지 못한 듯 책을반대편의 론에게 넘


겨 주었다. 론이 책을 받은 사이 바크가 여지껀 생각해온 의문을 넌지시 말했다.


"그러고보니 도대체 폰은 이 책을 어떻게 얻은거지?"


"동굴...에서 얻었....다 잖아."


책을 살펴보며 론이 대답했다. 바크는 쇼파에 깊숙히 몸을 묻으며 팔짱을꼈다.


"책이야 동굴에서 얻었겠지. 내가 묻고 싶은건 도대체 누가 그 책을 동굴 에다 넣었냐는거야."


론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짐작가는 이름이  단번에 떠올랐기 때문이다. 비하랄트. 녀석이


이 모든 일을 꾸몄을 수도 있다. 하지만, 녀석이자신에게 진실을 속인건 대부분  그녀의 스승. 즉,


펠을 봉인에서 구해내기위해서 한 행동이었다. 녀석이 레아드와 관계가 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론


에게는 굉장히 기분이 나쁜 일이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그녀를 의심할 수는 없었다.


론은 한참을 책을 살펴 보다가 결국 방법을 찾지 못했는지 책을 테이블 위로 아무렇게나 던져 놓


았다. 그리고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제길, 평범한 인간이 열 수 있는걸 못 열다니.."


"어떤 장치가 되어 있는거 같은데..."


바크는 다시 책을 집어 들고는 이곳 저곳을 살펴 보았다.  하지만 딱히 기계적인 장치가 있을 만


큼 책은 정교하지 못했다. 크기 자체가 손바닥 만하니 어떤 장치를 해 놓기는  무리가 있었다. 론


은 아직도 아까 레아드에게 맞은 일격이 고통스러운지 몸을 뒤척거릴 때 마다 미간을 좁혔다. 론


이 아까의 레아드를 회상하며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레아드가 아니라니.... 그럼 도대체 누구란거지?"


"로무 아냐?"


시선을 책에 둔 채로 바크가 말했다. 론은 슬쩍 고개를 들어 바크를 쳐다  보았다. 바크가 연이어


말했다.


"로무가 깨어날 때가 되었으니 슬슬 봉인되었던 기억들이 다시 생각나는거 아닐까."


"그럴 가능성이... 많지."


자신의 경우를 떠올리면서 론이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생각해보니 바크의 말이 맞는거 같았다.


레아드는 기억이 다시 생각나면서 혼란기를 겪고있는거였다. 그래. 바크의 말이 맞았다.


"앗차차."


바크가 자신도 모르게 책에 힘을 주었는지 갑자기  책이 빛을 뿌려댔다. 바크는 조심스럽게 책을


테이블 위로 내려 놓고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도대체 안되는데.."


"이런건 방법을 모르면 어쩔 수 없는거야. 결계를 푸는데 쓰이는 방법이  수만. 아니, 수억가진데


그 중에 어떤게 걸려있는지 어떻게 알겠어."


론이 팔을 뒷머리 너머로 넘기며 고개를 꺽었다. 잠시 둘 사이로 정적의 침묵이  내려 앉았다. 바


크도 책 여는걸 포기 했는지 끄응.. 팔짱을 끼고는고민을 하고 있었다.


결계라... 결계... 론은 곰곰히 생각을 해보았다. 결계란 것은  거는 목적과 방법에 따라서 푸는 방


법도 무한대다. 일단 책에 걸린 결계가 어떤 종류인지만 알아도 꽤 도움이 될텐데.


아니면 결계를 약화 시키는 방법이라던지.


"....."


문득 론이 시선을 내리더니 책을 쳐다 보았다. 바크는 론의 갑작스런 움직임에 입을 열려다가 론


이 손을 들자 입을 다물었다. 론은 잠시 책을 가만히 노려 보았다. 그러다 품 속으로 손을 넣더니


단검을 꺼내 들었다.


"무슨 짓을"


"잠깐만."


론이 바크의 말을 중도에서 끊었다. 론은 검집에서 단검을 뽑아냈다. 미도의  장인이 만들어낸 매


끄럽게 빛나는 검이 날카로운 빛을 뿌렸다. 바크는그 서늘한 단검을 보며 마른 침을 삼켰다.


론은 조용한 시선으로 책을 내려다 보다가 그 위로 손을  올려 놓았다. 그리고는 나머지 한 손으


로 단검을 들더니 그 위로 단검을 데었다. 바크가 깜짝 놀라서 말리려고 했지만,  론은 바크가 말


릴 새도 없이 단검을 찔러넣었다.


푸욱.


단검이 단숨에 론의 손 등을 꿰뚫더니 반대편 손바닥으로 뚫고  나왔다. 그리고 더 나아가 책 안


으로 빨려 들어갔다. 아무리 단검이 날카롭기로 책이종이를 그렇게 무 베듯이 뚫을 수는 없다. 바


크가 놀라워 하는 사이 론의손에서 흐른 피가 단숨에 책을 적셨다.


"돼.. 됐다."


론이 힘겹게 말했다. 론의 말대로 과연 책이 빛을 뿌리면서  론의 피를 마치 거머리 처럼 빨아들


였다. 한참을 피를 빨아들이던 책은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움직임을 멈췄다. 그제서야 론은 손


에서 단검을 빼면서 손을 거뒀다.


"괜찮아?"


바크는 자신의 소매를 잡아 뜯어서  그 천으로 론의 손을 매주면서  바크가 물었다. 하지만 론은


자신의 손에서 느껴지는 아픔 정도는 느껴지지도 않는  모양이었다. 론의 시선이 책에 모여 있다


는걸 본 바크는 쓴 웃음을 지었다. 론이 한 손으로 책을 집어 들었다. 책이 너무나도 쉽게 펼쳐졌


다.


그 안으로 빼곡하게 적혀있는 글자들이 보였다.


"어떻게 한거야?"


바크는 론의 손을 천으로 꽉, 묶고는 피를 지혈시킨 뒤에 물었다. 론이 책을 들고는 히죽 웃었다.


"결계를 파괴한거야."


"파괴?"


론이 피가 베어 나오는 자신의 왼손을 들더니 말했다.


"내 피에는 마력을 약하게 하는 저주가 걸려 있거든. 내 피로 책을 충분히 적신거지. 결계가 약해


져서 사라질 정도로 말이야."


"그...럴거면 그냥 피만 내면 되지 손등을 꿰뚫을건 뭐냐? 놀랐잖아."


론이 싱긋 미소를 지었다.


"손등을 검으로 꿰뚫는건 주문의 일종이야. 피의 맹약으로도 쓰이지. 무슨 일이 있더라도 나 맹세


한다. 널 파괴하고 소멸시킬 그 날  까지 내 존재는 복수를 위해  영원토록 쓰여지리라.. 이런 거


지."


"무슨.. 소리야?"


"피의 성향을 공격적으로 만든거야. 결계를 공격하도록 말이지. 별거 아니 니까 신경 쓰지 마."


론이 그리 말을 했지만, 론의 말을  대부분 이해 한 바크였다. 바크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소매를


한번 더 찢었다. 론의 손에서 나오는 피가 어느새 천을  완전히 붉게 물들게 하고는 핏물을 한두


방울씩 떨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바크는 서재 한쪽에 구비된 약상자에서 지혈 약을 가져와서 천과 론의 손에  잔뜩 바른뒤에 천으


로 정성스럽게 론의 손을 감아주었다. 론은 손에서나오는  피 따위는 조금도 관심이 없는지 바크


의 치료가 끝나기를 조급하게 기다리다가 곧이어 치료가 끝나자 서둘러서 책을 들었다.


바크는 쓴웃음을 짓고는 론이 테이블 위로 놔둔 책을 바라 보았다. 론이바크를 보더니 넌지시 말


했다.


"레아드에겐 비밀이야."


"당연한 소리."


"그렇게 말하면서 내게 상의도  않고 레아드한테 레아드가가  정령이란거 알 려줬었잖아. 덕분에


난 엄청나게 고생했었다고."


론의 말에 바크가 피식 웃고는 말했다.


"괜한 투정 그만 해. 내용 궁금하니까 빨리 열어봐."


"알았어."


론이 손을 들더니 테이블 위로 놓여진 책을 펼쳤다. 아까 봤던대로 책은 너무나도 간단하게 펼쳐


졌다. 하지만 아까와는 조금 다른 상황이 펼쳐졌다. 책 위로 아무런 글자가 써 있지 않은 거였다.


"뭐, 뭐야 이게?"


방금 전 까지 글자들이 빼곡히 써 있는걸 확인했던 론과 바크가 다급하게외쳤다. 그 순간이었다.


파아아앗!!


갑자기 책에서 빛이 뿜어지면서 단숨에  방 안을 가득히 빛으로 채워  넣었다. 너무나 눈부신 그


빛에 론과 바크는 동시에 뒤로 물러섰다. 하지만, 어느새 둘이 발을 디디고 있는 세계는 사라지고


대신 책이 둘에게 선사한가상의 세계가 대신하고 있었다.


파아앗!!


빛이 더욱 강렬해지면서 눈을 감고, 팔로 눈을  가리는데도 불구하고 둘은너무나 강렬한 빛에 어


지러움을 느꼈다. 그리고 동시에 현실감과 방향감을잃으면서 허공을 헤매게  되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둘은 동시에 정신을 잃었다.



계속..


 제  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30            관련자료:없음  [22906]


 보낸이:홍성호  (오래아내)  2000-03-02 19:20  조회:233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30   )



== 제 2장 3막 < 내 이름은 요타. > ==


---------------------------------------------------------------------



암울한 어두운 공간 사이로 붉은  빛이 희미하게 타오른다. 오직  어둠만이존재하는 공간에서 그


붉은 빛은 유난히 눈에 띄었다.  시간이 흐르자, 어둠이 뒤틀리더니  붉은 빛이 사라졌다. 그리고


그 사이로 대신 세명의 사람들이 나타났다.


검은 머리의 소녀. 붉은 머리의 소년. 그리고 인간의 모습을 한 용..


엘더와 비하랄트였다. 둘은 무감정한 눈으로 자신들의 앞에 서 있는 한  소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검은 머리의 소녀는 대략 열여섯이나 일곱 정도 되어 보였다. 그녀는 피가 흘러나오고 있는 팔을


다른 한손으로 움켜 쥐고는엘더와 비하랄트를 노려 보았다.


"날 속였군.."


그녀의 말에 엘더가 대답했다.


"인간은 간악하지. 너 같은 괴물을 그냥 놔둘 수는 없어."


소녀가 실소했다.


"괴물? 그렇게 말하는 너도 나와 같은 부류가 아니던가?"


엘더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싸늘하게 소녀를 노려 보았다.


"너 같은 녀석과 비교하지 마. 난 너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이 최악이니까."


"....."


소녀는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이젠 어쩔 생각이냐?"


엘더가 소녀의 물음에 담담하게 말했다.


"널 죽일거다. 그리고 난 인간이 될거야."


"그래봤자 난 다시 태어나."


"그래, 태어나겠지. 한살바기 어린 아이로. 그땐 또 죽이면 그만이야."


소녀의 눈매가 날카로워졌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엘더는 자신의 검을 들어 올렸다. 순백의 검날이 어둠 속에서 빛을 뿌렸다.


"이건 내가 거는 마지막 저주다. 넌 십칠년이란  세월을 채우지 못한채로  영원토록 세상을 방황


하게 될거야. 인간의 몸에서, 그리고 대기 중에서  죽어도죽어도 다시 태어나겠지만, 그때마다 죽


게 될거다. 영원히."


소녀는 눈을 감지 않았다. 소녀는 엘더를 노려 보았고, 엘더는 검을 치켜올리면서 다시 외쳤다.


"영원히!"


퍼억!


성검 요루타가 날카로운 빛을 뿌리며 대기를 가르고 나아가더니 단숨에 소녀의 가슴을 꿰뚫었다.


소녀는 억척스러운 고집 때문인지, 아니면 고통을아예 느끼지 못하는건지 신음소리 하나 내지 않


았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눈에선 생명의 빛이 급속도로 빠져 나갔다.


툭..


소녀의 무릎이 풀어지고, 그녀가 땅에 쓰러졌다. 엘더는 그녀의 심장을 정확히  꿰뚫었던 검을 빼


내었다. 소녀의 가쁜 가슴이 잠시 움직이는듯 하더니 곧이어 소녀는 살아있는 생명체가 할 수 있


는 모든 움직임을 멈췄다.


"죽었군..."


옆에서 조용히 엘더와 소녀의 대화를 듣고만 있던 비하랄트가 다가오더니  소녀의 시체를 내려다


보았다. 엘더는 검에 묻은 피를 자신의 소매로 닦아 내었다. 그리고 비하랄트에게 말했다.


"이 섬의 결계가 지속되는 한,  그녀의 의지는 섬 안에서 나가지 못할  겁 니다. 당신이라면 그녀


가 다시 태어나도 쉽게 찾아 낼 수 있겠죠."


"이젠 어쩔 생각이냐."


비하랄트의 물음에 엘더는 성검을 조용히 치켜 들었다. 그리고 그 순백의검을 바라보았다. 엘더의


눈에서 노기와 원한으로 가득 채워진 살기가 흘렀다.


"그가 절망할 때까지.. 그렇게 될 그 날까지 제 존재로서 그를 괴롭힐 겁 니다."


비하랄트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미 스승님은 너에게 한 일을 충분히 늬우치고 계시다. 그건 너도 잘 알 고 있잖느냐."


엘더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 모릅니다. 하지만, 이건 확실하죠. 그가 날 이렇게 만들었으니..


 내겐 그를 파멸시킬 권리가 있다는것."


엘더가 싸늘하게 말했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사용해서 그를 절망시킬겁니다. 그가 만들 어낸 모든 것을 부정할


겁니다. 그가 바라는 모든 꿈을 파괴시킬겁니다.


 그러기 위해선 뭐라도 할 수 있어."


엘더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어둠 속에서 그의 눈에는 무언가 확실한 목표가 있는지 엘더


는 그것을 노려 보았다. 엘더가 나지막하지만, 강한어조로 다시 한번 말했다.


"그를 파멸시키겠어."



하루가 지나고, 다시 하루가 지났다. 그리고 다음 날 정오가 조금 지난 화창한 시간. 바크와 론이


기다리지 마지 않는 소식이 드디어 전해졌다. 레아드가 깨어난 것이었다.


하던 일을 멈추고 바크와 론은 당장에 레아드가 있던 방으로 한달음에 달려왔다.


"..헤?"


거의 경계에 가까운 태세로 문 앞에서 자신을 쳐다 보고 있는 론과 바크.


그리고 그 뒤로 대열을 갖춘채로 서 있는 몇몇 기사들을 보며 내뱉은 레아드의 말에는 도대체 무


슨 일이죠? 라는 등의 강한 의문성이 들어 있었다.


론은 아주 조심스런 몸동작으로 방 안에 들어섰다. 그리고 나직하게 레아드의 이름을 불러보았다.


"레아...드?"


"응?"


"레아드 맞지?"


".....?"


레아드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 얼굴은 어딜 봐도 레아드였다.


휴우. 단번에 론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바크도  제법 안심을 했는지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만약에 사태를 위해서 불러둔 기사들에게  그만 돌아가 보라는 말을 하고는  방 안으로


들어섰다. 론이 슬쩍 레아드의 침대 옆으로 다가가더니 거기에 앉았다. 레아드는  침대 위에 반쯤


앉은채로 아직도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이었다.


"왜 그러는거야, 너희 둘? 에, 그러고보니 여긴 또 어디야?"


"내 침실이야."


바크가 다가오더니 의자 하나를 가져와서 침대 앞에  앉았다. 레아드는 주위를 다시 한번 돌아보


고는 물었다.


"내가 왜 너 침실에 있는거야?"


"생각 안 나?"


"생각? 에.... 글쎄.."


레아드가 잠시 생각을 해보더니 혼잣말에 가깝게 말했다.


"그러니까.. 어제 론한테 검술 가르쳐 준다고 키슈씨한테 갔다가.. 훈련  하고 다시 돌아와서 저녁


먹고.. 음... 그리고 잤는데?"


론과 바크는 서로를 힐끔 쳐다 보았다. 아무래도 전혀 기억을 못하는 모양이다. 바크는 뒷머릴 한


번 긁적이더니 말했다.


"됐어. 기억 안 나면 그만둬."


"그만둬? 뭘?"


"넘어가. 그보다 너 몸은 괜찮아?"


"나야 언제나 건강...앗!"


바크의 물음에 레아드는 손을 내 젓고는 침대 위에서 내려오려다가 그만 다리가 풀려서 침대에서


그대로 나뒹구를뻔 했다. 다행히도 옆에 있던 론이 재빨리 손을 뻗어서 레아드의 팔을 잡아 침대


아래의 바닥으로 떨어지진 않았다. 레아드는 어이가 없다는  눈으로 자신의 몸을 한번 보더니 잠


시이마를 만져 보았다.


"조금. 어질 한거 같기도 하네.."



계속..


 제  목:내 이름은 요타-2부 깨어나는 전설#131            관련자료:없음  [22907]


 보낸이:홍성호  (오래아내)  2000-03-02 19:20  조회:231



                       -- 내 이름은 요타 --



                             제 2 부


                         <깨어나는 전설>


                           (   131   )



== 제 2장 3막 < 내 이름은 요타. > ==


---------------------------------------------------------------------



"어디."


론이 손을 뻗어 레아드의 이마에 데었다. 잠시 후, 론이 손을 떼더니 말했다.


"조금 열이 있긴 해. 정령...이니까 상관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보 기엔 감기 증상 같은데?"


"감기?"


"목은 괜찮아? 아프지 않아?"


론의 말에 레아드는 잠시 자신의 목을 만져 보았다. 그리고는 고개를 저었다.


"아프지는 않아."


"그럼 그냥 간단한 미열이네. 별거 아냐."


"약이라도 지으라고 할까?"


옆에 있던 바크의 말에 론이 손을 저었다.


"아냐, 비하랄트가 오기 전까지 그냥 놔두는게 좋겠어.  약을 먹어서 낳는 다면 좋겠지만, 애초에


들을리가 없을테니까."


바크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일어섰다.


"그럼 됐어. 일어난거 봤으니까 난 그만 가볼게."


"레아드는 나한테 맡겨둬."


"무리하진 마. 아직 상처가 아물지 않았으니까."


"상처?"


레아드가 의아해서 물었지만, 바크는 대답을 하지 않고는 몸을 돌려서 문밖으로  나갔다. 문이 닫


히자 레아드는 론을 보며 물었다.


"무슨 일 있었어? 상처라니. 갑자기 다들 무슨 일이야?"


론은 싱긋 웃으며 손을 저었다.


"별거 아냐. 계단에서 넘어졌거든. 그나저나, 피곤하면 좀 더 자도록 해.


 열 날 때는 자는게 최고야."


"잠 안 오는걸."


론이 픽 웃었다.


"거짓말을 하려면 좀 더 실감나게 해 줘. 레아드 지금 잠에 취해서 눈이 풀렸다고."


론이 레아드를 다시 침대에 뉘어주고는 그 위로 푹신한 이불을 덮어 주었다. 레아드는 배게에 머


리를 묻고는 눈동자를 굴려서 론을 쳐다 보았다.


론은 그냥 그렇게 지켜보고 있을  생각인지 의자에 앉은채로 팔짱을  끼고는이쪽을 보고 있었다.


레아드는 론을 잠시 쳐다보다가 시선을 옮겨서 의외로  평범하게 생긴 천장을 올려다 보았다. 그


러다 작게 숨을 내쉬고는 눈을 감았다. 창 밖으로 들려오는 바람 소리와 어디선가 들려오는 사람


들의음성. 그리고 따스롭게 방 안을 데워주는 따끈한 햇살에 레아드는 곧 정신을 잃듯이 잠 속으


로 빠져 들었다. 말로는 괜찮다고 했었지만, 사실 몸이꽤 피곤했다. 마치 물에 흠뻑 젖은 솜 처럼


레아드는 아늑한 침대 속으로빨려드는 느낌에 기분 좋게 잠이 들었다.


"......"


론은 의자에 앉은채로 잠이 든 레아드를 가만히 바라 보았다. 레아드의 작은 숨소리가 들려왔다.


- 뭔가 꾸미고 있어.


론의 귓가로 바크와의 대화가 환청 처럼 다시 들려왔다. 책을 본.. 아니, 책의 기억에 동화되어 책


이 되었던 그 때. 바크는 심각한 얼굴로 말을 했었다.